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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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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35
추천수 :
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03.1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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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15쪽

각오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공호는 어릴 때부터 남다르게 숲을 좋아했다.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숲에 혼자 있으면 무엇인가 말을 걸어왔다. 어른들은 무시했으나 몇 번이고 숲에서 대화를 해봤다. 무뚝뚝한 성격과 차가운 성격 탓인지, 친구가 없었던 공호는 인간과의 어울림보다는 숲에서 자리를 깔며 놀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사건과 함께 하루 만에 숲은 완벽하게 사라졌다. 너무도 소중한 것을 잃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잠이 들 때마다 같은 악몽이 괴롭혀왔다. 너무 심한 나머지 몸이 허해져 각혈을 하기까지 했다. 병원에서도 어찌 못하는 그런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는 집 주위에 늙은 중이 찾아왔다.

"문제로고. 문제야. 답답해, 답답해."

"무슨 일이신지."

"싸늘한 얼음은 깨지는 법이야. 그것을 녹여. 물.. 물은 절대로 깨지지 않지."

스님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더니 공호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머리를 쓰담어 주시며 웃음을 지어주더니 조용히 속삭여 주셨다.

공호는 무슨 말인지는 말아듣지 못했지만,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아이야, 뜨거운 얼음이 되거라, 차가운 불이 되거라. 기억하거라 너는 외로운 비익조란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올곧은 소리로 말하곤 어디론가 따니셨다. 그날 밤, 마지막 악몽을 꿨다. 언제 나와 마찬가지로 악몽의 원흉을 보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으로 원흉과 눈과 눈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쏴아아악.


그때,그 느낌. 세상이 반으로 접혀들어가는 섬뜩함. 그리고 그 생김새. 그것이 저 요괴에게서 느끼고, 보였다. 몬스터가 아니다. 왜인지, 요괴라는 단어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놈이다.

그것도 꼬리 2개의 여우. 이미호(二尾狐)다.

크르르.

이미호(二尾狐)가 2개의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섬뜩한 공포에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일순간이 세상이 느리게 보였다. 숨 한 번 들이쉬는 것이 영원할 듯한 시간이었다. 초원에 들기 전 표지판의 꼬리 2개의 여우가 이해갔다. 이곳은 위험지역이었다.

푹, 배를 뚫고 들어오는 외부의 물질이 느껴졌다.

"크..."

고통을 표현하기도 전에 이미 이미호의 입이 눈앞에 벌려져 있다. 고통에 의해 정신이 맑아졌을까, 단도를 쥔 손이 쭉 뻗어 움직였다. 단도가 고기에 스며드는 감각이 손을 타고 느껴졌다.

지속적인 고통에 천천히 고개를 내렸다.

투,투둑.

배에 녀석의 꼬리가 박혀들어 있다. 진득한 피가 바닥에 쏟아지며 산개했다.

푸헉, 입에서 시커먼 피가 터져 나왔다.

지독한 고통이다.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입을 막았다. 시커먼 피들이 손 틈 사이를 비집고 나놨다. 육감이 위험신호를 보낸다. 정신을 차리고 정면을 응시했다. 잔인한 달빛의 알갱이들이 아무런 감정도 품지 않고 내려 앉는다. 흐릿해진 빛의 알갱이들이 확 모여든다.

보이는 건 놈의 눈에 박혀있는 단도였다.

끄르르르!

요괴가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그에 공유하듯 상당한 고통이 엄습해왔다. 하나, 움직여야만 했다.

녀석의 꼬리 하나가 곧게 꽂혀왔다.

"쿨럭, 쳇."

고통을 감수하고 요괴의 주둥이를 힘껏 찼다.

드드드드득.

힘의 반작용으로 인해 몸이 튕겨져 나왔다. 동시에 녀석의 눈에서 단검이 빠지고, 이미호의 꼬리도 배에서 나오며 분수같이 피가 쏟아졌다.

장기가 쉽쓸려 나오는 무식한 고통, 이가 입술을 파고들며 피가 맺혔다.

판단이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에 막강한 힘이 실린 꼬리가 휘둘려졌다.

배가 뚫렸을 때 특유의 고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 정도의 고통은 정말로 오랜만이다. 몸이 후끈거리며 휘청거렸다.

'시끔한 정도의 고통이지. 옛날이었다면 배가 뚫리는 것으로 끝나진 않았을 거야.'

통증 증폭제를 삼키게 하고 뼈를 발라냈겠지.

녀석도 꽤나 그럴듯한 고통을 받았는지, 머리를 바닥에 비비며 굉음을 질렀다.

쿨럭..퇘!

시커먼 피가 혼합된 침을 뱉었다. 입속에 걸걸함이 맴돌았다. 공호는 입가의 피를 손으로 쓸어 바닥에 내팽겨쳤다. 몸이 흔들리는 데 불구하고 공포는 다가갔다.

요괴가 정신을 다잡으려 한다. 지금 승기를 놓치면 죽쒀 개주는 꼴이다. 단검을 날카롭게 벼르고 달려나갔다.

파밧!

이번에는 다른 한쪽 눈을 노리며 빠르게 접근했다. 인간의 육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빠르기. 스텟을 올렸다는 느낌이 확실히 각인되었다.

인벤토리에서 사과를 꺼내들었다. 공호가 던진 사과가 놈의 등에 부딪힌다. 얼굴을 바닥에 박고 있는 녀석은 멍청하게도 사과가 등에 부딪히자 꼬리를 등으로 몰았다.

덤으로 공호와 지척지간에서 땅에 비비던 머리를 위로 들었다.

기회였다.

푹.

정확하게 꽂아들었다. 녀석의 눈이 터지며 엄청난 양의 피가 공중에 흩뿌려졌다. 코끝을 뜨끈하게 만들 정도로 튀어오르며 끈적하며 푸른 피가 빛을 받아 빛났다. 순간 이었지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경험.

갑자기 튀어 오른 이미호의 푸른 피가 시야를 가렸다. 위험을 인지하고 몸을 뺼 찰나. 녀석의 꼬리가 대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퍽퍽.

공호의 어깨가 거칠게 두 번 들썩였다. 양 어깨에 놈의 꼬리가 박혀 들었다. 더 이상 단검을 쥔 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이마를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없었다.

발을 이용해 녀석의 얼굴을 다시 힘껏찼다.

촤아아악.

또다시 반동으로 인해 몸이 밖으로 튕겨나갔다. 또 다시 꼬리가 어깨에서 빠져나오며 상처에 쓸린다. 아까와 준하는 고통에 입술을 슬쩍 깨물었다.

힘 스텟의 덕분인지 녀석에게서 완벽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놈은 단검이 눈에 박힌 채로 다시 몸부림쳤다.

녀석이 눈을 잃었지만, 단검을 쥘 수 없는 이상 승산이 없었다.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얌전히 있진 않았다. 조금이라도 승률을 올려야 한다.

"인벤토리."

인벤토리에서 가방을 꺼내었다.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불에 밀어 넣었다.

화르륵, 금세 불길이 솟아오른다. 가죽 소재로 알았던 가방이 가죽이 아니었다. 덕분에 빠르게 불이 붙었다.

팍!

불이 붙은 가방을 녀석의 근처에 있는 잡초 쪽으로 차버렸다.

화아악.

습기가 많은 지대여서 불이 강하게 타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럴듯한 속도로 퍼졌다. 요괴가 괴로운 듯 머리를 땅에 처박고 울부짖는 도중, 불이 녀석의 근처까지 번졌다. 놈의 얼굴에 옮겨붙는 불덩어리.

끅!

요괴는 꽤나 뜨거운지 더 거센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어깨의 고통을 견디며 지켜보는데, 그럴듯한 불놀이였다. 녀석이 단단히 화가 났는지 꼬리를 마구잡이로 찔러대기 시작했다. 다른 이가 본다면 아찔한 상황. 꼬리의 속도가 너무 빨라 밤송이처럼 가시가 있어 보였다. 위압적인 그 모습.

'움직임이 많으면 그만큼 틈이 많다.'

요괴에게는 안됐지만, 공호는 저런 꼬리에 맞을 바보는 아니다. 공호는 바람에 나풀거리는 빨래감 마냥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을 뿐이다. 그 괴상한 움직임에 놈의 꼬리는 공호를 한 번도 격중하지 못하였다. 놈이 헛짓하는 동안에도 공호의 몸은 회복되고 있었다.

꿀렁.

배에서 쏟아져 나오는 장기를 손으로 부여잡았다. 다행히도 S급 신체의 엄청난 회복력 덕분인지 조금씩이지만 상처 부위가 아물어 들어갔다. 하지만 지독하게도 고통이 괴롭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상처가 회복될 즈음, 활활 타오르던 불꽃도 점점 사그라들었다.

공호는 두 팔을 움직여 보았다.

'됐다.'

상처가 쩌릿쩌릿 벌어지며 붉은 피를 쏟아내지만, 억지로 움직이면 움직여졌다. 그러기도 잠시, 5분도 지나지 않아 상처가 완전히 아물었다.

공호는 괴물 같은 회복력에 다시 한번 괴리감이 스쳐갔다.

비슷한 시간, 불꽃은 모두 사라졌다.

끅끅.

요괴가 정신을 차려갔다. 어서 단도를 찾아야 했다. 요괴의 눈 어느 곳에서도 단도가 박혀있지 않다.

단도를 찾기 위해 눈을 돌렸다. 어딘가의 푸른빛이 눈 아래에 퍼져왔다.

숫기 없는 풀들이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릴 때, 탄내와 함께 요괴 주위의 풀에서 컬컬한 푸른빛 한 줄기가 반짝였다.

직감적으로 단도의 검광임을 알아챘다. 놀리기라도 하듯 단도는 요괴주위에 있었다. 요괴가 눈을 잃었지만, 단도 없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도박이다.

요괴의 꼬리가 더 빠른지, 공호의 다리가 더 빠른지.

지독한 고통을 생각하면 이대로 도망가서 다른 몬스터를 사냥하고 싶지만, 승산이 있으며 하는 도망은 스스로 용서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감각적으로 요괴가 끌어들인다.

마치 욕구 같다. 옛 악몽의 주인. 쉽게 잊히지 않는다. 다음을 다잡고 움직였다.

파바밧!

최대의 속도로 달렸다. 요괴도 뭔가 느꼈는지 꼬리를 밀었다.

쏴아악!

찔러오는 2개의 꼬리. 공호는 섬뜩함에 몸을 수평으로 세웠다. 날카로운 바람과 함께 귓 볼에서 피가 솟구친다. 그러나 첫 번째 꼬리를 피했다.

'아직 하나 남았다.'

첫번째는 재주껏 피했으나 몸이 공중에 머물러있다.

쉿!

살벌하게 다가오는 남은 한 개의 꼬리. 영락없이 배가 뚫릴 판이다. 안된다. 이번에 공격을 허용하면 연속적인 연계 공격을 받는다. 자연 머릿속에 그 뒤의 모습이 떠올려 진다. 들판에 넝마가 되어 누워있는 시체.

'죽어? 왜 죽어? 지옥에서도 안 죽은 내가 왜 죽어?'

공호는 이를 갈았다.

"죽기는 누가 죽어."

힘껏 몸을 팽그르 돌렸다. 처음 피했던 첫 번째 꼬리가 보였다. 공호의 아래쪽에 일직선으로 잘 뻗어져 있는 꼬리. 본능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기적이다. 완벽한 발판이 생겼다. 요괴와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최상의 발판이.

파바밧!

체력적인 한계 따위는 무시했다. 허파가 터져라 달렸다. 그와 동시에 허벅지의 살점이 뜯겨져 나갔다. 이로써 2번째 꼬리도 회피했다.

요괴에게 일직선으로 안전하게 달려나갈 수 있는 길도 확보됐다.

죽일 수 있다.

이제야 저 녀석을 죽일 수 있다. 많은 아픔을 선물한 녀석에게 곧이곧대로 아픔을 선사할 수 있다. 스멀스멀 살기가 올라왔다.

그 살기에 끔찍한 살육의 기억도 찾아왔다. 옛 기억, 오랜만에 전투의 광기가 적셔왔다. 공호의 몸이 일직성으로 쏘아져 나갔다. 덥쳐오는 홍수 같은 감정에 공호는 본능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광기를 본 적 있나?"

활활 타오르는 눈빛이 공호의 움직임에 일직선을 긋는다. 주위의 살기가 마치 형상화되어 공호의 허리춤에 6개의 꼬리를 형성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악귀(惡鬼). 이미호가 순간 주춤하며, 방어 시기를 놓쳐버렸다.

팍!

공호가 요괴의 주둥이에 아래에서 위로 발을 올려 찼다.

단단한 피부 덕분에 발이 욱신거렸지만 요괴의 고개도 위쪽으로 들려졌다. 오른발이 공중에 머물러 있었지만 왼쪽 발을 이용해 다시 한번 옆차기를 시전했다.

팍!

다시 한번 요괴의 고개가 꺾어졌다. 살기가 진득한 공호는 그조차 모자랐다.

패앵!

원심력으로 공호의 몸이 공중에서 돌아갔다. 그 짧은 사이에 바닥에 있던 단도를 낚아챘다. 원심력에 몸이 돌아가는 중, 단도를 세웠다. 요괴의 푸른 피로 물든 단도가 하늘의 달과 겹쳐졌다.

달빛을 받은 단검은, 푸른 광채로 반사한다.

이미호는 그것을 모두 눈에 담았다. 자신의 피로 적신 청색의 광채. 그리고 보이는 인간의 소름 돋는 표정.

두려움에 있는 힘껏 꼬리를 조종했다. 푸욱. 재빨리 돌아온 요괴의 꼬리 두 개가 공호의 배를 찔렀다. 멈칫한 단도가 더욱 강한 광채를 반사했다.

힘 빠진 공호가 몸이 축 쳐졌다.

이미호는 안도의 숨을 내뿜었다. 달빛 아래 공호가 요괴의 꼬리에 배가 뚫려있다. 완전히 죽었는지 눈마저 감겨있다. 뚝뚝, 꼬리를 타고 붉은 선혈이 흐른다. 피는 고여 웅덩이가 된다.

요괴는 이제 확인사살을 하기위해 주둥이를 벌렸다. 공호에게 고통의 표정은 없었다. 여전히 눈을 감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그리고 요괴의 주둥이가 숨결이 닿는 거리에 도달했을 때.

공호의 살벌한 동공이 트였다 놀란 요괴가 머리를 뒤로 뺀다. 공호는 얼굴에 짙은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에 이어 광기의 표정을 지었다.

공호의 단검이 요괴의 콧속을 쑤셔 들어갔다.

푹!

끄으으으!

고통에 못 이겨 요괴가 입을 벌릴 때였다.

콰직!

공호의 단도가 녀석의 입천장을 뚫고 뇌 부근까지 깊숙이 박혔다. 요괴의 눈에 눈물이 맺었다.

빡!

요괴의 머리에 공호가 머리를 맞대었다. 일순간 주위가 가라앉는다. 공호의 입이 그마저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

콰드득, 단검을 비틀었다.

꺼어어어억!

요괴의 눈자위가 사그라들었다. 이윽고 요괴의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레벨이 10 상승하셨습니다.


-S급 신체가 15레벨이 넘었으므로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세포를 각성할 수 있습니다.


휘이이.

작은 바람이 불어왔다.주위가 반짝거린다. 자세히 살피자, 공중에 모래가 휘날리는 것이 보였다.

천천히,아주 조용히. 고요하게 휘날렸다.

철퍽, 힘이 풀린 다리. 결국 엉덩방이를 찧고 말았다. 이번에도 같았다. 긴장이 풀리니 주변이 더 잘 보였다. 중천에 가까운 달이 은은한 빛을 대기에 풀었다. 고고한 달빛은 공중에 떠있는 모래에 앉아버렸다. 반짝이는 모래가루. 바람이 불며 모든 곳에 모래가 흩날린다.

하늘과 땅. 모두가 빛난다.

휘이잉.

다시 한번 바람이 불었다. 모든 모래가 하늘로 솟구쳤다. 공호는 단도마저 버리고 땅에 누워버렸다. 하나라도 더 눈에 담고 싶은 황홀한 광경. 높이 올랐던 모래들이 다시 땅에 가라앉았다.

하늘에서 달빛의 알갱이가 뿌리진 듯한 광경. 그 빛의 알갱이들이 풀잎에 앉았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오직 빛의 알갱이를 위한 공간. 절륜한 광경에 알 수 없는 시간을 빼았겨 버렸다. 공호의 초월적인 의지도 빼앗은 그 절경이 잔잔히 빛났다.


조용히 눈을 감았다. 생물의 기척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괴이한 느낌에 볼을 어루만졌다. 공호는 다시 눈을 떳다가 하늘을 올려보고 눈을 감았다. 혹사시킨 몸을 잠시 쉴 핑계였다.

우웅.

그리고 그 즈음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공호는 깜짝놀라 눈을 떴다.

"어?"

있어야 할 것이 없다. 요괴의 시체가 사라졌다. 일체의 흔적도 없이 귀신처럼 없어졌다. 대신, 괴이한 울림을 토해내는 푸른 구슬만이 떨고 있었다. 단검을 봤다. 요괴의 푸른 피로 물들어 있던 단검이 제 빛깔을 되찾았다.

'요괴의 피까지 사라졌다.'

우웅.

괴이한 울림의 구슬. 마치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다. 구슬에서 거부하지 못할 푸른 광채가 퍼져 나왔다.

그 구슬에 시선을 둔 공호의 눈이 스르륵 풀렸다.그 시리도록 푸른 광채는 사람을 홀리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어느샌가 공호의 손이 그 구슬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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