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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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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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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06.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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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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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7쪽

여우제국 폴시아.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눈에서 시릴듯한 한기가 뿜어져나오는 칠십의 병사들이 대열을 맞추고 군세를 뿜어내었다. 그들이 서 있는 땅은 마치 얼음가시들이 돋은 듯한 기분이 들도록 기세가 따가웠다. 선두에는 이황자가 마나수신기를 쥐고 서 있었다. 이황자의 곁에는 한기를 내뿜는 영롱한 크리스탈, 메간트급 음의 마나석을 들고 있었다.

이황자가 든 마나수신기에서 두터운 공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빨리빨리 보물을 수레에 담아. 오후가 되기 전에 여길 뜬다.


-알았어. 식량은?


-그런거 챙길 시간 없어.


이황자가 마나수신기를 쓰담자 흘러나오던 목소리가 끓겼다. 이황자보단 더욱 카리스마를 지닌 일황자가 나서 입을 열었다.

"들었나? 지금, 황궁을 침입한 대역죄인인, 저주받은 흑미호를 도왔던 간악한 죄인이 황궁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병사들이 척척 두다리를 모으고 들고 있던 병장기를 바닥에 한번 쿵 찍었다. 잘짜여진 배치가 동굴에서 소리가 증폭되어 울리듯 병사들의 음의 마나가 사방으로 고리를 펴며 퍼져나갔다. 혹독한 겨울의 살얼음보다도 시린 한기가 이황자와 일황자에게도 다가왔다. 그 한기는 이미호인 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차가웠다. 그들의 머리카락이 슬쩍 살랑이며 얼었다. 일황자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나군. 이들모두가 덤벼든다면 이황자가 도와준데도 정말 살아남기 어렵겠어. 하물며 이황자까지 합공하는 상황에서는 생존의 귀재라는 실리아라도 여기선 빠져나갈 수 없겠지.'

이들은 일미호 중에서도 특급으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이미호가 되진 못하지만, 일미호 기준에서는 극에달한 실력을 지닌 이들만을 특급으로 분류한다. 이들 한명한명이 대우를 받는 실력자다.

'확실히 가도록 하지.'

만약의 사태를 위해 이 병력의 반은 일황자, 반은 이황자 였다. 만약 한쪽의 병력만 운용한다면, 흑미호를 처치하고 난 다음 어떤 돌발행동에 대한 대비책 같은 거다. 하기사 갑자기 병력으로 한쪽목을 쳐 버리고 흑미호를 차지할 수도 있으니까.

"그 죄인이 황궁을 빠져 나간다면 불쌍한 백성은 어떻게 되겠는가. 황궁은 또 어떻게 되겠는가. 그 죄인을 처단하고자 위해 우리는 일어섰다."

쿵, 다시 한 번 병사들이 병장기로 땅을 찍었다.

"하여, 반드시 이 작전은 성사시킬 것이다. 죄인을 처단할 준비가 되었는가?"

"충!"

이황자는 마나수신기를 다시 켰다.


-실리아, 준비다 됐어?

"제군들 준비됐는가?"

-어, 됐어.

"충!"


-가자.

"작전 개시."


#


짐을 싣은 마차를 줄줄이 매달고 공호와 실리아는 황궁의 뒷길을 횡단했다. 실리아는 마차 안에서 조용히 있었고 공호는 실리아가 안에 있는 마차의 위에서 앉아 있었다.

마차 위에 앉아 있는 공호의 모습은 둔갑술로 푸덕하게 변한 공호를 생각한다면 그리 보기 좋은 관경은 아니였다. 금방이라도 마차의 천막이 움푹 내려 앉을 까봐 마부를 걱정하게 했으니 말 다했다.


여담이지만 마차를 움직이는 생물은 말이 아니었다. 아스페티아에는 별 회귀한 것들이 있는 법. 폴시아에서는 말 대신 더 좋은 놈을 쓰는데, '지박즘이'라는 놈을 쓴다. 생긴건 도마뱀같고 이름은 쉬원찮아도 성능은 좋은 것이, 지금만하여도 수십대의 줄줄이 이어진 마차를 이 한놈이 다 끌고 있다.

가끔 혀를 날름거리며 마부를 찰싹 때린다는 게 옥의 티지만.

사실 아까도 이 놈이 공호 한 대 혀로 때렸다가 혀가 리본모양으로 묶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혀로 방향을 잡는다는 실리아의 말에 구사일생으로 혀가 풀린 불쌍한 녀석이다.


"일단 어디로 가지?"

"황궁 밖 북동쪽에 내가 지내던 거처가 있어. 그 쪽에서 잠시 정착하며 지내면 돼."

"황제를 만나는 게 생각보다 미뤄지는 군."

공호의 말에 실리아가 어울리지 않게 호호호 웃었다.

"그냥 황제를 만나는 거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지금 당장 예고 없이 처들어가서 만나면 돼. 좀 빠르게 도망쳐야 하겠지만. 너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삼미호에 흑미호라 하여도 비정상적인 육체능력을 지녔으니까. 하지만 부탁할 게 있다며? 그럼 이 방법이 빨라."

맞는 말 같기도 하며 한 쪽으로는 썩은 내가 느껴졌다. 지금와서는 그냥 처음부터 일황자쪽에 붙어서 황제로 만들어 버린 다음에 가족을 찾았다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늦었고 애초에 실리아에겐 섬천과 얽힌게 있으니까. 뭐,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

실리아가 말하던 그때였다. 어딘선가 날아온 푸른빛이 천을 뚫고 들어와 실리아의 배에 직격했다. 이건 말 그대로 광선, 그러니까 빛의 속도로 다가왔기에 공호조차도 대비할 수 없었다.

'물리적 이상은 없다.'

빛을 맞은 실리아에게 외적으로 이상은 없었다. 이건 예측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공호도 순간 미간을 찌뿌렸다. 무슨 상황인진 몰라도 공호는 일단 광선의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너무 빠른 속도에 천막이 날라가고 마차가 옆으로 넘어졌다.


한편 멀리서 지켜보던 병사들이 쓰러진 마나로 달려왔다.

"뭐야? 저렇게 빠르단 이야기는 없었잖아?"

흑미호가 아무리 빠른들 순수육체능력으로는 음속에 다다를순 없다. 하지만 지금 공호는 마하 10 이상으로 쏘아져 나갔다. 이들의 눈에는 포착되지도 않을 빠르기. 단순한 흑미호의 잣대를 개척자인 공호에게 들이댄 것 부터가 잘 못 된 것이다.

"신경쓰지마라. 아무리 빨라도 빛이 쏘아진 쪽은 여기서 엄청멀다. 저 속도라도 10분은 걸리겠지. 자, 이제 광선의 효과가 나타났을 거야. 저 이미호의 기운이 감촉같이 사라질 거니, 흑미호 오기전에 빨리 처리하자고."


#


빛을 따라갔던 공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잠시 사라졌던 이미호의 음기가 다시 나타났고 거리가 미묘하게 멀어져갔다.

'납치당하고 있다.'

주위에 있던 이미호라 하면 우선 실리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기운이 멀어져 간다는 것은 납치를 당한다거나 누구를 쫒는다거나, 쫓긴다거나 중 한가지. 공호는 기운이 멀어져 가는 쪽으로 몸을 날렸다.

공호가 사라진 방향으로 병사 한 명이 마나수신구를 꺼냈다.

"황제페하의 거처 방향으로 갔습니다."


-알았다.


#


실리아는 마차가 넘어가는 순간 몸 속에 있는 탄약을 꺼내어 던졌다. 탄약은 작은 폭발과 함께 짙은 연막을 뿜어내었다. 실리아는 연막속에서 암살자의 움직임으로 소리하나 내지 않고 움직였다. 마차 밖으로 나오자마자 반기는 건 엄청난 압박감과 괴리감 이었다.

"크.. 외통수. 아주 성대하게 준비했네, 오빠."

이 상황에 까지 미끄러울 수 있는 실리아가 놀라웠다. 이황자가 크게 웃으며 연막속을 뚫고 나왔다. 이황자의 뒤에는 약 70명 가량의 흉폭한 음기를 뿜어내는 병사들이 아주 흐릿하게 보였다.

쿵, 그들이 병장기로 바닥을 때리자 연막이 얼며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이번엔 못빠져 나갈거다. 쥐새끼야."

이황자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가며 투명한 장막에 부딪히며 다시 돌아온다. 소리는 밖에 새어나가지도 못하도 장막안에서 증폭되었다. 그것은 음의 마나도 마찬가지였다. 실리아와 이황자,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을 감쌀만큼 큰 장막은 이 밖으로 세어나가는 어떤 에너지든 막았다.

그것이 질량형태의 에너지든, 소리에너지든, 마나든 모두 막아섰다.

궁지에 몰린 실리아가 미쳤나 본지, 미친 듯 웃기시작했다. 그녀의 찌릿한 웃음소리도 마찬가지로 밖으로 세어나가지 못했다.

"으하하핫! 특급 일미호 칠십에 이미호 하나. 그리고 에너지 차단 결계까지. 완전히 나 하나 잡으려고 세력을 싹싹 긁어 모았잖아. 나는 안심시킨 다음에 술먹은 개를 대하듯 확 잡아버린다. 이게 당신머리에서 나오진 않았을 테고... 일황자는?"

"지금 그 녀석이 있든 없든 네가 갈 곳은 저승밖에 없지. 하핫!"

이황자가 웃는 그 순간 실리아의 소매속에서 수십개의 비도가 튀어 나왔다. 대부분 이황자와 병사들을 향하던 비도 중에서도 유독 하나는 에너지 결계근처에 가서 박혔다. 이황자는 급히 대기했던 음의 마나를 터트리며 직선궤도로 쏘아져오던 비도를 막았다. 두 병사가 쓰러졌고 가까스로 막은 병사의 주위엔 강한 음기가 퍼렇게 으르렁거리며 퍼져있었다.

병사들과 이미호가 인상을 찌뿌리며 실리아에게 달려 가려 했을 때, 실리아는 비도와 연결된 와이어에 이끌려져 결계쪽으로 가고 있었다.

"이 놈!"

박터지는 소리와 함께 실리아의 오른손 관절뼈가 얼며 터져나갔다. 오른손으로 와이어를 쥐고있던 실리아는 튕겨져 나가며 얼어붙은 피를 투둑 떨어뜨렸다. 실리아는 혀를 차며 일어섰다.

병사들은 꿀을 본 벌 떼처럼 금세 실리아를 중심으로 모여있었다. 그러던 즘 밖에서 병사 하나가 마나 수신구를 들고 부대에 합류했다.

"충! 흑미호가 황제와 접촉했습니다."

"수고 했다. 으하핫!"

살면서 오늘처럼 웃음이 터져나올 날은 없었을 거야. 이황자는 이대로 황제까지 되는 상상을 했다. 그 작은 시간동안 실리아는 어떻게든 살아보기 위해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쳇, 아직 잡히는 건 없었다.

"네가 찰싹 붙어 다니던 그 돼지같은 흑미호 놈도 우리가 황제와 붙였다. 황제가 죽든 그 놈이 죽든 둘 중 하난 되겠지. "

어... 그것 참 희망찬 소식이군. 실리아는 표정은 알루미늄 포일같이 단단히 구겨졌다. 그녀의 손에선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나마도 얼었던게 녹아 떨어져 다행이다.

"인정할게. 완전히 당했어. 그 잘 나신 황자님들이 처음부터 나를 잡으려고 이렇게 준비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 서로 먹이를 두고 싸울정도로 멍청한 줄 알았어. 자 그럼, 나를 죽인 다음에 황제에게 무슨 명분을 세울려고?"

"옛과는 달리 이번에는 명분을 잔뜩 만들어 놨더군. 황궁내 침입자를 감싼죄도 도운 죄. 황자들의 재화에 손을 된 죄. 너도 알잖아? 이걸 조금만 부풀리면 역모죄로 밀어넣을 수 있지."

이황자가 주먹을 쥐었다. 그의 주먹위로 아지랑이처럼 음의 마나가 터질듯 울렁렸다.

"자, 시간벌기는 그만하자고. 순순히 가자. 막내야."

이황자가 내뻗은 주먹 앞으로 흉폭한 음의 마나가 터져 나오며 얼음이 된다. 실리아가 비도로 얼음을 갈랐다. 그러나 적잖은 충격에 팔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실리아는 거추장스러운 겉옷을 벗었다. 수많은 암기들이 배열되어 있는 실리아의 전투복장이 드러난다. 그 순간을 기점으로 모든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실리아가 죽음을 직감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이황자는 입고리를 제어할 수 없었다.

실리아는 다가오는 놈의 배에 비도를 하나 꼽고 돌렸다. 그러지 비도에서 나온 앏은 철실에 도끼를 휘두루던 그 옆놈의 손이 잘려 내려갔다. 실리아는 순간 두 손에 음의 마나를 잔뜩 몰고 바닥을 쳤다.

콰드드득.

얼음이 가시형태로 올라오며 선두 다섯 놈이 즉사했다. 너무 빠르게 음의 마나를 쏟아부아 실리아의 입에 한줄기의 핏줄기가 생겼다.

"하, 진짜."

실리아가 무기를 버렸다. 이황자는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실리아는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체 두손을 편히 내렸다.

가만히 있는 실리아를 죽이기 위해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실리아는 그들을 무시한 체 거기 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재미없어. 이제 그만해."

당당하고 너무도 편하게 대화하는 듯 해서 공격하던 이들이 뒤를 의식했다. 그리고 심장이 한번 박동 할 시간이 흘렀을 그 순간.


"그만하도록 하지."


실리아를 공격하던 병사들이 눈을 돌리는 그 순간, 그들의 머리가 터져나가며 피가 위로 솟아올랐다. 솟아오른 피가 거짓말처럼 모두의 위로 쏫아져 내렸다. 환상이라 여길만큼 어이없고 기가막힌 현상에 이황자는 몸의 비게를 부르르 떨었다.

"누구야!"

우득. 우드득.

실리아를 공격하던 병사하나의 몸이 뒤바뀐다. 마나수신기를 직접 갖고 왔던 그 병사였다. 키는 작아지고 군육은 오밀조밀하게 모여갔다. 얼굴은 조각처럼 깍여나갔다.

"너, 너 뭐야?"

이황자는 난생 처음보는 환상적인 외견의 소년을 향해 비명을 질렀다. 소년은 허리춤에서 검은 꼬리 3개를 꺼내었다. 실리아가 말했다.

"저러면 알아보겠지?"

이황자는 넘어지며 절규했다. 엄청난 비명이었음에도 확실히 투명한 장막은 막아낸다. 이황자는 목을 홱 꺽어 장막을 보며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이황자의 명령에 모든 병사들이 공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지금 이황자의 머릿속은 그가 꽉 웅켜진 주먹만큼이나 혼란스러웠다.

왜? 왜 흑미호를 미행해서 보고하라고 했던 녀석이 갑자기 흑미호가 되었지? 그의 머릿속은 지금 아주 간단한, 둔갑술이란 삼미호의 특징도 떠올리지 못할만큼 굳어버렸다.

언제부터? 언제부터 저 녀석이 흑미호였지? 아니, 말이 안 돼잖아. 흑미호가 우리쪽의 존재를 눈치 챌 리가 없잖아. 그 녀석은 급히 황궁밖으로 도망가는 중이였다고. 이런 계락은 떠올리지도 못했을 텐데 대체왜?

실리아는 뚱뚱한 몸으로 열심히 몸부림치는 이황자 앞에 나타났다.

"쟤가 진짜 무서운 점은 뭔줄 알아?"

"뭐, 뭐를..."

"몸. 얼음이고 뭐고 때려박기전에 쟤 몸이 그냥 막장이거든. 흑미호가 아니라 일반마나를 쓰는 놈들처럼."

파앙! 순간 30명의 일미호가 배에 움푹 파인체 쓰러졌다. 뒤에 나타난 공호의 주먹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이어 공호는 다시 사라지더니 한 번에 수십명의 일미호를 음의 마나 하나 쓰지 않고 쓰러뜨렸다. 그러자 겁먹어 물러난 몇명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 놈들은 실리아가 가볍게 비도를 날려 직접 명줄을 끊었다.

"저 녀석의 몸보다 더 무서운 게 뭔 줄 알아?"

실리아가 검지로 머리를 툭툭쳤다.

"머리야. 머리. 나하고 너 갖고 놀 정도의 머리."

"애, 애초에 말도 안되잖아. 너희는 우리가 습격해 올 줄도 몰랐잖아. 분명 우리가 서로 경계하고 있는 줄 알았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실리아가 피식 웃으며 말대답해줬다.

"그건 너네가 맘대로 우리 이야기 듣고 가서 추측한거고. 그니까 좀 더 생각을 했었어야지."

일황자 측근이 몰래 엿들을 땐 공호는 둔갑술을 유지한 체 대화를 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그리 도청되기 쉬운 곳에서 할리도 없었다.

"그, 그럼..."

실리아는 뒷머리를 벅벅 긇으며 이황자의 입을 막았다.

"아, 말 많네. 멍청한 오빠야. 애초에 조용히 세력을 키우겠다는 곳에서 대뜸 황자의 금고를 털리가 없잖아. 안그래? 거기서부터 의심을 했어야지, 이 오빠야. 일황자가 마나수신기 껴놨다니까 실실 좋아서는 그거 하나 생각못하고 이렇게 된 거잖아. 일황자도 마찬가지고. 아, 걔는 여기 없으니까 벌써 도망갔겠다."

"이, 일황자가? 이런 젠장. 그래. 그렇다고 해서 나를 죽일 명목은 없다."

공호는 품속에서 수정구를 하나 꺼내 건들였다. 수정구에서는 몇번 울리는 소리가 나더니, 곧 뭔가 들려왔다.


-네가 찰싹 붙어 다니던 그 돼지같은 흑미호 놈도 우리가 황제와 붙였다. 황제가 죽든 그 놈이 죽든 둘 중 하난 되겠지.


-인정할게. 완전히 당했어...


-자 그럼, 나를 죽인 다음에 황제에게 무슨 명분을 세울려고?


-옛과는 달리 이번에는 명분을 잔뜩 만들어 놨더군. 황궁내 침입자를 감싼죄도 도운 죄. 황자들의 재화에 손을 된 죄. 너도 알잖아? 이걸 조금만 부풀리면 역모죄로 밀어넣을 수 있지.


공호가 오고 난 뒤의 모든 발언이 이 수정구에 녹음된 음성들이 쏟아져나왔다. 이황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얼굴이 푸른 수정구보다도 더 새파래졌다. 그건 마치 몸안에 있는 모든 혈관이 뭉쳐진 듯한 혈색이었다. 그 와중 공호는 그 다음 품에서 메간트급 마나석을 꺼내었다.

"이 건 내가 갖도록 하지."

이황자는 공호의 손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메간트급 마나석을 보며 치를 떨었다. 실리아는 이황자의 목에 비도를 올리며 말했다.

"이걸 자업자득이라고 한다지. 자, 이제 가진 거 다 토해 내야지. 금고가 있는 장소로 안내해."

공호는 이 주위에 쳐져 있는 결계마법을 유지시키던 아이템들까지도 회수했다.

"아, 못알아 들었어? 그러니까 말이야.."


오빠 이제 망했다고.


작가의말

과찬 감사드립니다. 사실, 전작을 할 때도 50화쯤에 다가가면서 슬럼프가 오곤 했습니다. 이번 작에서도 그런 낌세가 보이길레 저는 징크스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징크스를 한 번에 깨주시는 군요. 다시 한 번 힘나는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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