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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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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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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51,747

작성
15.05.3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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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여우제국 폴시아.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50명의 여우요괴가 풍비박산되어 힘없이 흩뿌려져 있다.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알리듯 수천개의 날카로운 얼음조각이 땅바닥에 박혀있었다. 중심에 조용히 서있던 공호가 말했다.

"흡수해."

"예?"

말보다 지금은 행동이다.

공호는 주위의 마나를 끌어당겼다. 아랫배에서 마나 페인을 거쳐 흡수하지 않고 밖으로 내보냈다. 순간 짙게 퍼지는 음의 마나. 급격한 마나의 농도 차이에 여우요괴들은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벌떡 일어섰다.

평생처음느껴보는 마나 농도. 그것도 비교할 수 없이 정순하고 하나의 탁함 없이 맑은 음의 마나였다. 언젠가 한번 느꼈던 황제의 음의 마나도 이렇게 정순하진 않았다.

이건 마나 페인이라는 큰 변수의 차이였다. 게다가 공호는 숨겨진 마나 페인까지 하나 뚫은 상태. 음의 마나의 정순함 만으로 치자면 폴시아에 감히 비교할 여우요괴가 없었다.

"이거 흡수하면 되는 겁니까?"

공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삼미호가 끌어당기는 마나의 양은 엄청났다. 게다가 공호의 마나페인을 거쳐 정제되어 나오는 음의 마나는 일미호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양이었다. 공호는 지속적으로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흡수해."

한 명도 빠짐없이 음의 마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50명이 동시에 빨아들이는 데도, 웬만큼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 음의 마나. 그들로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회이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흡수라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 말했다.

이어 공호에게 모든 병사가 외쳤다.

"감사합니다!"

감사할 일인가. 공호는 적당히 음의 마나를 모아 놓고는 자리를 일어섰다. 검은 꼬리 털이 한 가닥 휘날린다. 누군가 다가온다. 실리아의 말대로 황자들을 맞이를 할 차례다.


황녀와 황자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과 세력을 지닌 곳을 꼽으라면, 단연 첫 번째 황자다. 천재적인 능력, 뛰어난 두뇌.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예비 황제.

머리가 잘 돌아가는 그는 황궁에 벌컥 나타난 흑미호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실리아의 세력에 있는 흑미호. 아기 손에 쥐어져 있는 다이아처럼 뺏기가 쉬운 상태라니. 이처럼 뺏기는 쉽겠지만 흑미호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그가 공호의 앞에 나타났다.

공호는 검은 꼬리 3개를 제외하고, 조금 멍청해 보이는 소년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밤의 여우시여."

그는 고개를 숙이며 공호에게 존칭을 했다. 아직 소년이다. 조금 뛰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아서 나태해지기 쉬운 나이다.

"미천한 이미호, 부족하지만 이 제국의 황자라는 직함을 지닌 어리석은 여우입니다."

"왜."

공호는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공호의 배가 고개를 숙인 그의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간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저번의 일은 황궁의 존망이 걸린 일이었기에 용서를 청하나이다."

"본론."

공호의 짧은 말에 황자는 주먹을 꽉 쥐었다.

"미천한 저의 이름은 젠. 불결한 황녀를 이만 거두시고, 저와 함께 이 제국을 쥐어보지 않겠나이까."

불결하다... 가족이 불결하다.

"일황자가 나를 찾아왔어. 너와 똑같은 말을 했지."

물론 거짓말이다.

"삼황자도 왔어. 역시 너와 같은 말이었지. 모든 황녀와 황자가 나를 찾아 왔었어. 그런데 내가 어째서 마지막 황녀에게 있는 지 알아?"

일황자, 젠는 급격히 머리를 굴렸다.

"미천한 제 머리로는..."

"힘. 나에게 힘을 줬지. 50명의 여우 병사들을 말이야. 그런데 아직 나는 너희에게 받은 것이 없다. 성의 없이 왜 내가 움직여야 하지?"

공호의 목소리는 멍해서, 욕심을 가진 자의 것이었다. 성대조차 변해버리는 둔갑술. 보기만 해도 열불이 뻗치게 생긴 공호의 멍청한 모습에 이황자는 왠지 속이 탔다.

'저런 놈이 흑미호라니. 나로서는 좋은 일이군.'

"제가, 더 강한 병사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제 성의을 보시옵고, 차차 생각해 주시옵소서."

약간 어투가 풀어졌다. 공호를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표시였다.

"아니, 내가 직접 보고 고를 거야. 그리고 다른 '성의'도 준비해 놔. 내일 찾아갈게."

공호는 목걸이를 내보이며 말했다. 반짝거리는 촘촘히 박힌 보석들.

"알겠나이다."

그렇게 공호는 일황자의 전력을 엿볼 기회를 만들었다.


#


밤이라 해도 믿을 만큼 어두운 황궁의 비밀 회의실에 급히 모인 다섯 인물들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탁자를 뚝뚝 두드리는 이부터 조용히 차를 마시는 이까지. 모두 각각의 사정으로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들의 뒤에는 그림자처럼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우요괴들이 다섯 인물들 개인당 두명씩 서 있었다. 그들은 언제라도 적의 목에 얼음조각을 박아넣을 수 있도록 손끝에 음의 마나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이 살벌한 분위기 속에 이 긴급 소집의 주체자, 가장 세력이 강하다는 일황자가 이마를 비비며 이 흐름을 끓었다.

"실리아에겐 소식이 안 간거 확실하지?"

이황자가 대답했다.

"아마."

"모두가 다 죽을 수 있는 상황이야. 신중해야해."

여기앉아 있는 다섯 인물은 죽는 다는 말에 인상을 구겼다. 말이 애매하게 구리다. 어차피 여기있는 사람 중에서도 결국 살아남는 것은 황좌에 앉은 인물 뿐일텐데.

일황자가 하나 빈 자리를 손으로 짚으며 소리쳤다.

"저 놈은 또 왜 안왔어?"

"소식조차 닿지 못했어. 쯧, 또 어디서 무슨 음침한 짓을 하는 건지.. 다들 흑미호 조심하기 전에 오늘 잠자리부터 조심하라고. 그 놈이 배게 밑에 독사같은 거 풀어놨을 지도 모르니까."

이황자의 웃음기 찬 발언에 일황자가 침이라도 뱉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황자는 적절히 튀어나온 배에 황포사이로 튀어나온 가슴털이 돋보이는 아저시 상이었지만, 그의 특징은 그런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 다섯 인물 중에서 가장 재력가는 이황자였다. 행색에도 티가 나는데 목에는 쇠사슬만한 금목걸이를 차고 손에는 반짝이는 보석들로 치장된 유리잔에 고급주를 따라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옷도 뭐를 발랐는지 이 어두운방에서도 은은히 빛이 나는데 어지간지 돈을 바른 것 같았다.

"누런 돌속에 묻혀 사니까 뵈는게 없나봐? 왜? 돈으로 흑미호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음... 그건 아니지. 하하! 흥분하지 말자고. 생각해보면 그리 큰일은 아니잖아. 흑미호와 연이 닿은 건 실리아야. 실리아만 툭 쳐서 살짝 제거하면 해결될 일이야. 생각해봐. 우리 중에 한 명에 흑미호가 붙었으면 대적할 방법이 없겠지. 으하하! 다시 생각해도 웃기네. 하지만 봐봐. 실리아에 붙었다고. 겨우 실리아에게."

일황자는 다시 손으로 탁자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실리아, 오황자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부 나왔군."

그 때 가장 얌전히 차를 마시던 일황녀가 손을 올렸다. 일황자는 그녀를 '또 시작했군.' 이란 표정으로 응시했다.

"말해."

"그럼 역시 이 회의는 실리아를 처리하고 흑미호를 누가 차지하지? 라는 걸 중심으로 가는 거겠죠?"

"어."

"그럼 저도 빠지겠습니다."

일황자는 탁자를 쾅 쳤다.

"왜! 이번엔 또 왜? 흑미호가 장난 같아?"

이황자는 구경꺼리가 생겼단듯 껄껄 웃었고 쌍둥이인 삼황자와 사황자는 그 둘을 보고 슬쩍 움추려들었다.

"왜 굳이 황제에 오르는 데 우리끼리 이렇게 죽여서 올라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라버니들과 제 동생을 죽일 마음이 없습니다."

이 말은 여기있는 모든 황자들에게 하는, 아니 황궁의 예전 역사까지 들추는 도전장과 같은 말이었다. 평화주의자로서 활동하던 그녀가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말을 꺼낸 건 처음이었다. 그러나 마치 어투는 공호의 그것처럼 차분했다. 그 말에 이황자는 박수까지 치며 박장대소 했고 어중간한 삼황자와 사황자는 서로를 보며 땀만 삐질삐질 흘렸다.

일황자는 노한 얼굴로, 그리고 자신도 어딘가 잘못됬단 걸 알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어쩔 수가 없잖아. 황제가 되면 어차피 그 밑 잔존세력들이 나머지를 모두 죽여서야 만족하는 걸. 이건 황궁의 전통이라고.

"저는 이 말 하려 여기 왔던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일황녀는 도도하게 자리를 벗어났다. 일황자는 짜증가득한 얼굴로 그녀가 나가는 순간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일황자는 그녀가 어떤말을 하든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적이기도 하면서 잠시동안 동맹을 맺을 수 있는 관계에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황자나 황녀들은 황제가 되었을 때의 이득을 목적으로 지지하는 각자의 파가 있다.


당연히 일황자를 지지하는 세력이 가장 넓고 탄탄했고 그렇기에 일황자는 언제나 입김이 강했다. 그럼 어째서 가장 세력이 강한 일황자가 일황녀를 잡고 싶어 하는 건가. 그건 간단했다. 일황녀의 지지세력은 대공이었다. 이 폴시아의 군수권을 쥐고 있는 대공의 지지를 얻는 게 일황녀다. 대공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일황자도 위험해 질정도의 지지 세력을 쌓는게 가능한 일황녀였다. 단지 평화를 직접말하기 위해 그러지 않고 있는 것 뿐이지.


"이런.. 진짜 가버렸네."

껄껄 웃던 이황자가 정말로 나가버린 일황녀를 보고 웃음을 뚝 멈추었다. 하긴, 이번에도 일황녀를 잡기엔 일황녀의 말이 너무 강경했다. 이황자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판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판이 어지럽게 흔들리는 구나. 흐흐. 좋아. 마음에 든다고. 원래 돈길은 전쟁통에 더 뻥뻥 뚫리는 법이지.'

일황자는 이황자의 얼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촉이 확 왔다. 아, 저 머리에 돈 밖에 든 거 없는 녀석. 과연 저 녀석이 흑미호에게 살해당하기 직전엔 무슨짓을 할까. 아마 저 놈은 돈을 주고 매수하려 들거야.

쌍둥이 삼, 사황자 놈들은 또 미어캣처럼 눈만 요리조리 둘리며 눈치나 살폈다.

이황자가 원하는 데로 참 정신없는 판이였다.


이 판을 바로잡아야 했다.


일황자는 품 속에서 큼지막한 보석하나를 꺼내었다. 작은 것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꽤 되는 지 탁자에 놓자 탁자가 삐걱이며 술렁였다.

"자, 그럼 일황녀도 갔으니 말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대화해 보자고."

일황자가 꺼낸 보석하나에 정말 귀신같이 모두 조용해졌다.

"이건..."

보석이 뭔지, 아니 이 엄청난 보물의 가치를 그나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건 이황자뿐이였다. 쌍둥이 황자는 조금 생각했다가, 보석에서 풍겨나오는 마나를 느끼고 나서야 보석의 정체가 뭔지 짐작이나 할 수 있었다.

"그래. 메간트급 마나석. 메간트 단위의 마나가 담긴 마법석. 이 정도 크기면 이미호 한 명분의 마나를 담고 있을 거야."

일미호를 이미호로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물품. 마법석이란 물품자체가 가장 싼 네트급 마법석만 해도 눈알만한 게 아스페티아에서는 귀족들이나 어쩌다 한번 쓰는 물품이다. 하지만 여긴 폴시아였고 아스페타아보다 마법석이 훨씬 더 보기 어려운 땅이다. 그런데 폴시아에서 네트급 다음인 메간트급, 그것도 주먹크기 만한 것이니 이황자의 눈이 뒤집힐만 했다.

"어디서 이 귀한걸..."

'나도 신탁이 내렸던 날 오황자가 대뜸 이걸 건낼땐 처음엔 무슨생각인가 했지. 어디서 구했나 싶기도 하고.'

지금은 오황자의 목적을 조금은 알겠다.

"일단 오해할 까봐 말하는 데 이거 사용해서 누구 하나 강해져서 흑미호와 대적하게 하잖게 아냐. 그럴꺼면 벌써 내가 취했지."

"그러면?"

처음으로 쌍둥이 황자들이 물었다. 그에 비해 벌써 견적 뽑은 듯한 이황자는 명쾌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닥거렸다.

'역시 어리버리해. 하긴, 그러니까 연합을 했겠지.'

어리버리한 삼황자와 사황자는 서로 연합을 맺었다. 그렇기에 실리아보다 떨어지는 머리와 능력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애초에 우리가 흑미호를 죽이러 하고 있나? 이용하려하는 거지. 시원하게 말하자면 여기 있는 모두다 그런 좋은 카드가 겨우 실리아 밑에 들어가 있으니 모인 거잖아. 어떻게든 일단 실리아에게서 떼놓고 보려고. 아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더 편해졌어. 솔찍히 말해서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믿고 있는 이상주의자 황녀와 어떤 미친 짓을 벌일 지 모르는 오황자가 없는 게 더 편하지."

어차피 이황자나 쌍둥이 황자들에게 할 말은 없었다. 이 자리도 일황자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하고 와봤을 뿐이니까. 그들은 모든 발언권을 일황자에게 넘긴체 조용히 듣고 있었다.

"좋은 소식하나 알려주지. 실리아 떼 놓기 훨씬 편해졌어. 그 녀석 지금 우리가 어떻게 흑미호를 찢어먹을까 하고 경계하고 있는 줄 알거야. 이렇게 예상은 했었지만, 그 녀석 방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를 들은 우리쪽 아이가 한 말을 듣고 확신했지. 하는 짓도 그 말대로였어. 실실 웃으며 속아주며 가 봤더니 흑미호가 억지로 멍청한 척 연기하고 있더군. 그 전까진 실리아 병사 50명을 훈련시켜주었으면서 말이야."

머리하나 만큼은 이 중에서 천재적인 일황자다. 그 다음말에 모두 귀를 귀울렸다.

"실리아는 우리가 지금 자기 잡으려고 똘똘 뭉쳐서 이야기 하는 것도 모를 거야. 오히려 잔득 경계해서 서로 침 뱉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멍청한 놈. 봐봐, 그럼 내가 이제 이걸 어디다 쓸 것 같은 지 짐작했어?"

이황자가 흘리듯 말했다.

"그 상태라면 우리가 먼저 심하게 움직인다고 생각 못할테니까... 우리는 흑미호만 떼어 놓고 실리아만 죽이면 되니까.. 흑미호도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삼미호. 황궁에서 가장 강한 것도 아니니... 어떻게든 황제와 직접 붙여놓면... 그렇군."

쌍둥이 황자는 멀뚱멀뚱 그들만 쳐다봤다. 그래도 나름 그들의 머릿속도 돌아가고 있었다.

'일황자와 이황자는 실리아를 어떻게든 처리할거야. 그 뒤도 생각해 두고 있을 거고. 우리가 재들 머리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 빨리 생각해야 한다. 우리도 실리아가 죽은 뒤를 생각해 둬야해.'

일황자는 마나석에 시선을 돌렸다.

"보이는 데로 저건 메간트급 마나석이다. 마나를 풀풀 뿜어대지. 이걸 우리쪽에서 조금만 가공하면 음의 마나를 내뿜는 메간트급 마나석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 지금 느껴지는 이 마나만큼 음의 마나가 뿜어지면 흑미호 입장에서도 이미호의 기운이나 다름 없을거야. 이걸로 어떻게든 흑미호만 유인하는 거야. 황제가 있는 거처로. 그 뒤에 우리는..."

실리아만 쓱싹.

'황제의 실력은 알지만, 황제가 위독한 만큼 결과는 알 수 없다.'

만약 황제가 죽는다면 빨리 황제의 자리에 즉위할 수 있어 이득이고, 이 반대로 흑미호가 황제에게 제대로 걸려 죽임을 당해로 지금으로선 손해볼 건 없다. 흑미호란 것 자체가 쥐고 있으면 게임이 끝날 만큼 강한 패니, 오히려 실리아와 함께 보내버리는 것도 도박을 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아주 쉽게 잔가지를 쳐내고 말해볼까. 우리는 도둑이고 저쪽은 온갖 빈집에 남겨진 아이다. 그 아이가 지금 도둑이 오는 줄도 모르고 사나운 개와 놀고있다. 그럼 우리는 살짝. 개가 무섭긴 하지만, 아주 살짝 장난질을 섞어서 개의 시선만 돌리고 아이만 손보면 된다. 주인없는 개가 어떻게 나올진 복불복이지만...

'그래봤자 개야. 벌써부터 실리아에게 휘둘리는 주제에...'

"이제 실리아를 떼어 놓고 흑미호만 어떻게 유인할 건지 의논해 보자고. 의견있는 사람? 없지? 그럼 내가 말하지."

일황자는 턱을 괴고 탁자에 기대었다. 그의 머리돌아가는 모습에 이황자와, 그리고 쌍둥이 황자모두 각자 머리를 팽글팽글 굴리기 시작했다.


#


넓게 펼쳐진 구름. 한 청년이 푸른 피에 물들어 있다. 그 뒤로 은치의 거대한 몸이 쿵 떨어진다.

"이걸로... 난 다시 돌아가네."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1분.

은치가 죽어갔다.

"1년 후에... 아니, 수백 년 후에 보자고.."

은치의 거대한 몸에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 빛은 구름을 뚫고 아래로 사라졌다.

"젠장!"

콰앙.

분노한 청년의 중심으로 한차례 매서운 바람의 고리가 퍼져나갔다.


작가의말

주인공 천재, 나머지 멍청이 현상은 싫어합니다. 그냥, 뭐 그렇다고요....
은치.. 한 번 쓰고 잊을 캐릭터는 아니죠.

예고 드리자면, 여우제국 폴시아 편에서는 이 작품의 마지막까지 미친놈인 놈이 나옵니다. 이미 리셋 편에서도 한 번 나왔지만...
귀찮으시더라도 정말 재미없는 머리쓰는 부분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머리쓰는거 재미있어 하시는 분 있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8 Cici
    작성일
    15.05.31 23:44
    No. 1

    재밋어요 ㄲ박꼬박 챙겨보는직품중 하나입니다. 힘내세요 전 즐겁게보고잇어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몰랑메렁
    작성일
    15.06.01 01:38
    No. 2

    조아라 에서 작품이름 했었는데 크윽 아쉽게 탈락햇군요 ㅎㅎ .
    근대 주인공이 5년간 붉은달에서 살아남았고 고통을 감수했으며 힘을 가졌던 사람인데. 아무리 자신이 원하는것을 해줄수 있는 사람이라곤 하지만 너무 '끌려 다니는 느낌이 없진 않네요..' 주인공이 천재 이런건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지구라는 세계에서 정점에 있던 자이고 살아남았고 정신력이 대단한 사람인데. 거기다가 무수한 사건 사고가 있었겠지만 어찌 됬든 그걸 버텨낸 주인공이 그것도 가장 힘없는 황녀한테 끌려다닌다는게. 뭔가 우숩네요. 거기다가 동생이 왜 다쳤는지 왜 죽었는지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그냥 도움을 줬다는 그걸 확신하는 증표를 줬다지만 그건 역으로 동생만 없으면 말을 언제나 꾸밀수 있기때문에 의심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의심을 안하는게 .. 뭐랄까 너무 아쉽네요.. 인공이가 너무 어리숙하며 그냥 광기 및 고통에 사로잡힌 여우일뿐이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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