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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99,724
추천수 :
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05.14 00:06
조회
839
추천
25
글자
8쪽

여우제국 폴시아.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섬천은 풍의 마나가 바닥 날 때까지 오른손에 풍의 마나를 집어넣었다. 작은 산들바람부터 최대한 무리하면 100M에 가까운 괴물 나무까지 날려 보내는 위력.

풍의 마나를 적절히 조종함에 따라 바람의 위력이 조종됬다. 바람을 만든 뒤에도 응용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섬천. 역시나 조종면에서도 왼손보다 반지가 있는 오른손이 뛰어났다.

섬천은 공호처럼 마나 페인을 뚫어가며 마나의 길을 다져놓지 않았다. 그저 마나를 흘려보내서 사용했다.

덕분에 공호처럼 마나 발현이 빠르거나 컨트롤에 유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른손에 한에서는 반지가 그 부족한 면을 넘치도록 채웠다.

번뜩하고 뭔가 떠오른 듯 섬천이 검을 꺼내 들었다. 검을 통해 풍의 마나를 발현한다. 그리고 깃털을 피했던 움직임, 그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연하고, 자유로우며 빠르다.


그 동작 하나하나에 귀신같이 빨려든다. 검이 휘둘러 지면, 바람이 검을 따른다. 반대로 바람이 불면 검이 바람을 따라간다. 두 현상이 동시에 공존한다. 검을 따르는 매서운 바람은 공기를 찢어버리고, 검을 이끄는 바람은 검이 움직일 자유로운 길을 터놓는다.


꽃을 하나 두고 몰려든 나비 떼와 같다 할까. 주변은 격동하며 섬천을 향해 바람이 끌려갔다. 그 비현실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에 어느샌가 섬천은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먹었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변에 나무가 한 그루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두 매끈히 검에 베어있었다.


지친 섬천은 뒤로 벌러덩 누워 쉬었다.

"젠장. 시간이 왜 이리 안가는 겁니까."

누누이 말하지만 아스페티아의 시간은 지구의 시간보다 3배나 느리다. 레스토는 15세가 되면 성인으로 인정받는다. 지구의 나이로 45세. 지구의 나이로 45세가 돼야 어느정도 머리가 여문단 말이다.

실제로 폰같은 경우에도 지구의 나이로 치면 40세가 넘는 나이다. 그러나 아스페티아에서는 아직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나이다.

섬천같은 경우에 아스페티아의 나이로 치자면, 5세도 되지 않는다. 5세면 아스페티아에서 아직 글자도 떼지 못할 나이다.

공호가 떠난 지 지구의 시간으로 12시간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아스페티아의 시간으로는 4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섬천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감았던 눈을 떴다.


"뭡니까?"

하늘에 수십 개의 작은 점이 나타났다. 그 점은 점점 커지며 지상으로 내려왔다. 점이 커질수록 주위가 추워진다. 점이 확실히 눈에 뛰게 커졌을 때.

"젠장."

섬천은 뒤로 발을 뺏다. 조금의 지체도 없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수천 개의 점들이 푸른 빛으로 투영된다. 하나하나가 거대한 아이스 스피어. 적어도 20m는 돼 보이는 것들이 셀 수 없이 내려 꽂혀온다. 공호 형이다. 그게 아니면 저 거대한 얼음들은 설명이 안 된다. 섬천은 고개를 저었다.

"대체 왜?"

무엇보다 공호가 자신이 있는 숲에 저런 위험천만한 것을 날일 일이 없다. 아무리 뛰어도 저 수천 개의 아이스 스피어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할 낌새다. 섬천이 생각하는 사이 아이스 스피어의 거리는 지상과 50m정도 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지금 섬천의 능력이면 스며들어가 듯 틈을 공략해 아이스 스피어를 피할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땅에 떨어진 뒤에 오는 막대한 파편의 양이다. 파편을 피하는 방법은 공중이나, 아이스 스피어 하나를 부숴버려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섬천은 검을 꺼내 오른손에 쥐었다.


배출 가능한 풍의 마나. 강력한 바람의 예기가 검을 통해 일렁인다. 부르르 진동하는 검을 강하게 쥐고 아이스 스피어 하나를 노려봤다. 그리고 머리를 빠르게 굴려 기술의 이름을 생각해 냈다.

"섬천식 발도(拔刀). 바람 가르기."

이왕 무지막지한 능력을 얻은 거, 맛깔나게 기술명이나 부르면서 하는 것도 좋지 않은가. 섬천은 기술 이름에 만족하며 풍의 마나를 더욱 강하게 쏘아붙였다.

우우웅.


검의 막대한 진동이 바람을 타고 옮겨지기 시작했다. 대기를 진동하며 움직이는 막강한 바람. 검과 같이 날카롭게 압축되고, 날카로워 그 모습이 마치 무협에서나 나온다던 검기(劍氣)와 흡사했다.

까가가가각.

아이스 스피어와 섬천 자칭 바람 가르기가 충돌한다. 놀랍게도 섬천의 바람은 아이스 스피어를 반 쯤 가른다. 섬천은 다시 한 번 더 검을 휘둘렀다. 아까와 같은 자리에 바람 가르기가 스며든다. 아이스 스피어가 두동강 난다.

뒤이어 섬천은 스며들듯 생로를 찾아 스며들었다.

쿠구구구.

아이스 스피어와 땅이 붕괴를 일으킨다. 지진과 같은 진동이 사방팔방 천지를 막론하고 섬천을 압박해온다. 아무리 간이 큰 섬천이라지만, 그 순간만큼은 숨을 멎었다.

"살았.. 습니다."


용캐도 저 무지막지한 얼음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땅에서 올라온 뿌연 먼지 덕분에 시야가 가려 졌으나, 섬천은 바람을 뿜어내 먼지를 날려 보냈다. 누가 공호의 동생 아니랄까 봐 적응이 빨랐다. 섬천은 눈에 불을 켜고 주위를 둘렀다. 공호가 보이지 않는다.


'형 찾으려면 하늘에서 보면 좋을 텐데...'

섬천은 물끄러미 오른손의 반지를 노려보았다.

에이, 설마. 이게 될까. 헛생각이지... 라고 생각한지 1분 후. 섬천은 오른손을 아래로 내리고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제발, 제발..."

파앙!

풍의 마나가 반지를 거치면서 무지막지한 풍력이 발생한다. 섬천은 로켓 솟구치듯 직각으로 솟아올랐다. 단말마의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꾹 참는다. 어느 정도 올라선 하늘에 섬천은 풍의 마나를 줄이고, 넓게 쭉 살폈다.

황폐해진 땅과 그 땅을 심판하듯 박혀있는 아이스 스피어가 인상적이다. 얼마나 얼음이 단단한가, 발칵 뒤집힌 땅에 비해 아이스 스피어는 파편 하나 튀지 않았다.

그 대경광을 말고 보이는 것은 없었다.

섬천은 풍의 마나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조심히 움직였다. 목적지는 간단했다. 어딘가를 향해 아이스 스피어가 밀집되어 있다. 현재 아이스 스피어하면 떠오르는 인간은 공호 형밖에 없다. 당연한 움직임이다.

한참을 갔을까.

"형님?"


검은 꼬리의 누군가가 머리를 쥐어 잡고 괴로워한다. 대충 봐도 공호 형이다.

그토록 괴로워하는 공호는 본 적 없다. 요즘 들어 공호의 모습을 생각하면 더더욱 있을 수 없다. 뭔가 달라진 공호의 모습은 자석의 서로 다른 극과 같았다. 붙어는 있지만, 만날 수 없어 괴로워하는. 공호가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섬천에게는 바늘로 혀끝을 찌를 때와 같은 자극이었다.


섬천은 공호에게 다가가려다 중간에 멈추었다. 공호의 호흡에 얼음이 생성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공호의 주위에서 얼음의 괴로운 듯이 춤을 췄다. 그러다 공호가 괴성을 내지르면 주위의 얼음은 아이스 스피어가 돼 어딘가에 내려꽂힌다.

기괴하다. 섬천은 차마 다가가지 못했다. 아니, 다가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살벌하리 만큼 공호의 주위는 위험이 넘쳐 흐른다. 공호를 만지기는커녕 다가갈 시도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섬천은 다시 눈을 번뜩였다. 신기한 걸을 발견했다.

위험천만한 공호의 주위에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낯익은 동물이 있다.

"여우?"


30마리가 넘는 여우들이 공호를 빙 둘러싸며 머리를 땅에 꼴아박고 있다. 섬천은 속에서 나온 심정 그대로 내뱉었다.

"내가 동화 속으로 들어 온 건지, 아니면 지옥에서 아직도 꿈꾸고 있는 건지."

쾅!

공호의 아이스 스피어가 땅에 틀어박힐 때었다. 거대한 몬스터가 땅을 뚫고 올라온다.


고통이 시작된지 얼마나 지났을까. 섬천이 왔다는 사실을 아주 잠시 눈치챘다. 그리고 이성을 잃었던 공격에 땅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몬스터 하나가 솟아오르는 것도 보았다.

스쳐 지나가는 F-99 의 몬스터 레벨.

공호가 경계해야 할 정도의 강함을 지닌 녀석이다. 공호는 섬천을 위해 어떻게든 이성의 끈을 잡아보려 했건만, 몰려오는 고통에 또 다시 이성을 잃었다.


작가의말

장편스리즈 폴시아편 본격적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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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여우제국 폴시아. +1 15.07.19 417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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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제국 폴시아. +3 15.05.14 840 2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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