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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환입니다.

무적함대의 고공폭격기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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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환
작품등록일 :
2024.08.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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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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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적함대의 마지막 퍼즐은 수입산입니다.

DUMMY

“아으······, 드디어 도착했네. 여기서 E구역 입구로 가면 되는 거지?”


마드리드 로사스 지역에 위치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구장,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 도착한 정태산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며 말했다.


조수석에는 그의 아내 이은영이 타고 있었고, 뒷좌석에는 그 둘의 딸인 정은결이 타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세 명의 가족은 오늘 이 집의 막내이자 스페인 대표팀 축구선수인 정한결의 경기를 보고자 이곳을 찾았다.


스페인 축구 협회에서 제공해준 티켓과, 그들이 함께 제공해준 응원용 유니폼을 입은 채 말이다.


“뭐야. 마드리드라고 해서 엄청난 거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바르셀로나랑 비교해도 별 거 없잖아.”


차에서 내려 경기장의 전경을 바라본 정은결이 말했다.


“그러게, 여기도 크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한결이가 뛰는 경기장이 더 크고 웅장한 것 같네.”


그의 어머니인 이은영도 동의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한결이가 뛰는 바르셀로나 홈 구장인 캄프 누가 어마어마하게 큰 거지. 여기가 결코 작진 않아.”


정태산이 운전석의 문을 열고 나오며 말했고.


그의 말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구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스페인에서는 세 번째 규모로 큰 경기장.


68,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고, 좌석은 총 세 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1994년이라는 비교적 현대에 개장을 한 경기장이기 때문에 시설 또한 훌륭한 편.


그런 경기장 앞에는 이미 스페인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배회하며 입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곳곳에는 슬로바키아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색깔만 보면 꼭 한일전 보는 것 같네.”


정은결이 말하자 정태산이 대답했다.


“하하하, 색깔만 보면 그렇지. 그런데 스페인의 라이벌은 따로 있어.”

“어딘데요?”

“대부분은 포르투갈을 라이벌로 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구나. 한국과 일본처럼은 아니지만, 지리적으로 같은 이베리아 반도에 속해 있고 문화적으로도 비슷하니···, 뭐 그런 거지.”

“뭐 그런 것도 라이벌로 친대요? 라이벌이라 하면 한국과 일본 정도는 되어야지···. 막 서로 침략해본 적도 있고 전쟁해본 적도 있고, 식민지 삼아본 적도 있고···.”

“은결이 너 이번에 미들 테스트 때 같은 학과 친구한테 전공 필수 과목 전체 A+ 뺏겨서 막 씩씩대지 않았니?”

“아니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와요. 아빠.”

“음···, 아빠는 비슷한 거라고 본다.”


그렇게 정한결의 가족들이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경기장에 입장하는 동안.


이은영은 왠지 모를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


“여보···”

“응?”

“오늘따라 유독 우리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

“음······, 역시 그런가?”


아내의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본 정태산은, 확실히 바르셀로나하고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스페인 시민들의 시선을 느꼈다.


같은 옷, 같은 목적으로 온 사람이었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외모와 체격, 그리고 언어.


그렇게 주변인들의 시선을 느끼며 터벅터벅 경기장 입구로 향하던 중.


누군가 정태산 가족에게 말을 걸었다.


“저 혹시, 한국에서 오셨습니까?”


정태산은 처음엔 흥분한 훌리건이거나 경기 시작 전부터 술집에서 술을 진탕 먹고 온 취객이 끼어드나 싶었지만.


정작 앞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자신들과 같이 4인 가족으로 구성 된 사람들이 정중하게 질문하고 있었을 뿐이다.


“네? 아아···, 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왔죠.”


정태산은 만일 그들이 자신에게 ‘한국에서 무슨 볼 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느냐’라고 묻는다면, 자신들은 정당하게 귀화를 한 스페인 시민이라고 말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질문은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실례가 될 수도 있는 질문이지만, 혹시 정한결 선수와 관련이 있으신 분일까요?”

“한결? 한결이요?”

“네, 바르셀로나 소속의 정한결 선수와···”

“제 아들이에요.”


정태산은 뜬금없는 자신의 아들 이야기에 웃음꽃을 피우며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아무래도 자신의 아들이 축구로 방구 좀 뀌는 국가에서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활약하고 있는지라.


이런 때 아니고 언제 자식 자랑을 해보겠는가.


정태산의 대답에 그들은 화들짝 놀라며 입을 틀어막았다.


그 모습에 정태산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기뻐하고 있을 때.


비록 자신의 아들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큰 체격에 건장한 몸을 가진 청년이 자신에게 말했다.


“아버지 안녕하십니까. 저 한결이 친구입니다.”

“응? 한결이 친구라고?”

“네, 라 마시아 후베닐 때부터 같이 뛰었어요. 지금도 같이 뛰고 있고요.”

“그래? 내가 일이 바빠서 요즘 한결이 경기를 잘 못 봤는데, 혹시 이름이···”

“산티아고. 산티아고 몬테로라고 합니다.”


그때 산티아고 가족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정태산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혹시 오늘 괜찮으시다면 저희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사실 다른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려고 8연석을 구매를 했는데, 그 가족들이 다른 일정으로 인해 동행을 못하게 되어서요. 자리는 A급 위치입니다. 경기를 보시는 데에는 불편함이 없을 거예요.”


정태산은 비록 자신이 받은 티켓이 스페인 축구 연맹에서 제공해준 VIP 티켓이었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 그리고 가족 대 가족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좋습니다! 오늘 경기는 함께 보시죠!”


정태산은 산티아고의 아버지 손을 흔들며 말했다.



* * *



“야.”

“···, 응?”

“오늘은 뭐 후회하는 거 없냐?”

“없는데?”

“그래도 명색이 스페인 대표팀 데뷔전인데, 뭐 하나 능력 버프 얻고 가는 게 좋지 않겠어?”

“아니 후회하는 게 없는데 어떻게 버프를 얻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지 인마!”

“아잇! 왜 화를 내고 그래. 사람 놀라게···, 진짜 없다니까? 오늘 컨디션도 좋고···”


경기 시작 직전.


이제 곧 전반전의 선축을 결정 지은 카시야스 주장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마지막으로 합을 다지고.


주심이 전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을 불면 경기가 시작 될 참이었다.


이런 와중, 파툼은 뭐가 그리 애가 타는지 자꾸만 나에게 말을 걸며 후회하는 것이 없냐고 물었다.


“에휴···, 됐다. 어차피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그리고 굳이 경기 시작 전에 쓸 필요도 없고, 경기 중에도 쓸 수 있으니까.”


파툼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집안에서 쓸모를 잃었다는 생각에 자식들에게 짐이 된 것 같다는 괴로움에 빠져 ‘늙으면 죽어야지···’하고 중얼거리는 노인처럼.


하지만 파툼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뭔가 재미난 생각이 팟-! 하고 떠올랐다.


“경기 중에도 되는 거라고?”

“응.”

“그러면 좀 있어 봐. 곧 생길지도 모르니까.”


때마침 카시야스 주장이 내게 다가오며 선수들을 불러 모았고.


둥글게 모인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나란히 잡은 채, 고개를 숙였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허리를 훨씬 더 꺾어야 했지만 말이다.


“전반전은 우리가 선축이다. 시작부터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중원에서 절대 빼앗기면 안 돼. 그리고 전반전 안에 선제골을 넣고 후반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거다. 지난 번에 3대0으로 진 경기 다들 기억하지? 오늘은 우리 홈이기도 하니까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 알겠나!?”

““넵!!!””

“좋아. 그러면 각자 위치로!”


카시야스 주장은 경기 시작 전 마지막 연설을 마친 뒤.


골대 밑으로 들어가 점프해서 크로스바를 툭 건드렸다.


그리고 주심에게 OK 싸인을 보냈고.


이를 확인한 주심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삐이익-!


휘슬 소리가 울리자 경기장에 가득 들어찬 스페인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은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고.


툭-


나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한 다비드 실바에게 패스를 내준 뒤, 최전방으로 향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느꼈지만.


슬로바키아 선수들의 체격은 대체로 큰 편이었다.


180cm가 넘지 않는 선수는 볼 수 없었고, 심심찮게 190cm를 넘는 선수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2m가 넘는 선수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일까.


경기를 뛰는 동안 선수들을 둘러볼 때의 기분은.


후베닐 B 선수들과 뛰다가 후베닐 A로 올라온 기분? 딱 그 정도였다.


그리고 대체로, 키가 190cm가 넘는 필드 플레이어들은 발이 매우 느린 편이다.


나는 아니다.


툭-


툭-


툭-


중원 지역에서 바르셀로나 선배들이 삼각편대를 이루며 티키타카 플레이로 슬로바키아 선수들의 두 줄 수비를 천천히 공략하던 와중.


촤아악-


수많은 수비수들 사이의 작은 틈을 발견한 이니에스타가, 나에게 킬패스를 내주었다.


타다닷-


나는 나를 온몸으로 막아서는 슬로바키아 센터백을 등진 채, 공의 진행 방향을 따라 달렸다.


“크으윽!!”

“뭐하는 거야! 놓치면 안 돼!!!”


슬로바키아 수비수들이 소리치는 동안, 나는 빠르게 공을 향해 접근했고.


공의 속도가 늦춰지는 타이밍에 맞추어, 골대를 향해 강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파앙-!!


팍-!


“아으! 아깝다!!!”


내가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파툼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소리가 마치 나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놀라진 않았다.


나의 슈팅은 나를 끝까지 막아선 수비수의 발을 맞고 굴절되었고.


급격하게 속도가 느려진 공을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기 때문이었다.


‘태클만 아니었으면 시작하자마자 데뷔골 넣는 거였는데···.’


나는 눈앞에서 득점 찬스가 무산되자 자꾸만 조금 전의 판단을 곱씹으며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공을 잡은 슬로바키아의 골키퍼는 선수들에게 침착성을 요구하며 경기의 템포를 늦췄고.


덕분에 나는 더 오랜 시간 동안 조금 전 과정을 복기하며, 상황을 분석할 수 있었다.


‘역시 그때 슈팅 직전에 접었어야 했나···, 아니면 수비수가 완전히 떨어지게 몸으로 밀쳐냈어야? 흠···, 근데 후회한다고 뭐 달라질 게······.’


있다.


달라질 게 있다.


“파툼!”


나는 급박한 목소리로 파툼을 불렀다.


그때였다.


“야, 그렇게 다급하게 안 불러도 돼.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까.”


파툼은 괜히 열받게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밉지는 않았다.


한낱 멍청한 원숭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쓸모가 많은 녀석이었다.


촤아아-


순간 파툼 주변에 작은 알갱이 모양의 빛들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빛들은 슬로바키아 선수들 몸에 부딪치며 사라졌다.


“뭘 한 거야?”


그러자 파툼이 말했다.


“너 종이접기 좋아하냐?”

“갑자기 웬 종이접기?”

“이제부터 좀 접어봐. 깜짝 놀랄 거다.”


파툼이 말한 종이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었다.


그 말은, 상대 선수를 종잇장처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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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뚝배기는 알고 있다. +6 24.09.02 5,841 126 12쪽
26 역대급 고공폭격기. +9 24.09.01 6,021 138 12쪽
25 클럽 월드컵 결승전. +11 24.08.31 5,993 134 11쪽
24 210cm. +9 24.08.30 6,106 119 12쪽
23 주가 폭등. +10 24.08.29 6,218 135 13쪽
22 엘 클라시코 (4). +5 24.08.28 6,062 1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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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라 마시아에 근육 돼지는 없다. +7 24.08.12 7,737 140 12쪽
5 지는 쪽은 개가 되는 걸로. +13 24.08.11 8,070 1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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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 마시아에서 살아남기. +9 24.08.09 9,677 1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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