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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의 고공폭격기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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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환
작품등록일 :
2024.08.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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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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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 시즌 프리메라리가 개막.

DUMMY

- FC 바르셀로나, 리그 1R 홈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상대한다.


- 정한결의 세 번째 시즌. 바르셀로나 ‘9번’ 스트라이커 자리 사수할 수 있을까?


- 멈추지 않는 성장, ‘2m’ 달성한 정한결, 바르셀로나 팬들 ‘우려’도 멈추지 않는다.


- ‘철의 포백’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상대로 지난 시즌 리그 최소 실점의 위엄 이어간다.


- 후안 바레시(바르셀로나 감독), “이번 시즌이 정한결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유스 시절부터 지도자답게 정한결 두둔하는 행보 밝혀.


- 스트라이커 영입은 없다. 바르셀로나 이적설 돌던 ‘루이스 수아레스’ 결국 리버풀 잔류. ‘핵이빨’은 프리미어리그에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바르셀로나 훈련장에서는 선수단 프로필 촬영이 한창이었다.


우선 실내 촬영 스튜디오에서 선수들은 각자 새 시즌의 유니폼을 입고 카메라 감독의 요청에 맞게 포즈를 취했다.


“이 장면은 선발 라인업 공개 때 나갈 예정이니까, 각자 개성 넘치는 등장씬 부탁드릴게요~”


선수들은 제각각 여유롭게 팔짱을 끼거나 허리춤에 손을 올려놓는 식으로 촬영을 마쳤다.


“자, 다음은 정한결 선수. 이야······, 실물이 훨씬 더 크시네.”


카메라 감독은 내가 등장하자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떡하고 벌렸다.


“이따 단체사진 촬영할 때는 맨 뒤에서 수그려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하하하.”


그렇게 실내 촬영을 마친 우리는 실외로 나갔다.


“자 주장단 선수들은 감독님 옆에 서시고···”


카메라 감독이 선수들에게 일일이 자리를 부여해주는 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맨 뒤에 섰다.


그러나 맨 뒤에 서도 나의 존재감이 워낙 컸기 때문에.


“자 찍습니다~”


찰칵-


선수들 사이 내 모습은, 마치 홀로 솟은 나무 같았다.



* *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 전 날.


집에 돌아온 나는 간단히 샤워를 하고 곧장 잘 준비를 했다.


‘흐음···, 꼭 개막 시즌만 되면 잠이 잘 안 온단 말이지···’


나는 창문 너머에서 빛나는 달빛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


문득 2회차 때 생각이 났다.


그때도 15/16 시즌의 개막전 1라운드는 캄프 누에서 펼쳐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였다.


해당 경기에서 나는 새로 영입 된 루이스 수아레스와 교체 되어 후반 75분에 투입 되었다.


당시 감독님은 후안 바레시가 아니었고, 루이스 엔리케라는 감독이었다.


그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나의 입지는 ‘애물단지’와 같았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나를 신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철의 포백’이라 불리는 필리페 루이스-디에고 고딘-스테판 사비치-후안 프란 라인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자, 무득점에 그친 수아레스를 불러들이고 공중볼 경합에 능한(것으로 보이는) 나를 투입 시켰다.


그 경기가 화근이었다.


나는 나보다 10cm는 더 작은 센터백들 사이에서 허수아비처럼 허우적거렸고.


몸싸움에서도 밀리고 공중볼도 제대로 따내지 못하며 수준 이하의 경기력으로 경기를 마쳤다.


결과는 85분경 앙투안 그리즈만의 극적인 선취골이자 결승골로 인해, 바르셀로나는 점유울 64%를 기록하고도 1대0으로 패배했다.


그 이후, 나는 간간히 컵경기에서나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곳에서도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시즌 총합 교체 출전 포함 13경기 출장.


골은 언젠가 네이마르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기존 키커인 메시가 나에게 양보하며 한 골.


아마도 그건 위로의 선물 같은 페널티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바르셀로나 마지막 골이었다.


“파툼, 바쁘냐.”


나는 잠이 오지 않아 파툼을 불러보았다.


“원숭이가 할 일이 뭐 있겠어. 안 바쁘지. 왜. 또 잠이 안 와?”

“응.”

“아틀레티코 수비진한테 뼈도 못 추리고 털릴까 봐? 그때처럼?”

“이 새끼가 아픈 데를 건드리네. 너는 PTSD도 모르냐.”

“응 원숭이 새끼는 그런 거 몰라~”

“에휴···, 말을 말자.”


파툼은 매번 진지하게 내 고민을 들어주는 법이 없다.


그래도 그런 모습이 여전해서 좋을 때도 있다만.


이럴 때라도 ‘잘할 수 있다’던지, ‘괜찮을 거야’라던지, 그런 공감이나 위로 같은 거 해줄 순 없는 걸까.


‘회귀한 지 얼마나 됐다고, 나도 마음이 참 물러졌네.’


“한결.”

“···, 왜 불러.”

“내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뭔데?”

“내가 저번에 ‘소원’을 들어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지?”

“그랬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 능력이 전부 소멸한 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지.”


샥-


나는 덮고 있던 이불을 옆으로 밀쳐두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게 사실이야? 나를 도와줄 수 있다고?”

“음···, 아마도?”

“그걸 왜 이제야 말해주는 거야! 아니, 아니지···,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렇지?”

“좋을 대로.”

“그래서 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뭐야? 빨리 말해줘!”


나는 간절했다.


어떻게든 이 불안감을, 걱정을 잠재울 수 있다면, 무엇이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툼이 아무리 평소에는 쓸데없는 말만 하고 도움도 안 되는 원숭이 나부랭이에 불과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시간을 되돌려낼 수 있는 존재라 함은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존재에게 남아 있는 ‘능력’이라니.


“뭐 대단한 건 아니야. 네가 이번 회귀를 시작하며 빌었던 소원이 ‘후회’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잖아?”

“그렇지···? 근데 그게 왜?”

“그 ‘후회’라는 건 인간의 감정일 뿐이야. 사실 감정 그 자체에는 별 의미가 없지.”

“뭐···, 그렇지?”

“하지만 우리 ‘원숭이’는 그 감정을 먹고 자라고, 그 감정으로부터 능력의 에너지를 공급받기도 해.”

“좀 어려운데···, 쉽게 말해줄 순 없어?”

“그래. 그러면 아이큐 80 이하인 돌고래도 알아먹을 수 있게 설명해줄게.”


파툼이 말한 것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어떤 일에 ‘후회’를 할 때마다, 파툼의 능력 게이지는 올라간다.


다만 이는 인간이 잠을 잘 때 생기는 호르몬에 의해 소멸한다.


즉 잠을 자기 전까지는, 나의 감정인 ‘후회’를 에너지원 삼아서 능력을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하루 동안에 품고 가질 수 있는 감정의 총량은 매우 적어. 그래서 내 능력도 강력하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하루 동안에 후회한 만큼만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지?”

“응, 그리고 너도 겪어봐서 알겠지만,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그 감정과 연관 된 것만 가능해. 가령 네가 키가 작았던 문제 때문에 소원을 빌어서 키가 커지게 되었듯···”

“음···, 좋아! 이제 이해는 되는데 머릿속으로 이미지가 그려지지는 않네. 예를 들자면 어떤 게 있지?”

“그건 네가 알아서 부딪쳐봐야지. 나도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할 뿐, 직접 해본 적은 아직 없기 때문에 몰라.”


후회.


후회라······.


나는 파툼이 말하는 능력과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 혼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잠에 들었다.


끝내 그 고민을 조금 길게 하게 되었는데, 대략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잠에 든 것 같았다.


그리고 3시간 뒤.


따르르릉-!!!


알람이 울렸고.


그 순간 생각했다.


‘아 X발 그냥 일찍 잘 걸!!!’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인데, 컨디션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잠을 4시간밖에 못 자버렸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침밥을 먹었지만, 피로는 풀리지 않았다.


끝내 아버지의 차를 얻어 타고 구단에 도착한 나는 퀭한 눈으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준비했다.


“한결! 오늘 컨디션은 좀 어떠냐. 이제 벌써 새 시즌인데, 이번 시즌을 환상적으로 보낼 준비는 되어 있겠지?”


지난 시즌 라요 바예카노에 임대를 다녀와 후안 바레시 감독의 선택을 받고 팀에 합류하게 된 산티아고 몬테로가 말했다.


“뭐···, 그냥 그렇지 뭐.”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사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도 모처럼의 새 시즌 개막이니까 활기차게 대답을 하고 싶었는데, 도무지 에너지가 생기지 않았다.


“하······”


깊게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든 몸에 활기가 돌게 해보려 했지만, 기운 빠지는 소리만 날 뿐 도저히 컨디션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결, 어디 안 좋나?”


워밍업을 하던 도중 눈에 생기가 없는 내 모습을 본 후안 바레시 감독님이 말했다.


“아! 아닙니다!!!”

“어제 잠이라도 별로 못 잔 거야?”

“아휴···, 그럴리가요. 하하하!”

“역시 그렇지? 하하,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만. 오늘 경기 잘 부탁한다! 개막일이니까 한 골은 가볍게 넣어야겠지?”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하하하! 그럼 전 경기 뛰기 전에 시원하게 화장실 가서 몸 좀 가볍게 하고 오겠습니다!”

“자신 넘치는 모습 좋네! 빨리 다녀오도록 해! 크하하!”

“하하하!”


X됐다.


100% 후안 바레시 감독은 이미 눈치를 챘다.


카데테 때부터 선수들 컨디션 하나는 기가 막히게 캐치하던 감독이다.


당연히 내 수면 부족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다.


“오줌도 안 나오면서 뭐하러 변기에 계속 앉아 있냐. 경기 안 뛸 거야?”

“하···, 지금 눈에 다크써클도 있는데 이 상태로 어떻게 나가.”

“뭐야, 벌써 잊은 거야?”

“뭐를?”

“너 지금 ‘후회’하고 있잖아. 일찍 안 잔 거. 그렇지?”

“헉, 맞네!”

“어떻게 그 정도 기억력으로 3회차를 준비해왔는지 모르겠네···. 그럼 능력 쓸 거야?”

“당연하지! 어떻게 하면 돼?” “있어 봐.”


파툼은 잠시 말 없이 눈을 감고 가부좌 상태로 손을 슬며시 무릎에 올리고 명상 자세에 들어갔다.


허공에 둥둥 부유하며 떠오른 채로.


그러더니 갑자기 어떤 희미한 빛이 나와 파툼 사이에 감돌기 시작했고.


촤아아······


“어! 뭐야! 갑자기 몸에 생기가 도는데?”

“능력이 발현되었으니까.”

“이거 개쩐다! 방금 전까지 피곤해 죽는 줄 알았는데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 몸도 가볍고!”


쾅-!


이후 나는 화장실 문을 힘껏 박차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윽고 후안 바레시 감독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감독님! 맡겨만 주시죠!”

“오, 용변은 잘 보고 나왔나? 얼굴도 방금 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군.”

“경기 전 몸을 좀 가볍게 하고 왔습니다! 하핫.”

“그래 좋았어. 오늘 경기에 홈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마치 네 키가 커진 것처럼···, 그러니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보여줘야겠지?”

“맡겨만 주시죠!”


오늘은 나의 키가 2m를 넘은 이후 처음 갖는 공식 경기.


상대는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수비 전력을 갖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난 5년 동안의 준비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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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10cm. +9 24.08.30 6,106 1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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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라 마시아의 비밀 병기. +9 24.08.13 7,467 145 13쪽
6 라 마시아에 근육 돼지는 없다. +7 24.08.12 7,737 140 12쪽
5 지는 쪽은 개가 되는 걸로. +13 24.08.11 8,071 1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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