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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환입니다.

무적함대의 고공폭격기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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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환
작품등록일 :
2024.08.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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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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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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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캄프 누의 등대.

DUMMY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경기 중계를 맡은 캐스터 배선재.”

“해설 박은성입니다.”

“드디어 프리메라리가가 다시 개막했습니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아주 많은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 빅매치가 펼쳐질 예정인데요.”

“바로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프 누에서 펼쳐지는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죠!”

“지난 시즌 리그 최다 득점의 팀과 최소 실점의 팀, 즉 가장 예리한 창과 가장 단단한 방패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바르셀로나의 경우···, 이제는 더 이상 대한민국 선수가 아닙니다만, 한국 출생의 스페인 선수 정한결 선수가 바르셀로나의 9번 스트라이커로서 선발 출전하는 모습입니다.”

“서류상으로는 이미 스페인 국적의 선수였지만, 최근 만 20세가 되며 스페인 대표 선수로 A 매치를 뛸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정한결 선수인데요.”

“한국 축구 팬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는 정한결이라는 스페인 국적의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봐야겠죠.”

“네 그렇습니다···, 참 복잡미묘한 감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정한결 선수의 시즌 첫 경기, 곧 시작합니다!”

“자! 양팀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이후 해설위원들은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리그 1R 경기에 나서는 선발 출전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아직 번역을 거치지 않은 현지 방송 화면에 적힌 ‘정한결’이라는 이름의 스페인식 표기가 더 이상 낯설게만은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이제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 중앙에 모여 페어플레이 정신을 나누는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인데요.”

“비록 손은 화합의 악수를 나누고 있지만, 눈빛에는 엄숙한 긴장감이 흐르는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정한결 선수 키가 무척이나 크네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키가 작은 편이 아닌데, 정한결 선수를 올려다보지 않는 선수가 없습니다.”

“아예 주심과 부심은 놀랍다는 듯 웃으며 정한결 선수를 올려다보는 모습입니다. 하하하.”


이윽고 양팀의 선수들이 각자의 진영으로 퍼져 포지션에 맞게 위치하고.


주심이 휘슬을 입에 물었다.


선축은 바르셀로나, 하프 써클에는 리오넬 메시와 정한결이 나란히 서 있었다.


삐이익-!!!


“자! 경기 시작합니다!!!”



* * *



툭-


리오넬 메시가 내게 공을 내준 뒤, 오른쪽 사이드로 가볍게 걸어갔다.


나는 최후방에 서 있는 피케에게 공을 내주기 전, 슥 뒤를 살펴보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섣불리 전방압박에 나서지 않았고.


마치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듯, 견고한 두 줄 수비 라인을 갖추고 있었다.


‘절대 실점은 하지 않겠다는 거군···’


팡-


나는 공을 낮게 깔아 차며 피케에게 공을 내주었다.


촤르르륵···


공은 잔디 바로 위를 훑으며 조금의 바운드도 없이 깔끔하게 피케 발 밑으로 전달 되었다.


““오오오···””


관중들이 무언가 대단한 것이라도 본 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한 놈도 아니고 족히 천 명 정도는 그 소리를 낸 것 같았다.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사실 그리 쉬운 건 아니다.


‘드라이븐 패스’


이른바 ‘땅볼 패스’라 불리는 이 패스는 강한 세기로 차는 것이 프로 수준에서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


발에 예민한 감각을 지닌 선수들만이 실전에서 아무렇지 않게 시도할 수 있는 것.


나름 축구 짬밥이 1회차 2회차 3회차 다 합치면 40년이 넘어가는데, 한때 발밑 기술로만 먹고 산 내가 이런 것 하나 하는 것쯤은 누워서 숏 폼 컨텐츠 영상을 손가락으로 넘기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아, 아직은 없겠지만.’


나의 패스를 받은 피케는 주변을 침착하게 둘러보았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피케를 양쪽에서 압박했고.


툭-


피케는 두 공격수의 몸이 더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패스를 내주었다.


일단 저 형한테 공이 가면 안심이 된다.


아무리 뛰어난 압박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달려들어도, 조카 놀아주는 선출 삼촌마냥 탈압박을 하는 게 부스케츠 형님이다.


2회차 인생의 스물 두 살 무렵에는 저 형님의 플레이를 따라해보려고 잠시 미드필더로 전향을 하기도 했지만.


‘저 감각은 분명 선천적인 재능이란 말이지···’


백날 노력해봤자 따라할 수 없었다.


그때 감독 놈이 나보고 한 번만 더 미드필더 하겠다고 까불면 다시는 경기에 나설 수 없을 거라고 했지.


‘지가 먼저 가능성 있는 것 같다고 해놓고···’


“한결.”


누군가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예?”

“집중해.”


휙-


할 말을 하곤 곧장 뒤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체감상 0.5초 정도 딴생각을 하며 정신을 놓았던 것 같은데.


그 짧은 순간을 리오넬 메시는 눈치를 챈 것이었다.


“신입 새끼가 빠져~ 가지고~ 딱 그 표정인데? 큭큭큭.”


이때다 하며 놀릴 기회에 신이 난 파툼이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비켜 새끼야 시야 가리지 말고.”


나는 팔로 허공을 휘저으며 공간을 찾아 움직였다.


오늘처럼 컨디션이 좋은 날은 흔치 않다.


이런 때 뭐라도 보여줘야지.


때마침 미드필더들의 압박을 벗어난 이니에스타가 왼쪽 측면을 달리는 네이마르에게 패스를 내주었다.


타다다닷-


나는 네이마르의 템포에 맞추어 페널티 박스 바깥 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리오넬 메시의 움직임을 보았다.


바르셀로나 A 팀에 온 이후 매일같이 했던 훈련.


‘결국 마지막은 메시에게로.’


내가 할 일은 두 명의 센터백 사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가.


측면을 허무는 윙포워드가 가운데로 좁히며 돌파 각을 볼 때.


리오넬 메시의 움직임을 예상하며 패스를 내주는 것.


혹은 윙포워드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측면을 더 깊게 파고 든 윙포워드가 어느새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온 리오넬 메시에게 컷백 패스를 내준다.


그러면 그것을 메시가 마무리.


이렇게 설명하자니 언뜻 우리가 메시에게 공을 떠먹여주는 것 같지만.


나보고 메시처럼 해보라고 하면 글쎄···


일단 적어도 이 몸집으로 상대 수비에게 들키지 않고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이란 불가능하고.


키가 작다고 해도 그런 지능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려면 인생을 12회차 정도는 해야 할 듯하다.


“췩!”


네이마르가 특유의 신호음을 입으로 내며 급격하게 드리블 방향을 바꾸었다.


이는 2대1 패스를 준비하라는 뜻.


나는 어느새 내 등 뒤로 다가온 센터백 한 명을 등지고,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을 준비를 했다.


툭-


아니나 다를까 네이마르가 내게 패스를 내주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고.


“크읏!”


나는 수비의 압박을 2m에 이르는 육중한 몸으로 견디며 네이마르에게 패스를 내주었다.


내가 몸을 숙이고 긴 다리로 공을 받아내자 뒤에 있던 수비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패스가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고.


그 수비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살아 있는 레전드로 불리는 디에고 고딘이었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아아!! 네이마르 정한결 선수와 패스 주고 받습니다!”

“찬스죠!!”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린 네이마르는 곧장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메시에게 땅볼 크로스를 내주었다.


파앙-!


그러자 어디에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를 메시가 공을 받아먹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촤아악-


마지막까지 메시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중 한 명이 몸을 날려 공을 걷어내었다.


“아~~~ 메시에게 공 연결되지 않습니다!!! 역시 호락호락하게 당해주지는 않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입니다!”

“그나저나 조금 전 바르셀로나의 빌드업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피케부터 이어진 후방 빌드업이 자연스럽게 측면 윙포워드에게까지 이어지고, 이를 중앙 스트라이커인 정한결 선수가 기점 역할을 하며 자칫 큰 기회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디에고 고딘 선수가 강하게 정한결 선수를 압박했지만 끄떡도 하지 않던 모습이었는데요. 지난 시즌에 비해 신장과 체격이 더 성장한 정한결 선수는 마치 하나의 큰 기둥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스테판 사비치의 태클로 인해 코너킥을 얻어낸 우리는, 자연스레 세트피스를 준비했다.


키커로 나선 것은 네이마르.


어떻게든 실점을 막기 위해 골대 앞에 운집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과는 다르게.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이 공격 기회를 살릴 생각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애초에 바르셀로나는 평균 키가 매우 작은 편에 속하는 팀이었고.


대부분의 세트피스는 공중볼로 처리하기 보다는 땅볼로 돌리며 다른 기회를 창출하는 식으로 해결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페널티 박스에는 단 네 명 정도의 바르셀로나 선수들만 모여 있는 상황인데요.”

“피케, 부스케츠, 메시, 그리고 정한결 선수가 공을 받아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두 명의 공격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네이마르가 양손을 들어 올리며 킥을 준비했다.


이윽고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나는 코어에 힘을 주며 몸싸움을 버틸 준비를 했다.


내 양옆에는 두 명의 선수들이 달라붙어 공중볼 경합을 준비하고 있었고.


등 뒤에는 러닝 점프를 준비하는 선수까지.


총 세 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나의 공중볼을 견제하고 있었다.


파앙-!


네이마르가 높은 궤적의 코너킥을 차올렸다.


나는 먼쪽 골대 앞에 있다가 중앙으로 급격하게 몸을 움직였다.


슈우욱-


좋은 궤적이다.


팟-!


나는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공을 향해 점프했고.


양옆과 등 뒤까지 총 세 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나와 함께 공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뚝-


공에 머리가 정확히 맞으면 ‘뚝’하는 소리가 난다.


이마에 돌출 된 뼈 부분에 공 정중앙을 맞춰야만 나는 소리다.


이 소리가 났다는 건?


뚝배기가 제 역할을 잘했다는 뜻이다.


철썩-!!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캄프 누의 바르셀로나 홈 팬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시즌 1호 골의 기쁨을 만끽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전반 4분 12초.


나의 뚝배기 헤딩 골로,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오던 아틀레티코의 리그 무실점 기록이 깨졌다.


리그 4경기 연속 무실점.


러닝 타임 384분.


'이 맛에 딸깍 축구 하지!'


역시 축구는 머리로 하는 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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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린은 머리를 휘둘러 공격한다. 나도 그렇다. +5 24.09.03 5,789 129 12쪽
27 뚝배기는 알고 있다. +6 24.09.02 5,942 126 12쪽
26 역대급 고공폭격기. +9 24.09.01 6,119 139 12쪽
25 클럽 월드컵 결승전. +11 24.08.31 6,090 134 11쪽
24 210cm. +9 24.08.30 6,205 119 12쪽
23 주가 폭등. +10 24.08.29 6,316 13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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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프 누의 등대. +5 24.08.17 7,322 140 12쪽
10 15/16 시즌 프리메라리가 개막. +6 24.08.16 7,406 125 12쪽
9 바르셀로나 역대 최장신 스트라이커. +8 24.08.15 7,483 153 12쪽
8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 +11 24.08.14 7,450 159 12쪽
7 라 마시아의 비밀 병기. +9 24.08.13 7,577 146 13쪽
6 라 마시아에 근육 돼지는 없다. +7 24.08.12 7,849 141 12쪽
5 지는 쪽은 개가 되는 걸로. +13 24.08.11 8,189 121 13쪽
4 후베닐의 개들. +8 24.08.10 8,540 1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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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 마시아에서 살아남기. +9 24.08.09 9,827 1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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