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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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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최근연재일 :
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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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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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기생인-68화

DUMMY

“그러고 보니 트로트의 역사로 다큐 찍는다고 했죠?”

“어. 요번 트로트 인기를 몰아서 다큐 프로그램 찍는다고 하더라.”

“다 찍었다고 들었는데 잘 나왔으려나 걱정이네요.”

“3부작이었나?”

“아마 맞을 것요.”


트로트의 높은 인기 덕분에 판매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판매할 생각이기에 번역도 잊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네요.”

“두 배 차이네.”

“백만 대 이백만이라.”


비록 수치는 두 배지만 그사이에 백만 명이나 되는 두꺼운 벽이 있었다. 다중 투표가 가능했던 이전과는 달리 현재에는 오로지 두 명 중 한 명에게만 투표할 수 있게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뭐 보용이는 이제 시작이니까 걱정 없죠.”

“그럼 슬슬 준비하라고 해야겠네.”

“참 오래도 기다렸네요.”


패배한 한보용의 라파파가 준비되기 시작했다. 그사이 화면에는 라파파 한보용 유튜브 영상을 봐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전에 찍었던 라파파를 고르고 녹음했던 영상이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광고도 잘 되고 분위기 좋네요.”

“이 정도 반응이면 동영상 조회는 얼마나 나오려나.”

“시작하네요.”


이네 새로운 버전의 라파파가 흘러나왔다. 분명 같은 라파파지만 기본에 충실한 노래였다.


한보용이 선택한 라파파는 정통 트로트였다. 젊은 한보용이 부르기에 너무 과거의 노래였지만 그래서인지 더 구수하고 구수한 가운데에서 신선함도 느껴졌다.


전통 트로트는 애환이 짙은 노래였다. 일제 강점기부터 6.25와 식량난으로 인한 고통까지 국난이란 국난을 모두 거치면서 말 그대로 슬픔을 승화시킨 노래가 트로트였다.


그래서인지 전통 트로트 노래들은 하나 같이 눈물이 쏙 나오게 하는 노래 위주였다.


한보용의 트로트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전쟁이나 가뭄,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힘들게 살아온 적은 없었지만,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노래는 과거 국난과 재난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서 애썼던 부모님을 떠오르게 했다.


“좋네요.”


애절한 노래는 가슴을 적시는 법이었다.


“오. 100위 안에 진입했는데.”


방송의 힘 덕분에 라파파 정통 버전이 100위 안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힘에 탄력 입어 10위 안에 들어갔다. 트로트 부문에서는 1위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것 짭짤하겠는데.”


가수는 자신의 히트곡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몸값이 결정된다. 히트곡이 있다는 것은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고 인기는 곧 인지도가 된다.


“한보용은 슬슬 행사 보내도 되겠어.”


아마도 다음 정산 때 꽤 짭짤하게 받을 수 있으리라. 원래는 30만 원으로 행사 뛰면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데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기는 물론 인지도까지 얻었으니 대박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다.


“얼마나 받을까요?”

“한 500에서 1000 정도 시작하겠지.”


트로트 가수에게 있어서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은 상위권 안에 들어가는 행사비라고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가수 시작하고 3개월도 안 되어서 행사비로 천만 원이라니. 그로서 행운이나 다른 바 없으리라.


그렇게 웃고 떠들 때 영수는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다. 그것은 가더스 트로트의 메인을 맡은 오선구 피디의 전화였다.


“네. 전화 받았습니다. 피디님.”

[하 사장님. 지금 뉴스 보셨습니까?]

“뉴스요?”

[휴. 지금 연예 뉴스 확인해보세요.]


전화를 끊자마자 영수는 연예 뉴스를 확인했다.


“왜?”

“오선구 피디인데 문제 생겼다네요.”

“문제라니. 무슨 말이야?”

“아마도 이건가 본데요.”


영수 옆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는 유동근 이사의 눈에는 [가더스 트로트 왕따 논란 의혹]이라는 기사 제목이 선명하게 보였다.




왕따. 집단이 개인을 괴롭히고 외면하는 것을 왕따라고 한다.


왕따를 만든 이유는 힘이 있고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 타인을 자신의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는 거였다. 자신이 당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피해자를 보면서도 외면하는 무시. 자기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경멸, 그리고 잔혹한 폭력성이 결합하면서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 왕따 문제는 연예계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이었다. 최근에는 발달한 SNS로 인하여 거의 사라졌지만 알게 모르게 왕따는 암살자처럼 조용히 숨죽이고 있었다.


“흠. 가더스 트로트에도 문제가 생겼네요.”

“예상했다는 듯이 말한다.”

“원래 돈이 모이는 곳에 파리가 들끓는 법이잖아요.”

“그래서 결국 뭐라는 거야?”

“가더스 트로트 진출자 중에서 왕따 논란 의심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누가 했는지도 안 나오고?”

“의혹이잖아요. 아무래도 소송 당할까 봐 이렇게 쓴 것 같은데요.”

“기자에게 전화해봐야겠군.”


유동근은 바로 직원들에게 전화했다. 소속사 가수가 많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이런 문제에 민감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기자와 관련되어서 정보를 얻어야 했고 출연진들에게서 정보를 확인해야 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개편 전이라 도움을 받을 것 같아요.”

“소속 가수가 많아도 문제네.”

“크크. 그래도 재밌잖아요.”


심심하지 말라고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니 얼마나 좋은가.


“사업은 문제가 없는 게 최고야.”

“저도 알죠. 그런데 인생이란 거 문제와 동반되는 선택의 연속인 게 문제죠.”


어차피 절대 망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기에 사건 사고가 생겨도 그냥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수의 자신감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유동근 이사는 미친놈 바라보는 심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우선 사태 파악하고 인성교육을 시작해야겠어.”

“강사는 정치사상에 휩쓸리지 않고 중도를 걷는 분으로 해주세요.”

“아. 너 좌파나 우파나 하는 것 싫어하지.”

“싫어하지 않아요. 남에게 강요하는 게 싫을 뿐이죠.”

“하긴. 너는 정치를 이용한다고 생각하니까.”

“우파도 좌파도 악인과 선인 다 있어요. 문제는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죠. 그럼 우파와 좌파는 그들을 이용해요. 그것만큼 비극적인 바보도 없죠.”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 30분 정도 지나자 연락이 왔다.


“기자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그럼 출연진들에게서 무슨 이야기 없어?”

“저도 듣게 스피커로 하시죠.”

“아. 잠깐만. 이제 말해도 돼.”

[현재 알아보고 있는데 왕따 논란은 없었습니다.]

“현재 가더스 트로트 세력은 어떻게 되죠?”

[세력이라면?]

“서로 친한 사람들끼리 뭉치고 있을 것 아닌가요?”

[아. 그거라면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일 때 고독하고 둘일 때 친구가 되지만 사람이 세 명이 되는 순간 조직이 된다고 말한다.


100명이나 되는 진출자들이 지지고 볶는 무대였다.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그 조직들 사이에 이념과 신념이 격돌하는 것도 당연했다. 문제는 그게 악의로까지 진화했는지가 문제였다.


[현재 저희 기획사 소속으로 우다빈 반예지가 주축으로 된 그룹과 그 반대 되는 그룹. 그리고 중립 그룹 이렇게 3개로 나누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그중에서 가장 의욕이 없는 사람과 가장 의욕이 강한 사람 찾으세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우선 찾아보세요.”


이내 전화를 끊어버리는 영수였다.


“의욕이 없는 사람과 의욕이 강한 사람을 왜 찾는 건데?”

“사람이라 참 이상해요. 죽을 정도로 싫어하면서 사랑하고. 사랑하는데 죽이고 싶어 하죠.”

“야 어렵게 말하지 마?”

“지금 가더스 트로트는 그녀들에게 있어서 기회에요. 침체한 트로트 시장에서 가더스 트로트는 그녀들의 몸값을 수직 상승시켜주는 효자에요.”


가더스 트로트가 마스터 트로트 보다 밀린다고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평균 시청률은 가더스 트로트가 더 높으니 가더스 트로트의 승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 프로그램에 진출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실력은 확인된 거고 몸값은 기본 300만 원으로 형성된다. 다른 사람은 수년. 혹은 십 년 이상 해야지 받을 수 있는 행사비를 프로그램 하나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망친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출연진들을 괴롭히려는 음모일 가능성이 컸다.


“그 사람이 의욕이 강한 사람과 의욕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지?”

“아니요. 아마도 자신의 모습을 숨기는 사람이겠죠.”

“이야기가 다르잖아.”

“원래 낚시할 때 미끼는 써야 하는 법이죠.”


즉 의욕이 없는 사람과 의욕이 강한 사람을 찾으라는 걸 그들을 통해서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려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의미했다.


“지금 기사를 확인해보니까 누군가를 직접 공격한 것은 없어요. 즉 성향상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은밀하게 뒤에 숨어서 움직이고 있다는 거죠. 그럼 그 행동도 비슷한 법이죠.”

“근데 그 말이 맞아?”

“가설일뿐이죠. 어쩌면 제작사에서 누군가가 홍보를 위해서 이런 식으로 논란을 만든 것일 수도 있고 기자가 기레기 짓을 하는 것일 수도 있죠. 아니면 직원들이나 알지도 못하는 3자가 나서서 음해 시도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다 아니면?”

“그래서 모든 상황을 두고 의심해야죠.”


그리고 웃는 영수를 보면서 혹시 저 녀석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하는 유동근 이사였다.




마스터 트로트는 64명으로 하는 32강 대진표로 1:1 대결을 통해 승자는 진출하고 패자를 나누고 있다면 가더스 트로트는 합동 공연을 통해서 인기순으로 진출자들을 떨어트리고 있었다.


뒤에서 20명을 떨어트리고 다시 10명을 떨어트리고 어느 정도 모았다 싶으면 탈락자들을 메인으로 패자부활전을 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하면서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끊어지지 않게 흥미 요소를 계속 모았다. 거기에다가 패자라고 해서 출연을 안 하는 것은 아니었다.


각각 패배한 진출자들도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응원하거나 도우미 형식으로 협력한다는 이미지로 오디션이 진행되면서 이전보다 더 웅장하고 더 화려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깔끔하게 1:1 대결을 통해 승자와 패자가 결정짓는 마스터 트로트. 100명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가더스 트로트.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지만 재밌다는 점은 확신했다.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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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기생인-82화 +3 20.07.15 686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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