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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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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최근연재일 :
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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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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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기생인-89화

DUMMY

“네.”


그녀는 두 아들 아침을 먹이고 학교를 보내고 나서야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안방에 들어가자 가족들의 사진이 보였다. 이제는 없는 남편의 사진이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손에 물 묻히지 않게 해준다면서.”


참 상투적인 프러포즈였지만 이 남자를 믿고 살았다. 하지만 생사는 인간의 마음대로 되는 법이 아니었다. 갑자가 들이친 불행은 그녀가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남편이 떠난 빈자리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더 깊게 느껴졌다. 이제 고2가 된 큰아들을 떠오르니 내년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걱정이었다.


“대학등록금이 만만치 않은데.”


자신이 일한 것으로는 빚을 갚고 세 식구가 먹고살 정도였다. 돈을 모으기는 했지만 한 달에 20만 원 모으는 거로 등록금과 학비, 생활비 지원은 어떻게 해줄 수가 없었다.


따르르르르


알람이 들렸다. 눈물을 닦고 직장으로 갈 준비를 시작했다.

직장에서 그녀의 일은 캐셔였다. 한국어로는 계산원. 오늘도 직장에 가니 친한 언니와 동생들이 이미 옷을 갈아입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연순아. 너 그것 들었니?”

“네. 무슨 이야기요?”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서 복지를 펼친다네.”

“복지요? 근데 복지를 할 게 있을까요?”


그녀도 지금까지 십 년 이상 여러 직장을 다니면서 많이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중소기업 복지가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었다.


“정확한 것은 점심 먹고 나서 단체 카톡에 올린다니까 그때 봐야지.”


과연 어떤 복지일지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중에서 그녀가 가장 원하는 복지라면 내년에 수능 시험을 보는 아들의 학자금 지원이리라.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문자가 왔다. 옆에 있는 언니는 물론이고 직원 전체에게 온 것을 보니 단체문자였다. 내용을 확인해보니 회사 사이트에 직원 복지와 관련된 내용을 올리니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남은 시간 동안 가장 먼저 대학복지를 찾았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복지. 그것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학비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일 년에 초등학생은 100만 원. 중학생은 200만 원. 고등학생은 300만 원 지원을 해주는 거였다. 그리고 유아원부터 유치원과 대학교는 입학금부터 등록금까지 전액 지급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초·중·고등학생 지원금은 그리 크지 않았다. 어차피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시기는 대학생이었다. 못해도 일 년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이 드는 대학교 등록금을 전액 지급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거기에 유아원과 유치원까지 해준다는 것은 말 그대로 지원금이 남달랐다. 단 정직원에게 해당하는 일이었고 비정규직은 그렇게 받을 수 없었다.


“흡.”


그 문구를 보는 순간 눈가에서 습기가 차올랐다. 앞으로 자식들이 성장하는 것을 순전히 기뻐할 수 있다는 점에 정말 고마웠다. 앞으로 힘들게 미래를 두려워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에 정말 감사했다. 캄캄한 지하실에 햇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이야. 사장님이 통 크게 하시네.”

“사장님이 돈을 많이 벌었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그러네. 근데 이것 진짜겠지?”

“자식들 있는 사람은 등본하고 학교 전화번호를 통해서 간단하게 지원을 계획한다고 하더라고.”

“사장님 만만세다!”

“호호호. 정말 사장님 만만세네!”


복지 정책에 마음에 들었는지 직원들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연순아.”

“네. 언니.”


글썽이는 연순을 바라보자 그 마음을 알았는지 등을 두드려주면서 말했다.


“참.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

“호호. 그러게요.”


참 좋은데도 눈물이 난다는 것을 그녀는 그날 처음 알았다.





서울에 있는 고구려 호텔 정문으로 40대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가 맞냐?”

“맞는 것 같은데.”


두리번거리는 그들은 다름 아닌 영수의 친구인 유상진과 박보현이었다. 이내 로비로 다가오자 친절하게 대하는 직원들. 호텔에서 친절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서비스였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여기서 약속이 있어서 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요.”

“약속하신 분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하영수인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하영수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혹시나 몰라서 확인을 해보니 예약 건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녀는 객실 안내원을 호출했다.


“확인 완료되었습니다. 저 직원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여기 맞는 거야?”

“예약이 맞다네. 저 직원분 따라가면 된대.”

“손님.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아. 네.”


벨보이는 혹시나 짐이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어디에도 짐은 없어 보였다.

엘리베이터를 올라타고 꼭대기 층을 누르기 전에 카드로 긁더니 비밀번호를 누르는 벨보이. 최상위층은 아무나 갈 수가 없었다. 지금처럼 꼭대기 층에 올라가는 유일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올라가기까지 까다로운 통과를 버티어내야 했다.

자기 일을 끝낸 벨보이는 힐끔 뒤를 바라보더니 그들에게 한가지 질문을 했다.


“저. 혹시 하영수 사장님 지인분들이신가요?”

“하영수 사장님이요?”

“아. 모르시나 보군요. 저희 고구려 호텔을 하영수 사장님께서 인수하셨습니다.”

“인수요?”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이런 으리으리한 호텔을 인수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호텔을 인수해버렸다니.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네. 원래 중국 부자 소유였는데 대금 중 일부로 호텔을 받았다고 하네요.”

“와.”


자신들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 대금이 얼마나 많으면 호텔로 받아버렸다니. 믿어도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직원을 따라 꼭대기 층까지 올라와서야 멈추는 엘리베이터.

이내 그가 앞장서고 그를 따라 간 곳은 최상위층에 유일하나 하나 있는 스위트룸이었다. 하나의 층이 하나의 방이었다.


하룻밤 자는데 약 2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구려 호텔의 최상위 객실이었다.

4성 호텔치고 무리한 금액이지만 5성 호텔 스위트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제 안내는 여기까지입니다. 앞에서 벨을 눌려주시면 사장님께서 열어주실 겁니다.”

“아.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사장님께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벨보이는 그 말을 끝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둘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더니 벨을 눌렸다.

딩동.


[무슨 일이죠?]


인터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름 아닌 영수의 목소리였다.


“나야.”

“나도 왔다.”

[아. 너희들이냐. 문 열었으니까 들어와.]


그 말과 함께 문에서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그들은 문 앞에서 잠시 방을 바라봤다. 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아주 큰 규모의 방이었다.


작은 연회장 정도의 크기의 방을 잠시 바라보다가 뒤에서 툭툭 치는 친구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게 된 그들은 방 내부는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와아. 무슨 방이 이러냐.”

“매우 좋은데.”

“야. 들어와.”


목소리는 한 방에서 들려왔다. 방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5대의 컴퓨터와 거대한 모니터였다. 못해도 수천만 원은 족히 되어 보이는 그 컴퓨터 앞에서 행성 전쟁에 열을 올리는 영수가 있었다.


근데 외모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자신처럼 40대인데 아무리 봐도 30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외모. 하지만 친구의 어릴 적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너 얼굴 왜 이리 젊어졌냐?”

“돈 버니까 좋은 것 많이 먹었냐 보다?”


활력충으로 인하여 신체가 활발해지면서 육체 자체가 더 튼튼해지고 건강해졌다. 그로 인하여 피부 또한 동안 피부가 되었는데 과거에 비해서 못해도 열 살 이상 어려진 영수였다.


“잔말 말고 들어와. 3:3으로 헌터 한판 하자.”

“3:3이라. 오랜만인데.”

“목이 마르는데 물은 어디서 먹냐?”

“저기 냉장고 있잖아.”


냉장고 문을 여니 그곳에는 각종 음식이 있었다. 각종 음료수는 물론이고 냉동고에는 냉동식품이 가득 했고 핫바 등 여러 종류의 즉석식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옆을 보니 벽면에는 과자와 라면 등 군것질로 가득했다. 정수기와 전자레인지까지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곳에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히터기와 에어컨 제습기, 공기 청정기로 인해 온도와 습도, 쾌적함까지 완벽했다.


“와. 끝장나게 좋네.”

“피시방보다 더 좋은데.”

“아예 피시방으로 개조한 거야.”


친구와 놀기 위해서 아예 피시방으로 개조해버린 스위트룸이었다.


“근데 이렇게 해도 돼?”

“내 방이라 문제없어.”


친구들과 술 한잔 먹기 위해서는 경호원들을 우르르 데리고 가야 하는데 엄청 귀찮았다. 차라리 여기에서 주방장의 요리를 주문하거나 주변 맛집에서 배달해 오는 게 간편했다.


“우와. 이것 컴퓨터 뭐냐?”

“게임 전문으로 맞춘 거야. 한 500만 원짜리인데 괜찮지?”

“100만 원만 해도 싱싱한데 500만 원이니 넘사벽이네.”

“이것 모니터가 더 비싼 것 아니야?”

“모니터가 더 싼 거야. 200만 원 정도 할걸.”

“와 그럼 본체하고 모니터만 700만 원이야.”

“이것 스피커도 300만 원짜리 아니야?”

“키보드와 마우스도 호랑 측에서 만든 파워 베어와 파워 타이거야. 한번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걸 써봐.”

“헐. 파워 베어와 파워 타이거라고. 그것 일반인 중에서는 몇십만 원 하는 거잖아.”

“솔직히 엘레멘탈 시리즈로 가고 싶었는데 그건 가성비가 좋지 않아서 이걸로 선택했지.”


애니멀, 파워, 엘레멘탈 시리즈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작하는 호랑 주식회사의 대표적인 제품들이었다. 초보, 숙련, 프로용으로 타이거가 빠르고 베어가 묵직함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제품들이었다.


더 간단하게 말해서 보급형, 고급형, 제작형으로 나누어지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만 원에서 수백만 원으로 올라가지만, 그 값어치를 할 정도로 좋았다. 특히나 엘레멘탈은 탑급 프로게이머 전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값어치가 만만치 않았다.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무게, 그릴감 등을 프로가 사용하는 마우스와 동일화했다. 그렇기에 프로 게이머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엘레멘탈 시리즈는 고액이었다.


“방 팠다.”

“지금 들어간다.”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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