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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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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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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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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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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생인-70화

DUMMY

“바로 그겁니다.”

“드라마요. 무슨 드라마를 말씀하시는 건지?”


드라마란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오선구 피디였다.


“우선 보고 나서 말씀하시죠.”


영수는 자신의 핸드폰을 노트북과 연결해서 하나의 영상을 틀었다.

그 영상은 조금 전 김동우와 오소라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영상이었다.


스마트 폰이 신형인 데다가 최고가라서 그런지 화질이 아주 좋았다. 거기에다가 창고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대화는 흥미진진했다. 음질도 얼마나 뛰어난지 잡음도 없었다.


처음에는 순위 조작을 해서라도 자신을 위로 올려보내달라고 협박하는 오소라와 그것을 거부하고 실력으로 승부하라는 김동우의 모습.


마지막으로 서로 껴안으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에서 드라마와 같은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보였다.


“흠.”

“호오.”


내용이 내용이라서 그런지 그들은 순위 조작이라는 대목에서 이마를 찌푸렸지만, 김동우의 한결같은 대찬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 깊었다. 이내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엔딩까지 딱 좋았다. 해피 엔딩 아닌가.


그때 그 모습을 보던 김동우가 고개를 숙이더니 힘차게 말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바로 사표를 쓰겠습니다.”

“오빠가 왜 그만둬.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그만둘게. 그러니 오빠 사표 쓰지 마.”

김동우를 말리는 오소라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영수가 말한 드라마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질투와 분노는 다른 사람에게 이기고 싶다는 향상심에 비롯되죠. 대부분은 악의로 얼룩지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도 나름 재밌는 구조가 아니겠습니까.”

“왜 회의실에 카메라를 여러모로 설치하라는지. 알겠습니다.”


그 말에 김동우와 오소라는 회의실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가더스 트로트를 끝으로 마무리 되는 게 아쉽지 않습니까? 차라리 이걸로 드라마 한편 찍는 게 어떻습니까?”

“드라마라면?”

“말 그대로 지금 가더스 트로트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찍자는 겁니다.”

“배우들도 아닌데 가능하겠습니까?”


괜히 배우라는 직업이 생겨난 게 아니었다.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그들이 있기에 현실성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솔직히 배우들만큼 연기를 잘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나오는 감정을 그대로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게 더 좋죠? 오히려 가더스 트로트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이기에 거기에 나온 출연진들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럼 다양한 상황이 있어야겠군요.”

“지금처럼 질투하는 사람도 있고 술 먹으면서 화를 내는 사람도 있어야죠.”


옆에서 듣고 있던 오선구 피디도 내심 기대가 될 정도였다. 안 그래도 고공행진 하는 가더스 트로트의 후속작으로 출연진들로 만들어지는 리얼 페이크 드라마였다.


리얼 페이크 드라마라 말 그대로 사실을 기반으로 한 거짓 드라마였다. 드라마에는 리얼 페이크 드라마라는 장르가 없었다. 영수가 직접 붙인 이름이었다.


리얼이란 이유는 가더스 트로트라는 현실을 기반으로 제작했기 때문이었다. 페이크 드라마란 바로 이 이 가더스 트로트라는 현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드라마를 찍는다는 의미였다.


“근데 저희가 지금 여기저기에 일하는 중이라 인원이 없습니다.”

“그것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시다시피 제 소유의 회사 중에는 온 제작사가 있습니다. 거기에 남은 인원을 통해 충분히 찍을 수가 있습니다.”


온 제작사도 여러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만 남은 인원들은 분명히 있었다. 남은 인원들은 현장 답사와 지금 촬영 중인 프로젝트에 지원을 해주면서 일을 굴리고 있는데 가더스 트로트의 비밀(가제)로 드라마를 찍을 인원은 충분히 되었다.


“그리고 마스터 트로트에는 영화를 제안할 생각입니다.”

“영화요?”

“네. 마스터 트로트도 드라마로 만들면 말 그대로 경쟁상대가 되지만 영화로 만들면 같이 보지 않죠. 시청률이나 인지도에 있어서 자유로워요.”


거기다가 지금의 인기로는 원 소스 멀티 유즈에 딱 맞기도 했다. 이 오디션을 토대로 만화와 애니, 소설로도 만들고 싶었다.


특히 소설은 자신도 작가였기에 만들고 싶었다. 문제는 자신의 실력으로 재밌게 독자의 입맛대로 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최근에 활력충으로 인하여 집중력과 체력이 항상 되었지만, 작가의 재능 면에서 볼 때 자신은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중위권에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아니라 사람들을 상대로 공모전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었다.


‘공모전을 진행하는 것도 좋아 보이는데 말이야.’

“우선은 이야기부터 듣고 싶은데요.”


그 말에 오선구 피디는 잠시 생각하더니 정리한 내용을 말해줬다.


“우선 프로그램을 하면서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은 좋은 생각 같습니다. 문제는 오디션을 하는 틈틈이 드라마를 찍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나의 프로그램만 해도 얼마나 철저한 준비와 많은 시간, 거기에 사전 답사가 필요한데 거기에 드라마까지 촬영한다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출자들은 오디션에 최선을 다해야 해서 출연을 못 할 수 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드라마는 철저하게 탈락자들 위주로 뽑을 생각입니다. 그녀들의 암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진출자들은 오히려 조연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짧게 치고 빠져야 하기에 진출자들까지 찍을 생각은 없었다. 이번 드라마와 영화는 탈락자들을 위한 이야기였다. 즉 스핀오프라는 말이었다.


탈락자들에 관한 이야기. 언제나 미디어는 진출자들, 더 정확히 말해서 승리자에 관한 이야기만 나온다. 패자보다 승자를 더 우대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에 극적인 상황과 불우한 과거까지 합친다면 미화되기에 가장 적절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승자보다 패자가 많은 법. 100명의 트로트 가수가 도전해도 그중에서 인기를 얻는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으리라.


그 인기를 얻지 못한 90명의 탈락자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필요했다. 물론 드라마이니 어느 정도 각색은 필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청률을 고공행진 하는 가더스 트로트와 마스터 트로트였다. 두 편의 내용을 영화와 드라마 하면 충분히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진출자들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진출자 중 일부는 전국 콘서트계획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대본이 있어야 합니다. 대본이 없이는 시작도 할 수 없어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대본이었다. 대본 없이 작품을 만들 수 없고 작품 없이는 드라마가 나올 수 없었다.

“실은 이것과 비슷한 상황인 드라마 대본과 영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그 말과 함께 영수는 드라마 대본을 옆에 있는 프리터기로 인쇄해서 5부 뽑았다. 각자 한 부씩 받는 사람 중에서 아직 사태파악을 못 하는 김동우와 오소라도 있었다.


“읽어보세요.”

“아. 네.”


우선 읽으라니 읽는 김동우와 오소라였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문제는 조용히 덮는 상황 같았기에 안심했다. 그렇게 읽고 30분 정도 지나자 내용을 다 읽은 박 사장은 고민했다.


“어떠세요?”

“이건 과거에 만드신 거죠?”

“한 15년 대학생 때 만든 작품입니다.”

“흠. 솔직히 이걸로 작품을 만들기에는 많이 부족한 면이 보이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15년 전에 과제로 만든 드라마 대본이었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필력도 문제였고 세월이 지나면서 단어와 말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아무리 메인 투자자라고 해도 이 대본으로 드라마를 만들었다가는 망할 게 뻔했다. 흔하디흔한 클리셰, 그리고 다른 드라마에서 봤던 장면들의 짜깁기 수준이었다.


그때 영수의 핸드폰으로 띠링하고 문자가 왔다. 그것은 영수가 기다렸던 소식이었다.

영수는 바로 이메일을 열어 문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노트북에 연결해서 인쇄했다.


“자. 이것도 읽어보세요.”


그리고 다시 새로운 대본을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이었다.


“호오.”


읽고 20분 정도 지났을 때 박 사장의 입에서 감탄성이 터졌다.


“좋군요.”

“이건 최근에 각색한 드라마 대본입니다.”


영수의 수중에는 20개의 상상 문학 작품 말고도 여러 작품이 있었다. 대학교를 문예창작학과로 다니면서 배웠던 수업을 통해서 시, 소설, 희곡, 시나리오, 드라마 등 다채로운 작품을 경험하고 직접 써보기도 했다.


그 경험이 지금의 욕망으로 분출된 거였다. 만약 이 생활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상상 문학 작품을 영상화할 생각을 가질 수 없었을 거다.


어떻게든 쓰인 작품을 토대로 문학 작품 공모전 전용 사이트인 ‘엽서시’ 사이트를 통해서 여러 공모전에 보내도 봤지만 애석하게도 하나도 당선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영수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쓴 작품들이었다. 비록 남들 눈에는 어디서나 흔히 보는 작품일 수도 있지만, 영수에게 있어서 삶의 증거나 마찬가지였다.


영수가 김동우와 오소라의 대화를 듣고 좋아했던 이유는 지금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 드라마 대본을 가지고 있었다.


100% 똑같다고 할 수 없지만, 탈락자들의 내용을 주제로 담은 드라마였다.


충분히 요번 오디션을 주제로 토대가 될 드라마 대본이 있었고 우미소를 비롯한 두 명의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교정 교열을 거친 상태였는데 가더스 트로트에 맞추어서 다시 한번 각색까지 했다.


그러자 작품성이 몰라볼 정도로 상승했다. 확실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니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것을 감수하고서 얻는 이득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확실히 이 대본을 기초로 해서 미방영된 영상을 합친다면 제법 괜찮은 작품을 찍을 수 있어 보이네요.”

“요번 작품은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녹화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편집에도 최소한의 시간으로 써야 하죠.”

“어디 계약할 방송국이 있습니까?”


이렇게 의욕적으로 나서는 것만 봐도 분명 뭔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이건 저희 유튜브 채널에 올릴 생각인데요?”


그런데 유튜브 채널에 올린다니. 이것 아무리 봐도 사람들을 대규모로 고용해서 치고 빠져나가야 하는 작업이었다. 못해도 한 편당 수억이 깨지는 프로젝트인데 유튜브 채널에 올린다니. 어이가 없었지만 이해가 되기도 했다.


“꾸준히 올리시는군요.”


영수는 꾸준히 유튜브 채널에 작품들을 올리고 있었다. 연극 영상뿐만 아니라 가수들의 무대와 최근 방영하고 있는 마스터 트로트와 가더스 트로트의 영상도 짧게 편집해서 올리는 등 유튜브 채널에 힘을 쓰고 있었다.


“언제 이게 돈이 될지 모르니까요.”


방송국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짓은 바보 같은 일이었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장르가 개척된 지금 상황에서 방송국이라는 안정적인 수익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도전도 필요한 시점이었다. 특히나 자신처럼 신생 기획사는 방송을 잡는 것도 힘들었다.


요번 메인 프로그램도 출전자들이 어마어마해서 소속 가수를 보낼 수 있었지 소수만 뽑는 무대였다면 기획사의 힘에 밀려 한자리도 못 얻었을지도 몰랐다.


“그렇군요.”

“대본은 조금 더 각색이 들어갈 것입니다. 대화나 인물들의 이름도 가더스 트로트에 맞게 설정해야 하죠.”

“그럼 이 둘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할 것 같군요.”


그러자 세 사람의 눈이 김동우와 오소라에게로 향했다. 순간 움츠러드는 두 사람.


“이미 예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김동우.”

“네. 사장님.”

“그리고 오소라 씨.”

“네.”

“요번 드라마의 배우로 낙점된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네?”


배우로 낙점되었다는 말에 이해를 못 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오선구가 나서서 정리를 시작했다. 우선 그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잘 먹힐지 알고 있었다.


“야. 솔직히 너한테 들이대는 사람이 많겠냐 나한테 들이대는 사람이 많겠냐?”


김동우가 촬영팀 소속에서 파워가 있지만, 그곳에 장이라 할 수 있는 오선구 피디보다 힘이나 명분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밀렸다.


얼마나 오선구에게 많은 접대와 향락이 다가왔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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