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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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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최근연재일 :
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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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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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기생인-73화

DUMMY

“네 돈으로 가라고.”

“하. 명답이네.”

“저는 내일부터 본가에 가야 하니까 다음에 전화할게요.”


영수는 회사 사장이기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365일 24시간 대기해야 했다.


“그래. 명절 잘 쉬어라.”

“형님도요.”

“문제 생기면 바로 전화하마.”

“네.”




다음날 영수는 스타렉스를 타고 본가로 이동했다. 2억 원짜리 고급 외제 차를 타고 가는 길은 솔직히 말해서 싱숭생숭했다.


글을 쓴다고 본가와 연락이 끊고 지낸 지 10년이 넘었다. 그리고 2년 전부터 어느 정도 돈을 벌게 되자 다시 연락했다.


먹고 살 정도로 돈을 벌자 그때야 부모님들은 뭐라고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괜찮은데 아버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친가에서도 여러 사업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도 나름대로 한 회사의 대표였고 아버지 형제들도 회사를 가지고 있다 보니 이걸로 문제가 많았다.

글을 그만 쓰고 와서 회사 일이나 배우라니. 정말 무신경도 이런 무신경이 없었다.


“전문 지식도 없는데 인테리어 회사에 들어오라니. 참. 아버지도 너무 무신경하셔.”


인테리어는 기술만큼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였다. 문제는 자신이 단 한 번도 공부하지 않은 분야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무작정 들어와서 일을 배우라고 한다. 관심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일자무식이 자신이 가봤자 미래가 없었다.


어차피 몇 달 하지도 않고 나올 회사인데 들어가는 순간 아버지와의 대립을 생각하니 위장이 빵꾸 날 것 같았다.


“그래서 독립한 거지.”


그때까지 알뜰살뜰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말이다. 첫 독립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렇게 싫었는데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또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내 맘을 내가 모르겠구나.”


그렇게 혼자 독백을 뱉어내는 사이 어느덧 차는 본가에 도착해 있었다.

본가라고 해서 으리으리한 집은 아니었다. 2층짜리 단독 주택이었는데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경기도로 왔다. 대학 병원, 마트 등 편의시설과 가까웠고 산책까지 할 수 있고 공기도 서울보다는 훨씬 좋았다.


주차장에 가니 이미 여러 대의 차가 보였다. 친가와 외가댁 사람들이 왔다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차도 많네.”


아버지와 어머니는 성인이 되기 전 이런저런 사고와 사정으로 조실부모를 겪어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각각 가정에서 가장으로 살아왔다. 그렇다 보니 양가에서는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기간에는 장남과 장녀가 있는 우리 집으로 친척들이 많이 모였다.


영수는 트렁크에서 갖고 온 선물을 꺼냈다. 오늘을 위해서 직접 준비한 한우고기만 40kg에 달했다. 오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이 정도는 준비해야 골고루 먹을 수 있었다.


“아. 여기 마음대로 주차하시면 안 돼요.”


그때 경비원 한 분이 다가오면서 손을 휙휙 젖었다. 이 공간은 주변 사람들과 합의해서 매입한 땅에 주차장을 설립했다.


평소에는 누구나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오늘처럼 차가 많이 들어오는 날에는 미리 배당받은 곳이 아니면 주차하기도 힘들었다. 외부에 해도 되지만 주차장만큼 안전하지 않았다.


“제 자동차 번호 등록되어 있을 텐데요?”

“아. 잠시만요.”


이내 새롭게 등록된 번호를 보더니 안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새로운 차라 제가 잘못 봤습니다.”

“아닙니다. 여기 이것 하나 드시죠.”


영수는 음료수를 꺼내서 경비원에게 드리자 고맙다면서 받았다. 그렇게 가방을 끌고 집 대문 앞에 섰다. 영수는 능숙하게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문을 지나자 정원이 보였다.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곳곳에 있는 나무와 식물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게 보였다.


“괜찮네.”


정원을 지나자 문이 보였다. 역시 대문과는 다른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열렸다.


“누구세요?”


그때 거실에 있던 사람이 다가왔다.


“어. 나 왔어.”

“오빠!”


그것은 자신보다 8살 어린 여동생 하서린이었다. 8살 차이가 나다 보니 어떻게 보면 늦둥이 동생은 엄청 살갑게 영수를 맞이했다.


어릴 때 바쁜 부모님 대신 동생 돌보기는 영수 몫이었다. 그래서인지 녀석은 언제나 자신을 살갑게 맞이했다.


“오랜만이다.”

“히히. 작년에도 봤잖아. 밥도 먹었고.”


작년에 서린이는 몇 번이나 영수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외식을 했다.


“부모님은?”

“거실에 계셔.”


이야기하는 사이 어느덧 거실에 도착한 영수는 그곳에서 티브이를 보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부모님을 볼 수 있었다.


“저 왔어요.”

“그래. 우리 아들 왔네.”


다가와 살며시 안아주는 어머니. 그리고 그 뒤에서 아버지가 다가와 안아주셨다.


“밥은 먹었니?”

“아직 이요.”

“그럼 밥이나 먹자꾸나.”


시간도 딱 점심때라 좋았다.


“제가 한우 갖고 왔는데 이것도 구워 먹죠?”

“한우. 와아아!”


좋아하는 여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는 영수였다.


“애가. 어린애처럼 행동하고 있어.”

“헤헤. 그래도 내가 막내잖아.”

“으이구.”


어머니는 뭐라고 하면서도 막내딸의 애교에 흠뻑 취해 있었다. 그것은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는 강하게 키우고 여자는 힘차게 키워라. 그게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고방식이었다.


강하게와 힘차게는 같은 의미 같지만 두 분의 말씀은 다르셨다. 강하게는 흔들리지 않는 태산처럼 굳건하게 지켜내는 거라고. 힘차게는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밤이 와도 희망을 간직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동생이 소고기를 굽는 사이 아버지와 영수는 반찬과 밥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집에서 밥을 먹기 전 어릴 때부터 했던 행동이었기에 능숙했다.


부모님 두 분 다 회사에 다니면서 맞벌이를 했던 시기라 어머니가 밥을 차릴 때는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삼 남매는 물론 아버지도 어머니 일손을 도왔다. 설거지는 삼 남매가 돌아가면서 했다. 초반에는 형과 영수만 했고 이후에는 영수와 서린이가 도맡아서 했다.


“형은요?”

“사돈댁에 들리다가 내일 올 거다.”

“그래요.”


이내 동생이 고기를 든 쟁반을 들고 식탁에 앉았다. 이어서 어머니도 고기를 든 그릇을 내려놓으면 점심이 시작되었다.


점심은 화기애애했다. 어머니와 동생의 입담 사이로 영수는 몇 마디 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조용히 경청하고 있던 아버지도 어머니의 말과 동생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 그렇지 라면서 추임새도 넣었다.


식사가 끝나고 영수는 오랜만에 설거지를 맡았다. 설거지라고 해서 힘든 것도 아니었다. 식기 세척기가 있어서 기름기나 잔반을 먼저 제거해준 다음에 끼워 넣고 돌리기만 하면 깨끗해진다. 10분 정도 있다가 마른 수건으로 물기만 닦아서 정리하면 끝났다.


“다른 분들은 언제 오세요?”

“저녁때쯤에 올 거 같네.”


자신의 나이가 어느덧 마흔이 되었다. 그 말은 아버지의 나이가 일흔다섯, 어머니의 나이가 일흔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말은 부모님들의 형제·자매들의 남편이나 마누라 조부모님들 대부분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의미했다. 못해도 90이 넘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명절 전날에 우리 집에 모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가 친척들이 먼저 도착했다.


“언니 우리 왔어.”

“누나.”


외삼촌과 이모가 먼저 들어왔다. 그리고 뒤이어서 외숙모와 이모부가 들어오자 이내 반갑게 맞이해주는 식구들.


“어머. 왔어. 자. 방에 우선 짐부터 내려놔. 영수야. 도와주렴.”


집이 바뀌면서 좋은 점은 많은 사람이 오더라도 여유가 있다는 점이었다. 예전보다 방이나 사람도 많아져서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기에 딱 좋았다.


일부러 큰 집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물론 평소에는 쓰지 않다가 한 달 전부터 청소업체에 예약해서 집을 깨끗이 청소해야 하지만 그것 외에는 그리 힘든 것도 없었다.


“형부. 저희 왔어요.”

“매형.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주버님. 안녕하세요.”

“형님.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오느라 수고했네.”

“어머. 서린이는 더 이뻐졌네.”

“헤헤. 이모는 언제나 고와요.”

“호호. 말만으로도 고맙다.”


네 사람이 더 생기자 집안은 더 북적대고 있었다.


“애들은?”

“몇 명은 내일 오고 결혼한 애들은 사돈댁에 있다가 올 거야.”


희한하게도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들은 각각 3명씩 자식을 낳았다. 아마도 부모님을 일찍 잃어서인지 3명이 최소이자 최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도 다 3명씩이니 말이다.


사촌 형제들만 해도 15명이나 되었다. 나를 중심으로 사촌 내 관계자만 해도 30명이나 되었다. 6쌍의 부부가 18명의 자식을 낳았으니 말이다.


이제는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았으니 얼마나 북적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예전 집이었다면 하루 번갈아 가면서 와야 할 정도로 많았다.


“언니. 음식들은 다 준비했어?”

“이미 주문해서 냉장고에 넣어났어.”


명절 음식들은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직접 하기보다는 주문을 하는 게 편했다. 30명, 아니 이제는 40명이나 되는 사람이 먹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요리를 해야 했고 차라리 주문해서 받는 게 수월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괜히 업소용 밥솥과 양문형 냉장고가 4개, 김치 냉장고 두 개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중식당에 예약했으니까 편히들 먹자고.”

“호호. 편하게 먹겠네요.”

“만리장성이지 누나?”

“그럼. 만리장성이 이 근처에서 제일 맛있잖아.”


저녁이 되자 모두 집을 나섰다. 집에서 걸어 20분 정도 되는 곳에 만리장성이라고 중식당이 있었는데 중식 코스가 제법 잘 나와서 회식하기 위해서 종종 찾는 곳이었다.


“예약하셨나요?”


들어가자 직원이 정중하게 말을 걸어왔다. 이내 안내를 받은 룸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이미 일행이 있었다.


“미리 들어와 있었어. 형.”

“주문은 언니한테 물어봐서 이미 시켜놓았어.”

“그래. 잘 도착해서 다행이구나.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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