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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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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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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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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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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생인-81화

DUMMY

더 쉽게 말해서 얼굴 보고 같이 일할 수 없다고 했을 때나 벌어지는 일.

“너!”


뭐라고 하려는 유동근 이사의 어깨를 잡았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자신에게 맡기라고 가슴을 두드리는 영수. 그 행동에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뒤로 기대서 참았다.


“소송하는 순간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 아시죠?”

“```.”

“국내 계약과 관련된 건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싶어요.”


슬쩍 유동근 이사의 눈치를 보는 게 보였다.


“계약 해지금은 어떻게 하실 거죠?”

“그건. 미국에서 벌어서 낼게요.”

“거부하겠습니다.”

“해주세요. 제 꿈이라고요.”

“당신 하나 때문에 다른 소속 가수들까지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녀를 허락하는 순간 혹하는 사람이 분명 나올 거다. 그럼 그들을 지원해줘야 하는데 아직 국내에서 절대적인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힘들었다.


“저희가 왜 미국에서 공연을 안 하는지 아십니까?”

“투자금이 너무 많아서 아닌가요?”

“투자금은 그리 많이 들지 않습니다. 미국 회사 측에서 투자 대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배분 비율에서 미국 회사가 더 높게 책정이 되었죠.”

“그럼 회사도 손해 아닌가요.”

“손해입니다. 국내에 출연하기로 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있습니다. 이미 계약까지 잡힌 상황에서 취소하기 위해서는 해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계약금을 걸어 놓았기에 해지금도 만만치 않았다.


“미국에서 버는 금액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미국에 가서 물만 마실 겁니까?”


미국 생활비는 살인적이었다. 그것도 대도시라면 서울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서울보다도 비싼 곳이 바로 미국이었다.


버는 돈이 그리 많지도 않았다. 수십 명이 올라가 합동으로 하는 공연이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수십 명이 나누어야 하니 그 돈이 적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이 공연은 미국 회사에서 수입이 없거나 문제가 생기면 내일이라도 중지됩니다. 그럼 한국에 돌아와야 할 당신을 누가 써줄 거로 생각하죠.”

“```.”

“어쩌면 지금 미국 진출은 여러분 가수들보다 기획사가 더 원하는 프로젝트 일 겁니다.”

괜히 미국을 황금의 땅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었다. 잘만 한다면 수십억. 아니 수백억을 버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위험성은 국내보다도 몇 배, 아니 몇백 배나 더 높았다.

“영어 잘 하십니까?”

“지금부터 배울게요.”

“미국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언어와 행동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미국에 갈 때 미국까지 따라가면서 당신을 지원해줄 사람은 있습니까?”

“그건 회사에서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회사에서 미국 진출을 포기했는데 직원을 보낼 이유가 있습니까?”


그 말에 입술을 깨무는 김여정. 만약 김여정이 미국에 간다면 그녀를 따라갈 회사 직원이 있어야 했다. 문제는 그 같이 가는 직원은 더는 영수 소속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스케줄을 챙겨줄 로드 매니저와 일의 진행 상황을 파악해주는 스케줄 팀장, 그리고 화장과 소품을 담당해줄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스타일리스트 두 명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최소로 잡을 때 총 4명이나 되는 직원이 필요합니다. 못해도 250만 원씩 줘야 하는데 미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예상해보면 못해도 350만 원은 줘야 합니다. 네 명이니 한 달에 나가는 돈만 해도 1400만 원입니다. 거기에다가 드는 경비는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먹고 입고 자는 데만 해도 돈이 들어요. 최소 매달 이천만 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당신이 미국에 가서 공연한다고 해서 얼마나 벌 거로 생각하십니까?”

“월 이천만 원은 넘게 벌지 않을까요.”

“이틀에 하루꼴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이틀에 하루씩 공연을 한다는 건데 일 회에 약 10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1달이면 1500만 원입니다. 거기에 소모되는 금액과 세금은 얼마나 될 거로 생각합니까. 이천만 원은커녕 1,000만 원 벌기도 힘들 거에요. 페이는 들어오는 관객 숫자에 따라 결정되는 거니까 더 적을 수도 있습니다.”

“많이 들어오면 수입도 많아지잖아요.”


순간 영수는 알 수 있었다. 김여정이 지금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다고. 자신이 하는 일이면 무조건 성공할 것 같고 무조건 잘될 것 같다는 헛된 망상이 심어져 있었다.


사람이 왜 도박을 하다가 망하는지 아는가? 이 판에서 자신은 이길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서 도박을 하는 거였다. 자신의 승률 확률은 0%인데도 말이다.


“회사는 희망과 절망 모두를 대비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김여정 양이 계약한 건들 중에는 광고도 있습니다. 앞으로 반년만 더 고생한다면 못해도 2~3억은 정산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다 포기하고 미국에 가신다는 겁니까? 얼마나 벌지도 모르는 미국에서요!”

“```.”


영수의 말에 김여정은 침묵했다. 하나하나 들어도 분명 그것은 맞는 말이었다.


“김여정 양.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도박할 때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겁니다. 영어를 공부하고 미국 문화와 연예계 생활 위험에 대처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까지 자신을 따라서 도와줄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김여정 양은 막 시작한 상태입니다. 공부하고 경험과 인맥을 쌓을 최적의 타이밍이죠.”

“그럼 하나만 말해주세요. 미국 진출. 포기한 것 아니죠?”


그 말에 영수는 웃었다. 아주 호탕하게 말이다. 이미 사전 준비를 한 상태였다. 2년. 아니 그보다 빠르게 진출할 수 있으리라.


“하하. 미국 진출은 제가 매니저였을 때부터 제 꿈이었습니다. 그 기회가 아직 여물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잠시 기다리는 거지 완전히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미국 진출. 매니저라면 꼭 한 번쯤은 생각하는 꿈이었다. 자신의 배우가, 자신의 가수가 미국에서 커다란 공연장에 올라가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 그 말을 믿고 기다릴게요. 너무 늦으면 저도 따로 움직일 거에요.”

“5년 계약이니 못해도 2년 안에 실현해야겠군요.”


그녀가 말한 의미는 재계약을 못 한다는 말이었다. 만약 5년 안에 미국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녀는 미국 진출을 위해서 다른 기획사로 이적할 거다.


“근데 제가 미국 공연을 하려는 이유는 궁금하지 않으세요?”

“가수라면 빌보드 차트를 도전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않습니까.”

“그럼 이유라면 정말 좋겠네요.”


그녀가 가고 한숨을 내쉬는 유동근이었다.


“잘했어.”


그는 테이블에 있는 냉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여정의 행동은 도를 지나쳤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이것 단속을 해야겠네요.”

“그래야지.”


한숨을 내쉬는 유동근의 모습에서 영수는 웃었다.


“이미 예상했잖아요.”

“그래도 이렇게 할 줄 상상도 못 했지.”

“그래도 도망치는 것보다는 좋잖아요.”

“사장님!”


그때 누가 다급하게 사장실로 들어왔다. 고개를 돌리니 새로 들어온 경력직 매니저였다는 게 떠올랐다. 그의 목소리나 지금 땀 흘리는 얼굴만 봐도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죠?”

“한병철이 미국으로 떠났다고 합니다.”

“한병철이요?”


한병철. 마스터 트로트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내면서 김성남에 이어서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매력을 끌어냈던 남성미 중심의 트로트 가수였다.


전직 헬스 트레이너라서 그런지 근육이나 조각 같은 몸매는 누가 봐도 고대 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그도 요번 오디션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부산 자회사의 소속이 된 트로트 가수기도 했다.


“미국이라니? 거기를 왜 간 거죠?”

“그게.”


주저하는 그의 말을 들어보니 예전부터 한병철은 미국 진출을 꿈꾸고 있었다. 그의 보디빌더로서 미국 진출은 하나의 꿈이었다. 문제는 그의 실력이 미국에 진출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국내에서는 제법 상위권이지만 미국은 헬스에 미친 놈들로 가득 찬 국가였다. 얼마나 근육을 단련하면 뒤처리도 하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한 미친놈들로 가득 찬 미국에서 보디빌더 출전은 가당키도 힘들었다.


그러다가 트로트 오디션을 보고 생각 이상의 기량과 외모가 합쳐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때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이 미국에 방송되었고 미국에 한 공연기획사가 미국으로 와서 공연하자는 제안을 한 거였다.


그때부터 한병철은 미국 진출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두근두근하고 있었다. 비록 보디빌더로서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없지만, 트로트 가수로서 진출한다는 것에 그는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회사에서는 미국 진출을 포기한다고 공문이 내려왔다.


그것을 보는 순간 자신이 배신당했다고 느껴버린 한병철은 소속사 모르게 파르탱 기획사를 통해 외국 공연기획사에 연락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고 이적을 제안해 버린 거였다.


말 그대로 미국 진출을 하기 위해서 국내에서 트로트 가수로서의 인생을 걸어버린 도박이었다. 이내 전화가 걸려왔다. 자회사에서 사장직을 맡은 직원의 전화였다.


[대표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본인이 가버렸다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죠. 대신 그를 지원하거나 도와주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소속 연예인 관리를 잘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본인이 나선 일이니 당신 탓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렇게 가기까지 어떤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쉬울 뿐이죠.”

[죄송합니다.]

“뭐 떠난 사람은 어쩔 수 없으니 다른 연예인들 관리나 잘해주세요.”


그렇게 좋게 마무리하자 뒤이어서 파르탱 기획사 오선택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 사장님.]

“네. 이야기는 들으셨군요.”


정말 이 바닥의 소문이 얼마나 빠른지 절실히 느껴버린 영수였다.


[죄송합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떠난 사람이 있으면 오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 그렇군요.]


오선택은 영수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미국으로 떠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는 뜻.


“그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앞으로 주의하라고 경고하겠습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군요.”


전화를 끊고 오선택이 자신에게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무슨 생각 하냐?”

“이 사람에 저에게 전화를 건 이유가 뭘까 고민하고 있어요.”

“네가 트로트 시장의 반을 접수했잖아. 그 정도면 국내에서 힘이 어마어마하지.”


10개의 자회사에 있는 트로트 가수만 해도 100명이 넘어갔다. 아니. 지금은 추가 영입을 해서 2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긴가민가했던 트로트 가수들이 영수의 회사 규모가 커지고 자회사로서 지원을 해주자 슬금슬금 모이더니 200명이 넘었다.


“흠. 그래도 행사비로 천만 원 이상 받는 사람 많지는 않은데.”


현재 200명이 넘는 가수 중에서 천만 원 이상 받는 사람들은 10명이 넘지 않았다.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4명의 원로 트로트 가수들의 행사비가 천만 원인 것을 고려할 때 거의 정상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도 단일 조직으로 이정도의 트로트 가수는 유일하지.”


분위기를 끌어내는데 트로트만 한 것도 없었다. 아무래도 연령대가 젊은 대학 행사에는 많이 뛰지 못하지만, 그 외 연령대가 다양하고 노령이 많은 지역 축제나 다양한 행사에서는 트로트가 대세였다.


“아마도 오선택 사장도 그 점을 알고 있기에 조심하는 것이겠지.”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쳐다도 안 보겠지만 말이에요.”

“그때는 우리가 손발이 닳도록 빌어서 한자리 얻어야지.”


혹시나 또 다른 탈주자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영수는 고소를 진행하라고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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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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