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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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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간다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1
최근연재일 :
2022.01.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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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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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생인-69화

DUMMY

그렇기에 해외에서도 억 단위로 판매되는 게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 촬영현장에 영수는 변장해서 들어왔다. 옷은 물론이고 활력충을 통해서 눈이 좋아지면서 벗어두었던 도수 없는 안경까지 찾아 쓰고 화장을 통해서 눈매를 조금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러자 전혀 다른 사람이 나왔다.


유동근 이사가 왜 변장하고 들어가냐는 말에 이러면 재밌지 않냐는 순수한 답변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영수는 제작사와 경호회사의 협력 아래 안전 요원이라는 명목으로 들어왔기에 일도 할 필요가 없었고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혹시나 몰라서 매니저와 경호원들에게 자신 담당 진출자들에게서 정보를 얻으라는 지시도 이미 내린 상태였다.


왕따 논란으로 화제가 되는 외부와 다르게 내부는 조용했다. 그 조용함이 폭풍의 눈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뭘까?


영수는 진출자들을 바라봤다. 하나 같이 자신의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여가수들이 저곳에 있었다. 각자의 심금을 울리는 사연이 있는 진출자들은 서로 웃고 떠들면서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를 보더라도 왕따 논란이 생긴 이유가 없었다. 유심히 지켜보면서 느끼는 건데 하나 같이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긴.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살인마인지 변태인지 어떻게 알겠어.”


사람이 사람의 속을 볼 수 없는 한 겉모습만으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보여주는 모습만으로는 확실히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나 같이 앞으로 달라진 대우에 만족하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만족을 못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패자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마음이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내가 더 인기가 있는데 왜 자신이 패배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분한 마음은 질투와 분노가 된다.


그 질투와 분노를 잘만 쓴다면 앞으로의 활동의 원동력이 되어줄 거다. 하지만 잘못 쓰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영수는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곳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진출자들을 계속 바라본다고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도 없기에 그냥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에 움직였다. 어차피 자신이 나서는 것은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소설을 쓰기 위해서였다.


이 경험을 토대로 잠입한 스파이나 경찰 같이 무궁무진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가 있었다. 영수는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이건 잠복으로 하면 되겠지.”


좁은 곳에 들어가니 의외로 아늑했다. 왜 고양이가 좁은 곳에 비집고 들어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좁다 보니 나가려고 할 때 누군가가 급하게 들어왔다.


“대화하자. 대화를.”

“무슨 대화를 한다고 해.”

“아니. 너랑 사귀는 것 맞는데 그게 왜 순위 조작을 해야 한다는 건데.”

“그럼 몸만 먹고 도망치려고? 그럼 아마 감옥 가야 할걸?”

“아니. 너도 나 좋다고 사귄 거잖아! 근데 무슨 감옥!”

“흥. 네가 나 강간했다고 말하면 게임 끝나는 것 알지?”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네 정자가 든 콘돔을 냉동고에 얼려났거든.”

“야! 그게 증거가 될 것 같아! 너랑 나랑 같이 한 문자와 메시지가 얼마나 많은데. 사진도 많아서 우리 사귀었다고 말할 수 있어!”

“그래도 나 때문에 소문이 퍼지겠지. 안 그래도 왕따 문제로 안 좋은 소문이 나왔는데 그럼 네가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만 소문 퍼지냐? 너는 소문 안 퍼질 것 같아?”


그 말에 여자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고 남자는 뭐 어떻게 할 거냐고 대수롭지 않게 바라봤다.


“나 요번에 정말 성공하고 싶어. 내 순위가 더 높아진다면 행사비로만 수천만 원 받을 수 있단 말이야. 그럼 지금처럼 몇십만 원에 지방까지 원정 안 가도 된다고. 집도 살 수 있고 차도 살 수 있어!”


이내 훌쩍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위가 높을수록 몸값이 결정된다는 것은 앞에 있던 수많은 오디션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의 몸값이 다르고 3위와 4위의 몸값이 달랐다.


그렇기에 등수를 높이는 거야말로 몸값을 높이는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휴. 알아. 나도 아는데. 요번에는 순위 조작은 아예 하지도 말라고 윗선에서 못을 박아놨어. 메인 투자자께서 순위 조작은 혐오하시는데 자신 소속 가수는 물론이고 누구에게도 평등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어. 조작 문제가 생기면 대대적인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갈 생각이야. 괜히 했다가 들키면 네 인생 시궁창에 처박히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안 들키면 되잖아. 안 들키면!”

“범죄자가 들키고 싶어서 들키냐!”

“그럼 이대로 끝나는 거야.”


울먹이는 오소라의 모습에서 그는 머리를 박박 긁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면서 다시 설득을 시작했다.


“너. 나 사랑하냐.”

“사랑해.”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한테 협박하는 게 사랑이야!”

“그럼 어떻게 하라고! 우리 결혼해도 당신 혼자서 밥벌이할 수 있어. 지금 당장은 괜찮겠지. 그런데 애 낳고 나면 어떻게 할 거야? 서울 집값, 물가가 얼마나 높은지 몰라! 나도 결혼해서 애 낳고 당신하고 호호거리면서 살고 싶어. 그런데 현실이 그렇게 동화와 같이 장밋빛이야! 똥통보다 더러운 게 현실이잖아! 돈 없으면 대우 못 받는 게 현실이잖아!”


그 말에 김동우는 오소라의 과거를 떠올렸다. 돈이 없어서 집을 떠난 엄마. 돈이 없어서 아프다가 돌아가셨던 아버지. 돈이 있었다면 엄마도 떠나지 않았을 거고 아버지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아까보다도 더 신경적이게 머리를 벅벅 긁어내는 동우의 모습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짜증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었다.


“차라리 노래 연습하고 춤 연습이라도 해.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널 제일 이쁘게 찍어줄 테니까.”

“올라갈 수 있을까?”


너무 쟁쟁한 상대들이었다. 하나 같이 실력에서는 프로들이었다. 누가 위이고 아래라고 할 수 없는 프로들이기에 시청자들의 기호에 따라서 완전히 승패가 나누어지게 된다.


“모르지. 하지만 우리도 지금 모든 출연진을 향해서 돈과 노력, 영혼을 갈아 넣고 있어. 지금 스태프에게 보너스로 최소 천만 원씩 들어온 것 알지?”

“그야 기사로도 나왔으니 유명하잖아.”


황금새 제작사는 받은 15억 중 10억을 스태프 보너스로 지급했다. 그로 인하여 말단 직원도 천만 원이라는 보너스를 받았다.


“지금 이야기로는 종영이 끝나고 나서 최종 수익에 따라 보너스가 더 들어온다고 했어. 말 그대로 요번 한판으로 일 년 치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기에 촬영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다른 프로젝트에 있던 직원들도 데리고 와서 움직일 정도로 열정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니 실력으로 승부해. 너는 물론이고 모두를 다 이쁘게 찍어줄 테니까.”

“그중 내가 제일 이쁘게 찍어줄 거지.”

“물론이지.”

“근데 정액 냉동고에 있는 것 맞냐?”

“없어. 화나다 보니 그냥 되는 대로 말해 버린 거야.”

“아무래도 냉동고를 뒤져야겠어.”

“뭐야 의심하는 거야.”

“그럼 의심 안 하게 생겼냐. 누구 때문에 커리어 날리게 생길 뻔했는데.”


아까만 해도 콩밥 먹이고 커리어 끝낸다고 하더니 갑자가 기세가 꺾여서 자신을 제일 이쁘게 찍어주는 거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더니 아까 정액 이야기로 투덕거리는 모습에서 정말 남녀관계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용해야겠지.’


그때 짝짝짝 박수 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 그곳에서 한 남성이 손뼉을 치고 있었다. 그 남성은 다름 아닌 영수.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 추악한 질투야말로 더 높은 곳에 살고자 하는 욕망이죠.”

“누``` 누구세요?”

“아. 저는 오늘 안전 점검으로 온 사람입니다. 옆에 김동우 씨는 아시죠?”


그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김동우. 오늘 모든 스태프에게 안전 확인을 위해서 온 사람이라고 들었다. 상부에서조차 쩔쩔매는 것을 보니 힘 있는 낙하산일 가능성이 컸다.


“다 들으셨나요?”

“물론이죠.”

“그럼 이 친구는 사퇴하고 저는 사표를 쓰겠습니다.”


그 말에 깜짝 놀라는 여자 진출자. 이름이 오소라인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무``` 무슨.”

“너 이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싶어. 이용당하는 인생이 어떤 인생이 되는지 궁금해!”


그 말에 움츠러드는 오소라였다. 김동우는 요번 일을 빌미로 영수가 자신과 그녀에게 어떤 협박을 하기 전에 사전에 차단하려는 모습이었다.


“아주 좋군요. 애인 관계지만 공과 사도 구분을 잘하고. 거기에다가 협박을 받기 전에 사단에 차단하려는 의지와 머리도 좋습니다.”


그와 그녀를 보자 머릿속에서 뭔가가 떠올랐다.


영수는 핸드폰을 열어서 전화를 걸고 스피커 모드로 돌렸다. 창고에 들리는 음악이 한숨 쉬는 김동우와 그 곁에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쳐다보는 오소라가 보였다.


[네. 하 사장님.]

“하하. 박종우 사장님. 제가 아주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박종우 사장이라는 말에 흠칫하는 김동우. 거기에 하 사장이라 단어는 요번 메인 투자자의 성이 하씨라는 것이 떠오르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순간 휘청이는 김동우를 잡는 오소라. 그러한 오소라의 눈도 공포에 물들이고 있었다.


[무슨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네요.]


사실 밝히지 않아서 그렇지 트로트 서바이벌 오디션의 계획 일부는 하영수가 준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처음에는 약간의 차이 말고는 똑같았던 두 개의 트로트 오디션이 지금처럼 완전히 다른 노선으로 오디션을 진행한 이유는 영수에게 있었다.


영수는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더스 트로트와 마스터 트로트가 같은 오디션 방식이면 둘 중 하나는 빛을 잃는다고 말했고 메인 투자자의 말이 맞기에 그들은 골머리를 썩여야 했다. 그때 나선 게 다름 아닌 메인 투자자였던 영수의 아이디어였다.


하위 진출자가 상위 진출자를 선택해서 1:1 대결로 깔끔하게 끝나는 마스터 트로트 체제와 인기가 모든 것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사람을 패자로 떨어트리지만, 다시금 그들을 상대로 패자부활전을 통해서 상승하는 방식은 참신하고 재밌었다.


어디서나 흔히 보던 방식이었지만 몇 가지 포인트가 전혀 다른 참신한 트로트 오디션이라고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패자부활전으로 올라온 사람은 떨어진 진출자들의 팬층까지 흡수하면서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저랑 드라마 하나 찍어야 할 것 같습니다.”

[드라마요? 무슨 드라마를?]

“여기 주연 두 명이 있는데 딱 이라서요.”


주연이라는 말에 흠칫하는 김동우와 오소라.


[저. 주연은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는데요.]


궁금해하는 박종우 사장님을 대신해서 영수는 웃으며 말했다.


“원래 소문은 소문으로 덮는 것 아니겠습니까.”




영수는 바로 황금새 제작사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 뒤에는 김동우와 오소라가 동행하고 있었다. 회의실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박종우 사장과 오선구 피디가 같이 있었다.

이내 박종우 사장은 뒤에 있는 김동우와 오소라를 알아차렸다.


“동우? 그리고 오소라씨?”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안녕하세요.”


이미 각오했는지 담담한 김동우와 다르게 움츠러드는 오소라였다.

“그래. 왜 이 두 사람하고 왔는지 궁금하군요.”


뼈가 있는 깊숙한 질문에 씨익 웃는 영수였다.


“제가 뭐라고 전화했습니까.”

“드라마 한편 찍자고 했죠.”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을 더 추가해야 해서 조금 늦었네요.



선호. 댓글.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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