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제 20장. 내 진정한 친구는 누구?-1
제 20장. 내 진정한 친구는 누구?
야시장에 대한 흥미가 사라져 버린 나는 제갈세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내일 영균이 오면 한 번 만나보고, 그 다음에는 세상 구경이나 하면서 퀘스트나 풀어 봐야지. 퀘스트들이 하루에도 수백 개씩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니 절대 지겹진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NPC들 외에 유저들도 좀 만나 봐야겠다. 브레인과의 싸움에 그들의 힘을 빌릴 수도 있을 테고, 그보다 이대로 가다가는 브레인을 처리하더라도 내가 외로워질 것 같거든.
세상에 혼자 떨어져 버린 느낌... 몇 번 느껴 보기는 했지만,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그건 싫다.
“어. 세한오빠?”
뒤에서 청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있었어요? 한참 찾았잖아요.”
“아 미안. 생각 할 것이 있어서 걷다 보니 너희들이 안보이더라고.”
“거 봐. 주군이 세가로 갔을 거라고 했잖아. 어린애도 아니고, 뭘 그렇게 걱정하고 그래.”
“청령이 내 걱정을 해주었나 보네? 이런 고마울 때가 있나...”
걱정이라... 내 NPC 친구들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인데... 아. 은랑은 빼야 하나?
“아 맞아. 세한오빠 ID가 뭐에요? ID를 모르니까 귓말을 보낼 수가 없잖아요.”
“주군. 내게도 가르쳐 달라고. 명색이 내 주군인데 ID도 몰라서야...”
어이. 그 주군이라는 호칭과 반말은 아무리 들어도 안 어울린다니까... 에휴... 저 고집불통.
“풍운이다.”
“아. 그래? 뭐어!!! 풍운?”
“핫. 핫. 핫. 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 주군이 되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지.”
각자의 성격대로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두 녀석...
“응? 내가 풍운이라는 것이 그렇게 놀라운가?”
“당연하지!!!” ×2
어라? 동시에 같은 말을 외쳐 놓고 서로 노려보다 외면하는 것 까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커플이네?
“휴... 오빠 랭킹 한 번도 본 적 없지?”
“응.”
“내 이럴 줄 알았어. 당장 랭킹 열어보고 나서 대화하자.”
흠...
‘랭킹’
[랭킹에는 레벨, 명성, 스킬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원하시는 랭킹을 말씀해주세요.]
아. 무조건 랭킹이라고 하면 안 되는 거구나...
‘레벨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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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레벨)
1위 광혼의검
2위 신비검객
3위 크레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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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하는 건 맞나 보네? 그럼 다음.
‘명성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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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명성)
1위 풍운
2위 앙뚜아네뜨
3위 카사노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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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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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명성)
1위 풍운
2위 오야봉
3위 신비검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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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명성이랑 스킬 모두 내가 1위네? 정말 ID이외에 아무 정보도 나오지 않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 거구나. 휴우...
“다 봤어?”
“응.”
“사실 광혼의검이나 앙뚜아네뜨, 크레파스 같은 사람들은 게임 초기부터 유명한 사람들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 랭킹이 생기면서 의외의 강자들이 많이 나타났어. 오야봉이나, 신비검객 같은 사람들 말야. 특히 풍운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신비한 인물이라 다들 관심이 대단하다고.”
“그렇구나. 아하하하”
사실 랭킹이 만들어 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1위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긴... 퀘스트를 풀어야 명성을 얻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는 칭호도 풀로 가지고 있고, 예술품을 만들 때 마다 명성이 올랐으니 남들보다 높은 것이 이해가 된다. 스킬은 말할 것도 없고... 이거 잘못하면 꽤나 귀찮아지겠는걸?
“쩝. 그럼 어떡하지? 이제 사람들에게 ID도 마음대로 못 알려주겠네.”
“헉. 주군. 진짜 모르는 거냐?”
“응? 뭘?”
“허헛. 주군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랭킹 500위 까지는 두 번째 ID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300위는 세 번째, 150위는 네 번째, 50위는 다섯 번째 ID까지 받을 수 있지.”
헛. 그럼 난 다섯 개나 받을 수 있는 건가? 엄청나네?
“오. 그래? 그건 어디서 받는데?”
“ID등록이라고 해봐.”
‘ID등록.’
[띠링. ‘풍운’님은 총 다섯 개의 ID를 가지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ID를 등록하시겠습니까?]
‘응’
[ID를 정해 주십시오.]
음. 뭘로 한다?
‘무황’
[사용하실 수 없는 ID입니다. 다른 ID를 정해 주십시오.]
‘독고검’
[사용하실 수 없는 ID입니다. 다른 ID를 정해 주십시오.]
흘... 이런 다 사용할 수 없다네? 에잇 모르겠다.
[절대자]
[사용하실 수 있는 ID입니다. ID ‘절대자’ 사용하시겠습니까?]
어라? 이런 아이디는 왜 아무도 안 한 거지?
‘응’
[서브 ID가 등록되었습니다. 랭킹에 표시할 ID를 결정해 주십시오.]
‘풍운’
[‘풍운’을 랭킹에 등록합니다. ‘절대자’를 회원정보에 등록합니다. 차후에 ‘ID설정’ 메뉴를 통해 조정하실 수 있습니다.]
[세 개의 ID를 더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ID등록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아니.’
[ID등록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등록했어?”
“응. 절대자다.”
내 말에 둘은 어이없는 표정을 했다.
“절대자? 그 ID 쓰는 사람 있을 텐데?”
“없던데?”
“이상하네...? 뭐 아무튼 친구등록 한다.”
[띠링. '가우리'님이 친구등록을 요청하셨습니다. '가우리'님을 친구로 등록하시겠습니까?]
‘응’
“오. 하현이 ID가 가우리였어? 멋진데?”
“핫. 핫. 핫. 내가 좀 멋지지.”
괜히 띄워 줬다. 쩝...
[띠링. '다물'님이 친구등록을 요청하셨습니다. '다물'님을 친구로 등록하시겠습니까?]
“어라? 청령은 다물이네? 너희들 그러고 보니...”
“가우리와 다물을 알아? 우와 세한오빠 대단한데?”
“훗. 이래 뵈도 나도 대한의 남아라고.”
피이스의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 사람들 유전자를 기초로 했다니 틀린 말은 절대 아니지.
“이야. 역시 난 주군을 너무 잘 고른 것 같다니까? 주군. 어디에 살아? 언제 한 번 만나자. 현실에서...”
“나도 세한오빠 한 번 보고 싶어. 우리는 서울D-14 구역에 사는데...”
호오. D-14구역이라... 지금의 행정구역은 A는 정부기관 및 교육기관, B~C는 기업, D~F는 주거공간, F에서 부터는 기타. 이런 형식으로 나뉜다. 알파벳 순서가 앞으로 갈수록 부지가 비싸지는 것이다. 그러니 주거공간 중 가장 앞 순위인 D구역에 사는 녀석들이라면 알아주는 부호라는 이야기. 나도 (주)오메가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E구역에서 살았다.
“난. 서울B-8구역.”
“어? B-8구역이면 (주)오메가가 있는 곳이잖아.”
“응. 난 (주)오메가 기숙사에 있거든. 아하하”
“아. 혹시 얼마 전에 들어온 배경디자이너 이름이 세한이라던데, 그 사람이 주군?”
“잉? 넌 그런걸 어떻게 아는 거야?”
“하현오빠의 누나가 (주)오메가의 이사거든. 오빠도 거기 입사해 있고, 나도 내년쯤에는 입사할 예정이야.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이 만든 회사라 그런지 호감이 가더라고. 아는 사람도 많고.”
“오. 그래? 그럼 언제 회사에 올 일 있으면 연락해.”
현실에서의 만남이라... 요즘 시대에는 가상현실 코스에서라면 몰라도 현실에서 만나는 일은 잘 안한다는데, 역시 결사대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자자. 그럼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보자. 내가 내일 령아 데리고 기숙사로 갈게.”
“그래. 다들 푹 쉬어.”
“오빠. 안녕!”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제갈세가에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로그아웃 했다. 물론 나는 빼고...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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