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제 16장. 공간의 지배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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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던 은랑이 멈춰 섰다. 벌써 도착한 것인가?
사라졌다! 오두막집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기이한 공간장이...
나는 급하게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사부님.”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폭삭 늙은 사부의 모습. 아직 200살 먹은 노인을 본 적은 없지만, 지금 사부의 모습이 족히 200살은 먹은 모양새다.
“어... 어떻게...”
“슬퍼하지 마. 넌 잘못한 것이 없어. 모두 내가 자초한 일. 이제 그만 나를 보내 주겠어?”
그 말과 동시에 스르르 눈을 감는 사부.
갑자기 폭삭 늙어 버린 주제에 말투는 그대로네? 어이 정신 차리라고요. 사부.
=아우우
오두막집 밖에 있던 은랑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내 입에서도 억눌린 신음소리가 나온다. 왜. 왜 이렇게 슬픈 것일까? 내게 아버지 같던 1호의 죽음을 전해 들었을 때에도 전혀 슬프지 않았는데 대체 왜...
생전 처음 느껴 보는 슬픔. 심장이 아프다. 속이 울렁거린다. 이상...해...
-코드명 피이스. 사용자 보호 규정에 따라 1급 비상에 들어갑니다.
어렴풋이 멀어지는 내 귓가에 피이스의 목소리가 들려온 듯도 하다.
* * *
아. 여긴?
-일어났나?
눈을 뜨자 컴컴한 풍경 때문에 순간 놀랐다.
“여긴?”
-네가 수련하던 동굴이다. 공청석유가 있던 곳.
“아아. 네가 날 여기로 데리고 온 거야?”
-그렇다. 갑자기 기절해서 놀랐다.
“나 또 기절한 건가?”
-주인님께서 기절 하셨다 기 보다 제가 기절 시킨 겁니다.
‘어라 피이스. 또 그 사용자 보호 규칙인가 하는 거 발동된 거야?’
-그렇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 자주 쓰러지는 거지 난?
-1호님께서 이와 관련한 상황을 예견하시고 사용자 보호 규칙을 만드신 겁니다.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갖지 않고 살아오신 주인님께서는 격한 감정에 대한 면역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작은 감정의 편린으로도 쉽게 혼란에 빠지십니다.
‘그런가? 그럼 네가 그 시행하는 사용자 보호 규칙. 단순히 기절 시키는 것은 아니지?’
-......
아무 말이 없는 피이스. 뭔가 있구나?
‘말해. 말할 수 없는 거야?’
-원래는 말할 수 없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었지만, 얼마 전 2차 봉인이 풀려서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왜말을 안 하지? 말해.’
-... 1급 비상은 주인님께서 자아에 붕괴를 일으키실 만큼 큰 혼란을 느끼실 때 발동되는 것입니다. 1급 비상이 되면 혼란에 빠지신 사건에 대한 기억을 봉인합니다. 꿈속에서 어렴풋이 있었던 것처럼 느끼시도록...
피이스의 말을 들은 나는 갑자기 너무 화가 났다. 뭐라고? 기억을 봉인해? 그럼 내가 사부의 죽음에 대해 잊고 지내야 한다는 것이냐?
그랬군. 그래서 저번에도 잠시 기절해 있다 깨어났을 때 혼란이 싹 사라졌던 것이었어. 듣고 보니 그래. 그 때 왜 혼란에 빠졌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어.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으니까. 이번엔...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역시 모르고 지나쳤겠지? 그대로 잊어버렸겠지?
갑자기 피이스가 너무 미워졌다. 내 기억을 멋대로 조작해?
‘피이스.’
-네. 주인님
‘당분간 내 명령 이외에 그 어떤 활동도 금하겠어. 아니 보안부분은 작동시켜야겠군. 사용자 보호 규칙? 그딴 거 패기 해! 당장!’
1호가 왜 그런 기능을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머리로는 너무나도 분명하게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 힘들다. 그런 짜증나는 기능이 없이는 존재 자체가 위험해지는 인생이라니... 하... 하. 하
-죄송합니다만 그 명은 받을 수 없습니다. 주인님께서 3차 봉인을 푸셔야 합니다.
젠장. 정말 짜증나게 하는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거라도 먹도록 해.
은랑. 너도 언젠가는 말이다. 언젠가는... 내 기억에서 잊혀 질지도 몰라. 알아? 그런데 왜 이렇게 나한테 잘 해주는 거지?
“고마워.”
혼란. 혼란이 생겼다. 또 다시 혼란이...
하지만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 혼란으로 또 다시 기억을 봉인당한다면 나는 정말... 정말... 사부에 대해 은랑에 대해 잊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완전히 잊어버리게 될지도... 피이스의 능력이라면... 이제까지의 모든 일을 다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은랑이 건네 준 음식을 씹었다. 질 수 없어.
* * *
나는 지금 은랑이 건네 준 사부의 유서를 보고 있다. 사부는 공간의 지배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아주 자세히 적어 두었다. 그리고 나를 격려하는 말들...
좋아. 이 정도로 쓰러질 수는 없지. 그럼 다시 힘내서 해 볼까?
나는 사부가 남겨 준 공간석을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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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석
평범한 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공간의 힘을 불러들일 수 있는 매개체이다.
사용제한: 공간술사, 레벨 400 이상
내구력: 1/1
효과: 공간력 30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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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공간력을 300% 증가시켜 준다는 말이지? 예전에 공간의 지배자 퀘스트를 풀 때 사부가 비슷한 것을 줬던 기억이 난다. 아공간 안에 넣어 두었던 것 같은데 어디 갔더라?
나는 아공간을 뒤져 공간석을 모두 찾아내었다. 모두 3개. 앞의 설명 부분은 똑같으니까 넘어가고 한 번 볼까?
100%짜리 하나, 50%짜리 하나, 나머지 하나는 황당하게도 +1짜리였다.
'상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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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세한 레벨: 567 직업: 공간술사
칭호: 은자, 예술가, 소울파트너
명성: 367800 성향: 중립
H.P: 1567000 M.P: 3959000 S.P: 21140
공격력: 1506(385) ± 230 방어력: 1253(10) 공간력: 0
스텟: 힘-1364, 민첩-1874, 지식-1934, 지혜-2025
맷집-1203, 건강-2114, 매력-1384, 운-1152
지구력-2576, 집중-1540, 예술-2600
보너스-577
친화력: 목-200, 화-200, 토-200, 금-200, 수-200,
풍-200, 뢰-200, 광-200, 암-200
저항: 독-100, 마비-100, 매혹-100, 혼란-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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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을 들여다보던 나는 한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현재 내 공간력은 0. 여기에다 300%짜리 공간석을 사용해 봐도 어차피 공간력은 0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1짜리가 있는 것이구나.
나는 일단 다른 공간석을 모두 바닥에 놓고 +1짜리 공간석을 집어 들었다. 내 앞에는 은랑이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태초의 맹약에 따라 공간의 지배자 나 세한이 그대 안에 품은 힘을 원한다. 오라. 공간의 지배력이여.”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참 알기 쉬우면서도 멋진 주문이다. (^^;;)
가볍게 주문을 외자 손 위에 있던 공간석이 밝게 빛나더니 내 손바닥 속으로 스르륵 흡수되어 버린다.
[띠링. 공간력을 '1'얻으셨습니다. 현재 공간력은 '1'입니다.]
하하. 겨우 1이라니... 하지만 걱정 말라고 나에게는 공간석이 3개나 더 있으니까. 훗
[띠링. 공간력을 '100%'얻으셨습니다. 현재 공간력은 '2'입니다.]
[띠링. 공간력을 '50%'얻으셨습니다. 현재 공간력은 '3'입니다.]
[띠링. 공간력을 '300%'얻으셨습니다. 현재 공간력은 '12'입니다.]
흠. 그래 봐야 겨우 12밖에 안되네? 실망이다.
-축하한다. 드디어 공간의 힘을 얻었구나.
“고마워 은랑. 그래 봐야 9밖에 안되는걸... 쩝”
-12? 지금 12라고 했나?
“응 12.”
-넌 괴물이로군.
“무슨 소리야?”
-후우. 설마 모르는 것인가? 공간력은 소모되는 힘이 아니다. 공간력의 수치는 얼마만큼의 공간을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의 지배하에 둘 수 있는가를 의미하지.
“응. 거기까지는 이해했어.”
-네 사부에게 듣기로 공간력 1은 자신의 주변 10m^2를 1시간 동안 부릴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공간력을 소모하게 되면 처음 소모되는 순간으로부터 24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기 시작하는 것이고. 그러니 하루 안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구나. 그럼 12면...”
-계속 들어라. 2는 100m^2의 공간을 10시간동안 부릴 수 있는 양이다.
“뭐라고?”
-네 사부는 겨우 3의 공간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중원대륙에서 최고수의 반열에 올랐다. 1000m^2의 공간을 100시간동안 부릴 수 있었지만, 전투 시에 10m^2도 안 되는 공간만을 지배하에 두었으니 힘을 모두 사용하기도 전에 다시 재충전이 완료되었다고 하더군.
“이야. 엄청나네?”
-그렇다. 그는 100%의 공간석을 얻었을 때에도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 1이라는 숫자에 열 받아서 마구잡이로 다 사용해 버린 나는... 뭐가 되는 걸까? 욱. 역시 좀 신중할 걸 그랬나? 에이 몰라 될 대로 되겠지. 이미 사용해 버린걸 어떻하겠어?
훗날 이 공간력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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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주인공의 진짜 힘이 나왔습니다.
아직 태백문 쪽이 남긴 했지만, 주인공의 성장은 일단 여기까지~ 일까나?
다음 편부터는 다른 방향으로... 복선이 잘 깔릴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어제 오늘 외출때문에 글을 못써서 남아있는 비축분이 별로 없답니다. ㅠㅠ
내일하고 모래는 원서를 내러 가야해서 글 쓰기 힘들 것 같고... 아아 걱정이군요.
격려 부탁드려요~
아 참. 설문 올렸습니다. 많이 참여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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