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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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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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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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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9쪽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DUMMY

붕~붕 붕~붕


검이 공중을 갈랐다. 오른쪽 상단에서 왼쪽 하단으로 대각선으로 검이 휘둘러졌고, 왼쪽 하단에서 튕겨진 검은 왼쪽 상단으로 바로 올라간 후 다시 오른쪽 하단으로 대각선으로 휘둘러졌다. 그렇게 용기는 검으로 공중에 X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집중해서 반복하고 있었다.


용기는 검술 훈련을 위해 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었고, 눈앞에 적을 없애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것은 더욱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용기가 집중하고 있었던 이유는 검이 공중에서 바람을 가를 때 나는 소리를 좀 더 집중해서 잘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용기 귀에 ‘챠르르~릉’ 하는 작지만 아주 맑은 소리가 들렸다.


“아 이번에는 들렸다. 좋았어!”


그는 휘두르던 검을 잠시 멈추고 검을 지켜보더니 신난듯이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검을 공중에 휘두르기 시작했다. 왼쪽팔로 팔베게를 하고, 눈을 감고, 해변 의자에 편하게 누운 채로.



이곳은 용기가 살고 있는 집의 뒷마당이었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이 집은 전체적인 토지 면적은 이웃집들과 별 다를바 없었지만, 유난히 거주하는 집의 크기가 작아서, 다른 집에 비해 마당의 크기가 다른 이웃집들 보다 매우 컸다.


용기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군대 제대 후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미국에 그냥 정착하게된 인물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부러진 나뭇가지를 공중에 붕 하고 휘두를 때 나는 소리가 좋았다.


나뭇가지가 바람을 가르며 내는 소리는 나뭇가지를 휘두를 때 사용되는 힘의 정도, 방향, 각도, 나뭇가지의 형태, 무게 등등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소리가 났는데, 물론 소리가 맘에 그다지 들지 않는 소수의 나뭇가지들이 있긴 했지만, 그는 대부분 그 다른 소리들의 독특함을 좋아했다.


지금 자신의 집 뒷마당에 편안하게 누워 휘두르고 있는 목검은 그가 우연찮게 약 5년 전에 길거리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이었다.


용기는 자기집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맨하탄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어느날 저녁에 퇴근하는 길에 맨하탄 기차역 주변의 도로를 막고 있는 길거리 시장를 보고 그는 깜짝 놀랐다.


도로를 막고 길거리 시장을 여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으므로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그 막은 도로가 문제였다. 그 도로는 하루 종일 차가 많이 지나다니는 큰 도로로,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엄청 막히는 길이였다.


‘어느 미친놈이 이걸 이 시간에 허락한거야?’ 라며 이 길거리 시장 끝에서 부터 시작되고 있을 엄청난 교통 체증을 상상하며 눈쌀을 찌푸리면서도, 그는 다음 기차 출발 시간까지의 시간을 때우기 위해 길거리 시장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다가 한 가게에 발걸음을 멈췄다.


온갖 오래된 물건들을 파는 골동품 가게였는데, 앞쪽에는 여러가지 작은 모형들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대부분 인도와 중국계 문화와 관련된 물건들이었는데 신기한 물건들이 많았다.


이런 저런 물건을 살펴보다 가게 뒤쪽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보고 용기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멋지다...!”


거기에는 오래된 검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반틈은 목검이었고, 반틈은 검집이 있는 진검들이었다. 진검들은 검집 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날이 제대로 서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차피 그는 진검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아무리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좋다고는 해도, 진검을 잘못 휘두르다가 남을 다치게 하거나 자기 자신이 다치게 되는 상황을 두려워했던 그는 원래 진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목검들을 쭉 살펴보던 용기는 가게 주인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주인이 다른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목검을 하나씩 집어서 주인 모르게 살짝 위에서 아래로 휘두르며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소리가 가장 맘에 드는 목검을 사기 위해서였다.


8번째로 잡은 목검은 다른 목검들에 비해 손잡이 부분이 훨씬 더 두꺼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무거운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검의 날 부분이 더 길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목검을 휘두르자,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끝에 ‘챠르르~릉’ 하는 작은 소리가 따라 들려왔다.


‘어!...이 소리는 뭐지?!’


작은 소리였지만 뭔가 마음을 맑게 해주는 청아한 소리. 마치 커다란 나무들이 우거진 숲을 끼고 있는 호수의 안개낀 새벽녘에 새의 울음 소리가 나무들을 타고 내려와 고요한 호수의 물의 표면에 소리의 파동을 일으키는 기분이랄까.


그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그가 느꼈던 전율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왜 그 작은 소리가 별도로 들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주저없이 그 목검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 후로 용기는 아무 일이 없을 때에는 자신의 뒷마당에서 그 목검이 내는 소리를 듣는 것을 즐겼다.


그런데 희한한건 처음에 들었던 그 맑은 ‘챠르르~릉’ 하는 소리는 매번 나는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목검을 열 번 정도 휘두르면 그 중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힘의 조절, 각도, 방향 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같은 힘, 같은 방향으로 검을 휘둘러도, 그 맑은 소리를 자주 들을 수는 없었다.



한참을 목검이 내는 소리를 눈을 감고 듣고 있던 용기는 목마름을 느끼고 해변 의자에서 일어나 집안으로 들어왔다. 시간을 보니 오후 7:30 이었다. 9월말이라 이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깥은 제법 환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자신의 집 양쪽 이웃들도 집에 없는 듯 했다. 아마 금요일 저녁 외식을 즐기러 외출했으리라.


“흠. 저녁을 뭘 먹지?”


그는 냉장고 문을 열고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와이프와 딸은 뮤지컬을 보러 외출했고, 용기에게 알아서 저녁을 챙겨 먹으라고 일러둔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뒷마당에서 졸고 있던 그의 개가 사납게 짖기 시작했다.


“컹컹...컹컹컹!!”


그는 ‘아 이놈의 할머니는 뭔 또 난리야?’ 라고 말하며 열고 있던 냉장고 문을 신경질적으로 닫고 무슨 일인가 하고 뒷마당으로 향했다.


용기네 집의 개는 12살된 암컷으로 ‘모모’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모모는 일본어로 복숭아라는 뜻인데, 그의 와이프와 딸이 결정한 이름이어서 별 다른 반대 의견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개 이름에 과일 이름을 갖다 붙인다는게 그는 좀 웃긴다고 생각했다.


개의 평균 수명이 보통 13살 정도인걸 감안하면 12살이면 거의 할머니이기 때문에, 그는 모모가 짜증나게 할 때마다 할머니라고 불렀다.


“모모! 시끄러워 임마!”


용기는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을 확 젖혀 열며 소리쳤다.


“헉!!...저게...뭐야??!!”


그는 모모가 사납게 짖어대고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는 깜짝 놀라며 멈춰섰다.


그의 시선이 멈춘 그곳에는 지면으로부터 시작되어 아치형 반원의 모양으로 생긴 구멍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반원의 테두리는 파란색으로 빛나고 있었고, 구멍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검은색이었다. 분명 3분전만 해도 없었던 것이 갑자기 자신의 뒷마당에 나타나 있으니 그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일어나는 전혀 알 수 없는 현상에 놀라 몸이 굳어선 채로 점점 커져가는 파랜색 반원을 바라보다 ‘경...찰에...신고를 해야되나?!’ 라고 생각하며 핸드폰을 놔둔 해변 의자 쪽으로 발걸음을 한 발 뗐다.


파란색의 반원은 느리지만 점점 커지고 있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사람이 기어서 지나갈 정도의 크기였다가, 지금은 거의 성인이 허리를 크게 숙이면 지나갈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그가 그 파란색의 반원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해변 의자쪽으로 네 걸음 정도 움직이자, 갑자기 그 구멍에서 뭔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씨발! 뭐야?!”


용기는 기겁을 하며 이제 해변 의자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저 구멍에서 나오려고 하는게 무엇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정상이 아님을, 그리고 위험하다는 것을 순간 느꼈다. 경찰에 빨리 신고를 해야 된다는 일념 하나로 그는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동안 계속 그 파란색의 반원 구멍을 통해 나오려고 했던 것이 튀어 나왔다.


“카악!!" "캬아아악!”


튀어 나온 것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해괴망측한 소리를 질러댔다.


“헉!!”


용기는 해변 의자가 자리한 곳을 두 걸음 정도 남겨두고 멈춰선 채, 괴성을 질러대는 생물체의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온 몸이 경직되고 말았다.


그곳에는 커다란 거미가 있었다.


거미의 몸통은 성인 남자 두 명이 나란히 누운 정도의 크기였고, 8개의 발을 가지고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녹색의 색깔의 바탕에 군데 군데 검은색이 섞여 있었다.


거미의 신체 구조상 발이 위쪽으로 한번 구부려졌다가 아래쪽으로 뻗어 지면을 밟기 때문에 보여지는 키는 지면에서 대략 2미터 정도로 보이지만, 다리들을 쭉 펴기라도 하면 대략4미터도 될 듯으로 보였다.


거미는 처음에는 계속 짖어대고 있는 모모를 쳐다보다가 용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카악!’ 이라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용기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기는 처음부터 저 커다란 거미가 내는 이상한 소리가 무서웠지만, 방금 그 거미가 내지른 비명에 가까운 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소리는 어렸을 때 본 귀신 영화에 나오는 여자 귀신이 내지르는 톤이 높은 날카로운 괴성에 가까웠다. 모모는 켕 하고 꼬리를 내리며 집 안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외...외...계...침공?’


용기는 자기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거미를 보며, 지금 지구가 외계인의 침공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빠르게 했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살아야했다. 와이프와 딸을 보지도 못하고 여기서 죽을 수는 없었다.


휙!


용기는 그 커다란 거미가 가까이 다가오자 해변 의자에 비스듬히 세워 두었던 목검을 집어 가로로 크게 휘둘렀다. 거리감을 생각치 않고 ‘가까이 오지마’ 라는 식으로 휘둘렀기 때문에 당연히 거미에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챠르르~릉’ 하는 소리가 목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끝에 따라왔다.


“카악!? 크아아악!”


거미가 갑자기 조금 다른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용기는 거친 숨을 내쉬며 한 손으로 땅을 짚었다. 뭔가 특별히 한것도 없이 목검 한 번 휘둘렀을 뿐인데 왜 숨이 가뿐건지는 알 수 없었다.


두려웠다. 죽음이. 몸은 계속 떨리고 있었고,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이 경험하는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하지만 순간 다음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저 커다란 거미가 내가 휘두른 목검 따위가 무서워서 물러난거야?’


확실치는 않았다. 상대방이 나를 무서워 한다면 자신도 공세로 나가 좀 더 겁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일단 도망가야 한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용기가 도망 가기로 결정을 하고 몸을 일으켜 뒤로 몸을 트는 순간 휙! 하는 소리가 그의 뒤쪽에서 나더니 그가 앞으로 쓰러졌다.


“큭...”


앞으로 크게 넘어진 그는 지면과 정면으로 충돌한 충격으로 인해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을 쓰러트린 것을 확인 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이게...뭐야?!”


자신의 두 다리는 거미줄에 묶여 있었다. 두 다리가 묶이면서 자신이 앞으로 고꾸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두 다리를 묶고 있는 거미줄의 출처를 찾는 눈의 시선에 끝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욕을 하였다.


“젠장!...”


그곳에는 언제 나타났는지 또다른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서있었다.


파란색의 아치형 반원은 이제 성인 남자 2명은 동시에 지나갈 만큼 커져 있었다. 새로 나타난 거미는 이전 것과 크기와 생김새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단 한가지를 빼놓고는.


“구슬?”


용기는 거미 등에 달린 주먹만한 하얀색 원형 물체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내뱉었다. 두번째 나타난 거미의 등에는 하얀색 구슬처럼 보이는 물건이 달려 있었는데, 그 옆으로는 구슬을 거미등에 고정시키기 위한 장치들로 보이는 구조물들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그는 두번째 거미를 계속 바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첫번째 거미가 다시 자기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첫번째 거미가 쓰러져 있는 그의 앞에서 앞발을 크게 들어 올렸다.


거미가 들어 올린 거미의 앞발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뭔가 날카로운 칼날 같은 것이 붙어 있는 것 같다는 짐작을 하면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빠르게 옆으로 몸을 굴렸다.


쿵! 하고 거미의 앞발이 용기가 쓰러져 있던 곳을 강타했다. 마치 1미터 짜리의 커다란 압정이 땅에 박혔다가 빠지면 생겼을 만한 날카로운 구멍이 지면에 생겼다.


일단 몸을 한 번 굴려 저 무시무시한 거미의 앞발을 피하기는 했지만, 계속 구르기만 해서 피할 수는 없었기에, 용기는 한 번 더 구른 다음에 손을 짚고 반동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몸을 일으켜 세운 장소는 첫번째 거미와 두번째 거미의 중간 정도 지점. 두번째 나타난 구슬 달린 거미는 파란색 반원의 구멍을 등지고 있었고, 그 구멍에서는 또다른 물체가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아마도 또다른 거미이리라.


용기는 왼쪽을 쳐다 봤다. 왼쪽 방향에 끝에는 이웃인 조나단의 집이 있었고 그의 집과의 경계선에는 높이가 성인의 무릎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높이의 울타리가 있었다.


그는 일단 그 방향으로 움직여 도망가기로 했다. 물론 조나단의 집으로 간다고 해도 살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았고, 아까부터 계속 벌벌 떨고 있는 자신의 몸으로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일단 몸을 움직여야 했다. 그가 있는 지점에서 그 울타리는 대략 20미터. 원래부터 자신의 커다란 마당 면적을 깍아야 할 잔디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못마땅 해왔던 용기는 이 순간만큼 자기 집의 마당이 더욱더 저주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첫번째 거미가 다시 달려 들었다.


용기는 조나단의 집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첫번째 거미는 자신의 왼쪽, 그리고 구슬 달린 두번째 거미는 오른쪽으로 두고, 거미줄로 묶여 있는 두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깡충 뛰었다.


하지만 첫번째 거미의 오른쪽 앞발이 자신의 왼쪽 어깨 부분을 노리고 위에서 내려 찍어 오고 있었다. 피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몸을 오른쪽 옆으로 이동하며 다시 깡충 뛰었다.


“어...”


두 발이 묶은 채 옆으로 점프하는건 용기에게는 무리였는지 착지시에 그는 몸에 균형를 잃고 오른쪽으로 몸이 휘청 휘면서 쓰러지기 시작했다.


‘안돼! 쓰러지면 안돼.’


용기는 여기서 쓰러지면 죽는다는 생각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옆으로 다시 한 번 뛰었다.


하지만 몸의 균형은 이미 몸의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어서, 오른쪽 옆으로 점프 한 번 더 한다고 몸을 단번에 세울 수는 없었다. 결국 그는 오른쪽 옆으로 계속 깡충 뛰어가면서 몸이 쓰러지려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문제는 두번째 나타난 등에 구슬이 달린 거미였다. 의도치 않게 오른쪽으로 두 발 점프를 하며 이동하다 보니 이 구슬 달린 거미와의 거리가 이제는 코앞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이미 몸이 쓰러지는 것은 거의 막을 수가 없는 단계였다. 그래서 쓰러질 공간이라도 확보하고자 용기는 한 번 더 점프를 하며 목검을 오른쪽 하단에서 왼쪽 상단으로 구슬 달린 거미의 얼굴쪽으로 그어 올렸다. 그러고서는 그동안의 노력도 허무하게 옆으로 고꾸라졌다.


구슬 달린 거미는 공중으로 발을 차고 날아올라 용기의 목검을 피하며 그의 뒤쪽으로 가볍게 착지했다.


몸집이 큰 거미가 가볍게 공중을 뛰어 올랐다가 가볍게 내려서는 일은 신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어찌됐든 용기는 이제 앞에 거미 두마리, 그리고 허공에 펼쳐진 파란색의 아치형 반원의 구멍을 등지고 그 구멍으로 나오려는 세번째 물체를 사이에 두고 갇힌 꼴이 되었다.


그때였다. 두번째로 나온 거미의 등의 구슬에서 뭔가가 번쩍하고 용기쪽으로 날아들었고, 구슬에서 나온 광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쾅! 하는 폭음과 함께 그를 강타했다.


“아아악!....”


용기는 비명을 지르며 구슬에서 나온 빛이 자신을 강타한 충격으로 뒤쪽으로 튕겨져 날아갔다. 그리고는 그의 몸이 파란색의 반원 테두리과 강하게 충돌 했는데, 그때 그가 오른손에 쥐고 있던 목검의 손잡이 부분이 파란색의 반원 테두리에 같이 부딪히며 커다란 폭팔음과 빛을 일으켰다.


콰앙!!!


용기는 다시 눈부시게 빛나는 폭발 충격에 다시 앞으로 튕겨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건 꿈일까?’ ‘깨어나면 모든게 정상이 되어 있을까?’


그는 의식을 잃어가며 이 모든 것이 꿈이길 바랬다.



*****



눈을 다시 반틈 쯤 뜨게 되었을때, 용기는 몸을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뭔가에 묶여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몸의 신경 하나하나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 했다. 그 처음 겪어보는 엄청난 고통에 그는 억 이라는 비명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용기는 자신이 죽어서 지옥에 와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엄청난 고통이라니.


‘내 나이 40에 그다지 잘해놓은 것도 없으니 죽어서 지옥에 와도 할 말은 없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밀려오는 고통을 무릅쓰고 간신히 눈을 떴다.


‘이...이런...죽으면 천당이나 지옥으로 가는게 아니었나?’


하지만 죽어서 지옥에 와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눈앞에는 머리에 조그마한 뿔이 두 개 달린 자신보다 머리 하나 정도는 작을 법한 작은 키의 거북이가 그를 등지고 서있었다.


‘거북이?!...그럼...용궁?!...죽어서 온 곳이 하필 용궁이라니...씨벌.’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그는 눈을 오래 뜨고 있지 못했다. 눈을 질끈 감고 고통을 이겨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그는 다시 의식을 잃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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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2) 22.04.16 212 9 13쪽
226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1) 22.04.15 219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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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그대와 함께라면 (3) 22.04.13 201 9 12쪽
223 그대와 함께라면 (2) 22.04.12 203 9 12쪽
222 그대와 함께라면 (1) 22.04.11 204 9 11쪽
221 위기의 판테온 (2) 22.04.10 209 9 12쪽
220 위기의 판테온 (1) 22.04.09 215 9 11쪽
219 최강자들의 대결 22.04.08 211 9 15쪽
218 밝혀지는 속셈 (2) 22.04.07 214 9 11쪽
217 밝혀지는 속셈 (1) 22.04.06 206 9 12쪽
216 죽음의 안개와 함께 (2) 22.04.05 202 8 13쪽
215 죽음의 안개와 함께 (1) 22.04.04 201 9 13쪽
214 적의 약점을 찾아라 (4) 22.04.03 213 9 11쪽
213 적의 약점을 찾아라 (3) 22.04.02 207 9 11쪽
212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22.04.01 220 9 12쪽
211 적의 약점을 찾아라 (1) 22.03.31 221 9 14쪽
210 마족과의 격전 (2) 22.03.30 214 9 14쪽
209 마족과의 격전 (1) 22.03.29 210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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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지켜내기 위하여 (1) 22.03.25 230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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