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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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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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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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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작성
22.04.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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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그대와 함께라면 (2)

DUMMY

"후....."


은경은 잠시 조용히 두 눈을 감고 요괴들에게 목숨을 잃은 아버지와 오빠를 떠올리며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다.


사실 큰아버지와 사촌 오빠였지만, 항상 마음속으로는 친아버지와 친오빠라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요괴들의 칼날에 쓰러져간 그들의 영혼을 달래 줄 복수의 길은 아직 멀었건만, 자신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몰아쳐 왔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라면 먼저 간 아버지와 오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불태우리라 다짐했다.


그녀의 입에서 갑자기 노랫 소리가 희미하게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조국의 영원한 고동이 되리라...”


“무슨 노래를 하는 거냐? 할 거면 이 늙은 귀에도 들리게 크게 좀 해 보던가. 클클클.”


커티스 할아버지의 물음에 은경은 ‘민족의 아리아’ 라는 자신의 대학교 응원가라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 부탁대로 그녀는 목청 높여 다시 한 번 그 노래를 불렀다.


왠지 모르게 가슴에 사무치는 비장한 감정에 가슴이 뜨거워지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그 노래를 경청하는 지붕 위에 나머지 세 명도 은경과 같은 심정에 빠져 들며 마지막 결의를 다졌다.


“어째...분위기가 마지막이다?”


증장천왕이 연화가 아이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거대한 회오리 뒤쪽에 서있는 나머지 사천왕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도 그걸 쓰는 게 어떻겠느냐?”


다문천왕이 말하며 광목천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허....”


광목천왕은 증장도 지국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자고 하니 망설여졌다.


연화가 아이네스의 기동 시간을 마치게 되는 5분 후가 되면 손가락 까닥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니, 그때 연화를 구출해 도망가기 위해서는 내력을 어느 정도 남겨 두어야 하건만, 나머지 사천왕들이 자신들도 사용한 후에는 꼼짝달싹을 못하게 되는 그 비기를 사용하자고 하니.


잠시 두 눈을 감고 고민하던 광목천왕은 요계 정벌전을 위해서 신계 군대를 따라간 용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와 함께해 온 수많은 전투들을 회상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우린 여기까지지만, 그 녀석이라면 지닌 얍삽한 재주로 우리 대신에 이 전쟁을 끝낼 수도 있겠지...’


그리고 다시 눈을 뜬 그는 다른 사천왕에게 그렇게 하자며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마리앤은 아예 상체탈의를 하고 그 조각같은 근육들을 보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프랭크의 모습에 잠시 머뭇머뭇 거리다가 그에게 한 손이 덥석 잡혀 버리자 양볼이 붉어져 버렸다.


“만약 우리가 오늘 살아남는다면 내 데이트 신청을 받아 주겠소?”


“네?!...아...네...”


마리앤이 수줍어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저기 한쪽에서 남 모르게 손을 잡고 있던 이니스와 퀸턴은 프랭크의 박력있는 데이트 신청 모습을 지켜보고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소리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더 이상 핵벙커 입구를 지키지 않고 밖으로 나와 백야단과 합류한 레이먼도 숨을 고르며 앞을 노려보았다.


‘어차피 오래전에 이미 한 번 죽었던 목숨. 후회는 없다.’


그렇게 모두는 목숨을 내려놓은 최후의 결전을 각자 준비했다.


그리고 아이네스 기동으로 인해 연화 주위를 감싸던 거대한 회오리가 잠시 후 자신의 역할이 끝나자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파츠츠츠츠츳!


그 속에서 드러난 연화는 주위에서 엄청난 양의 금(金)의 기운을 끌어모아 백색의 광채를 띄고 있었으며 심지와 그녀의 눈과 머리카락도 전부 넘쳐나는 금의 기운에 백색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제군들. 그동안 그대들과 같은 용감한 전사들과 함께해서 영광이었다. 우리 딱 한 번만 더 마지막으로 힘을 내자. 요괴들은 우리 인류의 모든 걸 빼앗아 갔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보여준다. 그들은 이 땅의 주인인 우리 인류의 자긍심만은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을. 가자 백야단! 여기가 바로 우리 인간들의 영역임을 보여주자!”


대장인 프랭크의 최후가 될지도 모르는 짧은 진격 연설이 마쳐자 백야단은 각자 미친 함성을 전방에 질러대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리고 롤랑의 사형제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와와아아아!”


아스틀포는 함성을 질러댔고,


“백야단이여 영원하라!”


오지에는 동료들을 격려했으며,


“이 사나이 르노. 오늘 여기서 장렬히 산화 하리라!”


르노는 아예 죽을 작정을 한 듯 보였고,


“살아있는 전설인 검은 여우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저희가 오히려 영광이었습니다! 가자!”


롤랑은 프랭크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거수 경례를 하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백야단! 진격하라!"


"와아아아아아!"


프랭크의 진격 명령에 백야단은 그동안에 유지했던 수비적인 전선을 버리고 앞으로 돌격해 나아갔다.


하지만 의외롭게도 가장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간 이는 프랭크도 연화도 아닌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바로 수밋이었다.


“벽력참파세(霹靂斬破世)!”


콰콰콰쾅!


무서운 기세로 하북팽가의 혼원벽력도(混元霹靂刀) 초식을 날리는 그의 두 눈에는 아직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랑했던 여인을 잃은 그는 이 야속한 세상을 부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여의주의 동력이 다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KIR-29호를 버리고 맨몸으로 뛰쳐 나와 두 손으로 움켜쥔 거대한 엑스칼리버를 정신없이 휘둘렀다.


“으아아아아아!”


콰콰콰쾅!

퍼퍼퍼퍼어엉!


분노로 반쯤 이성을 상실한 수밋은 몸 여기저기에 허점을 드러내며 요괴들의 반격을 맞아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그의 엑스칼리버는 그 상처들을 순식간에 치료해 주며 수밋이 계속 미쳐 날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화륜파천풍(花輪破天風)!”


콰라라라라라!

퍼퍼퍼퍼퍼펑!


로레나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이는 수밋 뿐만이 아니었다.


연화는 스승인 화을 선인이 선계로 우화등선한 후 화산파의 절학들을 총 집합해 만들어낸 태을화풍검(太乙花風劍)의 제 2초식인 화륜파천풍을 날렸다.


그녀의 손에 쥔 칠지도의 검 끝에서 데우스디오 검이 마치 선풍기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매서운 매화 강기를 주위에 미친듯이 뿌려대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수백에 달하는 요괴들이 피를 뿌리며 쓰러져 갔다.


쿵! 쿵!


“끄아아아! 저건 뭐냐?!”


연화가 아이네스 기동으로 일으킨 거대한 회오리 바람에 잠시 어쩌해야 될지를 모르며 넋놓고 구경만 하던 인드리크와 요괴들은 그 회오리가 사라지며 갑자기 백야단이 미친듯이 돌격해 들어오자 그 기세에 눌려 후퇴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는데, 또 다른 것이 나타나 그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대가섭반야(大迦葉般若)!”


부우우우웅!


횡으로 베어진 광목천왕의 창에서 날카로운 초승달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며 백여 명에 달하는 요괴들의 허리를 두동강이 내어 버렸다.


“이거 오래만이라 어색하긴 하군.”


“유정을 따라가 일본에서 한 게 마지막이었니. 허허허.”


사천왕은 이제 거대한 몸을 지닌 야차 모습을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크기는 거의 5미터에 이르렀고 네 개의 얼굴과 여덟 개의 팔을 가졌지만 한 몸통과 두 개의 발을 가진 야차.


그들은 제석천 신에 의해 한 몸통의 야차에서 분리되어 각자의 사천왕 모습을 가지게 되었지만 긴 세월을 보내 오면서 좀 더 강력한 비기를 연구하던 중에 아주 잠깐이나마 예전의 강한 힘을 지닌 야차의 모습을 돌아가는 꼼수를 찾아내었다.


그리고 그 비기를 사천왕은 우바리(優婆離)라고 불렀다.


'우바리'는 야차라는 강한 신체를 기반으로 사천왕들의 모든 무공을 몇 배나 강하게 발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그 거대한 몸과 무서운 야차 얼굴들에 적들이 지레 겁을 집어먹는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는 부가적인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게 꼼수로 잠시 야차 형태로 돌아온 것이라 그 부작용이 있었는데, 백룡족의 신물인 아이네스 장갑처럼 사용 시간이 끝나면 다시 사천왕으로 자동 분리되며 손가락 하나 까닥 못하는 탈진 상태가 된다는 것이었다.


사용 가능한 시간은 지니고 있는 내공의 수위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랐지만 이번만큼은 그 끝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


연화가 시간 제한이 5분으로 걸려 있는 아이네스 장갑을 사용한 후 완전 방전된 상태로 탈진될 것이었기에, 그들의 우바리 비기도 그에 맞춰 끝이 날 것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더 이상 자신들의 소환자인 연화를 보호해 줄 수 없음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더 이상 그런 점을 생각치 않기로 했다. 어차피 이게 그들에게도 그리고 연화에게도 마지막이었으니...


콰아아아아아!


“히이익...용...진짜 용이다!”


이번에는 전장의 다른 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는 역시 마지막을 장식하려는 백룡족 전사 두 명이 거대한 백룡으로 변해 입으로 거대한 화염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들의 화염과 강하게 내려치는 꼬리에 순식간에 수백에 달하는 요괴들이 쓰러져 갔다.


“정신 차려라. 이 바보같은 놈들아!”


인드리크는 목이 터져 나가도록 고함을 지르며 대형을 갖추도록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그는 백야단과 용족들은 죽기전에 잠깐 정신이 맑아지는 회광반조처럼 아주 잠깐 반짝거리다 꺼질 불꽃들이므로 대형을 갖추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아직도 압도적인 숫자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그의 군단이 질 이유가 전혀가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의 판단은 매우 예리했다.


물론 그의 명령이 공포와 혼란이 가득한 최전선에 단숨에 먹혀들리가 만무했다.


거대한 화염을 뿜어대는 용들과, 네 개의 얼굴과 여덟 개의 팔을 가진 거인, 꽃잎 형태의 강기를 미친듯이 뿌려대는 인간 여전사, 그리고 죽일 테면 죽여 보라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상처 따위는 아랑곳없이 무작정 밀고 들어오는 나머지 수십의 인간들.


그런 공포의 물결 앞에서 상관의 명령에 따르는 요괴들보다는 일단 살고보자며 등을 보이며 도망가는 요괴들이 훨씬 많았다.


보다 못한 인드리크는 자신의 경호를 맡고 있는 친위대 오백 명을 최전선으로 내보내 일단 상대의 기세를 늦추고 나머지 병력들이 재정비를 할 시간을 벌기로 했다. 그리고 그 명령은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아직도 백야단의 기세는 매서웠지만 제 목숨 하나 구해 보겠다고 등을 돌리고 도망가는 병력과, 적에게 죽을지언정 검을 들고 막아서는 병력은 확실히 차이가 있었기에 인드리크의 친위대는 피해가 속출하면서도 백야단의 진격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추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는 사이에 안타깝게도 아이네스 장갑의 유효 시간인 5분의 시간이 모두 흘렀다.


"끄으....."


연화는 인드리크가 빠르게 후방으로 도망가는 바람에 아직도 그와 상당한 거리가 남아 있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마지막으로 남은 모든 기운을 칠지도에 불어 넣어 어검술을 날렸다.


쇄애애애액!


칠지도가 공기를 찢으며 인드리크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자신들의 군단장을 구해 보겠다고 막아서는 요괴들이 몇몇 있었지만 기운을 잔뜩 머금은 칠지도는 그들을 순식간에 꿰뚫어 버리고 계속 날아갔다.


퍼버버버벅!


“마...막아라! 이 머저리들아! 나를 보호하란 말야!”


칠지도와 인드리크의 거리가 채 10미터도 남지 않은 지점에서 인드리크 친위대 일곱 명이 한꺼번에 뛰어올라 칠지도를 막아섰다. 칠지도는 그중에 여섯 명을 꿰뚫고 지나갔지만 마지막 한 명의 검 바로 앞에서 힘을 다하고 멈춰서고 말았다.


“제···제기랄!”


탈진하여 바닥에 쓰러진 연화는 회심의 마지막 한 수가 먹혀들지 않자 원통함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다른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 보고 싶었지만 온몸의 근육들이 그녀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었다.


"흘흘."


그녀의 눈앞에 인드리크의 친위대 요괴 한 명이 나타나 냉소를 지어 보이며 검을 높게 쳐들어 보였다.


이제 정말 끝인가보다.


하지만 연화는 로레나를 떠올리며 자신도 마지막 순간까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적을 노려보리라 다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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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승리를 향한 염원들이 모여서 (1) 22.04.17 202 9 16쪽
227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2) 22.04.16 204 9 13쪽
226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1) 22.04.15 212 10 13쪽
225 그대와 함께라면 (4) 22.04.14 197 9 16쪽
224 그대와 함께라면 (3) 22.04.13 195 9 12쪽
» 그대와 함께라면 (2) 22.04.12 197 9 12쪽
222 그대와 함께라면 (1) 22.04.11 197 9 11쪽
221 위기의 판테온 (2) 22.04.10 203 9 12쪽
220 위기의 판테온 (1) 22.04.09 210 9 11쪽
219 최강자들의 대결 22.04.08 207 9 15쪽
218 밝혀지는 속셈 (2) 22.04.07 208 9 11쪽
217 밝혀지는 속셈 (1) 22.04.06 200 9 12쪽
216 죽음의 안개와 함께 (2) 22.04.05 197 8 13쪽
215 죽음의 안개와 함께 (1) 22.04.04 199 9 13쪽
214 적의 약점을 찾아라 (4) 22.04.03 206 9 11쪽
213 적의 약점을 찾아라 (3) 22.04.02 204 9 11쪽
212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22.04.01 214 9 12쪽
211 적의 약점을 찾아라 (1) 22.03.31 213 9 14쪽
210 마족과의 격전 (2) 22.03.30 206 9 14쪽
209 마족과의 격전 (1) 22.03.29 207 9 15쪽
208 요계의 숨겨진 비밀 22.03.28 223 8 17쪽
207 지켜내기 위하여 (3) 22.03.27 221 9 15쪽
206 지켜내기 위하여 (2) 22.03.26 212 9 16쪽
205 지켜내기 위하여 (1) 22.03.25 223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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