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71,835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2.04.13 20:00
조회
194
추천
9
글자
12쪽

그대와 함께라면 (3)

DUMMY

퍽!


하지만 요괴가 내리친 검에 연화는 죽지 않았다. 연화 몸 위로 누군가가 온몸을 던져 그 날카로운 검을 막아냈다.


“선...선우...!!”


“문주님...부디...살아 남으셔서...화산파의...미래를...”


그 말을 끝으로 선우 도사는 연화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숨을 다했다.


“끄...억...끄...”


연화는 소리치고 싶었다.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 자신의 울분에 가득찬 절규를 터트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혀의 기능마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기에 그녀는 그냥 끄억 끄억 거리며 눈물만을 쏟아낼 뿐이었다.


연화 대신 선우 도사의 등을 찔렀던 그 요괴는 다시 한 번 연화의 목을 노렸지만 이번에는 만신창이의 그미르가 등장해 그 요괴를 베어내고 연화를 질질 끌며 뒷걸음 치기 시작했다.


그미르는 온몸에 상처투성이었지만 아직도 두 발을 굳건히 땅에 붙이고 있는 몇 안 되는 백야단 측에 전사들 중에 한 명이었다.


그미르에게 질질 끌려가는 연화의 눈에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 있던 다문천왕이 어떤 요괴에게 목이 베어지는 모습이 들어왔다.


“다...문...”


그 참담한 장면에 연화는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리고 말았다. 그녀의 귀에 다문천왕의 이름을 외치는 다른 사천왕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런 차마 눈 뜨고 못 볼 참상들은 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제이스는 두 무릎을 땅에 꿇은 채로 끝까지 검을 휘두르다 전사하고 말았고, 아스틀포는 마음에는 담아 두었지만 아직 고백은 제대로 하지 못한 타비샤를 구하려다 타비샤와 나란히 쓰러져 죽임을 당했고, 아스틀포와 쌍둥이 형제인 오지에는 아스틀포를 구하려 비틀거리며 다가가다 역시 목이 베이고 말았다.


퀸턴은 왼쪽 팔이 날아간 모습으로 의식을 잃은 채 마지막 숨을 미세하게나마 헐떡 거리고 있는 이니스의 오른손을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는 역시 쓰러져 마지막 숨을 내쉬고 있는 레이먼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퀸턴...나...열심히 싸운거...맞지?”


“그럼. 넌 그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용감하게 싸웠어...”


“이 정도면...어머니가 지키지 못한...조국을 조금이나마...지켜낸 걸까?”


“뭐야? 그딴 마음으로 싸우고 있었던 거야?! 이 바보야!”


“어머니가...역사에...미국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남게 되었으니...내가 대신 노력해서...최대한 그 오점을 지워볼까 했지...후...후...어머니를 그토록 미워했지만...결국에는 나도 어머니가 다른 누군가에게 욕먹는 것은 싫었나 봐...”


“넌...잘했어! 그리고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 죽지 말고 살아남아 계속 싸워!”


“아무래도...난 여기까지인가 봐...그러니 네가 대신 해 줘라...동생아...”


레이먼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퀸턴과 잡은 손을 축 늘어뜨리며 두 눈을 감았다.


“형!!”


그때였다.


하늘에서 공기를 찢는 소리가 들려왔다. 프랭크를 비롯한 몇몇에게는 익숙한 소리였다.


피~슈웅! 슈웅! 슈웅!


‘대전차 미사일?!’


복부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채로 쓰러져 있던 프랭크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오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콰쾅! 콰쾅! 콰콰쾅!


갑자기 수십 발의 대전차 미사일들이 쓰러져 있는 백야단 대원들과 다가오는 요괴들 사이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장! 우리가 왔어!]


“엘리엇...”


통신 단검을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바로 엘리엇이었다.


콰콰콰콰!


그는 그의 검인 일리리아를 미친듯이 휘두르며 해변가에서부터 올라오고 있었다.


그 뒤로 수십 대의 고무 모터 보트에 올라타 헤븐 아일랜드의 해변가로 진입하고 있는 나토 소속 군인들이 보였고 그들의 어깨에는 수십 개의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발사기와 바주카포 등이 걸려 있었다.


“퇴로를 확보하라!”


엘리엇의 뒤에는 에론 제독이 따르고 있었다.


트트트트트트! 드르르르륵!


그는 그의 계급이 제독인 것을 잊은 듯 양 옆구리에 M2 브라우닝 기관총을 끼고 요괴들에게 갈겨 대고 있었다.


한 개당 40킬로그램에 가까운 중형 기관총을 양옆구리에 끼고 제법 정확하게 쏘아 대는 믿기지 않는 괴력을 선보이는 에론 제독.


비록 M2 브라우닝 기관총은 12.7mm 밖에 되지 않아 요괴들의 호신강기를 뚫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맞으면 상당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요괴들을 뒤로 물리는 데에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서둘러! 빨리 빨리!"


해변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은 나토 소속의 군인들뿐만이 아니었다.


신준호 중령이 이끄는 대한민국 육군 소속 특전사와 공군 소속 항공구조대 수십 명이 유탄 발사기를 쏘아대며 백야단을 구하기 위해 헤븐 아일랜드 내부로 진입하고 있었다.


“화력을 집중하고 저쪽에 박격포 설치를 서둘러!”


마티어스 중령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해변가의 병력들을 배치시켜 백야단을 구출해서 빠져나갈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했다.


“괜찮아 롤랑 아저씨?”


“니 눈에는 이게 괜찮아 보이냐?”


바닥에 쓰러져 피를 잔뜩 흘리고 있는 롤랑은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엘리엇을 보며 힘없이 웃었다.


“이 롤랑님의 검인 네가 없으니 이 지경이 된거다. 뭐하다 이제 왔냐? 크...아이고...”


“미안. 한두 명 찔끔 와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한꺼번에 모아서 오느라고.”


에론 제독과 엘리엇은 백야단이 헤븐 아일랜드에서 힘겨운 전투를 벌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지원 병력을 준비했다.


하지만 헤븐 아일랜드에 있는 이동진들이 전부 파괴되어 버렸다는 소식을 아이슬란드로 민간인들을 데리고 오는 제임스로부터 듣게 되자 헤븐 아일랜드로 갈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그들은 헤븐 아일랜드에서 몇 킬로 떨어진 섬에 이동진 한 개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섬은 예전에 에론 제독의 나토 잠수함들이 헤븐 아일랜드 근처에서 처음으로 부상한 곳이었는데, 나중에 나토 군인들이 전부 돌아가고 나서, 용기가 혹시 나중에 써먹을 데가 있을까 싶어 설치해 둔 중형 크기의 이동진이었다.


그렇게 나토 군인들은 헤븐 아일랜드로 이동할 수단인 고무 모터 보트와 필요한 무기들을 챙기고 그 섬으로 넘어가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병력이 모일 때까지 대기하는 중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병력을 데리고 온 신준호 중령의 대한민국 특수부대들도 합류하게 되었다.


이제 헤븐 아일랜드 해변가에는 검정색 고무 모터 보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수백 대가 줄지어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유진...늦어서 미안하다.’


신준호 중령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는 유진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대한민국에서 그의 업무를 도와주는 임무를 맡았던 유진은 백야단이 런던으로 향하자 그런 중요한 작전에 자신이 절대 빠질 수 없다며 백야단으로 복귀했고, 최선을 다해 싸우다 헤븐 아일랜드에서 눈을 감고 말았다.


“정신 차리고 최전선을 뒤로 물려 정비해! 이 머저리들아!”


인드리크는 자신의 병력들이 인간들이 쏘아대는 미사일에 주춤하며 당황하자 다시 고함을 지르며 지시를 내렸다.


“저런 조그마한 보트를 타고 오는 놈들이 가진 탄약이 얼마나 있겠냐고?! 일단 뒤로 조금 물러났다가 저놈들이 재장전하는 틈을 노리란 말이야!”


역시 인드리크는 영악하게 상대의 약점을 빠르게 파악했다.


또한 그는 병력을 양날개로 우회시켜 해변가에 박격포를 설치하고 있는 새로 등장한 적의 임시 본진을 노리게 했다.


“저놈들이 우리가 지닌 탄약이 얼마 없음을 금방 깨닫게 될 거다. 빨리 움직여야 된다! 일단 살아남은 자부터 챙겨서 빠져!”


에론 제독도 상황 판단이 빨랐다.


요괴들이 대전차 미사일의 포화가 쏟아지는 지점 뒤로 진형을 물리며 재정비하는 태세를 취하자 이미 전사한 백야단 대원은 내버려두고 숨이 붙어 있는 자들만 데리고 빠르게 후퇴할 것을 명령했다.


“룬스톤. 도와주겠어?”


엘리엇은 꽤나 무거운 롤랑을 부축해서 옮기다가 다시 등장한 룬스톤을 보고 말했다.


룬스톤은 여기저기 피를 흘리고 있었고, 한쪽 다리는 부상이 심한지 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입에 물고 있던 로레나의 시체를 조심히 내려 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그는 부상을 무릅쓰고 적진에 뛰어들어 목이 없어진 로레나의 시체를 찾아온 모양이었다.


"아우우우우우오오오!"


룬스톤이 목을 크게 젖히며 울부 짖었다.


그러자 아직까지 살아남은 수백의 늑대들이 다시 모여들며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백야단 대원들을 입에 물고 해변가로 끌고가기 시작했다.


“좋아. 일리리아 우리는 시간을 벌어보자!”


엘리엇은 맨 앞의 전선으로 홀로 나가 쏟아지는 박격포와 대전차 미사일 포화 사이로 요괴들을 노려보며 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해변가에서 쏘아대는 포화가 잠시 뜸해진 찰나가 생겼다. 그러자 요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괴성을 지르며 돌격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엘리엇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일리리아. 두파!”


콰아아아아아!


그러자 거대한 피빛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달려오는 요괴들을 향해 일직선으로 쏘아져 나아갔다.


“크아악!”

"으아아악!"


‘두파’ 는 주위의 물을 끌어모아 소용돌이 형태로 발사되어 적을 쓸어 버리는 일리리아 검이 가지고 있는 고유 마법중에 하나였는데, 엘리엇은 주변에 넘쳐나는 피들을 물 대신 사용했다.


파괴력은 원래 두파와 같았지만 또 다른 한 가지를 노린 수였는데, 바로 그 비주얼이었다.


피로 형성된 거대한 소용돌이.


요괴들은 그 모습에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연화가 만들어 내는 거대한 회오리를 아까 보긴 했지만, 피로 생성된 소용돌이는 아무래도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요괴들이 집어먹는 공포감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이야야아아아아!"


두파 마법을 시전한 후 엘리엇은 충격에 휩싸여 있는 요괴들에게 청성파의 청운적하검(靑雲赤霞劍)을 펼치며 달려들었다.


콰콰콰쾅!

카라라라락!


순식간에 수십에 달하는 요괴들이 저승행 특급 열차에 올랐다.


하지만 요괴들도 이내 정신을 차리고 대응해 오기 시작했다.


“고작 한 놈이다! 몰아붙여라!”


"어딜! 백야단 형제들의 복수는 내가 한다!"


챙! 챙!

캉캉 카~앙!


엘리엇은 최선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살아남은 백야단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벌고 싶었기에 그는 내력을 아낌없이 사용하며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애초에 혼자서 아직도 셀 수 없이 많이 남아있는 요괴들을 전부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을까?


이젠 해변가 전선 쪽으로까지 요괴들이 달려드며 혼전 양상이 펼쳐지자 지원 포화 없이 혼자 싸우던 엘리엇은 점점 밀리고 있었다.


“컥!”


쏟아지는 검들이 워낙 많아 손이 어지럽힌 찰나에 그의 옆구리가 베어지고 말았다.


"크...."


그는 잠깐 한쪽 무릎을 꿇었지만 이내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내며 다시 일어나 검을 고쳐 잡았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좀 도와주리?”


처음 듣는 목소리. 그와 동시에 자신을 노리던 열댓 명의 요괴들의 목이 하늘로 튕겨져 올랐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돌아온 백야단 22.11.01 39 0 -
공지 작품을 마치며 +2 22.04.18 162 0 -
공지 후원/선물 감사합니다! 22.02.20 169 0 -
231 에필로그 (2) 22.04.18 239 8 4쪽
230 에필로그 (1) 22.04.18 204 9 5쪽
229 승리를 향한 염원들이 모여서 (2) – (최종화) 22.04.18 212 8 17쪽
228 승리를 향한 염원들이 모여서 (1) 22.04.17 201 9 16쪽
227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2) 22.04.16 204 9 13쪽
226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1) 22.04.15 212 10 13쪽
225 그대와 함께라면 (4) 22.04.14 197 9 16쪽
» 그대와 함께라면 (3) 22.04.13 195 9 12쪽
223 그대와 함께라면 (2) 22.04.12 196 9 12쪽
222 그대와 함께라면 (1) 22.04.11 197 9 11쪽
221 위기의 판테온 (2) 22.04.10 203 9 12쪽
220 위기의 판테온 (1) 22.04.09 210 9 11쪽
219 최강자들의 대결 22.04.08 206 9 15쪽
218 밝혀지는 속셈 (2) 22.04.07 207 9 11쪽
217 밝혀지는 속셈 (1) 22.04.06 200 9 12쪽
216 죽음의 안개와 함께 (2) 22.04.05 197 8 13쪽
215 죽음의 안개와 함께 (1) 22.04.04 198 9 13쪽
214 적의 약점을 찾아라 (4) 22.04.03 206 9 11쪽
213 적의 약점을 찾아라 (3) 22.04.02 204 9 11쪽
212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22.04.01 213 9 12쪽
211 적의 약점을 찾아라 (1) 22.03.31 213 9 14쪽
210 마족과의 격전 (2) 22.03.30 206 9 14쪽
209 마족과의 격전 (1) 22.03.29 206 9 15쪽
208 요계의 숨겨진 비밀 22.03.28 223 8 17쪽
207 지켜내기 위하여 (3) 22.03.27 221 9 15쪽
206 지켜내기 위하여 (2) 22.03.26 212 9 16쪽
205 지켜내기 위하여 (1) 22.03.25 223 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