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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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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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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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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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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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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DUMMY

‘저놈들 호숫가에서 멈칫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누군가가 근처에서 상황을 보며 조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스승님들께서는 영환술사는 찾지 못했다고 그러셨는데...’


용기는 혼령이 조종당하는 인간들이 고통과 공포를 느끼지 않는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무리들이 물가에서 멈칫하는 모습을 보이자 의아해하며 머리를 굴렸다.


용기의 선인 스승들은 혼령이 조종되는 인간들을 무림에서 사용되던 강시의 일종으로 여겼다. 그리고 강시가 있으면 멀지 않은 곳에서 전음, 경종 소리, 피리 소리 등등으로 그 강시를 조종하는 ‘영환술사’ 라는 자가 항상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선인들은 이번 요계에서 인간들의 혼령을 조종하여 운영하는 체계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강시 명령 체계를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해부 결과 혈교에서 대상의 정신 조작을 위해 사용하는 ‘혈뇌충’과 같은 비슷한 해충을 몸속에서 찾아내지도 못했기에, 선인들은 자아가 없는 이들이 소리도 아니고, 머리속의 해충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조종되고 있는지 아직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용기는 혹시나 하고 연화에게서 빌려 온 케네티스 귀걸이에 내력을 잔뜩 불어 넣었다.


"음......"


혹시 스승들이 찾지 못한 소리를 케네티스 귀걸이를 통해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행한 것이었는데, 하지만 아무리 두 눈을 감고 집중해서 들어봐도 인간들을 조종하는 신호로 여겨지는 듯한 일정한 소리는 잡히지 않았다.


그때 그의 귀에 뭔가가 들려왔다.


다만 그가 찾고 있던 인간들을 조종하는 신호는 아니었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 소리.


“저쯤인가?!”


용기는 눈을 뜨고 자신이 들었던 소리가 나오는 방향으로 빠르게 유피테르를 하강 시키며 날아갔다.


3군단의 전장에서 꽤나 떨어진 산등선에 있는 바위 뒤에 숨어 있던 두 명의 요괴들은 용기가 빠르게 다가오자 도망칠려고 했으나 용기와 레그바는 그들을 놓치지 않고 순식간에 제압했다.


“너희들은 뭐냐? 그리고 아까 했던 이야기 다시 말해 봐. 빨리!”


“뭐하고 있느냐? 한 놈의 목이 날아가야 이야기를 시작하겠느냐!”


레그바가 검을 한 요괴의 목에 가져다 대며 고함을 질렀다.


“살려 주십시오! 말하겠습니다요! 전부 다요!”


살려 달라고 외치는 소족 요괴는 자신의 이름은 ‘루타’이며 소족 족장의 셋째 아들이라고 밝혔고, 레그바의 검에 겁을 잔뜩 집어먹고 벌벌 떨고 있는 개미족 요괴는 ‘타세르’ 라는 개미족 족장의 막내 아들이며, 그 둘은 친구 사이라고 말했다.


“저희는 인간들이 저렇게 이용되는 것이 딱해 도움이 될까 하고 온 것 뿐입니다요. 그런데 싸움이 너무 치열하기에 다가갈 수가 없어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던 참입니다요. 정말입니다요.”


“너희 둘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그러자 루타가 침을 꿀꺽 삼키며 두 눈에서 초롱초롱한 빛을 발하였다.


“타세르가 저들의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요. 진짜입니다. 타세르 어서 말씀드려 얼른!”


“그...게...”


“네놈의 팔 하나를 자르면 그 혀의 속도가 좀 빨라지겠느냐?”


타세르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더듬자 레그바는 그의 팔을 잘라 버릴려는 시늉을 하였다.


“아...아니에요! 빨리 말할게요! 저들은 애집개미족에게 조종되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애집개미족?!”


애집개미족은 방대한 개미족 부족 연맹의 한 일파 부족이었다.


그들은 다른 요괴들보다 몸집이 작아 인간들의 키만 했고, 다른 개미족 부족과는 달리 특이한 능력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상대의 정신을 조종하는 능력이라는게 타세르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조종하는데?”


“정확하게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부분은 잘 몰라요. 하지만, 애집개미 요괴의 분비물을 상대에 먹인 후, 요괴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 신호로 상대를 조종한다고 알고 있어요.

자세히 보시면 인간들 사이사이에 큰 두건으로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는 이들이 보일 거에요. 그들이 바로 주변의 인간들을 조종하고 있는 애집개미족 요괴에요.”


“화학신호?!!”


용기는 주먹으로 다른 한 손바닥을 탁 하고 내리쳤다.


‘그랬구나! 소리에 의한 신호가 아니었어! 냄새로 보내는 신호였어!’


그는 아까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황에서 아주 가끔 보이던 큰 두건을 뒤집어쓴 이들을 떠올렸다.


그도 분명 그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들의 체구가 인간들과 매우 흡사했고, 두건의 색상이나 형태도 각각 달라 그냥 인간계에서부터 두건을 뒤집어쓴 상태로 끌려온 사람들일 것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갔었다.


용기는 빠르게 루타와 타세르의 점혈을 짚어 그들을 꼼짝달싹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너희 둘은 여기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만약 내가 가서 확인해 보고 너희들이 말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면 너희는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알겠어?!”


“물론입니다요! 저희는 인간들이 저희 소족, 개미족 같이 요계의 노예가 되어 희생되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도움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요. 저는 실제로 예전에 인간을 구한 적도 있습니다. 그 증표가 제 품에 있습니다요. 물론 그때는 그게 인간인 줄은 몰랐지만서도...”


루타가 격양된 목소리로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용기는 루타의 품에서 그가 말하는 증표를 꺼내 들었다.


“이...이건?!”


“제가 양발에 칼을 차고 있는 인간 여자 아이를 구했습죠. 그게 바로 그 인간 아이가 떨어뜨린 물건입니다요.”


용기는 그게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판다 모양의 머리핀. 예전에 본 적은 없었지만, 엄마가 물려준 머리핀이 없어져 버렸다고 붉은 산에 도착한 연화가 투덜대는 장면이 떠올랐다.


게다가 ‘양발의 칼’ 이란 연화의 피겨 스케이트 날을 이야기 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네가 연화를 구했다고?”


“어?! 제가 구한 여자 아이를 아십니까?"


루타는 자신이 구했던 여자 아이가 사실은 인간이었다는 이야기를 간신히 목숨을 건져 붉은 산을 탈출한 라타토스에게서 들었다며 그 이야기를 짧게 해주었다.


알고보니 투카르스의 아버지인 라타토스는 용기와 연화 그리고 모모를 차원문으로 보낸 후에 바로 그자리에서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같이 영광스럽게 죽으려던 라타토스를 에이르마가 억지로 비밀 통로로 밀어넣고 입구를 붕괴시켜 버리는 바람에 그는 어쩔 수 없이 비밀 통로를 빠져 나왔고, 친분이 있었던 가까운 소족 마을을 찾아갔는데, 루타의 아버지가 그를 집으로 몰래 데려와 숨겼다.


하지만 라타토스는 부상이 너무 심했다.


루타의 아버지는 미르덴 열매가 없이는 그를 살릴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열매는 소족 요괴들로써는 절대 손을 댈 수 없는 물건이었다.


라타토스는 괜찮다며 자신을 죽게 내버려두라고 루타의 아버지를 오히려 위로하며 말렸고, 죽어가면서도 용기와 연화와 함께했던 짧지만 소중했던 기억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소족이나 개미족도 언젠가는 자유를 찾아야 하지 않겠냐며 말하고는 세상을 떠났다.


“라타토스님...”


용기의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요계의 본궁을 그리고 붉은 산을 빠져 나오면서 자신과 연화를 위해 한 목숨 아끼지 않고 희생된 모든 황룡족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억을 잠시 접어두고 살려야 하는 이들을 걱정할 때였다.


“나중에 자세한 이야기를 해 줄게. 지금 당장은 라타토스 님과 너가 살렸다는 그 인간 여자 아이가 오늘 너희 둘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만 알아둬.”


그 말을 끝으로 용기와 레그바는 다시 3군단이 있는 호수쪽으로 향했다.


“이제 저들을 막을 방도가 있겠는가?”


“네 있어요. 화학신호라면 냄새라는 이야기고 그렇다면 그 냄새를 방해할 방법이 있어요.”


용기는 통신 단검을 통해 자신의 계획을 빠르게 비슈누에게 알려 주었다. 비슈누는 용기의 작전을 크게 반기면서도 서둘러야 한다고 재촉했다.


3군단의 전황은 또다시 바뀌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혼령이 조종되는 인간들의 실력으로는 호수 안에 있는 섬쪽으로 바로 뛰어넘지 못하기에, 신계 3군단은 물속으로 뛰어드는 인간들을 처치하며 시간을 벌고 있었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물속에서 저지당한 인간들의 시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그 숫자가 점점 많아지자 호숫가에서 대기하던 인간들이 그 수면 위로 부상한 시체들을 징검다리 삼아 돌격해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섬 안에 이동진이 완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터라 비슈누는 부상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용기는 호수에서 가장 가까운 산능선에 내려 룬다보켓을 열었다. 그리고 레그바와 함께 안에서 수십 개의 상자를 꺼내온 후, 레그바에게 작전을 알려 주었다.


"이걸 그냥 던지면 된다는 말인가?"


"네. 자 가시죠!"


최루탄. 그게 용기의 작전이었다.


인간계에서 백야단은 꽤 많은 양의 최루탄을 수집해 룬다보켓에 보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최루탄이 아군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해 처음 몇 번을 제외하고는 사용하는 일이 없어 그냥 룬다보켓 안에 썩혀 두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것들이 빛을 발할 날이 온 것이었다.


펑펑펑펑!


레그바가 순간이동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움직이며 최루탄을 던져 댔고, 용기도 하늘에서 유피테르에 올라탄 채 최루탄을 마구 던져댔다. 그리고 최루탄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좋았어! 지금이에요!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놈들을 노리세요!”


최루탄의 강한 연기가 혼령이 조종되는 인간들의 후각을 마비시키며 그들의 통제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명령을 받지 못해 가만히 멈춰버린 인간도 있었고, 옆에 있는 인간을 적으로 착각해 공격하는 인간들도 생기는 등등 대혼란이 생겨 버린 것.


그틈으로 비슈누와, 화을, 란슬롯, 그리고 아직 멀쩡한 3군단 전사들이 두건을 쓰고 인간들 사이에 모습을 감추고 있던 애집개미 요괴들을 노렸다.


"좋았어! 이놈들 전우의 복수다!"

"으아아아아아!"


먼저 간 전우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슬픔과 분노가 담긴 3군단 전사들의 검들이 전장에서 포효하기 시작했다.


"적들을 몰아내라!"


분노한 비슈누가 홀로 맨 앞의 전장으로 쏘아져 나아갔다.


콰콰콰쾅!


갑자기 엄청난 폭발과 함께 골짜기의 한 부분이 무너져 내려 안 그래도 비좁은 길목을 더욱 비좁게 만들어 버렸다.


“바깥쪽은 우리가 맡으마!”


“소천 스승님!”


소천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코뿔소족 요괴 전사들 스무 명이 따르고 있었다.


코뿔소족 전사들 열 명은 더욱 좁아진 골짜기 입구를 막으며 적들의 허리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혼령이 조종되는 인간들은 두 개의 무리로 갈라져 더욱 갈팡지팡하게 되었고, 그러는 사이에 소천과 나머지 코뿔소족 요괴 전사들은 골짜기 밖에서 두건을 쓰고 있는 애집개미 요괴들만 골라 잡으며 날뛰었다.


“우와 엄청난 실력들이네요? 어디서 구하신 아군인가요?”


용기는 소천을 따라 골짜기 바깥쪽에도 최루탄을 던져대며 라울의 상위 버전처럼 보이는 무시무시한 쌍도끼 위력을 보이는 코뿔소족 요괴 전사들에게 감탄사를 날렸다.


“후후. 나중에 설명해 주마.”


그렇게 신계 3군단의 전장은 정리가 되어갔다.


애집개미 요괴가 죽자 그 요괴 주위에 있던 인간들은 정신 조종에서 벗어나 가만히 멈춰서 버리며 그들의 병력 숫자는 급속도로 줄어갔고, 자신들의 정체가 들통나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는지 애집개미 요괴들은 남은 인간 병력들을 데리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우와와와와!”


호수 안쪽에서 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승리의 감동보다는 살아남은 자들이 이미 죽어간 전우들에게 전하는 애절하고 원통한 감정이 더욱 진하게 실려져 있다는 것이 용기의 느낌이었다.


작가의말

전쟁이 치러지는 협곡에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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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승리를 향한 염원들이 모여서 (1) 22.04.17 201 9 16쪽
227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2) 22.04.16 204 9 13쪽
226 드러나는 어두운 욕망 (1) 22.04.15 212 10 13쪽
225 그대와 함께라면 (4) 22.04.14 197 9 16쪽
224 그대와 함께라면 (3) 22.04.13 195 9 12쪽
223 그대와 함께라면 (2) 22.04.12 196 9 12쪽
222 그대와 함께라면 (1) 22.04.11 197 9 11쪽
221 위기의 판테온 (2) 22.04.10 203 9 12쪽
220 위기의 판테온 (1) 22.04.09 210 9 11쪽
219 최강자들의 대결 22.04.08 206 9 15쪽
218 밝혀지는 속셈 (2) 22.04.07 207 9 11쪽
217 밝혀지는 속셈 (1) 22.04.06 200 9 12쪽
216 죽음의 안개와 함께 (2) 22.04.05 197 8 13쪽
215 죽음의 안개와 함께 (1) 22.04.04 198 9 13쪽
214 적의 약점을 찾아라 (4) 22.04.03 206 9 11쪽
213 적의 약점을 찾아라 (3) 22.04.02 204 9 11쪽
»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22.04.01 214 9 12쪽
211 적의 약점을 찾아라 (1) 22.03.31 213 9 14쪽
210 마족과의 격전 (2) 22.03.30 206 9 14쪽
209 마족과의 격전 (1) 22.03.29 206 9 15쪽
208 요계의 숨겨진 비밀 22.03.28 223 8 17쪽
207 지켜내기 위하여 (3) 22.03.27 221 9 15쪽
206 지켜내기 위하여 (2) 22.03.26 212 9 16쪽
205 지켜내기 위하여 (1) 22.03.25 223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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