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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웹소설 > 자유연재 > 게임, 판타지

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580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작성
21.07.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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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39화

DUMMY

브리드 마을은 며칠 전만 해도 평온하디 평온한 나날이었다.


[엔비 코크만 남작과 친선관계가 되었습니다.]

[카일 플라토네 남작과 친선관계가 되었습니다.]

[세피아 인스팅스 남작 친선관계가 되었습니다.]

[외교 스킬 랭크가 올랐습니다!]


“......”


“......”


“빌 로무스,”


“예. 옛! 말씀하시죠 영주님!”


“내가 분명 적당히 간보다가 적당히 마무리 짓고 오라 했을 텐데 화친까지 맺고 왔구나 빌 로무스.”


“아... 그것이... 어쩐지 분위기가 그래야 하는 것 같은 분위기라서 말이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당혹감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빌. 그에 콜레트는 흔들리는 동공으로 빌과 알렌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빌의 모습을 보며 알렌은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뭐, 괜찮겠지.”


“에?”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 킬 수도 없는 일이고, 빌이 선택하고 결정한 일인데 별 문제 있겠어? 게다가 저 동맹을 상대로 불화냐 화친이냐,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생각할 것도 없이 화친이지.”


대가 없는 일방적인 외교는 없다지만, 어찌 되었든 이로서 한 쪽 국경이 안정화가 된 것이니 나쁠 건 없었다.


-라고 생각한 것이 채 며칠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플라토네 남작님께서 갑자기 제 영지 바로 근처에 마을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은 제 심정이 어떨 것 같습니까?”


“흐음...”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각하는 척을 하는 것인지, 플라토네 남작은 의자에 다리를 꼰 채 말없이 앉아있었다.


“공의 말은 잘 들었네. 명을 내린 내 부하들이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 같으니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 할 건 없지. 보르고스!”


“...죄송합니다 카슈발 공. 제 불찰로 인해 공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말았습니다.”


의지 한 점 깃들어있지 않은 허울뿐인 기사의 사죄. 하지만


“...사죄.. 받아들이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그 사죄를 무시했다간 되려 자신이 옹졸해 보일 뿐이었다.


“이것은 교류일세. 이제 우리는 한 배를 탄 동지. 유사시의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데 서로간의 교류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 리가 있군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알렌을 보며, 카일은 얕은 미소를 짓고서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서로 간에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오해를 풀 겸 향후의 미래를 위한 깊은 대화를 나눠 보는 게 어떨 것 같소 카슈발 공?”


‘애초에 이러려는 거였나?’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알렌은 그렇게 마음 단단히 먹으며 플라토네 남작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까-악 까-악


이른 정오에 천막 안으로 들어간 알렌이 다시 나온 건, 노을이 저물고 세상이 노란 빛으로 물들어 갈 때쯤이었다.


“후우-”


“고생하셨습니다 영주님.”


“흐아아 고생했어어-”


약간 지친 기색으로 진심어린 말을 건네는 한나와, 지칠대로 지친 기색의 니케가 알렌을 향한 칭찬인지, 아니면 자신을 향한 칭찬인지 모를 말로 알렌을 반겼다.


“두 사람도.. 기다리느라 고생 많았어. 어떻게 대낮부터 시작된 대화가 어떻게 태양이 기울어질 때쯤이 되어서야 끝나는 건지...”


그 긴 기간 동안 플라토네 남작은 시답잖은 말들을 끊임없이 쏟아내었다. 하지만 그러는 중간중간 날카로운 질문과 난감한 제안이 쏘아졌기에, 알렌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마을 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미안, 안타깝게도 저쪽의 알 박기는 막게 못하게 되었어.”


“친선관계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찌...”


“그래 친선관계. 동맹도, 불가침도 아닌 참으로 어정쩡한 관계지. 그 말은 이쪽이 결사반대! 를 내세우며 강압적으로 나오면 저쪽이 군사적 행동을 취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해도 그리 이상할 게 없다는 거야. 설마 기왕 이렇게 된 거 물러서지 말고 전쟁을 벌이자는 말을 하진 않겠지 니케 예리치?”


“그... 그게 뭐 어때서? 우린 얼마 전만 해도 배나 차이나는 상대와 싸워서 이겼는걸!”


“인간적으로 그 양반과 저 양반을 비교하진 말자. 격이 다르잖아 격이 안 그래? 게다가 전쟁이 벌어지면 삼신성동맹의 남은 두 측이 과연 어느 편에 붙을까?”


“...그. 그건..”


“설상 두 남작이 가만히 있다고 치고, 게다가 어떻게든 운 좋게 이긴다 치자. 그럼 저 둘이 가만히 있을까? 십중팔구 약해진 이쪽을 물어뜯을 거라 생각되는데?”


“...뭐야 그게...”


계속해서 이어지는 알렌의 말에, 니케는 뭐가 뭔지 알 수 없다는 듯이 머리 위로 물음표를 가득 띄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동맹 전체의 생각이 아니라 저 남자의 독단적인 행동이라는 거지. 저 치의 동맹들이 전부 같은 생각이었다면 지금처럼 대화에 나서지도 않았을 걸?”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아저씨? 이대로 당하기만 하는 거야?”


“아니지, 그건 아니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알박기에는 알박기지.”


그로부터 며칠 후


남부도시 스폴레토의 영주 저.


한 병사가 다급한 걸음으로 플라토네의 집무실을 들어서고 있었다.


똑똑


“들어오라.”


“플라토네 남작님. 보르고스 경으로부터 전언이 도착했습니다.”


“말하도록.”


“남쪽의 신설된 마을로부터 불과 5킬로 떨어진 곳에, 카슈발 남작이 야영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합니다.”


“...훗. 그렇게 나오는 건가?”


한 차례 미소를 지으며 서류를 넘기던 카일은 병사를 향해 말했다.


“보르고스 경에게 이렇게 전하도록. ‘경거망동하지 말고 맡은 바 임무를 다하라.’ 라고”


“옛!”


5킬로.


시선을 돌리면 사람들의 행동거지마저 보일 것 같은 가까운 거리 속에서 느슨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서로 간에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인지 일단은 평화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브리드 마을은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다리가 완성되자 인부들은 땅을 고르고 자재를 나르며 뚝딱뚝딱 건물들을 세워갔다.


자기들의 집을 짓는 일이라서 그런지 매우 적극적이면서도 진취적이었는데, 건설계획을 지정해주지 않으면 자기들 마음대로 건물을 지어버릴 정도의 열기였기에, 알렌과 케빈은 강 건너 신설개발지역에 앞으로 만들 건물의 청사진을 짜느라 한동안 쉴 틈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던 고통은 뿌듯함으로 바뀌었다.


작은 마을 하나가 들어서기라도 한 것 마냥 번듯하게 지어진 수많은 건물들. 그렇게 자신들이 기거할 집이 지어지자 타지에서 유입된 영지민들의 불만도 대폭 줄어들었다.


[퀘스트 ‘브리드 마을의 불만을 안정화시키라!’ 가 완료되었습니다!]

[브리드 마을이 치안이 ‘불안함’ 에서 ‘보통’ 상태로 변했습니다.]


“역시 매슬로우의 욕구이론. 의식주만 해결해주면 불만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법이지.”


[히든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마수들을 이끄는 우두머리들의 증표 세 가지를 얻으시오!

- 오크 족장의 증표 (클리어!)

- 고블린 족장의 증표 (클리어!)

- 늑대의 우두머리의 증표 (클리어!)


[히든 퀘스트 1단계의 클리어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 주십시오

1. 보상을 받는다.

2. 소량의 퀘스트 보상을 받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 보상을 받는다. (Y/N)


“히든 퀘스트!?”


‘히든 퀘스트라면 여태까지 겪은 퀘스트들 중에서도 가장 난감하고 까다로운 퀘스트겠지... 그렇다면 당장의 보상이냐 아니면 못 먹어도 고냐 라는 건데...’


“...당연히 못 먹어도 고지!”


[히든 퀘스트 2단계를 시작합니다!]

[1단계 클리어 보상으로 일정기간 동안 영지 전체의 안정도가 증가합니다!]


[히든 퀘스트 : 정의를 세우는 자가 실행됩니다!]

- 자작 이상의 작위일 것

- 중심지의 주요 신앙이 2단계 이상일 것

- ???


보상 : ???


[종교 통일성이 75퍼센트가 되었습니다!]

[영지의 주요 신앙인 ‘이르하 교’를 2단계로 승급시킬 수 있습니다!]


“......”


‘뭔가... 뭔가 일어나고 있어.’


- ‘이르하 교’ 의 신앙을 2단계로 승급시키겠습니까? Y/N


‘이것도 망설일 것 없지.’


[‘이르하 교’ 의 신앙이 2단계가 되었습니다!]

[종교 통일성이 영구적으로 5%가 증가합니다!]

[종교 관용도의 증가로 인해 타 종교인으로 인한 불만이 감소합니다!]


“쓰레기도 키우면 제 값 한다더니, 등신 같은 이르하 교도 이젠 종교다운 모습을 보이는 구나...”


[영주의 불경한 태도로 인해 종교 통일성이 소폭 감소합니다.]


“......”


‘딩동! [망할 자식]으로부터 스마트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그렇지, 내 게임 인생 평탄한 길만 있을 리 없지.”


알렌은 한숨을 내쉬며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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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화 21.07.13 6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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