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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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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588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작성
21.06.17 16:16
조회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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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25화

DUMMY

[브리드 마을에 청동제 물품이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청동제 물품의 생산성, 품질이 10% 증가합니다!]


“드디어 드디어 청동기! 그동안 고생 많았...”


“거기까지! 일거리가 뭉텅이로 쌓여 있다는 거 알고 있으니 희망고문 섞인 그런 말은 말아주쇼 영주님!!”


단순히 한 가지 광물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광물을 다루고 조합해야 하는 특성상, 청동은 구리보다 다루기 훨씬 까다로운 물품이다. 그렇기에 그 방법과 기술을 알기 위해선 대장장이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그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대장장이들의 퀭한 눈과 지저분한 행색이 말해주고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 휴가를 주면 고생했다 말해도 되는 건가?”


“와아아아아!!”


“허허허허허. 이게 다 마을을 위해서 한 일인데 휴가까지야 허허허허.”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성을 터트리는 대장장이들과 함박웃음을 짓는 케빈의 모습을 보며, 알렌은 뭔가 휘둘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들의 노력에 거짓은 없었기에 그냥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나 경이랑 니케가 대련을 한다고 했던가?’


그 시각 브리드 마을의 연병장.


그곳에선 한나와 니케의 대련이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하아아아압!”


기합과 함께 땅을 박차며 매섭게 파고들어 검을 휘두르는 한나와


“흐흐흠-”


유려한 몸놀림으로 공격을 쳐내는 니케의 모습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검격의 직선과 봉의 곡선이 교차하며 일진일퇴조차 없는 팽팽한 격전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눈에 띄지만 않을 뿐 격차는 자명했다. 한없이 진지한 한나에 비해 어딘지 모르게 여유로운 니케의 표정과 움직임. 그리고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한나였다.


“흐흥~ 안 되죠 안 돼. 파고들 거면 더 과감하게! 한 대 정도는 맞아주고 한 대를 때리겠다는 심정으로!”


“치잇!”


자신의 검이, 평생을 전념해온 검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자신보다 어린 존재에게 지적을 당한다는 사실에 한나는 감정을 담아 땅을 박찼다.


기교 하나 없는, 뻔 할 정도로 정직한 움직임이었지만, 그런 게 효과적일 때도 있는 법.


빠악


“큿!”


한나는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는 봉격을 왼팔로 받아내며 처음으로 니케의 품을 파고 들었다.


“잡았다!”


확신과 함께 사선으로 내리치는 검격. 하지만


휘릭


“!?”


니케는 봉을 빙그르르 휘두르며 물 흐르듯이 검격을 흘려냈고, 한나는 자연스레 자세가 흐트러지게 되었다.


“그럼 이제 제 차례죠!”


휘리리릭


한 번의 큰 호흡과 함께 니케의 손아귀에서 회전을 시작한 봉은 한나의 복부와 허벅지, 그리고 가슴을 강타했다.


“커윽!”


아무리 끝을 헝겊으로 감쌌다 해도 충격으로 인한 고통은 적지 않은 법. 신음과 함께 주욱 밀려난 한나는 다시금 검을 꽈악 잡았지만, 그런 그녀의 목 앞에는 헝겊으로 덮인 봉의 끝이 자리해 있었다.


“...졌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강해지겠다 마음 먹었는데...’


그렇게 패배의 감정을 짓누르며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둘의 대련 잘 봤어.”


“아. 알렌님!?”


박수를 치며 자신을 칭찬하는 알렌의 모습에 한나는 자신도 모르게 약한 소리를 내뱉었다.


“으으.. 져버렸습니다 알렌님.”


“질수도 있지 뭘 그래, 예전에 비하면 강해졌잖아? 안 그래?”


사실 늑대와 결전을 벌이던 니케를 두 눈 똑똑히 지켜보았었던 알렌이었기에 승부의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의 격차에 알렌은 생각에 잠겼다.


‘정보 확인.’


<스테이터스>


- 이름 : 니케 예리치


- 나이 : 17세


- 건강 : 매우 좋음


- 활력 : 매우 좋음


[메인 스킬]


행정 : F랭크 (Lv3) 경험치 : 11.1%


외교 : F랭크 (Lv2) 경험치 : 21.0%


관리 : E랭크 (Lv1) 경험치 : 2.1%


전략 : E랭크 (Lv9) 경험치 : 21.2%


계책 : E랭크 (Lv3) 경험치 : 89.3%


기량 : D랭크 (Lv3) 경험치 : 21.2%


[보조 스킬]


창술 : 랭크 C (Lv 2) 경험치 : 13.6%


- 창의 묘리를 깨달아가기 시작한 그녀의 기재는 어지간한 상대가 아니고서야 상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 기량 스킬 랭크에 비례해 효과가 더욱 증가합니다.


기승 : 랭크 D (Lv 6) 경험치 : 27.5%


- 길들여진 말이 그녀에게 주어진다면, 마상전투 또한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 기량 스킬 랭크에 비례해 효과가 조금 증가합니다.


특기


- [무재武才]


- 무예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성장기 소녀입니다.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한나 경의 검술이 아직 D급인데 C급의 창술이라... 엄청나잖아?’


“아저씨!”


“응?”


“저 언니 이겼으니까, 나 기사 시켜줘요!”


“...갑자기? 왜? 어째서?”


“어째서라니? 기사란 지키는 자! 강해야 하는 자이고 저 언니가 이 마을의 유일한 기사인데, 그런 기사 언니를 내가 이겼으면 나도 기사가 될 자격이 있는 거잖아요?”


“어...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네?”


“그쵸? 그쵸!”


“하지만 저희는 기사 분을 그런 식으로 뽑지 않습니다 소녀 아가씨.”


“...에?”


“뭐, 강하고 실력만 좋으면 ‘좋아! 너 기사!’ 이렇게 뽑는 곳도 꽤나 있겠지만, 나는 기사를 그런 식으로 임명하지 않는단다.”


“그. 그런 게 어딨어요!?”


“어딨긴 여깄지. 기사 서임권은 오롯이 귀족인 내 권한이고 내 마음이란다. 그리고 겨우 한 판 이긴 걸로 따지고 있어! 다음엔 우리 한나 경이 이길 수도 있잖아!”


물론 다음번의 대련 또한 니케가 이길 것이라 생각하는 알렌이었지만


“이이이익...”


아무튼 효과는 굉장했다.


“아... 그... 알렌님의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제 실력은 제가 잘 알고 있으니 그렇게까지 말씀하실 것 까진...”


분노와 부끄러움. 그렇게 각자 다른 감정을 내비치며 얼굴을 붉히는 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영주니임~”


알렌을 부르며 연병장으로 달려드는 한 병사의 모습에, 셋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병사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길래 그리 급하게...”


“헉. 헉. 영주님. 급한 큰일입니다. 빨리 와보셔야...”


불안감.


이유도, 근거도 없었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알렌을 엄습했다.


“앞장서라.”


“옛!”


병사가 향한 곳은 마을의 한복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평소보다 많은 인파에 알렌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영주님이시다 길을 열도록!”


그 속을 헤치고 지나갈수록 커져가는 걱정을 가슴에 눌러 담고, 셋은 그가 안내한 의료소로 들어갔다.


“으으윽-”


어지간히 큰 상해를 입지 않는 이상 찾아올 이 없는 그곳에, 생사를 알 수 없는 몰골의 한 남성이 여러 약사들에게 둘러싸인 채 치료를 받고 있었다.


“!?”


“저. 저건...”


입을 틀어막는 니케와 채 말을 잇지 못하는 한나.


눈에 익은 이였다.

갈색의 짧은 머리칼에 모난 구석 없는 평범한 사내. 사절단으로 보냈던 빌이 만신창이가 된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누가... 누가 설명 좀 해봐라!!”


“그. 그게...”


“으으으으...”


빌이 신음을 흘리며 서서히 눈을 떴다.


“빌! 괜찮아? 괜찮은 거야?”


“영주님... 끄으으...”


이젠 없는 오른팔을 바르르 떨던 빌은, 왼팔을 움직였고, 알렌은 그런 빌의 왼손을 재빨리 붙잡았다.


“그래 나다. 영주인 알렌 카슈발이다.”


“죄. 죄송합니다 알렌님.. 사절던 임무는... 실패... 한 것 같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빌. 실패하지 않았어. 실패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말 하지마라. 그런 것보다...”


“그렇습니까.. 그건... 정말 다행...”


빌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눈을 감았고,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약사들이 달라붙었다.


“살릴 수 있겠느냐”


“...죄송합니다만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그렇군.”


자책, 죄책, 회한.


그런 감정들을 손으로 자신의 얼굴에 감싸 쥐며 부르르 떨었다.


“상황을 아는 이. 누가 있나?”


“흐읏!?”


알렌의 입에서 나온 소름끼치도록 낮은 목소리에 니케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상황의 전말을 아는 이가 누구냐 물었다.”


“제. 제가 압니다! 제가 들었습니다!”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대답하는 한 병사. 알렌은 그 병사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말해봐.”


“예. 그것이...”


병사의 입에서 상황의 전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빌이 서쪽의 마을에 도착한 일, 마을의 영주와의 회담 대신 연회 대접을 받은 일. 비몽사몽 술에 취한 자신들을 습격한 일. 간신히 빠져나와 브리드 마을로 도망친 일과, 그들이 브리드 마을을 침공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다는 일까지.


“이상이 빌씨가 혼절하기 전에 말했던 내용들입니다.”


“...혹시나 했는데... 예상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군.”


빠드득.


병사의 보고에 사납게 이를 갈던 알렌은 손을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약사들을 제외한 모두 의료소를 나가도록.”


“예. 옙!”


“한나 크리사오르 경.”


“...예. 말씀하세요.”


“영지민들을 불러 모아, 전부. 한 명도 빠짐없이.”


“예. 명을 받들겠습니다.”


다급히 의료소를 나가는 한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알렌은 마지막으로 빌을 바라보았다.


“고생했다 빌. 여기서 쉬고 있어라. 너의 노력과 수고에 대한 치하는 그 남작 녀석을 무릎 꿇리고 나서 하자꾸나.”


흠칫


말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새어나오는 알렌의 분노와 광기에, 약사들은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면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진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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