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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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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560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작성
21.07.11 20:27
조회
66
추천
1
글자
8쪽

38화

DUMMY

“나는 그렇게 생각해. 보석이라는 건 그 가치가 인정이 되어야 제 기능을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보석은 귀중품이잖아. 근데 귀중품이라는 건 말 그대로 누군가 그걸 귀중하게 생각하고 여겨야 귀중품이지 그 가치를 입증 받지 못하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내 말. 듣고 있는 거니?”


“아 예 예 물론이죠 듣고 있습니다! 계속하시죠! 귀중품은 귀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이 얘기 하고 계셨잖습니까?”


크로우의 말을 반 쯤 흘려 듣고 있던 사내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것만 같이 어벙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해가 넘어갈락말락 한 것 마냥 어두운 검은 숲.


크로우가 보물(?)을 찾아낸 곳에서 서쪽으로 약 10킬로 가량 떨어진 거리. 그곳에는 사막 한복판에 존재하는 오아시스처럼 수림 한복판에 만들어진 마을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수림의 난폭한 생태계에서도 꿋꿋이 버티고 작은 마을을 이뤄낸 개척자이자 마을의 지도자인 로난은 지금, 마을의 한 곳에서 크로우의 허튼소리를 들으며 비위를 맞춰주고 있었다.


‘하아-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이 사내의 불행은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


“호오- 이런 곳에 마을이 있었네?”


보물을 탐색하기 위해 숲을 싸돌아다니던 크로우와 그의 무리들이 이 마을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저 만한 무리가 마을의 코앞에 당도 할 때까지 감시병은 대체 뭘...”


“어이 거기 리더로 보이는 양반! 다짜고짜 미안하지만 도움 좀 받을 수 있을까?”


“...도오우움?”


로난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그 말을 내뱉은 당사자를 바라봤다.


안타깝게도 귀는 멀쩡했고 당사자 또한 진심이었다. 거기다 심상치 않아 보이는 거동까지, 그 모습은 마치 깽판치기 5분 전과도 같은 모양새였다.


“도움은 인포가서 구하시고요, 여긴 빠르게 나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한당 여러분?”


로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을의 병사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크로우와 그의 무리들을 포위하며 창 끝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좋아, 상황 판단 빠르고 좋네! 고마워! 덕분에 이리 저리 간 볼 것 없이 싸울 수 있잖아!”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잘 됐다는 듯이 웃음 짓는 크로우의 모습에, 로난은 뭔지 모를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돌이키기엔 이미 늦은 상황. 거기다 마을을 노리고 온 자들에게 이유 없이 항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얼핏 봐도 두 배에 달하는 수 차이. 지쳐 보이는 적군.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이쪽의 우세인데 생각할 것도 없지!’


“돌격! 공격해라! 마을을 노리고 쳐들어온 적들을 몰살시켜라!”


“와아아아!”


“우흐흐흐 덕분에 이번 영상 각 달달하게 뽑겠...”


와장창!


그렇게 행복회로를 돌리던 로난의 눈에 들어온 건, 자신이 어화둥둥 키워왔던 병사들이 스트라이크를 맞은 볼링핀처럼 와장창 나가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뻐킹 란체스터!!’


“항보옥!!!”


승산을 빠르게 판단한 로난이 무릎을 꿇으며 항복을 표하자, 상황은 빠르게 종료되었다.


“......”


그에 크로우 또한 검을 집어넣으며 로난에게 다가와 쪼그려 앉으며 시선을 가까이 했고, 로난 또한 그와 눈을 마주했다. 그러자 크로우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재미없게 끝낼거면 애초에 이빨을 들이밀지 말았어야지. 응?”


마을을 점령했다는 쟁취감이나, 전투를 손쉽게 이겼다는 성취나 고취감. 이런 것이 아닌, 그저 흥미만을 가지고 있는 자의 눈을 마주하며 로난은 다짐했다.


‘이 사람한테 개기면 안 되겠다.’ 라고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로난은 여전히 마을의 영주였으며, 마을은 무너진 건물 하나 없이 여전히 건재했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내가 생광이라니... 이 시뮬레이션 종겜러 로난이 생광이라니...”


크로우에게 자원이 필요하면 냉큼 가져다 바치야 하는, 이른바 담당찐따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렇다고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괴수? 어디 있는 놈인데?”


마을에 물리적 위협이 생기면 즉각 처리 해주는 건 물론,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진기한 시추에이션으로 인해 구독자수와 조회수가 펌핑 된 것이었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그러니깐 말이야, 제 아무리 거대한 보석이라도 그런 걸 가치에 두지 않는 야만인들에겐 그저 예쁜 돌, 우라늄 그 이하의 무언가란 말이지... 아니, 우라늄은 원래 비싸던가?”


논지에서 벗어난 크로우의 말에도 다니엘은 그저 입을 꾹 다물었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그래서 말인데, 사람이 안에 들어있는 거대한 에메랄드 보석이라는 게 과연 수요가 있을까?”


“예?”


‘이 싸움광이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걸까?’


“헛소리하고 있네- 라는 표정은 지우고.”


뜨끔


“허. 헛소리라뇨. 하하...”


“네 심정이 어떨지 대충 알겠으니 이번엔 그냥 넘어가주겠어. 그러니 제대로 듣고 제대로 생각해봐.”


다니엘은 크로우의 간략화된 설명을 들으며 반신반의한 얼굴에서 점차 진지한 얼굴로 변해갔다.


“...그래서 말이야, 그걸 부숴서 팔아치울까 원본 그대로 팔아치울까 고민 중이거든? 어떻게 생각해?”


“어어... 원래 보석이라는 게 크기가 클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긴 하지만 크로우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부숴서 판다고 해도 엑조디아처럼 시스템처럼 오히려 비싸지는... 아니아니, 그보다 관점이 잘못되지 않았나요?”


“관점이 다르다?”


“호박석의 모기도 아닌 이상 거대한 보석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으면 ‘죽었다’ 가 아니라 ‘봉인 되었다’ 라고 판단하는 게 우선이잖습니까!?”


“......오! 똑똑한데?”


“오! 는 무슨... 어떻게, 방법은 있습니까?”


‘설마... 나한테 이 일을 해결하라고 떠넘길 생각은 아니겠지?’


“걱정 마라. 그런 쪽으로 부탁할 녀석은 한 명 있거든.”


다니엘을 안심시킨 크로우는 숲 너머 누군가를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에.. 에엣취!”


히이이힝!


“워- 워워!”


알렌의 갑작스런 재채기 소리에 놀란 말이 이리저리 움직였고, 덩달아 그를 보좌하던 한나까지도 놀라게 되었다.


“괜찮으십니까 알렌님?”


“괜찮아 괜찮아. 단순한 재채기일 뿐이야.”


‘누가 내 얘길하나?’


“이런 중요한 상황에 재채기라니 불길한 거 아냐 아저씨?”


흥분한 말을 토닥이던 니케가 말했다.


“기침가지고 불길함까지 운운할 것까진 없잖냐.”


니케의 힐난에 그렇게 대답한 알렌이었지만,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긴장감이 더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저기, 목적지가 보입니다 알렌님!”


“...나름 회담이랍시고 간이 회담장까지 만들어 주셨네.”


확연히 눈에 띄는 적색의 천막과 주변에 주둔된 병사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서 의자에 앉은 한 사내의 모습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서부턴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할 몫이네.”


“알렌님의 무운을.”


“힘 내 아저씨.”


“오냐. 힘내보마.”


병사들의 호의 없는 인사와 은은한 적의를 한 몸에 받으며 말에서 내린 알렌은, 저벅저벅 천막 안으로 들어가 사내의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


“이것 참... 카슈발 남작이 이리도 예의가 없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예의는 후에 따지도록 하고, 어째서 우리 영토에 알을 박으셨는지 이유를 들어볼까요 카일 플라토네 자작님?”


작가의말

오늘도 늦은 작가 놈입니다.


이유부터 말씀 드리자면 작가 놈의 멘탈이 터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이럴 예정이니 차후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이 놈에게 내우외환이 생겼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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