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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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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565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작성
21.06.12 14:20
조회
120
추천
3
글자
8쪽

22화

DUMMY

“...니케? ...잠깐 설마 너... 저번의 오두막에서...”


“흐흥-”


당혹감을 금치 못하는 알렌. 소녀는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어떤 감사 인사를 표할지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서 잔뜩 우쭐해져 있었다. 하지만


“너 여자였냐!?”


“잠깐, 감사인사가 아니라 그쪽!?”


크르르르르...


“...해후는 나중에. 일단은 저 녀석부터 처리해야겠어.”


니케는 검은색의 장창을 가볍게 휘두르며 창끝을 우두머리에게 향했고, 그 사이 알렌은 뒤로 물러났다.


“알렌님! 괜찮으십니까?”


“응. 덕분에.”


“하아... 다행입니다.”


알렌의 안위를 확인한 한나는 우두머리를 향해 검끝을 겨누었지만, 그런 한나를 알렌이 제지했다.


“아니, 이쪽은 괜찮으니 한나 경은 바깥에서 넘어오는 늑대들을 막아줘.”


“예? 하지만...”


한나는 알렌과 니케. 그리고 우두머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지만


“그게 알렌님의 명이라면.”


이내 틈새를 밀고 들어오는 늑대들과 분전하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고마워 아저씨. 저건 나 혼자서 사냥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아저씨도 저쪽으로 가봐야 하는 거 아냐?”


“그러고는 싶은데... 쟤가 노리는 게 바로 나거든.”


우두머리와 대치를 이루며 녀석을 지켜보던 알렌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우두머리의 정체가 바로 그 예전, 알렌과 민병대에게 부하들을 잃고 도주했던 늑대무리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을.


크르르르...


“아하? 아하... 아하!”


의문 – 전개 – 해결의 시퀀스를 단어 한 개만으로 모두 표현한 니케는 알겠다는 듯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니케가 알렌과 우두머리 사이에 얽힌 백스토리를 아는 건 아니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요컨대 내 뒤꽁무늬가 제일 안전하다- 이거지?”


“...그래.”


어린 소녀의 뒤에 숨어 안전을 보장 받아야 한다는 현실에 눈을 돌리고 싶은 알렌이었지만, 그런 쓰디쓴 현실일지라도 똑바로 마주봐야 할 때도 있는 법.


“...뭐, 녀석도 만전의 상태는 아니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 녀석의 처지와 엇비슷해지겠네.”


크르르르- 크와앙!


자신을 단순히 사냥감 취급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 분노를 쏟아내며 달려드는 우두머리 늑대. 녀석은 전혀 지치지 않았다는 듯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앞발을 휘둘렀다. 아니, 휘두르려 했다.


파팍!


!?


순식간에 앞발을 향해 가해진 이격에, 앞발은 피를 흘리며 힘없이 땅을 내딛을 뿐이었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을 수 없으면... 애초에 그 공격을 하지 못하게 만들면 된다는 거지!”


미간을 향해 찔러 들어가는 창날. 그에 우두머리는 훌쩍 놀라 뒷걸음질을 쳤지만, 니케의 공격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자- 이번엔 내 차례야!”


니케의 발은 상공을 유영하는 제비처럼 날렵하게 지면을 미끄러졌고, 단련된 팔에서 뻗어 나오는 창의 연격은 먹잇감을 사냥하는 매처럼 매섭고 날카로웠다.


앳된 소녀가 창 하나만을 들고 자신보다 몇 배는 커다란 늑대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구전설화 같은 곳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이라 알렌은 넋을 놓고 가만히 지켜보았다.


크흐. 크흐. 크르르


어느덧 더욱 늘어난 상처와, 눈에 띌 정도로 거칠어진 헐떡이는 숨소리. 패배. 이길 수 없음을 직감한 우두머리 늑대는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어이!”


크릉?


“이번에도 도망치려고? 네가 그토록 노리던 이 목을 놔두고?”


그런 우두머리를 향해 알렌이 목을 빼들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톡톡 건드렸다.


...크르르르르-


[도발에 성공했습니다!]


[도발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어? 이게 이렇게 된다고??’


아우우우우!!


마지막과도 같은 깊은 하울링을 내뱉은 늑대는, 부하도, 병사도, 니케도 아랑곳 않고 그저 알렌만을 주시하며 당장에라도 튀어나갈 듯이 네 발을 지면에 납작 엎드렸다. 한 소녀가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한 눈 팔면 안 되지!”


!?


우두머리는 그제서야 니케가 자신의 등을 덮쳐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늦었어!”


콰직!


크허어어엉!


쐐기마냥 늑대의 등허리를 정확히 파고든 창날. 하지만


‘쳇! 얕았나?’


크아아아아!


우두머리는 고통 섞인 울부짖음을 내뱉으며 니케를 떨쳐내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니케는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기 위해 두 손으로 창을 꼬옥 붙잡았다. 그렇게 사방을 돌아다니며 늑대와 소녀의 로데오가 펼쳐졌다.


커엉!?


“피. 피해!”


둘의 난폭한 로데오는 병사들은 물론 늑대들까지도 그 움직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싸움을 멈추고 도망칠 정도였다. 그렇게 한없이 이어질 것 같은 로데오는 늑대가 마을회관을 들이 받으며 끝이 나게 되었다.


콰아아앙!


우두머리의 일격을 버티지 못한 마을회관은 한 쪽 벽면이 그대로 붕괴되어 버리고 말았다. 먼지와 함께 우수수 무너져 내리는 파편. 그 파편들에 묻힌 늑대는 처참하다 못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그런 녀석의 등에 마지막까지 매달려 있었다면 니케 또한 심각한 꼴을 면치 못했겠지만, 부딪치기 직전에 늑대의 등에서 벗어나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으으으으...”


낮은 신음과 함께 땅에 떨어진 충격을 추스르며 비틀비틀 몸을 일으키는 니케. 아직 싸울 기력은 여전했지만 그녀의 손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었다.


커어어엉!


그녀가 애용하는 무기는 핏물이 섞인 거센 고함소리를 내뱉으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늑대의 등에 꽂혀 있는 상태. 그에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봤지만 주변에는 그 흔한 목창이나 작대기 하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상황에 소녀는 뒷걸음질을 치며 주춤거릴 뿐이었다.


“우읏....”


“니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검을 순식간에 포착했고, 동시에 흔들리던 전의를 다잡으며 땅을 박찼다.


“...줄 거면 좀 제대로 주란 말이야 이 아저씨야!”


포물선의 도착지는 니케와 늑대의 사이. 분노를 기폭제 삼아 달려 나간 니케는, 검을 잡아채는 것과 동시에 검집에서 검을 뽑아들며 휘둘렀고, 이어 전력을 다해 달려든 우두머리의 거대한 육체와 한데 휩쓸리게 되었다.


쿠당탕 쾅!


“니케!”


피어오르는 흙먼지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진 채 추욱 늘어진 거대한 늑대. 미동도 없는 걸 봐선 죽은 것 같았지만, 정작 니케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설마 여기에 깔린 건가?”


알렌은 당장에라도 일어나서 이빨을 번뜩일 것 같은 늑대의 시체 앞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한 차례 심호흡을 하며 아직 열기가 감도는 늑대의 몸뚱어리를 힘주어 들어올렸다.


“푸하아~ 질식사 하는 줄 알았네!”


그러자 그곳에서 만신창이의 몰골로 숨을 들이마시는 한 소녀가 발굴되었고,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녀석의 마지막 정도는 아저씨에게 양보하려고 했는데...”


“...그런 양보는 필요 없거든?”


알렌은 고개를 저으며 니케에게 손을 내밀었고, 소녀는 그 손을 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화염과 잿가루가 휘날리는 마을 속에서 길고 길었던 전투가 끝나가고 있었다.


[영웅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투 관련 스킬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전투 경험치의 축적으로 브리드 마을의 군대가 민병대에서 정규군으로 승급합니다!]

[퀘스트를 클리어 했습니다!]

[친밀도가 상승해 ‘이름 없는 마을’을 흡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이시아 영지에서 늑대들의 위세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늑대류에 대한 지배력과 공포가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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