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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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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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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7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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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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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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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17화

DUMMY

백기.


기원전 고대로부터 사용되어진 가장 유명하고도 일관된 상징으로, 현재까지도 세계 곳곳의 다양한 상황에서 항복의 의미로 쓰여지는 깃발이었다.


“백기를 휘두르는 건 항복하겠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정확한 의미는 교전의사가 없다. 싸움을 원치 않는다는 뜻입니다. 크로우님.”


“쳇. 뭐야? 좋다 말았네.”


강 너머의 브리드 마을을 바라보며, 자갈밭에 책상다리로 앉은 채 손으로 턱을 괸 그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입술을 삐쭉 내밀고 돌을 던지며 작은 투정을 부려댔다.


“...지금이라도 쳐들어갈까?”


“대장!”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근데 말이야? 발러 넌 나를 무슨 전쟁이나 싸움밖에 모르는 놈으로 보는 거 같더라? 응?”


“...크흠! 아닙니다. 제가 그럴 리 있겠습니까?”


예. 정확히 그 말대로입니다- 라고 말이 입 속에서 헛돌던 발러였지만, 헛기침과 함께 선의의 거짓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나저나,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야? 이 정도면 기다릴 만큼 기다려 줬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발러.”


“제 생각엔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음. 그래, 역시 너도 내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생각하는 거지?”


“대장!!”


끼이이익


기다림에 지친 크로우가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브리드 마을의 북쪽 목조 방벽의 문이 열리며 알렌과 한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하- 드디어 주인공 등장이시구만.”


눈을 번뜩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알렌을 바라보는 크로우. 그에 알렌 또한 그를 마주보았다. 평정을 가장한 매서운 눈빛. 얼핏 보기엔 침략자에 대한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의 알렌이었지만


‘안 싸워서 다행이다.’


라는 것이 알렌의 진짜 속마음이었다.


[???의 유격대]


- 지휘자 : ???


- 규모 : 경보병 35명


- 등급 : 수준 낮은 경보병단 (D+랭크)


- 사기 : 완벽함 (100%)


- 활력 : 완벽함 (100%)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강도 끼고 있고 병력도 배나 되겠다. 이러면 꽤나 유리한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성난 맹수와도 같이 재빠르게 마을을 향해 거리를 좁히는 그들의 날랜 움직임. 그리고 모두가 잠에든 시간대를 노리는 게 아니라, 다수의 인원이 작업을 위해 나간 시간대를 노리는 계획성에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만약 이대로 전투가 벌어졌으면...’


알렌은 일어나지 않은, 일어나지 않을 상황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현실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한나 경에겐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마을의 지휘를 맡기려 했는데...”


“아뇨.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한나는 단호하게 알렌의 말을 거절했다.


“주군을 사지에 몰고 자신은 안전한 곳에 머무는 기사가 세상 그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만약 협상이 결렬되어 목숨이 위협받게 된다 한들, 알렌님만은 제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킬 것입니다.”


평소의 그녀와도 같이 올곧은 의지가 담긴 말과, 흔들림 없이 빛나는 눈빛.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알렌은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어디, 하나뿐인 기사를 믿어보도록 할까?”


“...여태까진 안 믿으셨다는 소리로 들립니다만...?”


“에헤이- 그럴 리가?”


“거기! 꽁냥꽁냥거리는 둘! 지금 뭘 하는 거지? 나랑 대화를 하자는 게 아니었나?”


한나의 투정어린 의심을 넘길 때쯤 강 건너편에서 터져 나온 불만 가득한 목소리. 참을 만큼 참았다는 투의 말이었지만, 알렌은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모습으로 답했다.


“이쪽은 수심이 깊습니다. 돌아서 갈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죠.”


“...하?”


아직 도하하지 않은 적군에게 수심이 얕은 곳을 알려준다는 건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는 짓. 크로우는 헛웃음을 터트렸고, 한나는 무게감을 싣고서 근엄한 표정을 단번에 일그러트렸다.


“알렌님!? 지금 무슨...”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저들도 알게 될 정보야. 그렇다면 차라리 이쪽에서 알려줘서 최대한 환심을 사는 게 나아.”


“그래도 그렇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어.”


“중요한... 이유요?”


“응. 옷이 물에 젖으면 질척질척해지는 그 느낌이 별로거든.”


“...예?”


예상치 못한 답변에 한나는 순간적으로 얼빠진 표정을 지었지만, 빙긋 미소를 짓는 알렌의 표정을 보고 나서야 농담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으 진짜... 이런 상황에서까지...”


난처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는 그녀의 모습에 알렌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최근 멀어졌던 거리감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잠시 후, 강을 건넌 알렌은 열 걸음 가량을 거리에 두고 크로우와 얼굴을 마주했다.


“이 마을의 영주는...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질 나쁜 취미를 가지고 있군?”


다부진 몸과, 몸을 감싼 가죽 재질의 옷. 이마와 눈가를 뒤덮은 덥수룩한 회색의 머리칼과, 그 사이에서 매섭게 번뜩이는 회색의 삼백안. 마치 늑대와도 같이 맹렬한 기세를 풍기는 사내였다.


“기다리느라 지치는 줄 알았다고? 혹시나 앞에선 거짓 화친으로 시간을 끌고 뒤에선 전투준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하하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시시덕거리는 말 속에 숨겨진 뼈가 담긴 말을 웃으며 받아넘기는 알렌. 그런 그를 바라보던 크로우는 재차 입을 열었다.


“킥. 그나저나 내 부하를 죽여 놓고 화친이라니, 뻔뻔하다 생각되지 않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이쪽에선 화살 한 발 날린 적도 없는...”


‘잠깐, 부하...!?’


순간적이지만 살짝 일그러진 알렌의 표정. 그런 알렌의 표정을 캐치한 크로우는 미소를 지으며 재차 입을 열었다.


“자, 시시콜콜한 대화는 이쯤하고 화친에 대한 말이나 해보자고. 설마 이 지경까지 와서 맨입으로 화친을 운운하려는 건 아닐테지?”


수틀리는 말을 했다간 당장에라도 달려들어 모조리 물어뜯어 버릴 것 같은 그의 기세에, 알렌은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감각을 훔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선 당신이 그 때 무슨 생각이던 건지, 무슨 의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날 밤 일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과 순순히 보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죠.”


“하! 이젠 아예 숨길 생각이 없다- 라는 건가?”


“예에 그렇죠.”


“좋아. 계속해봐!”


당연하다는 듯이 하대를 하는 크로우와, 그런 그의 태도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넘기는 알렌. 보다 못한 한나가 나서려했지만 알렌이 먼저였다.


“근거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걸 드리겠습니다.”


“내게 필요한 것?”


“예. 식량을 드리죠.”


“......”


말없이 팔짱을 끼는 크로우. 그 모습을 긍정적이라 받아들인 알렌이 재차 말을 이어갔다.


“당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식량 아닙니까? 그걸 이쪽에서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화전민도 아닌 이상 떠돌이 생활을 하는 그들이 농사를 지을 리가 만무한 데다, 가축도 데리고 다니지 않는 그들이 식량을 얻을 길은 채집과 사냥 정도지만, 그것도 하던 사람이,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식량을 얻는 법이다. 그렇다면 그런 방법을 모른다면 그대로 굶어 죽어야 하는가? 아니, 이쪽에 없다면 있는 자들에게서 빼앗아오면 되는 법. 그렇기에 그들이 취한 방식이 바로 약탈이었다. 하지만 약탈이라는 건 당하는 쪽에서도 순순히 당해주질 않는 법이기에, 적잖은 리스크가 필요한 작전이었다.


“확실히... 그쪽 말대로 우리 애들이 싸움은 잘하지만 생산적인 일은 잼병인 애들이거든. 그래서, 얼마나 줄 건데?”


마치 맡겨둔 걸 되돌려 받는다는 투로 말하는 크로우의 모습에 다시금 화가 치밀어 오른 한나였지만, 뒤이어 튀어나온 알렌의 말에 의해 충격을 금치 못했다.


“20일치를 드리겠습니다.”


“...뭐?”


“알렌님!?”


한나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하며 알렌을 바라봤지만, 단호하기 그지없는 그의 모습에 더더욱 입이 다물지 못하였다.


“설마 최근 식량을 모으는데 힘쓴 이유가...”


“푸하하하하하!”


크게 터져 나온 웃음소리에 한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것은 마치, 짐승이 웃는 것과도 같이 커다란 소음과 울림을 자아내고 있었다.


“분명. 분명 20일치라고 했겠다?”


“예 분명히 그랬습니다.”


“좋아! 그럼 그 20일 치의 식량! 지금 당장 제공한다면 두말없이 화친을 받아들이지!”


두 눈에 기대감을 가득 담으며 자리에 털썩 주저 않는 크로우. 그런 그의 모습에, 알렌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 들었지 한나 경? 지금 마을로 돌아가서...”


“거짓일수도 있습니다. 함정이라 생각합니다 알렌님. 저들이 식량만 얻고서 약속을 깨트리고 마을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음... 분명히,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어째서...”


“한나 경.”


멈칫


단호한 알렌의 목소리에 재차 말하려던 한나의 입이 다물어졌다.


“나는 대가를 지불하고 저 자와 싸우지 않는다는 걸 선택했어.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고, 그게 최선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야. 그러니 한나 경, 부탁이니 내 선택을 믿어 줄 수 없을까?”


그녀는 그제서야 눈을 마주했다. 언제나처럼 의지와 확신이 담긴 것이 아닌, 불안과 동요로 인해 흔들리는 알렌의 눈동자를


‘...기사라는 자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 한나 크리사오르!’


한 차례 눈을 질끈 감으며 생각을 정리한 그녀는, 눈을 부릅뜨며 입을 열었다.


“저는 알렌님의 기사입니다. 설사 알렌님의 생각과 선택이 틀렸다 한들! 저는 언제나 알렌님 곁을 함께 할 것입니다!”


“고마워 한나 경.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기사의 예를 차린 한나는 마을로 발걸음을 향하기 직전, 크로우를 노려보았다.


“음?”


“제가 돌아올 때까지, 영주님께 손 하나라고 까딱한다면 가만 안 둘 겁니다!”


“히이이- 무셔워라- 후덜덜-”


“치잇.”


각오를 다진 진심어린 단언에도, 가볍게 장난질을 치는 크로우. 한나는 그 모습에 혀를 차면서도, 가가 알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 직감했다.


“저쪽은 충성스런 부하를 두셨네.”


“크로우님? 저도 한 충성합니다만?”


“정정. 충성스럽고 얼굴 예쁘고 몸매 좋아 보이는 부하.”


“...유감이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을에서 나온 다수의 일꾼들이 크로우의 앞에 식료품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20일치. 정확한 수치입니다.”


“그래? 틀림없어?”


“대장님께서 배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날짜가 달라지겠지만 이 정도면 마흔에 가까운 인원이 20일 동안 먹을 양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양입니다.”


확신이 담긴 발러의 보고. 하지만 그런 보고를 들은 크로우의 얼굴에는 작은 아쉬움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뭐, 약속은 약속이니, 우린 이걸로 물러나도록 하지.”


[외교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크로우가 이끄는 무리와 친선관계가 되었습니다!]


[외교 스킬 레벨이 올랐습니다!]

[계책 스킬 레벨이 올랐습니다!]

[교역 스킬 레벨이 올랐습니다!]


[크로우 로웬과 불가침 조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불가침 조약? 어디 한 번 말 만이라도...’


“설마 불가침 조약 운운할 생각은 그만 둬. 지금 우리 관계에서 그런 것까지 바라는 건 선 넘는 행위야?”


‘...그럼 그렇지.’


“아! 그래도 이 정도로 해줬으니 이쪽에서도 뭔가 주는 것이 있어야겠지?”


자신의 무리로 돌아간 뒤 잠시 후, 크로우는 하나의 보따리를 들고 나타나 알렌에게 내밀었다.


“...이건?”


“화친에 대한 답례. 선물은 내가 가고 나서 풀도록.”


한 움큼의 보따리. 그런 보따리의 위엔 피로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색의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하?”


‘어쩐지 플레이어 같더라니...’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참... 고맙습니다? 그러니까...”


“크로우. 크로우 로웬.”


악의 없이 내밀어진 다부진 손. 그에 알렌 또한 손을 내밀며 마주 잡았다.


“알렌. 알렌 카슈발입니다.”


* * *


“처음입니다.”


“뭐가.”


무리를 이끌고 마을에서 벗어나, 앞장서서 남쪽으로 향하던 크로우는 발러의 질문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크로우님이 한 번 정한 먹잇감을 놓아주는 건 처음 보는 일이라서 말이죠.”


“막상 그냥 가려니 아쉬워 발러? 그러면 지금이라도 회군해서 전쟁을 불사할까? 비전투인원이 섞여 있다 해도 인구가 백이 넘는 마을을? 그리고 항복이 아니라 결사항전을 불사하고도 남을 놈들을 상대로 이겨서 뭘 얻으라는 거냐? 상처뿐인 영광? 그리고 순순히 식량을 내놓겠다잖아? 거저먹을 수 있는 승리를 굳이 마다하랴?”


“이유는 그게 답니까?”


“뭐?”


“제가 아는 크로우 로웬님은 화친을 위해 내놓은 식료품을 챙기고 마을마저 싹 쓸어버릴 분이시거든요. 상대가 어떻든, 손해득실이 어떻든 간에 말이죠.”


“...킥. 뭐 그건 그렇지. 사실 화친이고 나발이고 무시하고! 이겨도 손해, 져도 손해인 전투를 일단 해보는 게 크로우 로웬이잖아? 그리고 이 부근에서 저만한 마을을 언제 어디서 마주하고 또 부셔보겠어? 안 그래?”


그 말과 함께 크로우는 크게 웃음을 터트렸고, 그가 이끄는 무리 또한 그에게 전염되었는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하하핫... 그런데 말이야.”


“예?”


“뭔가 재밌어 보이는 녀석이었거든. 지금보다는 나중이 기대가 되는 녀석이라고. 음... 이유는 이 정도면 충분할까?”


“하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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