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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님의 서재입니다.

흔하디 흔한 영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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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한량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9
최근연재일 :
2021.08.23 11: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579
추천수 :
182
글자수 :
247,784

작성
21.07.01 20:16
조회
112
추천
1
글자
8쪽

33화

DUMMY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랜드 심포니아 코인으로 조회수를 낭낭하게 빨아 먹고 있는 여러분의 사이버 렉카 하치예요~ 오늘도 어김없이 팩트체크 하나 안 하고 긁어모은 내용들을 여러분들께 대충 읊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소식입니다! 서부 유라스 대륙의 강자 리스포프 글란딜 공작이 신설한 연합이 점차 커져 가고 있다 합니다.


크고 작은 도시들이 가득한 서부의 유라스 대륙에는 기존의 도시 연합이 있다는 건 다들 아실 텐데요, 그런 연합에 속해있던 리스포프 글란딜 공작이 새롭게 연합을 신설한 겁니다. 이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일었지만 글란딜 공작은


‘기존의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움직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하나 되어 앞으로 있을 커다란 고난에 대비해야 한다.’


라며 자신의 당위성을 주장할 뿐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그의 행보에 ‘이미 구축되어있는 연합을 망가트리려 한다-’ 며 비난을 하는 한 편, 그의 연합에 가담하기 위해 직간접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북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북부 캄란 대륙의 유명인 소드놀 카르덴 남작이 자작에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백인 동맹을 주장하고서 동맹들을 뒤통수 친 것으로 유명한 소드놀 카르덴 자작은 빠르게 성장하며 자신만의 세력을 빠르게 부풀리고 있다는 데요, 그의 수도인 헤르놀 영지의 인구만 해도 삼천에 달한다는 소식입니다.


이에 카르덴 자작에게 배신을 당한 유저들이 복수를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는데요,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대기업 스트리머 유저 몇과 이미 접선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정말이지 향후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군요.】


【다음은 동부입니다. 동부 아캄 대륙하면 브리기테님 아니겠습니까? 브리기테님의 동부대륙 생존일지 신작이 올라왔다 합니다!


벌써 6회차 리트라이를 하고 계신 브리기테님의 동부대륙 생존기의 내용은 직접 가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예? 아니~ 제가 아무리 사이버 렉카충이긴 해도 그 이상의 내용들을 밝힐 수는 없잖습니까아~? 그러니 자세한 동부의 소식을 듣고 싶으면 브리기테님의 동부대륙 생존일지를 읽으시길 바랍니다!


브리기테님! 화이팅입니다!】


【마지막으로 남부입니다.


...예. 드릴 내용이 없습니다.


내용이 없다고요 내용이! 게시판에 글이 안 올라와! 응? 다른 게시판은 쭈왁쭈왁 올라오는데 남부는 무슨 개미 뒷구멍에서 페로몬 나오듯 찔끔찔끔 나와! 응? 남부 사람들! 남부 사람들은 소식 좀 올려보라고요! 예? 먹을 게 없잖아요 떠먹을게! 렉카충도 사람입니다! 당신들이 내용을 올려야 제가 조회수를 쪽쪽 빨아먹지 않겠습니까? 유저가 없는 것도 아닌데 건수가 안 나와! 하다 못해 어디에 틀어박혀서 폐쇄적인 광산놀이라도 하고 있으면 그거라도 알려주던가! 제발 건수 좀 만들어 달라고 건수가를!! 이 X부럴 샠!!!】


치지지지직!


(편집자입니다. 죄송합니다. 주제도 모르는 하치 놈의 폭주로 인해 이번 영상은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실수록 편집자의 지갑이 낭낭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삐이이이이이이-


동영상에 ‘싫어요’ 표시를 하셨습니다.

음소거 상태가 되었습니다.


"아으.. 시끄러"


재빠르게 손을 놀려 의도적으로 귀를 울리는 시끄러운 노이즈 음에서 벗어난 그녀는, 다시금 손가락을 놀리며 댓글들을 바라보았다.


***

asdf : 하! 진짜 인생 진짜 날로 먹네

└꿀벌 : 왜? 난 요즘 게임정세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어서 좋은 걸?

└qlqlaqkq : 하치씨 글 내려요

└주니 : 방장! 글 내려!


워싱턴 : 서부 특) 사람에 치임

└John : 북부 특) 사람(소드놀)에 치임

└Mr케네디 : 남부 특) 늑대랑 마수들에 치였다고 함

└조지 : 동부 특)

└학교종이땡땡땡 : ?? 왜 쓰다 맘?

└양키 : 변수가 너무 많아서 쓸 공간이 부족해 안 올라갔다고 한다


NNNAAA : 아 그런데 솔직히 남부는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어

└말랑말랑 : 빡겜러들이라 커뮤질 안하나보지

└닝겐 : 커뮤 안 하는 빡겜러가 있다? 어떻게 살면 그런 참신한 개소리가 나오는 거죠?


콩딱지 : 나도 공작님 따까리 되고 싶다. 공작님을 등에 업고 플레이하면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인 탄탄대로일 거 아냐

└민트단후려패고싶다 : 팩트) 실력자들은 공작 따까리 안 되도 알아서 잘 먹고 잘 산다

└가나 : 너 차단

***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테이블 위에 덮으며 쓰고있던 이어폰을 벗고 눈을 감았다.


‘...생각보다 좋은 곳이 아닌데...’


공작의 연합에 속해있는 유저인 릴리아 라바트이자, 유명 스트리머인 한나루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마왕군에 맞서기 위해 기치를 세운 공작과 그의 뜻에 동조한 의로운 자들의 공조로 보이겠지만, 실상은 달랐다.


겉으로는 정의와 대의를 내비치는 한편, 용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거대하고도 늙은 구렁이의 야망을 속에 품고 있는 우두머리와, 콩고물을 위해 모인 영악하고도 능력 있는 자들의 마굴이었다.


물론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공작이 내건 슬로건을 따라 모인 자들 또한 적지 않았지만, 그런 순진한 이들의 세력은 시시각각 야금야금 뜯겨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 입장에서 뭐라 할 말은 아니려나.’


다른 이라면 모를까, 처음부터 구독자들을 뜯어먹으며 성장한 자신이 누군가를 탓할 자격이 있을 리 없었다. 그렇다고 그 짓을 그만 둘 생각도 없었기에 착잡한 생각 속에서 음료를 비우며 카페를 바라보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늑한 인테리어와 그 공간을 채우는 밝고 은은한 음악. 하지만 단 하나 결정적인 게 달라져 있었다.


서글서글하고 친절한 알바 직원 대신, 중년의 점장이 자리해 있었다는 점이다.


브라운 앤 화이트 계열의 베스트 정장을 갖춰 입은 점장은 중년의 댄디함 때문인지 나름의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그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곳은 그저 블루베리 요거트를 잘 만들 뿐인, 그저 집에서 거리가 먼 카페일 뿐이었다.


분명 그가 카페를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테고, 그 이유 또한 점장에게 물어보면 알려줄 테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물어보지 못한 것 또한 자신의 몫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섭섭함과 쓸쓸함은 가슴 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모처럼 쉬는 날이었는데...’


한나루는 아쉬움을 자신의 입을 가린 마스크 속에 담고, 언제나 끝까지 마시던 블루베리 요거트를 3분의 1가량이나 남긴 채 카페를 나섰다. 하지만 그 순간


“어? 안녕하세요 나루씨!”


갑자기 정성민이 눈앞에 나타났다


“......?”


“오랜만이에요! 카페 갔다가 돌아가시는 길인가 봐요?”


“아, 아뇨 그게 아니라...”


“?”


집으로 돌아가려던 게 사실이긴 했지만, 그의 얼굴을 본 순간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아졌다. 그렇기에 고심하고 고심한 끝에 나온 변명이 바로


“수. 숨 좀 쉬러 잠깐 나왔어욧!”


라는 되도 않는 거짓말이었다.


‘이 멍청이! 무슨 그런 이상한 말을...’


“숨 좀 쉬러요?”


그녀가 내뱉은 말이 어떤 의미인지, 머리 위로 무수한 갈고리를 띄우며 생각하던 성민이었지만, 이내 그 의미를 알아낼 수 있었다.


“...아! 그러시구나...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이따 봬요.”


“예. 예에...”


그렇게 어정쩡한 인사를 나누며 갈라서는 두 사람. 그녀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의 모습에 왠지 모를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 이상함이 무엇에서 비롯되는 건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길래 저런 행동을 취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성민씨한테 제대로 말한 거겠지? 이상하게 알아 들으셨으면 곤란한데...’


‘한나루씨 담배피시는 구나... 요즘 전자담배는 담배 냄새가 전혀 안 난다더니...’


라는 쌍방의 착각과 함께 오해가 쌓이는 둘


그런 둘 사이에 쌓인 오해가 해소되는 건 조금 먼 나날이었다.


작가의말

분량도 적고 시간도 늦고...


요즘 할 일이 생겼... 


변명은 집어치우고 죄송하단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여러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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