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42,719
추천수 :
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5.25 18:20
조회
625
추천
17
글자
12쪽

로드반 자작가문(3)

DUMMY

‘페이슨 가문의 무능아라...소문도 믿을 게 못되는군. 배움이 부족한 아이가 부모를 잃고 약혼녀에게 모든 것을 맡겼을 뿐...그 뿐이다.’


‘정말로...내가 알고 있는 아스탄 도련님이 맞는 건가?’


아스탄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그란트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계속...자네의 나이를 잊게 되는군. 지금 머무르고 있는 곳이 있나?”


“예, 중심가의 여관을 잡아두었습니다.”


“그래, 그러면 내일 한 번 더 방문해줄 수 있겠나? 페이슨 상단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 말이야.”


“물론 괜찮습니다.”


그란트는 미소를 보이며 아스탄의 어깨를 토닥였다.


“부디 잘 딛고 일어나 페이슨 가문의 이름을 다시 제국에 알려주게.”


“감사합니다.”


그란트, 엘리아, 제프리는 아스탄을 정문까지 배웅해주었다.

아스탄과 세바스가 마차에 올라타자, 그란트는 슬쩍 제프리를 바라봤다.


“걱정은 좀 덜었나?”


“예?”


“저 아이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


“부모를 잃고 가문이 몰락했음에도...저 아이는 꿋꿋하게 잘 살고 있네. 게다가 좋은 후원자까지 구했으니...페이슨 가문이 위태로울 일은 없겠지.”


제프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탄의 곁을 지키던 세바스라는 재무관은 본래 라빈 마을의 촌장이었다고 한다.

능력은 조금 아쉬울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충성심으로 가득했다.

아스탄을 위해 몸을 내던질 수 있는...그런 사내였다.


“페이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하게.”


“...저는 이제 로드반 가문의 재무관입니다.”


제프리의 대답에 그란트는 살짝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내, 엘리아를 향해 시선을 돌린 그란트.


“네가 보기에는 어떻더냐?”


“네?”


“페이슨 경 말이다. 외모는...나름 준수해보이던데.”


“너무 짧은 만남이라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지만...아카데미의 소문이 쉬이 믿을만한 게 못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할 줄도 알면서 저희 가문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모습도 아니었죠. 그런데...정말로 저 분과 저를 약혼시킬 생각이신 건가요?”


“네가 싫다면 나 역시 계속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당사자 간의 마음을 중요시하는 모습은 정말로 좋았어요. 아버지 말처럼 외모도 준수했고. 게다가 후원도 받고 있는데다가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룬다면서요. 그 정도면...장래는 밝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


이게 11살 소녀의 감상평인가?

제프리는 엘리아의 성숙함에 살짝 기가 질렸다.


“단지, 기사가문이라는 부분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에요.”


“그가 소드마스터의 검사가 된다면 남작위까지도 수여받을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 분이 100% 소드마스터에 올라설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12살에 재능이 멈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페이슨 가문에 거액의 후원금을 보내준 것일 테고. 지금의 페이슨 가문이 아닌 장래의 페이슨 가문을 보고 결정을 내려주었으면 좋겠구나.”


“장래의...”


“그럼에도 싫다고 결정을 내린다면...그래, 나 역시 포기하고 네가 바라는 남성과 약혼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보마.”


그란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엘리아는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알겠어요.”


“이참에 사흘 정도 라빈 마을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구나.”


“네?”


“개학하게 되면 페이슨 경과 얼굴을 마주할 일이 없을 거다. 그러니, 방학인 지금 페이슨 저택에서 잠시 생활해보며 그의 모습을 한 번 봐두거라.”


아스탄에게 호감이 생긴다면 좋은 일이다.

호감이 생기지 않더라도 또래에 영주가 된 소년의 모습은 배움에 도움이 되겠지.

물론, 라빈 마을의 발전상황을 확인하기 위함도 있다.


“자...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제프리가 당황한 듯 그란트를 불렀다.


“흐음?”


“설마, 가주님께서도...라빈 마을에 방문하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하지. 내 두 눈으로 그 마을의 변화를 지켜보고 돌아올 것이네. 어차피 그리 먼 거리도 아니지 않나.”


“하지만...”


“딸아이와 잠시 여행을 좀 다녀온다고 생각하면 돼.”


“...”


제프리는 미간을 찡그리며 깊게 한숨을 토해냈다.


“내일 페이슨 경에게 양해를 좀 구해야겠군. 자아, 이제 들어가자고.”


엘리아와 제프리는 그란트의 등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다음날, 로드반 저택을 방문한 아스탄은 페이슨 저택을 방문하고 싶다는 그란트의 이야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사흘간 저희 저택에서 머무르고 싶으시다는 말씀이십니까?”


“부담된다면 우리는 시엘로 마을에서 머무르도록 하겠네.”


“아...”


“이웃 영주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면 좋지 않겠나.”


“예, 그거야 뭐...”


“순수하게 라빈 마을의 발전을 보고 싶어서 그래.”


“지금은 아직 건설이 한창입니다. 이주민도 받지 않은 상태이고 말입니다. 그러니, 방문은 내년 초에 하시는 게...”


“흐음...”


후원자를 구한 게 바로 한 달 전의 일이다.

이제 막 건설이 시작된 단계일 테니...

당장 가봐야 볼 것은 없겠지.


‘내년 초라면 엘리아 역시 겨울방학 기간이니...’


그래,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자.

그란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자네의 말대로 하는 게 좋겠군.”


제프리와 엘리아가 안도하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페이슨 상단의 진출은 최대한 협조를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게.”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해봐야 건물임대료나 조금 저렴하게 내어주는 것뿐인데. 세금만 잘 내게.”


“하하하, 물론입니다.”


그란트는 페이슨 상단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아직 어리니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거겠지. 실패를 겪고 배움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페이슨 상단은 분명 다른 상단의 견제에 무너질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상단들 속에서 살아남는 게 어디 쉬울까.


“조심히 돌아가게.”


그란트는 아스탄을 배웅해주면서 라빈 마을의 변화를 기대했다.

절망을 겪어본 저 아이가 라빈 마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50여 채의 건물이면 시엘로 마을보다도 거대한 마을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도 그만 들어가지.”


그란트는 기대를 가득 품은 채 엘리아와 제프리를 데리고 저택으로 들어갔다.



◆◆◆◆◆



“건물임대료를 15%나 저렴하게 내어주신다니...거기다 중심가의 건물이 아닙니까!”


흥분한 세바스의 목소리에 아스탄은 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중앙광장에서 500m나 떨어진 곳이야. 중심가라고 부르긴 조금 그렇지 않아?”


“그래도 광장까지 직통으로 길이 연결된 곳이라고 하니...”


“일단, 어딘지는 찾아가보자고.”


로드반 가문이 보유한 3층 상가건물.

아스탄은 라빈 마을로 돌아가기 전에 임대하기로 한 건물을 찾아갔다.

3개월간 빈 상태라고 했던가?


“목조건물이네.”


“지은 지 오래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 관리도 꾸준히 한 모양이고. 건물면적은...”


대략 30평쯤 되어 보인다.

지하까지 존재하니 총 평수는 120평이다.

이 정도면 막 만들어진 상단에게는 어마어마한 매장일 것이다.


“잠깐 안으로 들어가 보자고.”


“예.”


내부도 나름 깨끗하게 청소된 상태였다.

당장 물건과 선반을 옮겨 장사를 시작해도 될 정도로 말이다.


“인테리어만 조금 하고, 3층의 절반은 직원 사무실로, 지하층은 창고로, 나머지는 매장으로 이용하면 되겠어.”


세바스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건물을 둘러본 두 사람은 바깥으로 나와 사두마차에 올라탔다.

마차는 여관으로 돌아갔다.


“마을에는 내일 아침에 출발할 예정이니까 다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알겠습니다.”


“아, 이걸로 밥 챙겨먹고.”


아스탄은 품에서 1만 위드 지폐 몇 장을 꺼내 용병들과 세바스에게 나누어 주었다.


“오늘도 고생했어. 편히 쉬어.”


그렇게 아스탄 일행은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 일찍 라빈 마을로 출발했다.

아스탄이 라빈 마을에 도착했을 무렵.

라바디안 제국의 수도, 크라임의 슬럼가에선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지금...뭐라고 했어?”


얼굴에 가득한 흉터.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

날카로운 눈매까지.

얼핏 봐도 50대쯤 되어 보이는 중년남성이 미간을 찡그린 채 부관을 노려봤다.


“아스탄 N 페이슨이 라빈 마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또, 라빈 마을에서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목표물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인 C랭크 암살자 다섯이 실종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당한 건가?”


“전투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페이슨 저택에 암살자가 들었다는 이야기도 없다고 하더군요.”


“그럼...어디서 농땡이를 부리고 있는 거 아냐?”


“인근 마을을 전부 수색해봤습니다만...”


부관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녀석들이 도망칠 이유는 없을 테고. 마수에게 당했다든가...”


“예, 안 그래도 마수에게 공격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뢰자께서 결과보고는 언제냐고 독촉을 하셔서...”


“...쯧, 적당히 C랭크 몇 명 보내서 처리해. 조사는 E~D랭크 녀석들 보내서 진행하고.”


“알겠습니다.”


중년 남성...체이서 암살길드의 마스터, 지크는 부관의 대답을 듣고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남부지방에서 새로 만들어진 범죄조직, 카오스.

놈들의 심상찮은 움직임 탓에 수도의 슬럼가는 하루하루 조용할 날이 없었다.

스컬이 대대적으로 병력을 움직여 데스펠을 박살내고 있다.


‘아키드, 바바라스, 펜버는 이미 본부를 이전했다고 했던가?’


체이서는 범죄조직들 간의 항쟁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몸을 웅크렸다.

지크는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루는 S랭크 암살자다.

암살자 중에서도 전설로 대우를 받는 그였으나, 카르마와 질리언을 상대로는 버거움을 느꼈다.

더욱이 스컬과 데스펠 등의 대규모 조직이 보유한 조직원의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그들과 충돌했다간 체이서는 순식간에 짓밟히고 말겠지.


“후우...정말, 남부지방 녀석들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군. 카오스 조직은 여전한가?”


“예, 계속해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듣기론 필리스가 카오스에 들어갔다던데...”


“그녀뿐만이 아닙니다. 바르반과 오스폰을 비롯해 스카론 등의 몇몇 억대 현상금수배범들 역시 카오스 조직에 들어가 다른 조직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신생조직이라 부를 수도 없겠군.”


규모와 세력만 봐도 대규모 조직에 버금갈 정도다.


“마약과 노예시장을 비롯해 유흥가의 운영과 청부업까지. 모든 업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수익이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그렇겠지.”


지크는 작게 한숨을 흘렸다.


“놈들도 곧 수도로 진출해오겠지?”


“카오스의 우두머리인 블러드가 소드마스터의 검사라는 사실은 슬럼가에서도 유명합니다. 아마 그가 질리언의 자리를 대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크는 부관의 의견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은 조용해지길 기다리자고. 괜히 놈들의 전투에 끼어들어봐야 이득 볼 건 없잖아.”


체이서는 암살을 주업으로 삼는 조직이다.

범죄조직들과 싸워 이긴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잇겠는가.

마약이나 노예를 거래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체이서는 방관자로서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2024.06.05.) 24.06.05 38 0 -
공지 연재주기 공지(2024.06.25) 24.05.11 584 0 -
57 황룡대회(2) NEW 12시간 전 101 8 11쪽
56 황룡대회(1) +2 24.06.24 232 7 11쪽
55 황성(3) +2 24.06.23 275 11 11쪽
54 황성(2) 24.06.22 297 8 11쪽
53 황성(1) +2 24.06.21 309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5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1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1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392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6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1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2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4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1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30 14 11쪽
30 질리언(3) 24.05.27 537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