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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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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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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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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5.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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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질리언(3)

DUMMY

거센 돌풍과 함께 뻗어나가는 보랏빛 광선.

미노타우로스들은 서둘러 도끼를 휘둘렀다.

단순한 도끼가 아니다.

붉은색 기운.

투기를 두른 도끼가 광선을 막아낸 것이다.


콰아앙ㅡ!


확실히, 셋은 꽤 버겁네.

아스탄은 안장 위에 올라서며 미노타우로스들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바르반과 오스폰은 아스탄의 돌발행동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무...무슨...!”


허리께에서 도검을 뽑은 아스탄.

그의 검은 푸른빛으로 일렁였다.

마침내 크로드식 검술을 제대로 사용해볼 수 있는 상대가 나타났다.

5서클 마법으로 일격에 해치울 수 없다면...


‘샌드백으로 좀 사용해보자!’


미노타우로스와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썬더 캐논(Thunder Cannon)의 여파일까?

놈들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체감될 정도로 말이다.

아스탄은 지면에 착지함과 동시에 자세를 취하며 미노타우로스의 육체에 수많은 상처를 만들었다.


촤촤촥! 촤아악!


-쿠워어어...!


조금 전의 울음소리와 무언가가 다르다.

고통을 호소하는...그래, 이른바 비명과 같은 울음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졌다.

잠자던 새들이 화들짝 놀라 하늘로 날아오르던 그 때.

아스탄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바르반과 오스폰이 도착하기 전까지 크로드식 검술을 사용하여 미노타우로스의 목숨을 끊어냈다.


쿠웅!


1분여 만에 세 마리의 미노타우로스가 바닥에 쓰러졌다.

아스탄은 오른손에 쥔 도검을 보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크로드식 검술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이나마 높아진 기분이다.


‘마력을...너무 낭비했나?’


체내 마력의 60%가 증발해버렸다.

아무래도 너무 신났던 모양이다.

뭐, 크로드식 검술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물론, 신난 이유는 크로드식 검술 때문만이 아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연이은 알림창을 보며 아스탄은 속으로 환호성을 터트렸다.

눈앞에 떡하니 경험치 덩어리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이벤트란 말인가!

그런데 뭐?

물러나서 숲을 우회하자고?

눈앞의 경험치를 내버려두잔 말이야?!

그동안 정체되었던 레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때문에 아스탄은 바르반의 어이없는 의견을 묵살해버렸다.


‘뭐, 저 녀석은 내 사정을 모르니...’


아스탄에게 다가온 바르반과 오스폰은 바닥에 널브러진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를 둘러보곤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다음부터는 움직이시기 전에 한 마디라도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바르반이 작게나마 항의의 뜻을 내비쳤다.

오스폰 역시 똑같은 생각인 모양이다.

그래, 이번 일은 반성하자.

흥분을 자제해야한다.

아스탄은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흘렸다.


“그동안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탓에 좀 신났던 모양이야. 대외적으로 나는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와 2서클의 마법을 다룰 수 있는 마검사니까. 미노타우로스라는 맛있는 먹잇감을 눈앞에 두니 너희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리더라.”


“...하아.”


바르반과 오스폰이 동시에 한숨을 토해냈다.

카르마와 질리언이 폭군이라면, 아스탄은 사고뭉치다.


“앞으로는 미리 말하고 움직이도록 할게. 대신, 너희도 내 능력을 의심하지 마. 너희가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미노타우로스 세 마리에 겁을 먹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미노타우로스는 최하급 소드마스터조차 버거운 상대입니다. 세 마리가 동시에 달려들면...카르마조차 필패하고 말겠죠. 보스도 조금 전에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5서클의 마법을 막아내는...”


오스폰의 이야기에 아스탄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살짝 당황했었지.”


놈들이 사용한 투기는 일전에 쓰러트린 고블린 장군의 것보다 더욱 강력했다.

셋이긴 했으나 전력을 쏟은 5서클 마법을 막아낼 줄은...

그 정도의 투기가 육체강화에 사용되었더라면 전투는 분명 어렵게 돌아갔을 것이다.


‘썬더 캐논(Thunder Cannon)을 사용해 몸을 마비시킨 건 정말로 신의 한 수였어.’


아스탄은 미노타우로스들로부터 마석을 회수했다.


“가죽과 뿔...기타 부산물들을 처분하면 꽤 값이 나올 겁니다.”


“어떻게 가져가게? 이 녀석들 처분하다가 질리언이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도 있잖아.”


“그건...”


“지금은 마석으로 만족하자고.”


4성급 마석은 개당 10~15만 위드에 용병길드에서 매입한다.


“3개면 여관에서 며칠 정도는 묵을 수 있겠네.”


“...알겠습니다.”


“가자!”


아스탄은 말에 올라타며 이동을 재개했다.

잠시 지체되긴 했지만 그래봐야 10분 정도다.

바르반과 오스폰은 슬쩍 고개를 돌려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를 바라봤다.


‘세 마리를 1분 만에 쓰러트리다니...’


‘조금 전 그 마법은...최상급 익스퍼터인 우리조차 순식간에 소멸시킬 수 있는 마법이었다. 바르반과 필리스가 함께한다 하더라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그런 공격을 놈들은 막아냈다.

4성급 마수가 최하급 소드마스터에 준한다는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괴물들을 고작 1분 만에 쓰러트렸다고?


‘아군이라서 정말로 다행이야.’


아스탄의 존재가 점점 든든하게 느껴졌다.

당장 카르마가 간부들을 이끌고 나타나도 두렵지 않다고 해야 하나?

바르반과 오스폰은 서로를 마주보더니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래도...’


‘줄은 제대로 잡은 모양이다.’



◆◆◆◆◆



콰앙!


“지...질리언이다! 질리언이 나타났어!”


“제기랄! 귀족 놈들이 녀석을 죽이기 위해 사병을 풀었다고 했잖아! 왜 아직도 못 죽인 거야?!”


“사병을 이끌고 온 귀족마저 죽여 버렸다고 해!”


“귀...귀족까지...?!”


“그래! 그 녀석,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귀족을 살해하면서 질리언의 현상금 액수는 천문학적으로 뛰어올랐다.

슬럼가를 장악해 희희낙락 유흥을 즐기던 스컬의 범죄자들은 질리언의 출몰과 동시에 순식간에 공황에 빠져버렸다.


쿠웅ㅡ!


“끄아아악!”


살육에 미쳐버린 악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걸까?

그의 학살에는 민간인들마저 휘말리고 말았다.


“다...당장 지원을 불러라!”


경비병들이 우르르 슬럼가로 몰려들었다.


“제기랄! 질리언 녀석이 경비병들까지 불러들였어!”


“마...막아!”


스컬의 범죄자들과 도시의 경비병들이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살인...!”


“도망쳐!”


주민들은 경비대와 범죄자들의 싸움을 보곤 서둘러 달아났다.

질리언은 그 광경을 보고 광소를 터트렸다.

귀족의 병사를 움직여 스컬을 괴멸시킨다.

X같은 귀족과 스컬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즐거운 광경이란 말인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은 정말로 감미롭기 그지없었다.


“죽어라...전부 죽어버려!”


질리언은 검기를 흘리며 범죄자, 경비병,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죽여 댔다.

그 때,


파팟!


3층 주택 건물 지붕 위로 올라간 아스탄.


“...광인(狂人)이 따로 없네.”


그는 질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뒤따라 지붕으로 올라간 바르반과 오스폰은 ‘네가 할 말이냐?’라는 얼굴로 아스탄을 바라봤다.

수백의 범죄자를 학살하고 미소를 짓는 녀석이...


“후우, 그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스탄은 팔짱을 낀 채 질리언을 내려다봤다.


“그러게. 솔직히...이 정도까지 현상금이 오를 줄은 몰랐거든.”


질리언의 현상금은 현재 21억 위드까지 치솟았다.

며칠 만에 무려 10억 위드가 뛰어오른 것이다.

그냥 생포해서 넘겨야하나?

아니, 그랬다간 귀족뿐 아니라 황실의 관심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하아, 현상금이 아깝긴 하지만...뭐, 어쩔 수 없지.”


“예?”


“21억 위드가 손에 쥐어지면 큰 도움이 될 거 아냐.”


“그건...예, 그렇습니다만...”


그게 문제인 건가?

시장의 규모가 넓어지면 21억 위드 정도는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다.

그보단 질리언을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아스탄이 지붕에서 내려가려던 그 때.


“저쪽이다!”


수십 명의 경비병들이 우르르 질리언을 향해 달려들었다.


“진짜...난장판을 만들어놨구만.”


“귀족까지 죽였다고 합니다. 물론, 남작가문의 자제이긴 합니다만...아군으로 만든 다음에는 최대한 정체를 감추고 활동하게끔 해야 할 것입니다.”


“쯧...”


그냥 여기서 죽이고 카르마를 권속으로 만들까?


‘아니, 21억의 현상금수배범이라면...음지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조직원의 숫자를 늘리는 데 큰 몫을 한다는 의미다.

어차피 죽인 귀족은 일개 남작가의 영식이다.

그 정도는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묻히게 될 터.

실제로 귀족을 살해한 몇몇 범죄자들은 현재 음지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

고위귀족을 건들었다면 여기서 처리해야겠지만...


“복면 써라. 경비병을 쓰러트리면...”


“경비병들이 도망가고 있습니다.”


“...그래, 가자.”


경비란 것들이...줏대도 없는 놈들이네.

범죄자의 앞에서 꼬리를 말고 도망가?

민간인들이 주변에 있는데도?


‘참 나...’


아스탄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복면을 쓴 채 거리로 뛰어내렸다.


파앗!


“그럼, 21억의 실력 좀 볼까?”


지면을 박차며 질리언을 향해 몸을 내던지 아스탄.

그의 검에선 푸른빛의 기운이 일렁였다.

하급 소드마스터의 검기다.

그 기운을 느낀 걸까?

질리언이 몸을 움찔 떨면서 재빨리 몸을 돌렸다.


“...!?”


쓔와악!


아스탄의 검술에 질리언은 기겁을 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붉은 핏물.

조금만 늦었다면 치명상을 입을 뻔 했다.


“네놈...누구냐!”


“내가 누군지 알 건 없고. 그냥 얌전히 처 맞고 잠이나 자라.”


“X소리!”


질리언이 욕설을 토해내며 검을 휘둘렀다.


카앙!


아스탄과 질리언의 충돌은 거친 파공음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다.

질리언은 경악했다.

지금껏 카르마 외에 그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던 자신의 검이 가로막힌 것이다.

이 작은 체구의 복면인에게!

조금 전에도 느끼긴 했지만...


‘...최하급 소드마스터의 검기가 아니다.’


자신보다 한 단계 높은...하급 소드마스터의 검기가 복면인의 도검에서 흐르고 있었다.


“크아아아악!”


질리언은 사자후를 터트리며 아스탄을 향해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검로(劍路)가 불안정하다.

검에 담긴 기운도 일정하지 않고.

소드마스터라고 부르기 민망한 검술이지만...

바르반과 오스폰의 눈에는 질리언이 괴물처럼 보였다.


채채채채채챙!


두 사람의 검이 수십 차례 충돌하며 거친 돌풍을 만들었다.

뒤늦게 달려온 스컬의 범죄자들은 질리언과 아스탄의 전투를 보곤 발걸음을 멈췄다.

검과 검의 충돌로 돌풍이 일어나고 인근 건물의 외벽이 뜯어진다.

이것이...인간이 일으킬 수 있는 현상인가?


“마...말도 안 돼.”


“저기에...어떻게 끼어들어?”


“이...일단 상황을 지켜본다! 놈들이 지칠 때...!”


콰앙!


스컬 진영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미안하지만 보스를 방해하게 놔둘 순 없어서 말이야.”


“너희는 이 자리에서 죽게 될 것이다.”


복면을 쓴 바르반과 오스폰이 스컬의 조직원들을 향해 도검을 휘둘렀다.


촤아악ㅡ!


“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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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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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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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89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7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7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1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3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28 14 11쪽
» 질리언(3) 24.05.27 535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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