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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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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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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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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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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암살 길드(3)

DUMMY

암살길드에는 소드마스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스탄 혼자 움직여도 전멸은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

다만, 그들이 도주를 시작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너희는 체이서의 암살자들이 도주하는 것을 막도록. 특히, 길드마스터인 지크는 반드시 생포해라. 주의해야할 부분은...다들 잘 알고 있겠지.”


암살자들은 독과 암기를 사용하는 자들이다.

그 정도는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


“내일 새벽 움직일 예정이니 준비해두도록.”


아스탄이 이야기를 마치고 자리를 벗어나자, 파칸이 픽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


그에 질리언이 홱! 고개를 돌렸다.


“나도 마찬가지다. 방해만 하지 말도록.”


“카르마에게 진 네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아무스가 황금빛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말하자, 질리언이 눈을 번뜩이며 그를 노려봤다.


“지금...뭐라고 지껄였냐?”


“패배자는 패배자처럼 눈이나 깔고 있으라고.”


질리언, 파칸, 아무스 사이에선 선후배가 존재하지 않았다.

동격의 직급으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서로 충돌하려할 때마다 바르반과 오스폰이 나섰다.


“그만!”


“각자 침실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 보스의 허가를 받았다면 모르지만, 권속 간의 싸움은 금지다!”


두 사람의 지시에 질리언, 파칸, 아무스가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익스퍼터의 검사에게 지시를 받는 처지라니...

그렇다고 지시를 거부했다간 부하들의 앞에서 X망신을 당하고 말 것이다.

세 사람은 홱! 고개를 돌리면서 배정된 침실로 걸어갔다.

그에 오스폰이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소드마스터들의 충돌은 언쟁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군.”


“내가 저들의 상급자인 게...아니, 저들보다 일찍 보스에게 패배한 것이 이렇게 다행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을 거다.”


바르반의 말에 오스폰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쉬러 가자고.”


“그래.”


바르반과 오스폰은 오랜만에 한마음이 되어 움직였다.

체이서는 연일 카오스 조직의 움직임을 살펴야했다.

세 명의 소드마스터를 주축으로 동부, 남부, 서부 및 중부지방을 지배하고 있는 카오스 조직.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체이서는 순식간에 짓뭉개지고 말 것이다.

모든 암살길드가 숨죽여 카오스 조직의 행보를 지켜보던 그 때.


투콰앙ㅡ!


“저...적습이다!”


체이서 길드에 누군가가 들이닥쳤다.

카오스 조직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또, 그들이 체이서 길드를 공격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다른 암살길드에서 공격해온 건가?’


카오스 조직을 경계하느라 스트레스에 쌓였던 지크는 적습에 분노를 터트렸다.

누가 감히 체이서 길드를 공격해왔단 말인가!

카오스만 아니면 된다.

카오스만 아니면...!


촤아악!


로비로 달려 나간 지크는 몸을 움찔거리고 말았다.

바닥에 널브러진 수많은 암살자들.

그 중엔 A랭크 암살자들도 있었다.


“무...무슨...”


시체를 밟고 우뚝 서있는 작은 체구의 복면인.

소년처럼 보이는 그 모습에 지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네...네놈...누구냐...”


복면인은 고개를 들어 지크와 눈을 마주쳤다.


“내가 누군지는...너희도 잘 알지 않나?”


순간, 지크의 몸이 흠칫 떨렸다.


“브...블러드...?”


“잘 아네.”


지크는 입술을 잘근 깨물고 소년을 노려봤다.


“도...도대체 왜...우리 길드를 공격한 것이냐! 우리는 카오스 조직을 공격한 적이 없다! 대적할 마음 역시 없고!”


“네놈들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네놈들로부터 얻을 게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게 무슨...”


“이야기는 차근차근 해줄게. 모든 게 끝나고.”


소년이 몸을 움직이려하자, 지크는 품속에서 연막을 꺼내 터트렸다.


퍼엉!


소년은 픽 웃음을 흘리며 연막 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은밀한 움직임은 제국에서 손에 꼽힌다더니...

발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도검을 휘둘러 연막을 개어낸 소년은 조용히 지크의 기척을 감지했다.


‘...’


느껴지지 않는다.


“돌입해.”


[알겠습니다.]


카오스의 간부들이 체이서의 길드건물을 부수며 사방에서 들이닥쳤다.


“마스터실부터 확보해! 너희는 지하실로 내려가고! 나머지는 비밀통로를 찾아서...!”


필리스의 지시에 간부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크는 사방에서 들이닥친 카오스의 간부들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도대체 왜 카오스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거지?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다고!


“여어, 오랜만이구만.”


파칸이 반가운 얼굴로 지크를 맞이했다.


“크윽...”


“많이 궁금할 거야. 왜 우리가 체이서를 공격해왔는지...”


지크는 파칸을 매섭게 노려봤다.

어디 말해보라는 듯이.


“사실 나도 잘 몰라.”


“...뭐?”


파칸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하자, 지크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렇게 노려봐도 모르는 건 모르는 거라고?”


“이런 X같은...!”


“오히려 내가 묻고 싶네.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


지크는 대답하지 못했다.

짐작 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뭐, 대답할 마음이 없다면...얌전히 잠이나 자라.”


파팟!


파칸이 바닥을 박차며 지크에게 달려갔다.


“흐읏...!”


지크는 암기를 투척함과 동시에 연막을 터트렸다.


“연막 따위...!”


부웅!


주먹 한 번으로 연막을 개어낸 파칸.

지크는 식은땀을 흘리며 달아났다.

사거리에 도착한 지크는 이를 악물었다.

반대편에서 손을 흔드는 아무스.

우측 통로에선 질리언이 팔짱을 낀 채 지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좌측 통로에는...조금 전 마주한 작은 체구의 복면인, 블러드가 서있고 말이다.


“이...이런 미친 것들이...! 나 하나를 붙잡으려고 소드마스터를 넷이나...!”


“얌전히 붙잡히라고? 너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니까 말이야.”


파칸의 목소리에 지크가 꽈득! 주먹을 쥐었다.

그 때, 좌측 통로에서 블러드가 몸을 움직였다.

그의 움직임을 눈치 챘을 땐...


콰앙!


이미 복부에서 격통이 몰아치고 있었다.


“커헉...!”


지크의 몸이 스르륵 종이인형마냥 쓰러졌다.


“체이서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들을 모조리 회수하도록.”


“알겠습니다.”


질리언, 파칸, 아무스는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그동안 아스탄은 지크를 권속으로 만들어 마스터실로 끌고 갔다.

마스터실로 들어온 필리스가 지크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


철퍽!


“크학...!”


“슬슬 일어나지 그래?”


필리스의 목소리에 지크가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들었다.


“여...여긴...”


자신의 집무실이다.

지크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하자, 아스탄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엎드린 채 머리를 조아려라.”


쿠웅!


지크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이를 악물고 바닥에 엎드렸다.


‘이...이게 무슨...’


의자에 앉아 지크를 내려다보는 아스탄.

그의 눈동자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질문에 대답하라.”


“크윽...”


“페이슨 가문을 알고 있을 것이다.”


페이슨 가문?

페이슨 가문을 왜 거론하는 거지?

지크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페이슨 백작부부의 죽음이 황태자와 관련이 있다더군.”


흠칫!


지크의 몸이 떨리는 순간.

아스탄의 눈이 번뜩였다.

이 놈은 무언가를 알고 있다.


“네놈들이 페이슨 백작부부를 살해했나?”


“아...아닙니다.”


“...그럼, 누구냐. 누가 페이슨 백작부부를 살해한 것이냐.”


“으...은청...기사단...”


“...?”


“화...황태자가 직접...조직한...”


이어진 지크의 대답에 아스탄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은청기사단에 대해 설명하도록.”


지크는 식은땀을 흘리며 천천히 입술을 떨어트렸다.

국내외에서 S랭크 용병들을 모조리 긁어모아 조직한 황태자 직속 기사단.

단원 모두가 최상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들로 구성되어있으며, 기사단장은 라스치오 제국 출신의 하급 소드마스터라고 한다.


“부...부단장 역시 최하급 소드마스터로...”


현재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조직이라는 모양이다.


“그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지?”


“제2황자의 의뢰로 페이슨 백작부부의 죽음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제2황자?”


아스탄이 미간을 좁히자, 필리스가 부가설명을 해주었다.


“제2황자는 현재 황태자와 황위를 두고 다투고 있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페이슨 백작님께선 과거 황태자의 의견에 몇 차례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쳐 갈등을 빚었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황제파에 속해있던 페이슨 백작님이 제2황자 파벌과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


필리스가 말끝을 흐리자, 그 뒤를 지크가 덧붙였다.


“황태자로선 제2황자의 파벌에 페이슨 가문이 속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게...암살 이유라는 건가.”


“...제2황자는 라이어드를 황태자 자리에서 몰아내기 위해 페이슨 백작부부의 죽음을 조사하라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결국, 체이서에도 증거가 없다는 뜻이잖아!

아스탄은 조용히 이를 악물었다.


“은청기사단의 단장이 앨빈 L 라필리트 자작...이라고 했던가?”


“...예, 그렇습니다.”


“그를 권속으로 두고 법정에 서게 해야겠군.”


그에 필리스가 반대의 뜻을 보였다.


“재판에는 성직자들이 참석합니다. 만약 라필리트 자작이 마족이라는 게 밝혀지면...”


“...쯧!”


제길, 되는 게 하나도 없네.

아스탄이 얼굴을 구기며 욕설을 중얼거렸다.

지크는 아스탄과 필리스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마...마족? 설마, 블러드가 마족이었다는 건가?! 그리고 권속이라니...’


그는 체내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기운에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이...이 기운은 도대체...!’


지크가 고개를 덜덜 떨었다.

고개를 들어 아스탄을 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고개를 들려고 할 때마다 두통이 들이닥쳤다.


“끄윽...!”


“뭐하냐?”


아스탄이 지그시 지크를 내려다봤다.


“저는...마족이 된 것입니까?”


“그래, 정확히는 뱀파이어가 된 거지. 그보다...실력이 좀 있긴 했나봐?”


“그게 무슨...”


“너, 소드마스터로 각성했어.”


지크가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소드마스터가 되었다고?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일어나.”


아스탄의 명령에 지크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스탄은 벽장에 걸린 도검 하나를 지크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을 건네받은 지크가 멍하니 아스탄을 바라봤다.


“검기를 구사해봐.”


지크는 도검을 제대로 쥐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부웅!


농후함과 깔끔함이 느껴지는 검기.

지크는 그 검기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어야했다.

최상급 익스퍼터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기운이다.

지금이라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마저 일어났다.

이거라면...그래, 이거라면 눈앞의 소년을 죽이는 것도...!

살의가 일어나려던 순간.

또 다시 두통이 몰아쳤다.


“크윽...!”


“참나...이제 막 소드마스터에 올라선 애송이가 나를 죽이려고 하네. 익스퍼터를 벗어나서 흥분한 건 잘 알겠는데...”


쿠웅!


아스탄이 기운을 뿜어내자 지크는 오싹함을 느끼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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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3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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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89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1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3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2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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