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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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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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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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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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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황성(3)

DUMMY

라이어드가 상황을 일단락 시키긴 했으나, 아스탄의 발언은 금세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페이슨 가문의 몰락에 세실리아가 관계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이미 은연중에 흐르고 있는 소문이었다.

그 소문에 아스탄의 발언이 더해지며 라이어드에 대한 흉흉한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라이어드는 귀를 쫑긋 세우며 미간을 좁혔다.


‘빌어먹을...이러다가 세실리아와 함께 페이슨 가문을 몰락시킨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겠군.’


황실에서 백작가의 몰락을 주도했다는 이야기가 퍼진다면 황제파와 중도파의 귀족들이 혼란에 빠지기 시작할 것이다.

귀족파는 먹잇감을 발견한 듯 열심히 물어뜯을 테고.


‘서둘러 세실리아와 연을 끊어야겠어.’


그리고 슈리 G 포센 제2공녀와의 약혼을 새로 추진시켜야한다.


‘포센 공작과 자리를 마련해야겠군.’


라이어드는 세실리아를 슬쩍 노려보면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라이어드와 세실리아가 인파에 둘러싸여있을 무렵.

파티장 구석에서 저녁을 즐기던 아스탄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드반 자작과 유안 남작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조금 어려울 듯 보였다.


‘저들이...중도파 귀족들이겠지?’


수많은 귀족들 사이에 섞여있는 로드반 자작과 유안 남작.

두 사람도 하급 귀족이다.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선 열심히 움직일 수밖에 없으리라.

두 사람은 중도파 고위 귀족들의 뒤를 졸졸졸 따라다녔다.


‘...일진과 꼬붕들 같네.’


아스탄은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파티장을 벗어났다.

굳이 고위 귀족에게 아부를 떨어 콩고물을 받아먹을 필요는 없잖아.

그 콩고물이 얼마나 한다고.

거기다 지금의 페이슨 가문은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뚜벅 뚜벅 뚜벅


본궁을 떠나 제5별궁으로 돌아간 아스탄은 샤워를 마친 다음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자자.”


아스탄이 수마에 빠져든 그 시각.

은발의 소년이 라바디안 제국 황성, 본궁의 파티장에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에 소년의 곁을 지키던 중년 귀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를 찾으시는지...”


“이번 파티에 페이슨 경이 출석했다고 들었는데...도통 찾을 수가 없군요.”


“페이슨 경...말입니까?”


“페이슨 가문의 몰락은 형님의 짓이 분명합니다. 정확히는 은청기사단이 전대 페이슨 가주와 부인을 암살한 것이겠지만...세실리아 공녀가 페이슨 저택에서 거주했었다는 이야기도 듣지 않았습니까.”


“예, 그렇지만...페이슨 백작부부의 죽음이 황태자 전하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습니다.”


“세실리아 공녀가 페이슨 가문의 업무를 모두 도맡았다는 증거는...”


“일단, 구 페이슨 저택에서 근무하던 시종과 사무직원들을 포섭해 증언은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아...더욱이 처리된 서류에도 가주의 인장이 찍혀있었다고 하더군요. 만약 세실리아 공녀가 서류를 처리한 것이라면...”


“페이슨 경이 가주의 인장을 건네준 것이겠지요. 당시 부모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던데...”


“아직 어린 아이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정말로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귀족파의 수장인 데니안 G 크란테스 공작의 이야기에 새하얀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보유한 소년...아니, 라바디안 제국 제2황자, 레인 E 라바디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페이슨 경이 어떠한 증언을 하더라도 사법부는 쉬이 황태자 전하에게 처벌을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사법부까지 갈 생각은 없습니다. 페이슨 경을 이용해 소문만 만들어낸다면 형님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겠죠.”


“...페이슨 경이 황태자 전하에게 노려질 수도 있습니다.”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조금이라도 타격을 입힌 것이니...그도 분명 만족할 겁니다. 그리고 형님이 페이슨 경의 암살을 사주했다는 증거를 잡게 될 경우에는...”


황태자의 위치를 흔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말로 안 보이는군요. 페이슨 경은 3년...아니, 4년 전이었나요? 아무튼, 몇 번인가 봤었는데...”


“사람이 워낙 많은지라...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후우, 따로 제5별궁을 찾아가봐야겠군요.”


“그럼, 내일...”


“내일은 약속이 있어서 조금 어려우니...대회가 끝날 무렵에나 방문해볼까 합니다.”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공작님께서도 하셔야할 일들이 있지 않습니까. 또, 페이슨 경의 나이를 고려하면...또래인 저 혼자서 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갑은 아니다.

레인의 나이는 올해로 15살이 되었다.

2살 차이면...뭐, 또래라 부를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


데니안이 고개를 숙이자, 레인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저쪽에 OOO백작과 OOOO자작이 있군요. 가봅시다.”


중도파 귀족들을 향해 다가가는 레인.

그 뒤로 데니안과 귀족파의 귀족들이 우르르 뒤따랐다.

중도파 귀족들은 레인과 귀족파의 접촉에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중도파는 귀족파와 황제파처럼 하나의 세력이 아니다.

귀족파와 황제파에 속하지 않은 이들을 중도파라 부를 뿐.

물론, 그들 중에서도 무리를 만들어 파벌에 흡수되지 않으려는 이들이 존재했다.

레인은 그 무리를 흡수하고자 화려한 말솜씨를 선보였다.

황태자를 지지하는 세력은 너무나도 거대하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중도파의 귀족들을 끌어 모으는 수밖에 없다.


‘형님이 황제가 되는 순간...나와 어머니는 순식간에 제거될 것이다.’


반대로 동생들이 황제가 되어도 마찬가지다.


‘크란테스 가문의 꼭두각시가 된다 하더라도...어머니를 위해 반드시 황제가 되어주마.’


레인은 각오를 다지며 중도파의 귀족들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



크라임의 슬럼가에 위치한 카오스 조직의 본부.

아스탄의 직속부관인 필리스는 거액의 현금을 확보해 수개월 전에 설립한 ‘아마란 상단’의 이름으로 도박에 참가했다.


‘라바디안 황실이 아마란 상단의 자금을 추적할 수도 있으니...’


본점은 이웃 왕국으로 등록해둔 상태다.

도박에 참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라바디안 황실이 운영하는 중앙은행에 방문한다.

어느 도시에 위치해있든 상관없다.

라바디안 황실이 운영하는 중앙은행이라면.

그 다음, 우승자를 점찍고 돈을 걸면 은행의 직원은 마도구로 제작한 작은 종이를 건네준다.

해당 종이에는 점찍은 선수의 이름과 함께 돈을 건 금액이 적혀있는데.

추후 점찍은 선수가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은행에 종이를 건네고 상금을 받아 가면 된다.


“...너무 많이 걸었나?”


필리스는 종이에 적힌 금액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종이에는 ‘YD570,000,000,000’이 기입되어있었다.

무려 5,700억 위드다.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간부들의 재산까지 모조리 끌어 모은 필리스.


“2배만 돼도 대박이긴 한데...”


일단, 라이어드 황태자에게 걸리는 금액이 가장 중요하다.

황태자에게 걸린 금액이 높으면 높을수록 받아갈 수 있는 상금액이 높아질 테니 말이다.

재작년 황룡대회의 도박에선 총 3조 2,300억 위드가 걸렸다고 한다.

황룡대회의 도박은 각국의 귀족들과 각국의 백성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륙 최대 규모의 도박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보스에게 돈을 거는 사람은 없겠지.”


그렇다면...


“도박에 걸린 총 금액을...아마란 상단이 가져갈 수도 있어.”


물론, 세금 10%는 제외하고.

상금에서 원금을 제외한 금액의 10%는 황실에 세금으로 납부해야한다.

높은 퍼센티지지만...얻게 될 이득을 고려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하아...”


필리스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대회의 우승은 보스가 확실해. 그래, 보스가 아니면 누가 우승을 하겠어.”


만약 아스탄이 우승하지 못한다면 5,700억 위드는 그대로 증발하고 말 것이다.

때문에 필리스는 만에 하나라는 가능성에 공포를 느꼈다.


“보...보스께서 어디 아프거나 하시진 않겠지? 보약이라도 지어서 보내드렸어야 했나? 아니, 혹시 모르니 암살기동대를 몰래 호위로...아니야, 황실기사단에게 걸리면 골치가 아파질 테니...”


필리스의 중얼거림은 그렇게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그 시각, 황성에선 황룡대회의 대진표를 위한 추첨이 시작되고 있었다.

예선에서 라이어드를 만나게 된 이들은 절망하고 말았다.


“제기랄, 왜 하필이면...!”


“그래도 2위까지는 본선에 진출할 수 있으니...”


“빌어먹을...! 브레이든 공자와 오르반 후작영애 모두 제2콜로세움에 배정됐어!”


제1콜로세움에 배정된 라이어드 E 라바디안.

제2콜로세움에 배정된 리차드 G 브레이든과 크리스티나 H 오르반.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세 사람은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이어진 대진표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제5콜로세움에 배정된 아스탄 N 페이슨의 이름은 누구 하나 거론하지 않았다.

그란트 L 로드반 자작은 대진표를 보고 루이스 B 유안 남작을 따로 불러 중앙은행으로 향했다.


“자네도 이미 깨닫고 있으리라 생각하네. 이번 대회의 우승자가 누구일지.”


“...페이슨 경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래.”


라이어드 황태자도 아니고, 브레이든 공자도 아니다.

하물며 오르반 후작영애도 아닌...일개 기사가문의 가주가 우승자라니.

그란트는 루이스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댔다.


“그는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와 제2서클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검사이네.”


그란트의 입에서 흘러나온 바람에 루이스가 살짝 몸을 떨었으나, 그 떨림은 그란트의 목소리와 동시에 멈추고 말았다.


“지...지금 뭐라고...”


그란트는 씨익 웃으며 툭 루이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잠시만 기다리게.”


그란트는 중앙은행의 직원에게 다가가 통장을 건네면서 자그마한 종이를 받아왔다.

이내, 루이스에게 도박용지를 보여주는 그란트.

해당 용지에는 아스탄의 이름과 함께 5억 위드라는 금액이 기입되어있었다.


“자...자작님?!”


“대출까지 끌어 받아 마련한 돈이네. 나머지는...자네가 스스로 판단하게.”


“...”


루이스는 멍하니 그란트를 바라봤다.


“크흠, 나는 먼저 황성으로 돌아가지. 내가 있으면 자네가 불편해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란트는 유유히 중앙은행을 빠져나갔다.

그에 루이스의 손가락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과연 아스탄에게 돈을 건 사람이 얼마나 될까?


‘로드반 자작님이 건 5억 위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페이슨 경이 스스로에게 돈을 걸었다면...’


아니, 그래봐야 100억 위드를 넘진 않을 것이다.

수많은 이들이 라이어드 황태자에게 돈을 걸겠지.

그 와중에 아스탄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100배도 꿈이 아니야.’


루이스는 침을 삼키며 눈동자를 굴려 주변을 살폈다.

가문의 모든 것을 도박에 걸어야하나?

만약 아스탄이 우승에 실패한다면 어떡하지?

유안 가문도 페이슨 가문처럼 몰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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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황룡대회(1) +2 24.06.24 321 7 11쪽
» 황성(3) +2 24.06.23 345 11 11쪽
54 황성(2) 24.06.22 360 8 11쪽
53 황성(1) +2 24.06.21 374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62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94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41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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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414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428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440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74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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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90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87 14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88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532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509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9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9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520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47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537 13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54 16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92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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