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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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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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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9,531

작성
24.06.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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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수도 크라임행(2)

DUMMY

“저희로선 크라임행에 로드반 자작님께서 동행을 해주셨으면...”


[그러지.]


“...예?”


[페이슨 경과는 인연이 있어서 말이야. 안 그래도 함께 크라임으로 갈 생각이었네.]


“아...”


인연이 있다고?

몰락한 페이슨의 가주와?

루이스는 잠시 의아함이 들었으나, 로드반 가문이 함께해준다는 사실에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페이슨 경에게는 내가 따로 말해두지. 라빈 마을에서 만나는 걸로 하고...날짜는 이주일 뒤쯤이 적당하겠어. 정확한 날짜는 따로 알려주도록 하겠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연락을 마친 루이스는 멍하니 통신구를 바라봤다.


“페이슨 경과 함께 크라임에 갈 생각이었다고...?”


어째서?

페이슨 가문과 무슨 인연이 있었던가?

루이스는 턱을 매만지면서 미간을 좁혔다.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페이슨 가문은 황제파에 속해있던 가문이다.

그러나 황태자를 지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황태자의 정책을 비판하며 제2황자를 돕는 모습을 보였었지.

물론, 당시 페이슨 백작의 뜻은 이해할 수 있었다.

황태자는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들을 거론했으니 말이다.

어린 나이에 있어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있으나마나한 정책을 굳이 진행시킬 필요가 있을까?


‘로드반 가문과는 이웃이긴 했지만...’


따로 접촉한 적은 없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몰락한 이후에 접촉을 시도했나?

페이슨 경을 가신으로 들이기 위해?

루이스는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깊게 생각하지말자. 황태자가 페이슨 가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엮여봐야 골치만 아파지겠지.”


루이스는 한숨을 흘리며 자식들이 본가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



“황태자 전하께서 유안 남작가에...”


눈살을 찌푸린 채 고개를 숙인 로드반 가문의 재무관, 제프리.

그란트는 팔짱을 끼며 제프리를 바라봤다.


“페이슨 경이 신년파티에 빠졌으니...이번에는 어떻게든 수도로 데려오려는 것 같기는 한데...”


“이동하는 중 무슨 짓을 해올지 모릅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아스탄이라면 어느 정도의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문제는 그 어느 정도를 넘어선 위기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만에 하나 황태자께서 S랭크 암살자를 움직이실 경우에는...”


“페이슨 경이라도 버거울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하면 페이슨 가문이 중도파에 가담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겠어.”


“지금의 페이슨 가문에겐 큰 영향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황태자 전하의 지시였음을 밝힌다면 상황도 쉬이 무마될 것입니다.”


“그래.”


그란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집었다.

해당 서류에는 라빈 마을의 발전내용이 빼곡하게 기록되어있었다.

라빈 마을에 사람을 심어두어 확보한 결과물은 정말로 어마어마했다.


“이주민만 4천 명을 넘어섰군. 거기다 인부들 중에서도 30%가 정착을 희망하고 있고.”


“페이슨 상단의 매출도 매달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면서...”


그란트는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원자가 누군지는 아직도 확인하지 못했나?”


“예, 자금의 유통을 감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쉬이 추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 한동안은 계속 지켜보자고.”


“알겠습니다.”


“아참, 시종장에게 페이슨 가문의 통신구를 가져와달라고 좀 해주게.”


제프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가주실을 나섰다.

페이슨 가문에는 따로 통신실이 존재하지 않았다.

통신실이 존재할 정도로 통신구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카오스 조직의 보고내용과 전달사항은 대부분 칼리아를 통해 전달되고 있었는데.

덕분에 그란트는 통신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아스탄과 연락을 나눌 수 있었다.


“...그래서 유안 남작과 함께 수도로 올라갈 생각이네.”


[알겠습니다. 그럼 언제쯤 라빈 마을에 방문하실지는...]


“아직 아이들이 아카데미에서 돌아오지 않아서 말이야. 자세한 날짜는 유안 남작과 상의를 해서...다음 주에는 알려주도록 하지.”


[예, 알겠습니다.]


“이참에 라빈 마을에서 하루 정도 묵는 것도 괜찮겠군.”


[...예?]


“라빈 마을의 발전을 직접 구경해보고 싶은데...괜찮겠나?”


아스탄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물론입니다.]


“고맙네. 급격히 변화하는 마을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말이야. 그럼, 편히 쉬게나.”


[자작님께서도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래.”


연락을 마친 그란트는 작게 한숨을 흘렸다.


“여전하군.”


엘리아도 나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봐야 어른인 척 흉내 내는 어린아이다.

그러나 아스탄은 가끔씩 20~30대의 청년귀족과 같은 분위기를 흘렸다.

성인을 상대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건물이 하나씩 세워질 때는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마을 전체가 변화하는 모습은 정말로 경이로웠다.

이것이 인간의 문명인가 싶을 정도로.

흔하게 보던 것들이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광경이 이토록 즐거웠던가?

그란트는 픽 웃음을 흘리며 톡톡 손가락으로 통신구를 건드렸다.


“보고받은 내용대로라면...변화가 정말로 기대되는군.”



◆◆◆◆◆



수도에는 혼자서 느긋하게 갈 생각이었는데...

로드반 자작은 왜 자꾸 들러붙는 거야?

거기다 유안 남작은 또 누구고?!


‘연이어 암살에 실패하니 라이어드도 다급해진 건가?’


유안 남작을 붙여 수도로 올라오게끔 지시를 내리다니.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암살자를 보내오려나?’


S랭크 암살자가 찾아와주면 좋겠네.

그란트 일행이 함께하니 권속으로 만들 순 없겠지만...

나름대로 경험치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A랭크 암살자보다는.


“리반!”


“예, 부르셨습니까.”


페이슨 저택의 시종장으로 취직한 30대 갈색 머리카락의 남성, 리반.

180cm의 훤칠한 키.

균형 잡힌 체격.

하급 익스퍼터라는 무력까지.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아스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로드반 일가가 저택에 방문할 예정이다. 하루 정도 묵으시겠다고 하니, 게스트룸의 관리를 부탁하지. 아, 유안 가문에서도 방문할 수 있으니 참고해둬.”


“방문 일정은..."


"다음 주에 알려준다고 하시더군. 일단, 준비만 해두도록."


"알겠습니다.”


“나가봐도 돼.”


“그럼...”


리반이 집무실을 나서자 아스탄은 곧바로 외출준비를 시작했다.

건설현장을 방문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확인 작업은 일과처럼 진행되었다.


“여...영주님이다!”


아스탄은 마을의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정착을 희망한 인부들까지 포함해 라빈 마을의 인구는 어느새 5천을 넘어섰다.

라빈 마을에서 1백km 떨어진 지역에서까지 이주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마왕군과의 전쟁으로 경제는 어려워지고, 거주지의 임대료와 세금은 매년 올라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경우에는 사업장의 임대료 부담으로 아우성이라고 한다.

페이슨 가문은 주민의 창업지원을 위해 3년간 사업장의 임대료를 인근 마을 또는 도시보다 저렴하게 받기로 결정했으며, 보증금의 일부를 대출해주는 정책까지 마련해주었다.

거주지의 임대료도 3년간 1만 5천 위드만 지불하면 된다.

이 정도로 파격적인 혜택이 또 어디에 있을까.

거기다 라빈 마을은 여타 다른 마을과는 차원이 다르다.

성벽에 둘러싸인 인구 5천의 거대한 마을이다.

아니, 외견만 보면 소도시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곳에서 그 정도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이주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자영업자들은 밝은 얼굴로 고객들을 상대했다.

수익에 목을 매었던 게 바로 엊그제의 일이다.

임대료를 내기 위해.

마진을 남기기 위해.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운 매일을 보냈던가.

휴일 없이 한 달을 보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라빈 마을에선 그러한 부담이 없었다.


“3년간은 발 뻗고 잘 수 있겠어!”


덕분에 자영업자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신청자를 받아 차례로 사업장을 임대해주고 있었다.


“이 정도 임대료면...마진을 조금 낮게 잡아도 되겠어.”


자영업자들의 경쟁상대는 바로 페이슨 상단이었다.

페이슨 상단의 판매가에 맞추기 시작한 자영업자들.

마진은 충분히 남길 수 있었다.


“아빠! 영주님이야!”


“뭐...?!”


딸아이의 외침에 점주는 화들짝 놀라며 가게를 빠져나와 아스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가족의 안정을 위해 힘써주고 있는 분이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까.

일부 주민들은 아스탄이 거리를 거닐 때마다 한 번씩 바깥으로 뛰쳐나와 마음을 표현했다.

주민들은 아스탄의 얼굴을 잊지 않았다.


“또 건설현장을 확인하러 가시는구나.”


해당 건설현장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상가건물과 주거건물이 지어지는 곳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같이 발걸음을 옮기는 영주라니.

주민들은 감동에 가득 찬 얼굴로 아스탄의 등을 바라보았다.

반면, 마을의 거리를 거닐던 아스탄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에 쓴웃음을 지었다.

부담스럽다.

단순히 마을을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인구증가계획을 실행한 것뿐인데...


‘3년 후에 인구가 대폭으로 줄어드는 거 아니겠지?’


이참에 분양계획도 세워야겠어.

3년 뒤에는 분명 마을에서 도시로 발전해있을 것이다.

그 때의 부동산 가격을 고려하면, 주택을 분양했을 때, 건설비용의 몇 배는 더 벌어들일 수 있으리라.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관리자들과 대화를 나눈 다음 저택으로 돌아온 아스탄.

그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서둘러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가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 페이슨 상단의 공장에서 만들어낸 제품들을 점검하면서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설명서를 조금 보완할 필요가 있겠어.”


그가 살피고 있는 것은 지구에서 보드게임이라 불리는 오락용품이다.

그렇게 제품을 점검하고 목욕을 마치면 일과가 마무리된다.

영주라는 것도 참 바쁜 일이구나.

주말이라고 해서 쉬는 것도 아니다.

영지가 바쁜 만큼 영주도 휴일 없이 일을 해야 했다.


“후우...”


훌쩍 지나가버린 일주일.

그란트는 2주일 뒤, 라빈 마을에 방문하겠다고 전해왔다.


“유안 남작님께서는...”


[그도 함께 방문할까 싶은데...]


“침실을 준비해두겠습니다. 대신, 기사와 시종들은...”


[여관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해보겠네.]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그럼, 수고하게.]


“예, 편히 쉬십시오.”


연락을 마친 아스탄은 곧바로 유안 일가가 머무를 침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종들은 일부 게스트룸에서 가구들을 빼내고, 창고에 보관해둔 고급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비치했다.


“카펫이랑 커튼도 가져와. 이쪽에는 거울을 두고.”


리반은 시종들을 지휘하면서 게스트룸의 인테리어를 연이어 점검했다.

저택이 더럽거나 인테리어가 허접하다면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된다.

페이슨 가문은 이미 몰락한 귀족가문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것도 잠시다.’


라빈 마을의 발전을 지켜본 리반은 페이슨이 다시 비상할 것임을 예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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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황성(1) +2 24.06.21 308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3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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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0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0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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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89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7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1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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