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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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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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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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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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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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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로드반 일가의 방문(3)

DUMMY

슬럼가의 범죄자와 도적단, 그리고 산적단까지 상대해보았단 말인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실전을 경험한 거지?


“슬럼가에서 어떤 범죄자들을 상대하셨는지 여쭤보아도 괜찮을까요?”


에밀리아가 의심에 가득 찬 눈으로 아스탄을 바라봤다.

12살의 어린아이가 범죄자들을 소탕하고 다녔다고?

웃기는 소리!

초등아카데미에 다녀야할 나이에 살인을 경험한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귀족들 중에선 1%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에밀리아는 아스탄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아스탄은 미소를 지으며 일부 범죄조직들을 거론하였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스컬이었습니다. 카오스 조직의 우두머리인 블러드가 스컬의 우두머리인 카르마를 죽이면서 조직 자체가 붕괴해...수많은 중소규모 조직들로 나누어졌더군요. 통제되지 않는 조직은 정말로 위험했습니다. 민간인들까지 위협하며 범죄를 저지르니 말입니다.”


“흐음...”


그란트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자들의 소동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상태다.

일부 귀족들은 슬럼가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토벌대까지 움직였다.


“제가 상대했던 범죄자들의 이름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들의 이름을 말씀드리면...후원가문을 밝히는 셈이 되어서 말입니다.”


“...그런가요.”


에밀리아는 찜찜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저와 대련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련...말입니까?”


“네, 황룡대회에 출전할 예정이거든요.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사가 얼마나 강한지...조금 궁금하네요.”


그러고 보니 덱스턴 경은 상급 익스퍼터였지?

아스탄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아, 그럼 저도...!”


검기를 깨우치지 못한 엘리아가 손을 들었다.


“예, 알겠습니다. 목검을 준비해두도록 하지요.”


“아...!”


약혼자 후보를 떠나서 최상급 익스퍼터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이런 기회를 걷어찰 순 없지!

에밀리아는 미묘한 얼굴로 엘리아를 바라봤다.

그 때, 그란트가 헛기침을 하면서 아스탄을 바라봤다.


“크흠, 그러면 나도 부탁하네.”


“...예?”


“아, 덱스턴 경과도 대련을 해줄 수 있겠나?”


“...”


이 사람들 대체 뭐지?

당황스러워하는 아스탄의 모습에 에밀리아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게 무슨 창피한 짓이란 말인가!

12살의 어린아이에게 도대체 몇 명이 덤벼든다는 거야!


‘끄응...’


에밀리아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아스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로드반 자작님과 덱스턴 경의 검술은 남부에서도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두 분께서 대련을 해주신다면야...저로선 영광인 일이지요.”


“허허허, 유명하긴 무슨...”


에밀리아가 찌릿! 그란트를 노려봤다.

가문의 기사단장과 가주가 대련이라니...

그것도 12살의 어린아이와!

패배했다간 주변 영주들로부터 X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럼, 보는 눈이 없는 저택의 뒤뜰에서 대련을 진행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에밀리아는 작게 놀라며 아스탄을 바라봤다.


“으하하하! 그래주면 나야 고마운 일이지. 대뜸 대련을 부탁하긴 했지만...아무래도 체면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야.”


“해당 대련의 결과는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 것으로...”


“그러지.”


“알겠습니다.”


비공개 대련은 아스탄이 바라는 것이었다.

괜히 주변에 자신의 능력이 알려졌다가 황룡대회 도박에 영향을 준다면 낭패가 될 테니까.

엘리아는 그란트와 아스탄의 대화를 듣고 무언가 깨달은 듯 단말마를 흘렸다.


‘그렇구나. 아버지와 덱스턴 경이 페이슨 경에게 패배했다간...분명 큰 창피를 당하시게 될 거야.’


엘리아는 눈을 반짝이며 아스탄을 바라봤다.


‘배려심이 깊으신 분이구나.’


그를 향한 호감이 조금씩 높아지는 게 느껴졌다.


‘그...그래도 지금은 조금 더 지켜보자.’


엘리아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테이블 위에 대령된 음식을 맛보기 시작했다.


‘으음, 맛있기는 한데...살짝 부족한 느낌이야.’


대신, 디저트와 음료는 나름 괜찮았다.


‘저택을 새로 짓고 있다고 했던가?’


저택의 규모와 도면이 궁금해졌다.

자신이 그 저택에서 살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마을의 발전규모를 보면 저택도 분명 어마어마할지도 모른다.

엘리아는 에밀리아의 눈치를 살피면서 아스탄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건넸다.


“아까 마을에 들어올 때 사람들이 엄청 많던데...벌써 이주민들을 받기 시작한 건가요?”


“아하하, 아닙니다. 영애께서 보신 이들은 아마 대부분이 인부들일 겁니다. 현재 마을에는 공사를 위한 1,100명의 인부가 머무르고 있습니다.”


“1...1,100명이요?!”


엘리아에 이어 그란트와 에밀리아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예, 현재까지 이주민은...600여 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이주를 신청한 이들은 4,800여 명 정도라고 하더군요.”


“사...사천...!”


“아무래도 주거지의 임대료를 낮게 책정한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


아스탄은 빌라라는 새로운 주거형태를 알려주었다.

페이슨 상단의 직원들에겐 매달 1만 위드의 월세를 걷는다.

그 외의 이주민들은 그보다 50%가 높은 1만 5천 위드의 월세를 걷기로 결정되었다.


“고...고작 1만 5천 위드를...”


“허름한 여관에서 묵는다 하더라도 그 정도 면적의 공간을 임대하려면...”


그래, 허름한 여관의 임대비보다 더욱 저렴한 금액이다.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지원정책도 추진 중입니다.”


거기다 세금 역시 주변 영지보다 더욱 저렴하다.

엘리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파...파격적이네요.”


“인구를 늘리기 위해선 이 정도 혜택을 제공해야죠.”


“...페이슨 경은 이 마을을 도시로 만들 생각이신 건가요?”


“예, 물론입니다.”


망설임 없는 아스탄의 대답에 로드반 일가는 입을 꾹 다물었다.

확신이 담긴...자신감 넘치는 대답이다.

허세가 아니다.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라빈 마을은 5년도 채 되지 않아 1만의 인구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저...정말로 대단하군.”


“과찬이십니다.”


“과찬은 무슨...! 정말, 놀라울 따름이야.”


그란트의 칭찬에 아스탄은 미소를 보이며 음료를 들이켰다.


“그럼, 슬슬 일어날까요?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실 텐데...남은 이야기는 내일 마을을 둘러보면서 하는 걸로 하시죠.”


“그래, 그러도록 하지.”


로드반 일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빠져나갔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저녁 맛있게 먹었네.”


그란트는 에밀리아와 엘리아를 데리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에선 짐정리를 마친 시종이 대기하고 있었다.


“나가서 기다리거라.”


“예, 알겠습니다.”


시종이 침실을 나서자, 그란트는 소파에 앉으며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반면, 맞은편에 앉은 에밀리아는 한숨을 흘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아버지의 말대로 배후에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는 게 확실해요. 엘리아가 페이슨 경과 결혼을 했다간 추후 배후세력과 한 편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요.”


“흐음...”


“그리고 슬럼가의 범죄자를 토벌해주는 대가로 보기에는 후원금의 액수가 너무 크다고 생각해요. 그걸 의심 없이 순순히 받아들인 페이슨 경 역시...판단력이 부족하다 생각되고요.”


“페이슨 경은 12살이다. 부족한 부분은 로드반 가문에서 채워주면 돼.”


“그래도...페이슨 가문과 엮이는 건 사양하고 싶어요. 그가 장래에 소드마스터가 된다 하더라도...”


그란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에밀리아의 이야기도 틀린 것은 아니다.

배후세력이 귀족파일 경우에는 황제파로부터 견제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중도파를 유지해온 로드반 가문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겠지.


‘그나마 황제파가 배후에 있다면 다행인데...’


아스탄과 황태자의 관계를 떠올리면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었다.


‘황제파는 황태자 전하를 지지하고 있다. 귀족파는 제2황자 전하를 지지하고 있고.’


괜히 황위쟁탈전에 끼어들었다간 로드반 가문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배후세력을 알 때까진 적당히 우호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게 좋겠구나.”


소드마스터라는 단어에 혹했던 그란트는 아쉬움을 달래면서 마주앉은 두 딸을 바라봤다.


“지금은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에밀리아의 대답에 엘리아가 작게 눈치를 살폈다.


“저도...”


그녀는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아스탄에 대한 마음을 잠시 억눌렀다.

그래, 페이슨 가문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을 당하고 있는 거라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그래, 슬슬 방으로 돌아가서 쉬도록 하거라.”


“네, 알겠어요. 편히 쉬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그란트는 두 딸이 침실을 나서자, 눈살을 찡그리며 깊게 한숨을 토해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했어.


라빈 마을의 발전은 너무나도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더욱 빠르게.

거기다 1,100명의 인부를 고용할 정도의 비용이라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계산된다.

그란트는 작게 혀를 차며 시종을 불러 목욕물을 준비하게끔 지시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달랜 그란트.

그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며 목욕을 마친 다음 곧바로 수면을 취했다.

하루가 지나가고 조식을 마친 그란트는 덱스턴을 불렀다.


“페이슨 경과 대련을 진행할 예정이네. 뒤뜰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니...자네도 한 번 페이슨 경과 대련을 해보는 것이 어떤가?”


“페이슨 경과...말입니까?”


“그래, 이참에 페이슨 경의 능력을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알겠습니다.”


40대 후반의 나이로 50대를 바라보고 있던 덱스턴은 살짝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이를 먹고 12살의 아이와 대련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러나 궁금하긴 했다.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사와 자신의 격차가 얼마나 될지.

상급 익스퍼터에 도달하고 몇 년이 지났을까?


‘상대는 B등급 의뢰인 고블린 부락을 단신으로 괴멸시킨 존재다. 어린아이라고 생각하여 방심했다간...가주님께 못 보일 꼴을 보여드리게 될 수 있어.’


덱스턴은 각오를 마치며 그란트 일행과 함께 아스탄의 뒤를 따라 저택의 뒤뜰로 이동했다.

잡초 하나 없이 모래로 가득한 뒤뜰.

구석에는 목검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아스탄은 목검들을 들어 그란트 일행에게 건네주었다.


“그럼, 누구부터 하시겠습니까?”


“제가 먼저 할게요.”


에밀리아가 손을 들며 나섰다.


“그런가요. 검기를 사용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알겠어요.”


에밀리아는 눈가를 좁히며 목검을 건네받았다.

꽤 튼튼하다.

검기도 잘 받아줄 거 같고.


‘좋은 나무를 사용해서 만든 목검이네.’


아스탄은 에밀리아로부터 10m 정도 멀어지며 미소를 보였다.


“오십시오.”


“...”


에밀리아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강자의 여유라는 건가?

에밀리아는 아스탄의 얼굴에서 미소를 지워버리고 싶어졌다.


스륵


목검에서 하급 익스퍼터의 검기가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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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황성(2) 24.06.22 297 8 11쪽
53 황성(1) +2 24.06.21 308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5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1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1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392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6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0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2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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