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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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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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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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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9,531

작성
24.06.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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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수도 크라임행(3)

DUMMY

검은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지닌 유안 가문의 장남, 룬델.

새하얀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지닌 유안 가문의 장녀, 릴리아.

고등아카데미에 다니던 룬델과 초등아카데미에 다니던 릴리아가 본가로 돌아왔다.

루이스와 루니아는 밝은 얼굴로 두 아이를 반겨주었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저녁식사자리에서 루이스는 크라임행에 로드반 가문과 페이슨 가문이 함께한다는 것을 두 아이에게 전해주었다.


“로드반 가문은 그렇다 치더라도...페이슨 가문도 함께하는 건가요?”


룬델의 물음에 루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황태자 전하께서 직접 지시를 내리셨다. 페이슨 경을 데리고 탄신파티에 출석해달라고 말이지.”


“황태자 전하께서...? 도대체 왜 그런...”


“일단, 그리 알아두고, 다음 주 일요일에 출발할 예정이니 준비해두거라.”


룬델은 찜찜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릴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페이슨의 가주라면 그 무능아로 알려진 사람이 아닌가요? 저랑 나이가 똑같다는...”


“그래, 맞기는 한데...페이슨 경 앞에선 너무 무례하게 굴지 말거라.”


“저도 알아요. 그냥 가문을 몰락시킨 무능아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그냥 가문도 아니고 백작가문이 몰락한 거잖아요. 기사 가문으로요. 그 이야기로 아카데미에서도 엄청 떠들썩했어요.”


“...”


릴리아의 이야기에 루이스와 루니아가 씁쓸히 웃었다.


“휴학기간도 끝났는데 복학하지 않아서 정학처분이 내려질 거라고 들었어요. 뭐, 가주가 영지를 두고 아카데미에 다닐 순 없겠지만...그래봐야 주민도 80명밖에 안 되는 작은 영지라던데.”


“그 정도를 관리하는 것도 어렵다는 거겠지. 아직 어리잖아.”


룬델의 이야기에 릴리아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 정도 영지는 나도 관리할 수 있겠다. 아니, 애초에 관리할 게 있기나 한가?”


“그거야...”


룬델은 대답을 멈추고 픽 웃음을 흘렸다.

여동생의 말대로다.

관리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세금을 거둬봐야 생활비로 쓰는 게 전부일 텐데.


“로드반 자작님에게 듣기로 페이슨 가문이 관리하는 라빈 마을이 크게 발전했다고 하더구나.”


루이스의 이야기에 릴리아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봐야 인구가 80명에서 100명 정도가 된 거 아니에요?”


“로드반 자작님께서 이야기하신 것이다. 고작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하셨을 리는 없잖느냐.”


“뭐, 그건...”


릴리아는 툴툴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얼마나 발전했기에 로드반 자작이 ‘크게 발전했다’는 말을 꺼냈을까?

그래봐야 마을은 마을이 아닌가.

유안 남작가는 1개의 소도시와 3개의 마을을 관리하고 있다.

마을의 주민들은 100~15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도시의 인구는 1만 5천 명에 달하고.

그에 비해 페이슨 가문은...


“후우, 너무 페이슨 경을 뭐라고 하지는 말거라. 그가 백작위를 물려받았을 땐 10살 정도였다고 들었다. 그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물론, 기사 가문으로 몰락한 것은 너무 나간 이야기이긴 했다.

그럼에도 그 어린아이가 한순간에 부모를 잃은 것이다.

그 충격은 결코 작지 않았겠지.

루니아 역시 아스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릴리아를 다독였다.


“그보다 아카데미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겠니?”


루니아의 물음에 룬델과 릴리아가 차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성적이 오르고, 어느 영식이 사고를 쳤다는 등.

두 아이는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그렇게 유안 가문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던 중에도 페이슨 가문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페이슨 저택 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제길, 무슨 예산이...”


“오늘도 야근인가.”


“신입직원은 언제쯤 오는 거래?”


“다음 주부터 출근한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다섯 명 정도 뽑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주말에 옆의 벽을 뚫어버린대.”


“옆에...? 창고 아니었던가?”


“창고 공간을 사무실로 확장시킨다고 하더라고.”


직원들은 퀭한 얼굴로 한숨을 토해냈다.

사무직원들이 서류에 시달리는 동안 병사들은 인부들의 다툼에 휘말려 고생을 해야 했다.

인력이 늘어나고 월급도 소폭 상승했지만...

힘든 건 매한가지였다.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온 거 같아.”


“그래도 복지는 나쁘지 않잖아. 숙소도 저렴하게 제공해주고, 식비제공, 다과제공까지...경력도 몇 년 안 되는데 이만한 직장 구하는 게 어디 쉬운 줄 알아?”


“하긴...”


“정 그만두고 싶으면 경력이라도 채우고 나가든가.”


하루가 바쁜 페이슨 저택.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황제의 탄신일까지 일주일을 앞둔 그 때.

로드반 가문의 마차 행렬이 라빈 마을에 도착했다.

로드반 자작의 정실부인인 아멜 L 로드반은 라빈 마을의 변화를 보고 경악성을 터트렸다.


“이...이게 라빈 마을이라고요?! 마...마부가 길을 잘못 든 게...”


그란트는 작게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라빈 마을이 맞소. 그보다...성벽을 벌써 다 지은 모양이군.”


마차가 성벽을 넘어 마을에 들어섰다.

아멜을 비롯해 두 명의 첩실부인 역시 놀란 얼굴로 창밖을 내다봤다.

에밀리아와 엘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아버지, 저번에 왔을 때 이 근방은 들판이 아니었던가요?”


“버...벌써 건물이 들어섰어...”


두 딸의 중얼거림에 그란트가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마을 주변으로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다.

성벽 내부를 건물로 가득 채울 생각인 건가?

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인구가 5천을 넘어섰다는 게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도...도대체 후원자가 누구인 거예요?”


엘리아의 모친이자 제1첩실부인인 안나가 침을 삼키며 그란트를 바라봤다.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제2첩실부인, 힐라 역시 귀를 쫑긋 세웠다.

도대체 누가 페이슨 가문을 이토록 후원해주고 있는 걸까?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들었소. 귀족파일 가능성이 가장 높기는 하겠지만...지금은 계속 지켜봐야지.”


“아...”


안나는 아스탄과 엘리아의 약혼에 격한 반대를 표했다.

무너진 페이슨 가문 따위에 자신의 딸을 보내겠다고?

당시 그란트에게 느꼈던 배신감은...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으리라.

아멜과 힐라 역시 안나의 편을 들자 그란트는 설득에 진을 빼야했다.

지금은 지켜보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유야무야 넘기는 중이고.

그란트는 슬쩍 안나의 얼굴을 살폈다.


‘조금은 마음이 생긴 모양이군.’


엘리아의 얼굴도 미소로 가득하다.

창밖으로 마을을 구경하던 아내들은 페이슨 저택을 보고 조용히 실망을 드러냈다.

다른 기사가문의 저택보단 나은 편이지만, 남작가의 저택에 비하면 약간 초라하다.


“마을을 이 정도로 개발시켰으면서 저택은 새로 안 짓는데요?”


“이 저택의 뒤에 새 저택을 짓고 있다고 들었소. 규모는...우리 저택보다 더 크다고 하오.”


“...예?”


로드반 저택보다 더 크게 짓고 있다고?

일개 기사 가문이 무슨...!

아멜, 안나, 힐라가 놀란 표정을 짓던 그 때.

저택에서 작은 소년이 달려 나왔다.


‘키가 빠르게 크는군.’


160cm를 훌쩍 넘은 듯 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 오늘 하루만 신세를 좀 지겠네.”


“침실은 이미 준비해두었습니다.”


“아, 이쪽은 내 아내들이네.”


세 아내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로드반 가문의 안주인인 아멜 L 로드반이라고 하네.”


이어, 안나와 힐라가 인사를 건네었다.

그리고...


“이 아이는 로드반 가문의 장남인 히알린 L 로드반이네.”


이제 막 2살이 된 막내아들까지.

아스탄은 왼쪽 가슴에 손을 얹은 채 고개를 숙였다.


“저는 페이슨 가문의 가주인 아스탄 N 페이슨이라고 합니다. 일단, 날이 더우니 안으로 드시지요.”


“그래, 그러는 게 좋겠군.”


8월의 무더운 날씨가 제국에 들이닥쳤다.

귀족이라도 무더위는 참을 수 없지.

페이슨 저택에는 냉기가 나오는 마도구, 쿨러가 설치되어있었다.


“마도구를...건물 전체에 가동시키고 있는 건가?”


“창고와 같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침실에도 쿨러가 설치되어있으니 언제든지 사용하시면 됩니다.”


“신경써주어 고맙네.”


로드반 일가에게 침실을 안내해준 아스탄.

페이슨 저택에 머무르는 로드반 가문의 기사는 한 명 뿐.

시종은 다섯 명이 남았다.

나머지는 인근 여관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는데.

해당 비용은 모두 로드반 가문에서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


“잠시 마을을 둘러보고 와도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저녁 전까지는 돌아오겠네.”


장남인 히알린만이 로드반 가문의 시종에게 맡겨져 저택에 남고, 나머지 그란트 일행은 곧바로 저택을 나서 마을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잠시 뒤, 유안 남작가의 마차가 라빈 마을의 앞에서 멈춰 섰다.


“저...저기가 라빈 마을이라고?”


마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지도를 확인했다.


“위치는...확실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라빈 마을은 80명의 주민이 거주하던 작은 마을이었다!”


“자...잠시만 경비병에게 묻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허어...”


마부를 몇 십 년이나 했으면서 길을 헷갈려?

루이스는 한숨을 토해내며 창문을 닫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차 일행이 성벽으로 다가가자, 경비병이 멈추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신분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니, 도시에 들어가려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질문을 드리려고 하는데...”


“예? 아, 네. 말씀하십시오.”


“라빈 마을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아십니까?”


“...?”


경비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가 라빈 마을입니다만?”


“...예?”


마부와 경비병의 대화를 듣고 있던 루이스가 어깨를 움찔거렸다.

지금 경비병이 무어라 말한 거지?

루이스는 황급히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나는 유안 가문의 가주인 루이스 B 유안이라고 하네.”


“아...!”


경비병이 서둘러 자세를 바로잡았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유안 남작님.”


“여기가...라빈 마을이라고 했나? 페이슨 가문이 관리하는?”


“예, 그렇습니다.”


“아...아무리 봐도 이건 도시의 성벽이지 않나!”


“그...영주님께선 라빈 마을을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경비병의 이야기에 루이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다고 성벽을 먼저 지어?

건물과 사람이 있어야 도시가 되는 것이다.

성벽을 짓는다고 도시가 되는 게 아니고!


“허어...”


루이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한숨을 토해냈다.


“유...유안 남작님께서 방문하신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습니다. 들어가십시오.”


“...그래.”


루이스가 마차에 올라타자 마부가 고삐를 잡아당겼다.

마차가 성벽을 넘어서자, 마부와 기사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이게 무슨...”


“마...말도 안 돼.”


도대체 무엇을 보고 저리 놀라는 거지?

루이스를 비롯해 루니아, 룬델, 릴리아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경악 그 자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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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3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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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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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89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1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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