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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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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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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66
추천수 :
990
글자수 :
299,675

작성
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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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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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황룡대회(2)

DUMMY

릴리아는 경기장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마...말도 안 돼. 페...페이슨 경은 나랑 동갑이라고...”


루이스는 아내인 루니아를 제외하고 아스탄의 경지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식인 룬델과 릴리아에게도 말이다.

때문에 룬델이 의무실로 옮겨지고, 다음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릴리아는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아...아빠...아빠는 알고 있었어요?”


루이스는 릴리아를 바라보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


릴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란트 일행을 쳐다봤다.

그들은 놀라지 않았다.

이미 아스탄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 때, 릴리아가 어깨를 들썩였다.


“아...아빠, 페이슨 경의 배당률이 엄청 높았다고 들었어요. 설마, 아빠도 황태자 전하가 아니라...”


“...절반은 황태자 전하에게 걸어두었다. 나머지 절반은 페이슨 경에게 걸었고.”


“아...”


그나마 다행인가?

전 재산을 걸었다가 잃어버리면...

유안 가문은 순식간에 몰락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루이스는 후회하고 있었다.

왜 아스탄에게 전 재산을 걸지 않았지?

아스탄의 배당률은 우승후보로 거론된 브레이든 공자와 오르반 후작영애보다 높았다.


‘귀족파는 이미 페이슨 경이 우승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루이스는 주먹을 쥔 채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만약 황태자 전하에게 걸었던 돈을 페이슨 경에게 걸었더라면...’


루이스가 질끈 눈을 감자, 그란트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엇이 바뀌겠는가. 절반이라도 걸어두었으니 본전은 충분히...아니, 그보다 몇 배는 더 챙길 수 있을 거네.”


루이스는 한숨을 쏟아내며 고개를 돌려 그란트를 바라봤다.


“자작님께선...‘그들’이 페이슨 경에게 돈을 걸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물론이지! ‘그들’은 페이슨 경의 능력을 보고 후원을 해준 것이네. 그 능력을 알고도 황태자에게 돈을 걸리는 없겠지. 아마 이번 기회에 페이슨 가문에 후원해주었던 돈을 다시 되찾지 않을까 싶군.”


“하...하하...그렇군요.”


“나도 어제까지는 꽤 불안했네. 가문의 전 재산이 한순간에 증발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오늘 아침의 결과를 보고 마음이 푹 놓이더군.”


중앙은행에서 게시한 배당률을 본 그란트는 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주변에선 아스탄에게 돈을 건 이들을 향해 조롱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자신들이 큰돈을 따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말이다.

그들의 웃음소리도 내일이면 멎을 것이다.


“결국 웃게 되는 것은 우리인 게지.”


루이스는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가 계속되고 아스탄은 3차전과 4차전 역시 빠르게 마무리했다.

최하급~하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루는 아카데미 학생들을 일격으로 제압한 것이다.


[조별예선 8강전은 점심식사 시간 이후 13시부터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사회자를 맡은 OOO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의 목소리와 동시에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다음 경기가 궁금해도 점심은 먹어야지.

8강전에 오르게 된 선수들 역시 잠시 숨을 돌리며 식사를 위해 대기실을 벗어났다.


“어...언니다!”


“오빠!”


엘리아와 릴리아는 에밀리아와 룬델을 향해 달려갔다.

뒤이어 콜로세움을 빠져나오는 아스탄.

그란트와 루이스가 그를 향해 다가갔다.


“고생했네.”


“정말로 압도적이더군.”


그 뒤로 부인들이 아스탄을 향해 칭찬을 쏟아냈다.

그만큼 놀라운 경기력이었기 때문이다.

아스탄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보다 점심식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참에 함께 먹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저희는 상관없습니다.”


루이스의 대답에 이어 아스탄이 ‘저도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결정됐군. 가까운 식당으로 가지. 든든하게 먹고 경기를 치러야하지 않겠나.”


그란트의 머릿속은 5억 위드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스탄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5억 위드는 50억 위드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눈앞의 이 소년이 로드반 가문의 재정을 풍족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루이스 역시 룬델과의 경기를 잊고 아스탄의 컨디션을 확인했다.


‘음식에 안 좋은 게 들어가 있진 않겠지?’


최대한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여야한다.

상한 음식을 먹었다가 탈이라도 난다면 낭패일 테니까.

아스탄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자 루이스가 곧바로 종업원을 불렀다.


“물을 좀 더 가져다주게.”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란트와 루이스의 과한 친절에 아스탄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자작님의 말씀대로 에밀리아 영애와 페이슨 경이 결승에서 맞붙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루이스의 발언에 그란트가 너털웃음을 흘리며 아스탄을 바라봤다.


“허허...페이슨 경.”


“예?”


“조금만 살살 부탁하네.”


“하하...”


그 때, 에밀리아가 식사를 멈추고 그란트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제가 결승전에 오르게 된다면 바로 기권할 생각입니다.”


갑작스러운 기권선언에 룬델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어째서...”


“저는 페이슨 경과 대련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제 검은...단 한 번도 페이슨 경을 스치지 못했죠. 하물며...”


그란트와 덱스턴마저 아스탄을 상대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전투를 경험해온 상급 익스퍼터 둘을 여유롭게 쓰러트린 것이다.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렇다면...


“본선에서의 경기를 위해 차라리 기권을 선언하는 게 나아요.”


그란트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그렇구나. 페이슨 경과의 경기에서 체력을 너무 사용해버렸다간...내일 본선에 지장을 줄 수 있을 테니...”


“물론, 그것도 제가 결승전에 올라갈 때의 이야기지만요.”


“그래, 너무 부담 갖지는 말고 열심히만 해보거라.”


“네.”


그란트와 에밀리아가 대화를 나누던 동안 룬델은 부친인 루이스를 바라봤다.


“아버지.”


“흐음?”


“이번 도박...페이슨 경에게 거셨습니까?”


“...절반은.”


“나머지 절반은 설마...”


“그래, 황태자 전하에게 걸었다.”


“오전에 중앙은행에 다녀왔습니다만...페이슨 경에게 걸린 돈이 5천억 위드에 육박하더군요.”


브레이든 공자보다도, 오르반 후작영애보다도 우승확률이 높다고 점쳐진 것이다.

룬델은 게시판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누가 페이슨 경에게 그런 거액을 걸었을까?

5천억 위드는 일개 가문이 마련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페이슨 가문을 후원하고 있는 게...귀족파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게시판의 결과도 납득할 수 있지.”


“하지만 귀족파에서 돈을 걸었다기에는...”


금액에 조금 부족함이 엿보였다.

우승을 확신하고 있다면 전 재산을 털어도 이상하지 않을 터.


“귀족파에 소속된 모든 이들이 페이슨 경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가문의 전 재산을 도박에 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아스탄에 대해 모르는 귀족파의 귀족들이라면...

아스탄보다는 아카데미에서 실력이 증명된 라이어드에게 돈을 걸지도 모른다.


“아버지께선...페이슨 경이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룬델의 물음에 루이스는, 식사를 하고 있는 아스탄을 힐끔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군요.”


룬델은 이번 대회에서 유안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고 싶었다.

그러나 2차전에서 만난 상대가 하필이면 우승후보라니...


‘일격...’


고작 일격에 쓰러졌다.


‘세상에는 괴물이 참으로 많구나.’


룬델은 고등아카데미에서 나름 유능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동등한 경지의 백작가의 검술을 깨부순 적도 있다.

실기평가에선 매년 상위권을 유지해왔고.

상대가 아스탄만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운도 없지.’


룬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식사를 재개했다.


딸그락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엘리아는 아스탄에게 바짝 붙어 질문을 건넸다.


“평소에 어떤 훈련을 주로 하세요? 용병으로 활동하면서 마수를 토벌해보신 적도 있다고 하던데...어떤 마수를...”


눈동자를 번뜩인 릴리아 역시 아스탄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두 소녀가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에 룬델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성격이라면 일개 기사가문에게 릴리아를 보내려하지 않겠지만...’


페이슨 가문은 ‘일개 기사가문’이 아니다.


“아참, 페이슨 경께선 이번 도박에 돈을 얼마나 거셨나요?”


“릴리아!”


여동생의 실례에 룬델이 목소리를 높였다.


“아...”


릴리아도 본인의 실수를 깨달은 모양이다.


“죄...죄송해요. 잠깐 들뜬 모양이에요.”


아스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습니다. 도박에는...조금 큰돈을 걸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


누구에게 걸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뻔한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엘리아는 릴리아의 실수에 픽 웃음을 흘리며 아스탄에게 더욱 다가갔다.


“페이슨 경이라면 분명 어렵지 않게 우승하실 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니 방심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아하니 로드반 자작님과 유안 남작님께서도 저에게 돈을 건 모양이니 말입니다.”


“하하하...”


루이스가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반면, 그란트는 당연하다는 듯 가슴을 폈다.


“자네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지 않았나. 아무리 황태자 전하라 하더라도...자네만큼의 경험은 없을 것이야. 물론, 방심하지는 말아주게. 자네가 지게 되면 우리 가문이 몰락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아하하하...명심하겠습니다.”


“그럼, 슬슬 일어나지. 다음 경기까지 2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 말이야.”


그란트의 이야기에 모두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식당을 벗어나 제5콜로세움으로 발걸음을 옮긴 일행들.

제5콜로세움의 8강전 경기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파앙!


[또...또 다시 일격입니다! 아스탄 선수가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목소리에 관객들이 아스탄의 존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스탄...아스탄...아스탄...?”


“그러고 보니...배당률이 10배를 넘겼던 선수의 이름 중에 아스탄이란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


“도대체 저 아이가 누구이기에 그런 배당률이 걸렸단 말입니까?!”


“하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루는 아이들을 일격으로...”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그란트와 루이스는 뿌듯함에 어깨를 으쓱였다.

두 사람의 마음속에선 이미 아스탄은 자신들의 사위로 정해진 상태였다.

페이슨 가문을 후원하고 있는 게 귀족파든 황제파든 무슨 상관인가.


‘소드마스터와의 혈연관계는 로드반 가문의 영향력을 강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페이슨 경은 부모를 잃었다. 릴리아와 약혼을 한 다음 나와 루니아가 부모처럼 보듬어준다면...’


그란트와 루이스는 동시에 미소를 지으며 경기장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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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황룡대회(4) NEW 22시간 전 151 7 11쪽
58 황룡대회(3) +1 24.06.28 230 8 11쪽
» 황룡대회(2) 24.06.27 236 8 11쪽
56 황룡대회(1) +2 24.06.24 321 7 11쪽
55 황성(3) +2 24.06.23 345 11 11쪽
54 황성(2) 24.06.22 360 8 11쪽
53 황성(1) +2 24.06.21 374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62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94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415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434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414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428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440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74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79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90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87 14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88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532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509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9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9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520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47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537 13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54 16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92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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