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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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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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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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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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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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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황성(1)

DUMMY

“예,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


아스탄과 루나는 시종을 따라 중앙계단을 올라갔다.

2층은...아니고, 3층도...아니네, 4층은...아니야?

루나가 숨을 헐떡이면서 시종의 등을 원망스레 바라봤다.


“이쪽입니다.”


시종은 5층의 가장 끄트머리 침실로 안내해주었다.


“이곳이 페이슨 경께서 사용하실 침실이며,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은...데려오신 시종 분께서 이용하실 침실입니다.”


“여...여기...?”


루나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자신의 침실을 바라봤다.

1~2평 남짓한 침실과 1평도 될까 말까한 욕실 겸 화장실.

이게...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인가?

아스탄 역시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별궁의 시종을 바라봤다.


“저는 이만...”


시종은 바쁘다는 얼굴로 황급히 달아났다.


“...여...여기서...”


루나가 자신의 침실로 들어가며 멍을 때렸다.


“쿠...쿨러도 없어...”


너무 열악한 거 아닌가?

아스탄은 작게 헛기침을 하면서 루나를 바라봤다.


“내일 시내로 나가서 쿨러를 구매하자.”


“아...아니에요. 어차피 며칠 머무르는 거니까...”


“그 며칠 동안 조금이라도 편히 쉬어야지. 아니, 이참에 수도의 고급여관을 하나 잡아줄게. 거기서 쉬도록 해.”


“괜찮아요. 일단, 깨끗하긴 하니...이 정도면 쉴 수 있어요.”


“쿨러는 반드시...아니, 마차의 쿨러를 가져오면 되겠네.”


“아...”


“바로 다녀올게.”


“아니요! 제가...제가 다녀올게요.”


“그...럴래? 그럼, 짐가방은 줘. 내 건 내가 정리하고 있을게.”


“아...제가 다녀와서...”


“됐어. 내가 정리해둘 테니까 너는 쿨러나 가져와.”


“...네.”


루나는 아스탄에게 짐가방을 건네고 서둘러 중앙계단으로 달려갔다.


“거참...이렇게까지 차별을 해야 하나.”


아스탄은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면서 짐가방을 들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5평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침실.

욕실은 2평 정도로, 욕조는 따로 없었다.

루나보다는 낫지만...가주한테도 이런 침실을 주는 건가?


‘기사 가문이면 그럴 수도...’


아스탄은 서랍장과 옷장에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구들은 나름 값이 있어보였다.

깨끗하게 관리도 된 상태고.

그렇게 정리를 마치고 침실을 나서자, 헐떡이며 달려오는 루나가 보였다.


“헤엑...헤엑...헤엑...”


“뭘 그렇게 달려와?”


“저...정리...”


“이미 끝났어. 들어가서 네 짐들이나 정리하고 쉬도록 해.”


“아...알겠습니다.”


“아참, 마석은...”


“사용하던 마석에 마력이 남아있으니...”


“그래, 고생했어.”


“영주님은 어디...가시려는 건가요?”


“아니, 잘 왔나 싶어서 나와 본 거야. 나도 들어가서 좀 쉬어야지.”


“시...식사시간이 되면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아스탄과 루나는 각자의 침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황제의 탄신파티는 모레에 개최된다.

내일까지는 편히 쉬어도...


“아, 내일까지 황룡대회 신청서를 제출해야했나? 루나한테 신청서를 가져와달라고...”


아니, 쿨러를 가져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냥 저녁 먹을 때 말해야겠다.

5층을 또 오르내리는 건 힘들 테니까.

아스탄은 침대에 누워 그대로 수면에 빠졌다.


똑똑똑


뭐지?

아스탄은 부스스한 얼굴로 상체를 일으켰다.

벽에 걸린 시계는 오후 6시를 가리켰다.


“...3시간이 벌써 지나갔어?”


누운 게 바로 조금 전인 거 같은데.

아스탄은 작게 헛웃음을 흘리며 문으로 다가갔다.


“영...아니, 가주님, 저녁식사를 하실 시간입니다.”


덜컥


루나는 단정한 메이드복 차림에 반듯한 모습으로 마중을 나왔다.


“그래, 그보다 황룡대회 신청서 좀 가져와줄 수 있겠어?”


“알겠습니다.”


“일단, 내려가자.”


“옷은...”


“뭐, 딱히 문제는 없잖아.”


검은 바지와 검은 와이셔츠.

구두도 검은색이다.

온통 검은색으로 무장한 아스탄은 침실 문을 닫고 복도로 나갔다.


“가자.”


루나는 그의 뒤를 따르면서 1층으로 내려갔다.


“식당은 이쪽입니다.”


“흐음?”


“쿨러를 가져오면서 위치를 확인해뒀습니다.”


아스탄은 루나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갔다.


“...”


아스탄과 루나는 눈앞에 펼쳐진 수백 평 규모의 식당을 보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

아스탄은 2인용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의자에 앉았다.

잠시 뒤, 별궁의 시종이 다가왔다.


“예, 주문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3번 세트로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시종은 곧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루나, 너는 황룡대회 신청서를 가져와줘. 식사를 하면서 작성할 수 있게 펜도 부탁할게.”


“네, 알겠습니다.”


루나는 서둘러 식당을 빠져나갔다.

음식이 테이블 위로 대령될 무렵.

루나가 신청서와 펜을 가져왔다.


“빨리 다녀왔네?”


“신청서와 펜 모두 별궁 앞에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아아...”


“신청서는 오후 8시 전까지 별궁 앞에서 대기 중인 시종에게 건네주면 된다고 합니다.”


아스탄은 고개를 끄덕이며 펜을 집고 신청서를 작성했다.


“써야 될 건 별 거 없네. 자아.”


아스탄이 신청서를 건네주자 루나는 또 다시 식당을 나갔다.


웅성웅성


주변이 시끄럽다.

수많은 대화가 오가는 식당에서 아스탄은 홀로 식사를 시작했다.

참으로 외롭구나.

그 때, 유안 일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인기인이네.’


유안 남작부부는 거대한 귀족무리에 섞여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릴리아와 룬델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고.

아스탄은 루나가 돌아오자 씁쓸한 얼굴로 식사를 마무리했다.


“아참, 너도 저녁 먹어야지.”


“시종들의 식당이 따로 있습니다.”


“그럼, 다녀와. 나는 혼자서 올라갈 테니까.”


“아...네, 감사합니다.”


“그보다 말투...너무 딱딱해진 거 아니야?”


“황성에 들어가선 말투에도 조심하라고 시종장님께서 주의를 주셨습니다. 저의 행동 하나하나가 페이슨 가문의 이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뭐, 리반이 그랬다면 어쩔 수 없지.


“알겠어. 다녀와.”


루나가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나자, 아스탄은 덤덤한 얼굴로 계단을 올랐다.

그 시각, 본궁의 황태자 침실에선 라이어드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악!”


암살길드로부터 의뢰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랭크 암살자 둘과 A랭크 암살자 셋을 움직였다.

1백여 명의 도적들과 함께!

그럼에도 아스탄을 죽이지 못했다고?


“페이슨 가문이...로드반과 유안 가문과 함께 크라임으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로드반? 그 X끼들은 왜...!”


“유안 가문에서 연락을 넣은 게 아닌지...로드반 가문의 가주 그란트 L 로드반과 로드반 기사단의 단장인 덱스턴은 상급 익스퍼터의 경지에 오른 검사이니, 암살자들의 공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끄응...!”


피해가 경상으로 그쳤다는 부분은 미심쩍은 일이지만...

지금은 로드반 기사단의 활약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불운에 라이어드는 으드득 이를 갈았다.


“...제2황자가 로드반 가문을 움직인 건 아니겠죠?”


세실리아의 의심에 라이어드가 얼굴을 구겼다.


“뭐?”


“중도파의 귀족이라 하더라도 황자의 지시에는 따를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앨빈은 세실리아의 추측에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쯧!”


라이어드는 불쾌한 듯 혀를 찼다.


“녀석이 수도에 있을 때 제거해야한다.”


“거리로 나갈 때를...”


“그래, 그게 가장 낫겠지. 별궁에 있을 때 제거하는 건 조금 위험하니까.”


황성에서 귀족이 암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귀족들은 황실의 능력을 의심하며 별궁에서 머무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어떻게든 도시에 대기시켜둔 기사들을 불러들이려 하겠지.


“그 녀석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 모를까.”


“귀족파에서 그를 주시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암살에 실패했다간...”


소란만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제2황자파에선 암살을 사주한 자를 찾아내기 위해 난리를 피울 테고.


“암살의뢰 역시 꼬리가 밟히지 않도록 최대한 은밀하게 진행하도록.”


“알겠습니다.”


“제길, 그 때...괜히 살려뒀어.”


아스탄이 페이슨 백작저에서 내쫓겼을 때.

바로 죽였어야 했는데.

세실리아도 후회되는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다음날, 페이슨의 무능아가 황룡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접수를 받은 시종이 소문을 흘린 모양이다.

그리고 소식을 접하게 된 라이어드는 눈동자를 빛냈다.


“크...크하하하! 그 녀석이 황룡대회에 출전한다고?!”


앨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신청서도 확인했습니다.”


“그래, 그러면...사고로 가장한 죽음을 만들면 되겠군!”


“출전상대는 추첨으로 이루어지기에...”


“녀석의 첫 번째 상대에게 접촉해서 이야기를 좀 나누면 돼. 고위가문의 자제들과 녀석이 붙게 될 확률은 낮을 테니...1억 위드 정도면 되려나? 그리고 대련 중에 사망자가 발생하는 건 아예 없는 일도 아니잖아. 사고인 만큼 처벌도 거의 없을 테고.”


“그건...예, 그렇긴 합니다만...”


앨빈은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반면, 세실리아는 좋은 생각이라는 듯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지었다.


“사고로 위장하려면 격하게 싸우는 장면을 연출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러면...조금 힘을 조절하라 일러둬야겠군.”


“내일 파티에도 참석하겠죠? 그 역겨운 얼굴을 보게 되는 건 기분이 좋지 않지만...마지막이 될 테니 한 번 봐두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래, 마지막이지. 이번에야말로...”


질긴 인연을 끊어낼 때다.

라이어드와 세실리아의 악랄한 미소에 앨빈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13살의 아이를 죽이는 데 이렇게까지 혈안이 되어야하는 건가?

아니, 제2황자가 페이슨 백작부부의 죽음을 파헤쳤다간...자신 역시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

부디 라이어드의 계획이 잘 진행되길 비는 수밖에.



◆◆◆◆◆



황제의 탄신일.

수많은 귀족들이 본궁의 파티장으로 모여들었다.

라바디안 제국의 귀족들은 물론이고, 인근 왕국의 왕족과 귀족들까지.

1만여 명 이상의 귀족들이 모이며 파티장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황태자 전하께서 오셨다고 합니다!”


“얼른 인사를 드려야겠군요.”


귀족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스탄은 인파가 몰린 곳을 노려봤다.

화려한 예복차림의 라이어드.

새하얀 드레스차림의 세실리아.

저 두 사람을 보자마자 살의가 들끓었다.


“후우...”


분노를 가라앉혀야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저들을 죽이려고 했다간...

주변에 배치된 황실기사들이 우르르 달려들 것이다.


‘아스탄, 데이브...너희의 복수는 내가 이루어주마.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모처럼 되살아난 것이다.

또 다시 허무하게 죽으라고?

아스탄과 데이브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 삶은 쉬이 죽을 생각이 없다.


‘적어도 결혼은 해야 할 거 아니야!’


건혁...아니, 아스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돌렸다.

저들을 계속 보고 있다간 정말로 주먹을 휘두를지도 모른다.

지금은 구석에서 얌전히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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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황룡대회(2) NEW 12시간 전 101 8 11쪽
56 황룡대회(1) +2 24.06.24 232 7 11쪽
55 황성(3) +2 24.06.23 275 11 11쪽
54 황성(2) 24.06.22 297 8 11쪽
» 황성(1) +2 24.06.21 309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5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1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1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392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6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0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2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30 14 11쪽
30 질리언(3) 24.05.27 537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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