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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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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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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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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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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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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수도 크라임행(6)

DUMMY

“페이슨 경은 무엇을 하고 있지?”


“현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계십니다.”


리반의 대답에 루이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업무?”


“예.”


“...페이슨 경이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고?”


“예? 예, 그렇습니다.”


리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또 묻는 거지?

가주가 업무를 처리하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거늘.


“페이슨 경은 초등아카데미에서 1학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들었네만...”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저도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든 업무가 가주님을 통해 진행되고 있음은 확실합니다.”


“...”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당연히 가주를 통해 이루어져야지.

그러나 루이스는 쉬이 믿을 수 없었다.


“후우, 모르겠군.”


“업무를 처리하면서 배우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일전에 대화를 나누었을 때...페이슨 경은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네.”


“바로 실무를 배운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무리 그래도 기초 없이...”


“기초야 금세 배운 모양이지. 그보다 조금 씻도록 하지. 살짝 찝찝하군.”


“...알겠습니다.”


그란트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무언가가 맞물리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걸까?

아스탄 N 페이슨은 정말로 13살이 맞기는 할까?

루이스는 한숨을 토해내며 아내와 함께 침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1층 식당으로 내려오자, 아스탄과 로드반 일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저희가 늦은 모양이군요.”


“우리도 방금 내려왔네.”


루이스는 시종들이 가져오는 음식들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음식의 냄새와 모양이 최고급 식당에서 먹던 것과 비슷하다.

맛은 더더욱...


‘...일품이군.’


설마, 주방장을 어느 대도시 유명 식당에서 데려온 건가?!

로드반의 안주인인 아멜, 안나, 힐라를 비롯해 유안의 안주인인 루니아 역시 호평일색이었다.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

그에 아스탄이 미소를 지었다.


“입맛에 맞으시다니 정말로 다행이네요.”


그란트가 잠시 식기를 내리며 아스탄을 바라봤다.


“새로 짓는다던 저택을 보고 왔네. 정말로 크더군.”


“아하하, 어쩌다보니...그렇게 되었습니다.”


“저택의 건설비용도 건설비용이지만...유지하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예산이 필요할 것이네.”


“예, 시종들의 월세와 관리비 등은 이미 계산을 해두었습니다.”


“...그걸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저택의 10년치 예산을 따로 빼둔 상태입니다.”


10년치 예산을 이미 마련해두었단 말인가?!


“또, 황룡대회가 개최되지 않습니까. 우승후보에게 꽤 큰돈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아...”


그렇지.

도시개발계획의 예산만 투자해도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둘 수 있으리라.

그란트는 픽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그렇군.”


“페이슨 상단의 매출도 조금씩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아, 그러고 보니...”


루이스가 금일 보드게임 카페에 들렀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 게임들을 자네가 만들었다고 들었네.”


“업무를 마치고 쉬는 시간을 가질 때마다 약간 허전함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오락기기를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이 누군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이라 제대로 즐겨본 적은 없지만 말이죠. 언젠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난다면...그 때라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란트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너무 먼 미래가 아닌가? 자네는 이제 13살이라고?”


아스탄은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저의 소박한 꿈입니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함께할 수 있는...”


아스탄의 눈동자가 살짝 공허해졌다.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이 말이다.

그에 루니아가 울컥한 듯 고개를 돌렸다.

루이스와 그란트는 침묵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아멜과 안나, 힐라는 안타까운 얼굴로 아스탄을 바라보았다.

아이들 역시 먹먹한 분위기에 입을 다물었다.


“이런, 저 때문에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버렸군요.”


아스탄의 미소에 어른들은 목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억지로 웃는 듯한 미소.

저 어린아이가 어째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했던 걸까?


“하하...궁금한 점이 또 있으신지...”


이 분위기가 계속되었다간 분명 누군가가 울음을 터트리고 말 것이다.

때문에 그란트가 앞서 영지의 관리와 상단의 운영에 대해 질문을 건넸다.

조금이라도 조언을 주고자 건넨 질문이었지만, 아스탄은 모든 질문에 차근차근 대답해주었다.


‘역시...대단한 아이야.’


‘저...정말로 모든 업무를 꿰고 있군.’


그란트와 루이스는 아스탄의 대답을 들이며 감탄을 터트렸다.


“슬슬 일어나도록 하지요. 마을을 둘러보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내일은 10시쯤에 출발하는 거였던가요?”


“그래, 수도까진 닷새면 도착할 테니...천천히 준비하고 출발하지.”


그란트의 대답에 아스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남은 업무가 있어서...먼저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간에도 업무를 처리하나?”


“하하하, 결재해야할 서류가 좀 많아서...”


도대체 무슨 서류가 그렇게 쌓여있기에 이 저녁까지 업무를 처리한단 말인가.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아스탄이 자리를 비우자 로드반 일가와 유안 일가는 아스탄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해졌다.

대부분이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어린 아이에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가혹한 것이 아닐까?

부모에게 의지하고 아카데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할 나이다.

그런 나이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을 꿈꾸고 있다니...


“엘리아와의 약혼을...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볼게요.”


반대를 고집해오던 안나가 입장을 바꾸었다.

아스탄의 능력은 이미 또래보다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후원자가 있으니 재정이 위태로울 일도 없겠지.

남편에게 듣기론 장래 소드마스터가 될 가능성도 품고 있다고 하니...

신랑감으로선 나쁘지 않으리라.

게다가...


“인성도 착해보였어요. 저런 아이라면...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요.”


안나의 이야기에 아멜과 힐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릴리아가 어깨를 떨었다.

엘리아 L 로드반 영애가 아스탄 N 페이슨 경의 약혼녀가 될 수 있다고?


‘아...안 돼!’


망설이는 사이 엘리아 영애가 페이슨 경을 채갈지도 모른다.

릴리아는 슬쩍 루니아에게 다가가 귓가에 소곤소곤 약혼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어...? 저...정말로...?”


“응.”


루이스는 아내와 딸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이야기를 저렇게 소곤거리면서 하는 거지?


“무슨 이야기인데 그래?”


“그게...”


루니아가 로드반 일가의 눈치를 살피다가, 남편의 귓가에 소곤소곤 이야기를 꺼냈다.


“페이슨 경이 마음에 든 모양이에요. 엘리아 영애한테 빼앗기기 전에 약혼을 진행하고 싶다고...”


“...뭐?”


루이스가 미간을 찌푸린 채 릴리아를 바라봤다.


“아...안 돼요?”


딸아이의 눈동자가 흔들리자, 루이스는 움찔하며 쓴웃음을 보였다.


“그...조...조금만 생각을 해보자꾸나. 당장 결정하기에는 조금...그렇지 않을까?”


“히잉...”


릴리아가 아쉬운 듯 고개를 숙이며 터덜터덜 제자리로 돌아갔다.


‘로드반 가문에선 진지하게 페이슨 경을 사위로 생각하기 시작했어. 엘리아 영애도 페이슨 경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고. 그 정도로...페이슨 경이 뛰어나다는 뜻인가?’


루이스는 조용히 시름을 앓았다.

그란트가 식사자리를 파하고 양 가문의 가족들이 각자 침실로 돌아갔다.

샤워를 하는 동안 침실은 쿨러로 시원해졌다.


“약풍으로 켜야겠다.”


마석의 마력을 아끼기 위해 항상 쿨러를 미풍으로 사용해온 릴리아는 작게 웃음을 지으며 쿨러의 바람을 약풍으로 변경시켰다.

차가운 바람이 더욱 강해졌다.

한여름에 겨울이 찾아왔다고 표현해야하나?

릴리아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불을 덮고 쾌적한 밤을 보냈다.


“히히...페이슨 경과 결혼하면 여름마다 이렇게 시원하게 잘 수 있겠지? 겨울에는 따뜻하게...”


그녀의 머릿속에선 이미 아스탄과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좋고, 능력도 훌륭하며, 재정도 넘쳐난다.

가문이 기사가문인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뜻이다.

릴리아의 망상은 이내 꿈속에서까지 연결되었는데.

눈을 뜬 순간.

행복한 상황은 신기루마냥 사라졌다.


“아...”


벌써 아침이다.


“꿈...이었구나.”


대저택에서 친구들을 불러 자랑하는 꿈까지 꾸었는데...

그 즐거움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릴리아는 시무룩한 얼굴로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다.

그리고 시종의 도움을 받아 원피스로 갈아입은 그녀는 가족들과 합류하여 조식을 먹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식당에 들어가자 아스탄과 그란트가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희가 너무 늦은 모양이군요.”


“우리도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어서 앉게. 식사를 마치고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페이슨 가문에서의 두 번째 식사가 시작되었다.

음식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훌륭했다.

로드반 일가와 유안 일가는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고, 침실로 올라가 출발준비를 한 다음 1층 로비로 내려왔다.


“가지.”


그란트의 한 마디에 유안 일가와 아스탄이 저택을 나섰다.


“다녀올 동안 저택을 잘 부탁할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바스의 답변에 아스탄은 미소를 지으며 준비된 마차를 바라봤다.

이번에 새로이 마련한 사두마차다.

마부와 호위로는 수배되지 않은 암살기동대 소속의 권속들이 맡았다.

그리고 페이슨 저택의 시종 한 명이 짐을 들고 아스탄과 함께 사두마차에 올라탔다.


“수고 좀 해줘, 루나.”


“최선을 다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혼자서 가는 것이다.

시종과 호위를 우르르 대동할 필요는 없겠지.

때문에 페이슨 가문의 일행은 마부 한 명, 호위 다섯 명, 시종 한 명으로 편성되었다.

그란트는 초라한 페이슨 가문의 일행을 보고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짐도 얼마 없을 테니...저 정도 인원이면 충분하겠지.’


게다가 로드반 기사단과 유안 기사단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무서울 게 무엇 있겠는가.

그란트가 마차에 올라탄 그 때.

릴리아가 루이스에게 다가갔다.


“아빠, 페이슨 경이랑 같은 마차에 타면...”


“하아, 얼른 마차에 올라타거라.”


“히잉...”


릴리아는 울적한 모습으로 유안 가문의 사두마차에 올라탔다.

루니아와 룬델은 그 모습을 보고 씁쓸히 웃었다.

페이슨 경에게 완전히 빠져버린 모양이구나.

루이스 일행이 마차에 올라타자, 기다란 마차의 행령이 마을의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드르륵 드르륵 드륵


마차들은 바퀴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마을의 성문을 넘어갔다.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마차가 조금씩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비포장도로에서 무리하게 달렸다간 바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분은 가져왔지만...마부는 10~20km의 속도를 유지하며 마차를 운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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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황성(1) +2 24.06.21 308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5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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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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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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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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