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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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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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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18
추천수 :
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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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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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1쪽

로드반 일가의 방문(2)

DUMMY

‘후원금은 또 무슨...’


부친이 농담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일단, 후보자 중 한 명일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또, 이웃 영주 간의 우호적인 관계형성도 중요하지 않겠느냐.”


“그럼, 저도 갈게요.”


“...?”


“영주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한 거라면...후계자인 저도 페이슨 경과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뭐, 나쁘진 않겠구나.”


엘리아는 언니의 동행에 든든함을 느꼈다.

부친만 함께하는 것은 살짝 부담이 되었다.

때문에 모친에게 동행을 부탁하려 했는데...

언니가 함께해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 엘리아의 약혼자 후보니까, 언니가 이상한 사람인지 확인해봐야지.”


그래, 이런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언니를 미워할 수가 없다.

배다른 여동생임에도 그녀는 자신을 언제나 따스하게 대해주었다.


“...응, 고마워.”


에밀리아는 엘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란트를 바라봤다.


“언제쯤 출발할 예정인가요?”


“일단, 다음 주로 약속을 해두었다.”


“알겠어요. 뭐,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니...준비는 천천히 해도 괜찮겠네요.”


“2박 3일 정도 묵을 예정이니 그리 알아두거라.”


에밀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여동생인 엘리아를 데리고 가주실을 빠져나왔다.

두 사람은 오붓한 티타임을 즐기며 아스탄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는데.

일주일이란 시간은 정말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출발하겠습니다.”


마부의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팔두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차의 주변을 호위하는 로드반의 기사들.

그 뒤로 시종들이 탄 사두마차와 페이슨 가문에 건네줄 선물이 담긴 짐마차가 따랐다.


드르륵 덜컹


에밀리아와 엘리아는 서로에게 머리를 기대며 잠들었다.

그란트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곤 저택에서 가져온 서류들을 꺼냈다.

오전에 출발한 로드반의 마차는 저녁이 되어서야 라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가주님...”


마부의 목소리에 그란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냐?”


“서...성벽이...”


“똑바로 말하거라.”


두 사람의 대화에 에밀리아와 엘리아가 잠에서 깨어났다.


“무슨 일이예요?”


“잠시만 기다리거라.”


마차에서 내린 그란트는 눈앞의 광경에 경악하고 말았다.


“저...저게 무슨...”


그란트의 뒤를 이어 에밀리아와 엘리아가 마차에서 내렸다.


“...?!”


“서...성벽을...짓고 있어?”


물론, 건설 도중이라 높이는 3~4m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둘레는 도시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보였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성벽을 짓고 있는 거지?


“...일단, 가도록 하지.”


그란트 일행은 다시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멈춰주십시오!”


제복차림의 경비병이 로드반의 마차를 멈춰 세웠다.


“실례하겠습니다. 잠시 신분확인을 좀 진행하겠습니다.”


그란트는 창문을 열고 귀족패를 보여주었다.


“로...로드반 자작님이셨군요. 영주님으로부터 이야기는 전달받았습니다. 들어가시지요.”


“그래, 수고하게.”


병사의 차림도 심상치 않다.

기사가문의 병사라면 후줄근한 천 옷에 낡은 가죽갑옷을 입고 있는 게 정상이 아닌가.

무기 역시 새 것처럼 번쩍였다.

도대체...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그란트는 창밖을 내다봤다.


“...흐음?”


들판이 보인다.

로드반 기사단의 단장인 덱스턴이 마차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도시계획을 세워두고 미리 성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아...그래, 그렇겠지. 몇 개월 만에 소도시가 만들어졌을 리는 없으니...”


그란트는 조용히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놀라움은 성벽에서 멈추지 않았다.

수백m를 이동했을 때쯤 포장된 도로가 나타났다.

좌우에선 건물의 공사가 한창이었다.

조금만 더 이동하자 완공된 건물들이 나타났다.


“이...이게 무슨...”


라빈 마을에 들렀던 적이 있었던 에밀리아는 경악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가...정말로 그 라빈 마을이라고요?”


덱스턴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마...말도 안 돼. 도대체 얼마나 큰 후원금을 받았기에...!”


에밀리아의 목소리에 그란트가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후원자가...황실이라도 되는 것인가?”


아니, 페이슨 가문의 몰락에 포센 제3공녀가 관계되어있다면...

황실이 페이슨 가문을 지원할 리가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페이슨 가문을 이 정도로 지원해주고 있는 거지?

도대체 아스탄 N 페이슨 경은 무엇을 감추고 있단 말인가!

그란트는 잠시 마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봤다.

거리를 다니는 인파를 보아라.

가히 수백여 명에 달할 것이다.


“허어...!”


그란트는 마부가 라빈 마을이 아닌 다른 마을로 자신을 데려온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이, 루드...여기가 네가 말했던 그 라빈 마을이 맞는 거냐?”


“리판, 너도 루드랑 같이 왔었다면서.”


중년 기사들이 로드반의 젊은 기사인 루드와 리판을 보며 물었다.

그러나 두 청년은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이미 눈앞의 광경에 넋을 놓아버린 것이다.

시종들이 탄 마차에서 내린 재무관, 제프리 역시 경악성을 터트렸다.


“이...이게 무슨...”


“...페이슨 경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란트의 중얼거림에 제프리는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아스탄에게 이 정도의 능력이 있을 리가 없다.

그는 12살...아니, 이제 곧 13살이 될 어린아이니까.

무력과 지력은 대개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2~3년간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아스탄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일단, 페이슨 저택으로 가지.”


제프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마차에 올라탔다.

로드반의 마차는 금세 페이슨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100평 부지에 지어진 2층 규모의 깔끔한 저택.

기사가문치곤 나름 준수한 저택이다.


“저택은...무난하군.”


마을의 발전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던 그란트와 에밀리아, 엘리아는 작게 실망하고 말았다.


“그래, 저택의 재건축보다는 마을의 발전이 우선이긴 하지.”


그 때, 저택에서 흑발의 소년이 달려 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그래, 오랜만이네. 페이슨 경.”


“예, 오랜만입니다. 엘리아 영애도 오랜만에 뵙습니다.”


“예, 오랜만이에요.”


“옆에 계신 분은...”


에밀리아가 앞으로 나서며 고개를 숙였다.


“로드반 가문의 장녀, 에밀리아 L 로드반이라고 합니다.”


“아, 처음 뵙겠습니다. 페이슨 가문의 가주, 아스탄 N 페이슨이라고 합니다.”


아스탄은 저택을 손으로 가리켰다.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아스탄의 안내에 따라 그란트 일행이 저택으로 들어섰다.

덱스턴을 제외한 기사들은 정원에서 대기했고, 로드반의 시녀들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죄송하지만 게스트룸의 숫자가 부족하여 기사들과 시종들은 두 명이서 침실 하나를 사용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침대는...”


“준비해두었습니다. 만약 불편하시다면 이번에 새로 건설된 여관을 잡아드리겠습니다만...”


“게스트룸에서 머무르도록 하겠습니다.”


덱스턴의 대답에 아스탄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아스탄은 직접 그란트, 에밀리아, 엘리아의 침실을 안내해주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개인욕실이 갖추어진 침실이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기 그지없고 말이다.


“현재 새로운 저택을 짓고 있어...1~2년 뒤에 다시 방문해주신다면 더 넓은 침실로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저택을...새로 짓고 있다?”


“예, 그렇습니다.”


“성벽도 짓고 있더군. 건물도 1백여 채는 가볍게 넘어갈 듯 보이던데...”


“예, 기존 건물과 완공된 건물들은 모두 130여 채 정도 될 것입니다.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은 3백여 채로...앞으로 5백여 채가 추가로 더 지어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페이슨 상단의 공장과 창고 역시 완공되어...”


아스탄의 이야기에 그란트는 기괴함을 넘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도...도대체 후원금의 액수가 얼마인 건가?”


무심코 내뱉고 만 질문.

실례임을 알고 있음에도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에밀리아와 엘리아 및 덱스턴이 귀를 쫑긋 세웠다.


“하하하...아쉽게도 그 부분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허어...”


“일단, 오늘은 편히 쉬십시오. 저녁식사는...”


“아직이네.”


“그럼, 준비하라 일러두겠습니다.”


“그래, 고맙네. 아참, 선물을 가져왔으니 확인해보게.”


“...예?”


선물?

아스탄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란트가 민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뭐, 지금의 자네에겐 소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작은 성의라고 생각해주게.”


“예에...감사합니다. 그럼...”


아스탄이 자리를 벗어나자 그란트는 에밀리아와 엘리아를 데리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의 문이 닫히자, 덱스턴이 그 앞에 서 대기했다.


“오늘은 놀라움의 연속이구나.”


“그러게요. 라빈 마을이 이렇게 바뀌었을 줄은...”


에밀리아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페이슨 경이 라빈 마을에 오고 몇 개월 정도 지났죠?”


“반년이 조금 넘지 않았을까 싶구나.”


고작 반년이란 시간으로 80명이 거주하던 작은 마을을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다고?

불빛으로 가득한 창밖의 거리에선 수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활기로 넘치는 마을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기에...”


이런 기적과도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정말로 수상하네요.”


에밀리아의 말에 그란트와 엘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루려면 적어도 수십억 위드는...아니, 그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거예요. 후원자는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페이슨 가문을 지원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페이슨 경에게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지도...”


“흐음...”


에밀리아는 눈가를 좁히며 창밖을 내다봤다.

잠시 뒤, 저녁식사가 준비되었다는 이야기에 그란트 일행은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15평 규모의 커다란 식당이다.

상석을 비우고 좌측으로 그란트, 에밀리아, 엘리아가 착석했다.

아스탄은 우측으로 걸어가 그란트 일행과 마주앉았다.


“라빈 마을의 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네.”


“아직 부족할 따름입니다.”


“80명의 주민이 거주하던 작은 마을을 이 정도까지 발전시킨 것인데, 부족하긴...그보다 저택을 자주 비운다고 들었네.”


“예, 후원자께서 이런저런 요청을 해주셔서...”


“그 요청이...무엇인지 알 수 있겠나?”


“흐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슬럼가 쪽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슬럼가?”


“근래 슬럼가가 굉장히 떠들썩하지 않습니까?”


“흐음...”


“슬럼가에 숨어 지내던 위험한 범죄자들이 중범죄를 일으키면서 조금...큰 소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범죄자들을 소탕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슬럼가뿐 아니라 도적단과 산적단 등의 범죄자들 역시 상대한 적이 있습니다. 후원자가 한 분이 아닌지라...그들을 소탕하는 데 난항을 겪고 계신 분들이 좀 계십니다. 저로선 실전경험을 익힐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도움을 드리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호오...”


아스탄의 이야기에 그란트가 감탄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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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황성(1) +2 24.06.21 309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5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1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1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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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2 13 11쪽
»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4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1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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