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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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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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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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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수도의 어둠(1)

DUMMY

“바로 출발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무운을...”


필리스는 말을 교체하자마자 곧바로 도시를 벗어났다.

카오스의 영역들을 거치며 하루 10시간을 이동한 그녀는 이틀 만에 로브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느라 수고했어.”


아스탄의 마중에 필리스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알바리드에서 이틀 만에 올 정도면...제대로 쉬지도 못했겠네. 내일까진 편히 쉬도록 해. 모레부터 천천히 움직일 생각이니까.”


“알겠습니다.”


필리스는 아스탄이 잡아둔 고급여관 1인실에서 기절하듯 잠들었다.

다음날 역시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회복하는데 주력했는데.

그녀는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질리언을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질리언은 필리스와 눈을 마주치며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너도 이 괴물의...크윽!”


질리언이 이를 악물면서 머리를 부여잡았다.


“제기랄...보스의 권속이 된 것이었군.”


“그...렇습니다.”


질리언은 하급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필리스는 쉬이 말을 놓을 수 없었다.

그에 비해 바르반과 오스폰은 입술을 씰룩이며 질리언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어이, 후배~ 괜히 반항할 생각은 버리라고?”


“그래, 후배~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왜 그렇게 ‘후배’를 강조하는 거지?

질리언은 바르반과 오스폰을 매섭게 노려봤다.

그러나 살의가 깊어질수록 두통은 더욱 심해져갔다.


“필리스, 이 녀석은 이제 우리 후배다. 경어까지 사용할 필요 없어.”


“여기선 제일 막내니까 말이야.”


앙숙과 다름없던 이 두 사람이 왜 이렇게 잘 맞는 거지?

바르반도 질리언에게 맺혔던 한이 있었던가?


‘...많겠네.’


자신도 그러니까.

질리언은 50대 후반의 나이로 이 자리에서 가장 연장자이다.

거기다 두 번째로 강한 실력자이고.

그러나 지금은 50대 중반인 바르반과 오스폰에게 놀림거리가 되었다.


“크윽...”


“허어? 지금 선배한테 살심을 품은 거냐? 올라가서 기합이라도 받아야 정신 차릴래?!”


“이 자식이...막내면 막내답게 굴어야지!”


필리스는 슬쩍 아스탄의 반응을 살폈다.

그는 바르반과 오스폰의 행동을 만류하지 않았다.

상관치 않겠다는 뜻이다.


“...”


데스펠의 모두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던 질리언.

그가 바르반과 오스폰에게 구박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운명이라는 것이 참으로 황당하고 기이하구나.


“이...이 놈들이...”


질리언이 이를 갈면서 눈을 부라렸다.


“어허! 네 이놈이...! 감히 선배에게 눈을 부라려?!”


“보스, 아무래도 교육이 덜 된 모양입니다. 제가 제대로 교육을 시켜두겠습니다!”


바르반과 오스폰의 발언에 아스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식기를 테이블 위에 내려두었다.

어느새 식사를 끝마친 모양이다.


“내일은 출발해야하니까 적당히들 해라.”


“걱정하지 마십시오!”


개의치 않는다는 아스탄의 태도에 바르반과 오스폰의 얼굴에서 미소가 피었다.

악귀의 미소가 말이다.

질리언이 두 사람에게 구박을 받는 동안 필리스는 식사를 마치고 침실로 올라갔다.


풀썩


침대에 드러누운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젠...나도 모르겠다.”


그녀는 눈을 감고 여관에서 온종일 휴식을 취했다.

덕분에 누적된 피로는 금세 풀어졌다.

하루가 지나 아스탄은 바르반, 오스폰, 필리스, 질리언을 데리고 수도로 출발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대화는 한 마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귓가에 맴도는 말발굽소리.

바르반, 오스폰, 필리스, 질리언이 묵묵히 고삐를 당기던 그 때.

아스탄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


*성명: 아스탄

*종족: 뱀파이어

*등급: 상급

*칭호: -

*출신국가: 라바디안 제국

*LV: 211


*근력: 350

*민첩: 750

*체력: 810

*마력: 1000


*AP: -


*스킬: 마법(+), 기초검술, 크로드식 검술, 검기(+), 권속화(+)


*도움말 확인가능

------------------------


레벨이 200에 도달하면서 보상으로 200AP를 얻었다.

보상은 아무래도 100레벨씩 오를 때마다 레벨과 동일한 AP를 지급해주는 모양이다.

하여간, 어마어마한 성장력이지만, 경지는 변함이 없었다.

검기도 여전히 하급 소드마스터 수준이고.

중급 소드마스터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능력치를 얼마나 더 올려야 하는 거지?


‘4성급 마수의 경험치는 꽤 괜찮았어.’


아니, 그 정도면 대박이다.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를 치는 것보다...마수를 토벌하는 게 낫겠네.’


4~5성급 마수를 찾아야한다.

아스탄은 스테이터스창을 닫으며 계획을 변경했다.

파칸과 아무스를 권속으로 만든 다음 동부와 서부의 범죄자들을 학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자잘한 경험치로는 레벨을 올리기 어렵다.

위험부담을 안고 움직여야할 때다.


‘필리스만 대동해도 위험부담은 줄어들 거야.’


아스탄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이틀에 걸쳐 수도로 달려갔다.



◆◆◆◆◆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집무실.

마치 귀족의 집무실을 보는 듯 했다.

집무실 내 1인용 소파에 앉은 스컬의 보스, 카르마는 눈가를 찌푸리며 직속부관을 노려봤다.


“질리언이 사라졌다고?”


“예, 귀족, 경비병, 민간인까지...수많은 학살극을 벌인 다음 저희 쪽 지부를 끌어들여 귀족과 충돌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X같은 놈이...끝까지 발악을 하는군.”


“문제는 그 이후 모습을 감추었다는 것입니다.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카르마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작게 혀를 찼다.


“카오스 쪽은 어떻지?”


“당장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데스펠 쪽의 범죄자들이 카오스에 굴복하고 있어...카오스의 규모가 보다 거대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차피 데스펠이고 카오스고 모조리 짓뭉갤 예정이었다. 블러드 역시...”


질리언을 쓰러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카르마는 자신감으로 넘치고 있었다.

부관 역시 마찬가지.


“문제는 바르반, 오스폰, 필리스가 카오스에 있다는 것입니다.”


“...오스폰 녀석까지 카오스에 굴복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저 역시...그 분이 배신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후우...”


라이거를 잃고 알바리드를 빼앗겼다.

거기다 오른팔이었던 오스폰까지 적의 발밑에 들어갔으니...

카르마는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알바리드를 공격한다.”


“예?”


“당장 병력을 준비시키도록. 내가 직접 병력을 이끌도록 한다. 알바리드를 빼앗는다면...블러드 역시 알아서 찾아오겠지.”


“...준비하겠습니다.”


부관은 고개를 숙이며 서둘러 카르마의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



“저기가...”


라바디안 제국의 수도, 크라임이 눈앞에 나타났다.

도시를 둘러싼 거대한 성벽은 어마어마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둘레.

10m에 달하는 높이.

두께 역시 상당하다는 모양이다.


“이쪽입니다.”


아스탄은 필리스의 안내를 받아 크라임의 비밀통로를 찾아갔다.

라바디안 가문은 수많은 병사와 기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병사를 성벽에 배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름만 수km에 달하는 도시이니...

빈틈이 생길 수밖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필리스가 성벽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딸칵


작은 버튼소리와 함께 벽돌이 뒤로 밀려났다.

소도시의 경우에는 통로를 수풀로만 가려놔도 상관없다.

그러나 보다 거대한 도시들은 사정이 다르다.

완벽한 위장을 위해 공들여 만든 벽돌문.

높이와 폭이 꽤 커 말을 타고 들어가도 문제가 없었다.


다그닥 다그닥


문으로 들어가자 두 남성이 검을 겨누었다.


“이 통로는 현재 스컬이 관리하고 있다. 도시로 들어가고 싶다면 통행료를 내도록.”


질리언은 ‘스컬’이라는 단어에 살기를 드러냈다.

바르반과 오스폰이 그를 만류하지 않았다면 이 근방의 스컬 소속의 범죄자들은 모조리 죽었을지도 모른다.


“자아.”


필리스는 품속에서 1만 위드 지폐 50장을 던져주었다.


“들어가.”


스컬을 제외한 모든 범죄자들의 통행료는 1만 위드로 통일되어있다.

다섯 명이면 5만 위드...즉, 필리스가 건네준 나머지 45만 위드는 뇌물인 셈이다.

문지기들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아스탄 일행을 통과시켜주었다.


“어차피 스컬의 본부를 무너트리면 수백억 위드가 손에 들어올 겁니다. 그곳에는 질리언의 재산도 있을 테니...”


순간, 질리언의 얼굴이 굳어졌다.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본 적 없는 돈들이 모조리 증발하게 생겼다.

카르마가 자신의 돈을 사용한다 생각하면 배가 아파 미칠 지경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스탄 역시 마찬가지다.

데스펠의 붕괴는 카오스로부터 시작되었으니까.


‘제기랄!’


질리언이 얼굴을 팍 구기자, 오스폰이 눈을 부라렸다.


“막내 X끼가...얼굴을 찌푸리네?”


그에 바르반이 반응했다.


“뭐? 얼굴을 찌푸려? X발, 그게 네 돈이야? 우리한테 뜯어간 돈이잖아. 이 X끼야!”


질리언은 어깨를 떨면서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구박을 받아도 대꾸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다.

데스펠의 보스였던 자신이, 이 놈들을 상급자로 대해야한다고?


‘이런 X같은...’


바르반이 질리언을 때리려하는 시늉을 보이자, 아스탄이 시선을 보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새벽 2시...지금부터 4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스컬의 본부를 칠거다. 지금은 얌전히 쉬도록 해.”


“알겠습니다.”


바르반이 양아치 같은 모습을 지우며 대답했다.

아스탄 일행은 슬럼가 인근의 여관에서 4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무장을 점검했다.

이제 곧 카르마가 죽게 될 것이다.

수십 년간 남부지방의 수많은 도시들을 지배해온 스컬이 무너지게 된다는 뜻이다.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야.”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바르반이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 피로는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보스께서 카르마를 쓰러트린 이후, 내일 새벽 구르칸과 하리즈빌의 본부를 공격한다.’


구르칸 조직의 우두머리인 파칸과 하리즈빌 조직의 우두머리인 아무스가 카오스 조직에 들어온다면 수도의 음지를 장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아스탄이 카르마, 파칸, 아무스를 쓰러트리는 동안 자신들이 스컬, 구르칸, 하리즈빌의 조직원들을 막아야한다는 것이겠지.

질리언의 도움이 있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겠지만...


‘카오스에게 피해를 입어 상당수의 간부를 잃은 스컬과 다르게 구르칸과 하리즈빌의 전력은 온전한 상태다.’


그만큼 긴장하고 방심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후우...”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겼던 바르반은 각오를 마친 뒤, 약속시간에 맞춰 여관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가자.”


아스탄의 목소리에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질리언, 바르반, 오스폰, 필리스는 이미 현상수배가 된 상태다.

카오스의 습격을 굳이 감출 필요는 없으니...

얼굴을 가릴 이유는 없겠지.

그러나 아스탄은 다르다.

아스탄의 얼굴이 노출되었다가 페이슨 가문의 가주가 블러드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페이슨 가문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때문에 아스탄만이 복면을 착용한 채 슬럼가의 거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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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황성(1) +2 24.06.21 308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3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6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0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0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392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5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0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89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1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28 14 11쪽
30 질리언(3) 24.05.27 535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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