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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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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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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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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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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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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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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수도 크라임행(7)

DUMMY

‘...느려.’


느려도 너무 느리다.

아스탄은 옆으로 몸을 누이며 눈을 감았다.


“루나, 너도 누워서 자도 돼.”


“...예?”


맞은편에 앉은 루나가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이 정도 인원이 움직이는데 도적들이 공격해올 리는 없잖아. 그리고 이렇게 느려서야 알바리드까지 몇 시간이 걸릴지...”


“저...저는 괜찮습니다.”


“알아서 해. 나는 좀 잘 테니까, 너도 자고 싶을 때 좀 자둬.”


“...알겠습니다.”


아스탄은 소파를 베개 삼아 드러누웠다.


-캬아악! 캬악!


고블린들인가?

뭐,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실제로 고블린들은 호위들에 의해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기사들은 마석을 회수한 다음 시체를 수풀로 던졌다.


“출발하겠습니다.”


마부의 목소리와 함께 마차가 다시 움직였다.

아군의 피해는 전무하다.

로드반 기사단이 고블린 따위에게 당할까?

유안 기사단 역시 전직 베테랑 용병들이다.

2성급 마수인 일반 고블린들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리라.

게다가 페이슨 가문의 병사로 위장한 다섯은 모두 A랭크 암살자들이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냥 자자.’


아스탄은 눈을 감고 수마에 빠져들었다.

첫째 날에는 알바리드에서,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중도시의 여관에서 머물렀다.

작위가 작위인지라 일행은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고급여관에서 숙박을 결정했다.


‘남작가로선 이런 고급여관도 꽤 부담이 될 텐데...’


루이스는 자존심을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하기로 결심한 듯 보였다.

느긋한 여행길의 끝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넷째 날인 오늘을 보내고 내일이면 수도 크라임에 도착한다.


‘...X나 느리네.’


한국인에게 이 속도는 너무 치명적이다.

아스탄은 맞은편 좌석에 드러누워 잠든 루나를 바라봤다.

첫째 날에는 어떻게든 버티더니만...

역시 지루함은 이길 수 없나보구나.

아스탄이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던 그 때.


퍼엉ㅡ!


“도...도적이다!”


“전투를 준비하라! 도적들이 나타났다!”


사흘간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도적들이 오늘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가...가주님, 아무래도 조금...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권속들의 목소리에 아스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창문을 열었다.


“무슨 소리야?”


“도적들의 숫자가 1~2백이 넘습니다.”


“뭐, 그 정도는...”


로드반 기사단과 유안 기사단이 함께한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도적들 사이에 상당한 실력을 보유한 암살자들이 섞여있습니다. 움직임만 보면 저희와 비슷한 A랭크...그리고 그 이상의 실력자가 한 명 섞여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황태자가 보낸 놈들이구나.


“도적들이 로드반 기사단과 유안 기사단을 상대하는 동안...암살자들은 가주님을 노려올 것입니다.”


그래, 그렇겠지.


“하아, 둘은 마차를 지켜. 셋은 도적들을 상대하면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 루나가 다치면...각오해라.”


“맡겨주십시오.”


마부까지 포함하면 마차를 지키는 것은 셋이 된다.

A랭크 암살자 셋이면 충분하지.

아스탄은 창문을 닫고 잠에서 깬 루나를 바라봤다.


“여...영주님?”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철컥


아스탄이 도검을 챙겨 마차에서 내리려하자, 루나가 황급히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위...위험해요!”


“괜찮아. 내가 B랭크 용병인 거 잊었어? 병사들이 이 마차를 지키고 있을 거니까, 너는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하...하지만...”


“영주 명령이야.”


아스탄은 씨익 웃으며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동시에 그란트 역시 마차에서 내리며 직검을 뽑아들었다.


“자네도 내렸나?”


“예, 아무래도 도적들 사이에 조금 위험한 놈들이 섞여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위험한 놈?”


“자작님께선 전방의 도적들을 상대해주십시오. 그럼...”


파앗!


아스탄이 길 옆으로 튀어나갔다.


“내가 아스탄 N 페이슨이다! 나를 죽이고 싶다면 이쪽으로 와라!”


그 때, 암살자들이 일부 도적들을 이끌고 아스탄에게 달려갔다.

창문을 통해 바깥상황을 살피던 로드반 일가와 유안 일가는 아스탄의 단독행동을 보고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호위도 없이 적들을 유인한다고?

미친 거 아닌가?!


“저런 멍청한...!”


루이스가 서둘러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자네까지 가세할 필요는 없네만...”


그란트의 목소리에 루이스가 다급히 소리쳤다.


“페이슨 경이 호위도 없이 단독으로 벗어났습니다! 당장 지원을...!”


“내버려두게.”


“...예?”


“자네는 중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익히고 있다고 했던가?”


“그...그렇습니다.”


“그러면 가봐야 방해만 될 뿐이야. 그냥 여기서 저 놈들이나 상대하지.”


100m의 거리에서 도적들이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고 있다.

확실히 많은 숫자다.

그러나 페이슨 경을 추격한 이들도 열 명은 족히 될 것이다.


“저 어린아이가 상대하기에는 너무 많은 적들입니다!”


“헛소리하지 말고 잠자코 따라오게!”


“아...아니...”


그란트의 목소리에 루이스는 아스탄 쪽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설마, 저 아이가 죽도록 내버려두려는 건가?

도대체 왜?

루이스는 그란트의 지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파바밧!


그 때, 뒤에서 페이슨 가문의 병사들이 튀어나왔다.


“너...너희는 페이슨 경에게 가봐야지!”


“전방의 도적들을 상대하라는 가주님의 명령입니다. 그럼...”


파밧!


병사들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그란트를 따라갔다.

루이스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병사들의 등을 바라봤다.

도대체 페이슨 경은 무슨 생각으로...!


“제길...”


생각할 시간은 없다.

도적들이 코앞까지 다가왔으니까.


“너희는 부단장과 함께 마차를 지켜라! 기사단장은 나와 함께 도적들을 상대한다! 가자!”


루이스가, 말에서 내린 스무 명의 기사들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갔다.

달려 나가는 도중에도 아스탄이 걱정되었다.

릴리아가 마음에 든 소년이다.

이대로 쉬이 죽게 내버려두어도 괜찮을까?


카앙!


“죽여라!”


“전부 죽여 버려!”


도적들의 목소리에 루이스는 아스탄에 대한 생각을 떨쳐냈다.

그래, 지금은 눈앞의 적들에 집중해야한다.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서걱!


“저 간악한 도적들을 모조리 죽여라!”


루이스가 말단 도적의 목을 베어내며 소리쳤다.

두 명의 가주가 이끄는 40명의 기사들과 1백여 명의 도적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시각, 옆으로 튀어나간 아스탄은 10여 명의 도적들을 향해 도검을 휘둘렀다.


서걱!


“크아악!”


아스탄은 씨익 웃으며 도검에 검기를 불어넣었다.


“A랭크 암살자 셋, S랭크 암살자 둘...나쁘지 않은데?”


아스탄의 중얼거림에 암살자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자신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럼에도 일행에서 떨어졌다고?


“내가 왜 너희들의 정체를 알고도 혼자서 움직였을 거 같아?”


“...”


“대답할 마음 없으면 됐어. 나도...대답해줄 생각 없었거든!”


눈앞에 서있던 흑발의 소년이...


파앗!


한순간에 사라졌다.

암살자들은 당황한 얼굴로 눈동자를 굴렸다.

기척은 느껴진다.

단지, 그 기척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있을 뿐.


‘이...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이 정도의 괴물이라는 정보는 없었잖아!’


헛소문으로 치부되었던 아스탄 N 페이슨의 B랭크 용병설까지 고려하여 움직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B랭크 용병이야?!

움직임은 소드마스터에 준하고 있다.


푸욱!


“커헉...!”


심장을 꿰뚫린 A랭크 암살자.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이어, 위장용으로 따라온 도적들이 도륙되고, 옆에 서있던 S랭크 암살자의 목이 사라졌다.


서걱!


“미...미친...!”


“도...도망쳐야 돼!”


이 정보를 당장 길드에...!


촤아악ㅡ!


“끄아악!”


상대는 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 경지는 동일하다.

하지만...

그럼 무엇 하겠는가.

막아내는 게 불가능한데.


“흐읍!”


은밀함과 신속함을 기반으로 둔 암살자들이 속도전에서 밀리고 있다.

암살자들 중에서도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자신들이...

상대를 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의 검을 막으려고 할 땐...이미 검이 목을 지나간 상태였다.


서걱!


“크흑...”


“아참, 한 명은 살려둬야 했는데...쯧, A랭크로 남겨둬야겠구나.”


아스탄은 작게 혀를 차면서 A랭크 암살자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복부에서 일어난 격통에 암살자가 바닥에 주저앉아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아참, 어금니의 독도 빼야지?”


아스탄은 녀석의 아가리를 벌리고 어금니를 뽑아냈다.


빠득!


“끄아악!”


암살자의 입에서 핏물이 쏟아져 나왔다.


“좀 자고 있어라.”


퍼억!


아스탄에게 걷어차인 암살자는 눈을 뒤집은 채 수m를 날아갔다.

정확히 12명의 도적들이 일순간에 정리된 것이다.

아스탄은 기절한 암살자를 데리고 페이슨 마차로 달려갔다.


“이 녀석 잘 감시해!”


“알겠습니다!”


대답을 듣자마자 전방으로 달려가는 아스탄.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릴리아와 엘리아는 아스탄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왜 이 사람이 눈앞에 있는 거야?

조금 전에 도적들을 데리고 옆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던가?

그리고...


서걱!


아스탄의 참전에 그란트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벌써 끝난 건가?”


“예, S랭크와 A랭크 암살자들이 섞여있더군요.”


“...S랭크까지 말인가?”


“일단, A랭크 암살자 하나만 생포했습니다. 나머지는...죽이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말입니다.”


“상처 하나 없이 잘도 말하는군.”


아스탄은 쓴웃음을 지으며 도적들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 모습을 발견한 루이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데리고 간 도적들은 어떻게 하고 이곳에 온 거지?


‘설마...’


놈들을 전부 쓰러트렸다고?

루이스는 잠시 전투를 멈추고 아스탄의 움직임을 살폈다.

검기를 두르지 않은 도검으로 도적들을 가볍게 베어내고 있다.


‘사람을 죽이는 데에 망설임이 없다. 게다가 저 검술은...’


페이슨 가문의 검술인가?

홀로 다섯 명의 도적을 쓰러트린 아스탄.

그 외 도적들 역시 기사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생포한 도적은 다섯 명 정도.


“시체를 옆으로 치워라! 생포한 자들은 한곳으로 모으도록!”


덱스턴은 생포한 도적들을 노려보며 질문을 건넸다.


“무슨 목적으로 우리를 공격해왔지?”


도적은 두려움에 떨면서 눈치를 살폈다.


“대답해라!”


덱스턴의 호통에 도적들이 움찔거리면서 천천히 입을 움직였다.


“귀...귀족들을 공격하면 큰돈을 준다고...”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지?”


“저...저희도 모릅니다! 아...아까까진 같이 있었는데...”


아스탄이 자리를 벗어나 생포한 암살자를 데려왔다.


철퍽!


“이 녀석인가?”


아스탄의 물음에 도적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맞습니다!”


“저...저희 두목을 쓰러트리면서 자기들이 중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라고...! 그...그리고 두 명은 상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자신들을 따르라면서...!”


그란트와 루이스가 도적의 이야기에 미간을 찌푸렸다.

중급 익스퍼터와 상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들이 자신들을 공격해왔단 말인가?

아스탄은 전투에 참가했던 권속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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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황성(1) +2 24.06.21 308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4 9 11쪽
»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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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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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5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0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29 14 11쪽
30 질리언(3) 24.05.27 536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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