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42,695
추천수 :
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06 18:20
조회
489
추천
15
글자
11쪽

로드반 일가의 방문(1)

DUMMY

칼리아를 통해 예산을 전달받은 세바스는 아스탄의 지시에 따라 돈을 아끼지 않고 사용했다.

반경 1.5km 일대에 바둑판식으로 건물들이 건설될 예정이다.

세바스는 도시를 둘러싸게끔 성벽 건설에 인부를 투입시켰다.

이 작은 마을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인부들이 모여든 것일까?


“여...영주님!”


저택 1층 로비를 청소하던 젊은 시녀가 아스탄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바스는 어디에 있어?”


“재...재무실에 계실 겁니다.”


“그래, 수고해.”


아스탄은 시녀를 지나치며 2층으로 올라갔다.


똑똑똑


“예, 들어오세요.”


세바스의 목소리에 아스탄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슨 일...”


세바스는 아스탄을 보고 엉덩이를 들썩였다.

업무를 처리하던 사무직원들 역시 마찬가지.


“가...가주님!”


“다들 앉아있어. 하던 일 마저 하고.”


직원들이 눈치를 살피면서 의자에 앉았다.

아스탄은 세바스에게 다가갔다.


“지시한 부분은 잘 되어가고 있나봐?”


세바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내주신 예산 덕분에 도시개발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일전에 소개시켜주신 건설사무소의 전문가들로부터 새로운 페이슨 저택의 도면도 받아둔 상태입니다. 고용한 인부의 숫자도 1천여 명에 이릅니다. 건물의 추가건설 역시...”


인부들에게 지급되는 하루 일당은 1만 위드.

한화로 10만 원 상당의 금액이다.

주말에 근무하는 이들에겐 1천 위드를 추가로 지급해주었으며, 전문기술을 익힌 이들에겐 하루 20~25만 위드가 지급되었다.

급격히 치솟은 실업률 때문일까?

사람들은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모든 상가건물에 페이슨 상단의 가게들을 입점 시키고 있습니다.”


의류와 생활용품을 비롯해 식품과 디저트 가게까지.

상품을 마련하는 데에는 카오스 조직이 도움을 주었다.

여러 공장으로부터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한 카오스 조직.

이후, 해당 상품들은 페이슨 상단에게 건네지고 라빈 마을로 옮겨져 판매된다.


‘카오스 조직은 단순히 물건의 매입만 해줄 뿐...’


나머지 작업은 모두 페이슨 상단이 처리해야한다.

상품의 매입비, 운송비, 인건비 등을 지출하면 마진은 거의 남지 않았다.

뭐, 애초에 마진을 남기려고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

페이슨 상단은 사람들이 라빈 마을에 정착하게끔 인프라를 만드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다.


“고객의 대부분이 인부이기에...마진율이 낮음에도 꽤 큰 수익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호오...”


수익이 난다면 좋은 일이지.


“경비대 쪽은 어떻게 됐어?”


“E~D랭크 용병 서른 명을 추가로 고용했습니다만...아무래도 경비대의 규모를 조금 더 확장해야할 것 같습니다.”


“흐음?”


“인부들끼리 다툼이 잦게 일어나...”


하긴, 1천이 넘는 이들이 모인 것이다.

다툼이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겠지.

그리고 그것을 수십 명의 경비대원들에게 통제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경비대원을 1백 명까지 충당시켜. 숙소도 추가로 건설하고.”


“예, 알겠습니다.”


“정말...바쁘다 바빠.”


아스탄의 중얼거림에 세바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촌장으로 지냈을 때보다 한층 더 기운이 솟는 기분이 들었다.

보람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


“아, 대결 처리해둔 서류들을 모두 가주님의 집무실에 올려두었습니다.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알겠어. 수고해.”


아스탄은 세바스의 집무실을 나와 가주실로 향했다.

시종들은 아스탄의 귀환에 화들짝 놀라면서 황급히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그래, 다들 수고해.”


가벼운 인사와 함께 가주실로 들어간 아스탄.

그는 책상 위에 가득 쌓인 서류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수백...아니, 1천장은 족히 넘을 것 같은 서류뭉치다.

저걸 다 확인해보라고?


‘...세바스가 알아서 잘 처리하지 않았을까?’


아스탄은 그런 나약한 마음을 금세 떨쳐버렸다.

세실리아에게 모든 업무를 맡겼다가 어떤 꼴을 보았는지 벌써 잊었는가.

과거를 잊어선 안 된다.

실수는 한 번으로 충분해.

아스탄은 눈빛을 굳히며 의자에 앉아 서류들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스륵


서류를 확인하던 중 문제되는 부분을 발견한 아스탄은 해당 서류를 따로 빼두었다.

그렇게 4~5시간 동안 서류를 확인한 그는 세바스에게 찾아가 문제되는 부분들을 지적하고, 의아한 부분들에 대해선 질문을 건넸다.


“이쪽은 계산이 좀 이상하던데...”


“예? 제...제가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쪽의 항목은 굳이 필요한가? 후원금의 액수가 액수이긴 하지만...낭비되는 부분은 제외하자고.”


“예, 알겠습니다.”


“이쪽에선...”


세바스는 긴장한 얼굴로 아스탄이 건네준 서류들을 재확인했다.


‘모든 서류를...하루 만에 확인한 건가?’


특히, 금액이 틀린 부분에선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횡령의심을 받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행히 금액의 차이가 크지 않아 다행이지...


“죄송합니다. 앞으론 제대로 확인하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스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재무실을 나섰다.

재무실에 적막이 드리워졌다.

직원들은 불안한 얼굴로 세바스를 힐끔거렸다.


“후우...”


세바스는 직원들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바쁜 건 알지만 앞으로는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필요하다면 검토 작업도 추가로 진행하고.”


“예, 알겠습니다.”


10여 명의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직원들의 실수이긴 하나, 세바스 역시 책임을 통감했다.

아스탄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자신이 그런 간단한 실수를 저지르다니...


‘...근래 너무 바빠지긴 했지.’


아무래도 직원의 숫자를 더 늘려야할 듯하다.


“후우...”


세바스는 작게 한숨을 토해내며 자리에 앉았다.



◆◆◆◆◆



라바디안 제국의 수도, 크라임에 위치한 초등아카데미.

8~12세의 아이들로 가득한 아카데미에서 작은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는 여학생들.


“저...정말로 그 페이슨의 무능아랑 약혼을 한다는 거야?”


“어떻게 그런...페이슨 가문이 백작가였을 때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완전히 몰락해버렸잖아.”


“엄청 작은 시골 마을의 영주가 됐다고 들었는데...”


엘리아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그 사람이 마음에 드시나봐.”


“가문을 말아먹은 무능아를...?”


“검술은 뛰어나다고 해. B랭크 용병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


“페이슨 가문의 무능아가...검술에 뛰어나다고?”


“예전에 아카데미에 다녔을 때는 검술과 마법에 재능이 없었다고...”


“황룡대회에서 부모님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실력을 감추고 있었대.”


엘리아의 이야기에 여학생들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차라리 아카데미에서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만들 것이다.


“그거...거짓말 아니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아버지는 확신하고 계시는 거 같더라고. 거기다 어디서 후원을 받아 마을을 발전시키고 있다던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시골마을로 가는 건...”


“차라리 남작가의 후계자랑 약혼을 하는 게 훨씬 더 낫겠다.”


엘리아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이럴 때는 후계자인 언니가 정말로 부러워.”


“장남과 장녀에게만 가문을 물려주는 건 확실히 부조리하지.”


“그래도...얼굴은 괜찮다면서?”


엘리아는 아스탄의 얼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은...조금 잘생겼어. 아버지랑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꽤 당당해 보였고.”


“뭐, 연기를 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 부분은 조금 더 지켜보는 게 좋겠네. 후원금을 받고 있다는 부분이랑 B랭크 용병이라는 부분도. 그리고...로드반 자작님의 말씀대로 아스탄 N 페이슨 경이 소드마스터에 등극하면 남작위를 받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야. 물론, 그 재능이 확인되었을 때의 이야기지만.”


엘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아버지의 앞에서 거짓을 말했을까.

엘리아는 아스탄이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와 제2서클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검사라는 것을 감추었다.

눈앞의 여학생들은 친구이지만, 경쟁자이기도 하다.

아스탄이 정말로 장래가 유망한 인물이라면...

친구들에게 빼앗겨선 안 된다.


‘게다가 정말로 50여 채의 건물이 지어진다면...’


라빈 마을의 인프라는 시엘로 마을보다 좋아질 것이다.

엘리아는 겨울방학이 찾아오길 기대했다.

라빈 마을은 과연 어떻게 변해있을까?

듣기로 8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었다고 하던데.

그녀는 기대를 마음속에 잠시 묻어두고 아카데미 생활을 충실하게 보냈다.

그렇게...


아카데미의 여름과 가을이 지나가며,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로드반 저택에 도착한 엘리아는 라빈 마을에 대한 소식을 듣고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50여 채를 넘어...수많은 건물들이 연이어 건설되고 있다.

공장과 창고건물에 이어 병사들의 숙소까지 추가로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게 무슨...’


자신의 귀가 잘못된 건가?

부친인 그란트 L 로드반의 얼굴 역시 심각해져있었다.

정말로 라빈 마을을 도시로 발전시킬 생각인 건가?


“도대체...누가 그 정도의 돈을 후원해주고 있는 거지?”


“페이슨 경이 수시로 저택을 비워 미행을 해봤습니다만...아무래도 저희의 미행을 눈치 챈 것 같습니다.”


“...”


그란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일단 마을의 변화는 직접 찾아가서 보는 걸로 하지.”


“예, 알겠습니다.”


그 때, 황금빛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보유한 로드반 가문의 장녀, 에밀리아 L 로드반이 가주실로 들어왔다.


“어머, 엘리아도 같이 있었구나.”


“응.”


그란트는 반가운 얼굴로 에밀리아를 맞이해주었다.


“그래, 돌아왔구나.”


“네, 인사를 드리러 왔는데...무슨 일 있나요?”


“엘리아와 잠시 페이슨 가문에 다녀오려고 한단다.”


“...페이슨 가문이요?”


에밀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몰락한 가문을 어째서 찾아간다는 거지?


“페이슨 경이 내 약혼자 후보야.”


여동생의 대답에 에밀리아가 얼굴을 팍 찌푸렸다.

모친이 다르기는 하지만 엘리아는 엄연히 자신의 여동생이다.

페이슨의 무능아라 불리는 이한테 여동생을 보낸다고?


“말도 안 돼요! 현 페이슨 가문의 가주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버지도 잘 아시잖아요!”


그는 무려 백작가를 몰락시킨 인물이다.

초등아카데미에선 주목 한 번 받은 적 없고.


“그래, 무능아라 불리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지. 하지만...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예?”


그게 무슨 소리야?

상황이 달라지다니?

그란트는 아스탄의 능력과 라빈 마을의 변화를 에밀리아에게 알려주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12살의 어린아이가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2024.06.05.) 24.06.05 38 0 -
공지 연재주기 공지(2024.06.25) 24.05.11 583 0 -
57 황룡대회(2) NEW 11시간 전 101 8 11쪽
56 황룡대회(1) +2 24.06.24 232 7 11쪽
55 황성(3) +2 24.06.23 275 11 11쪽
54 황성(2) 24.06.22 296 8 11쪽
53 황성(1) +2 24.06.21 308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3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6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0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0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392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5 11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0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1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1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0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28 14 11쪽
30 질리언(3) 24.05.27 535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