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2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42,717
추천수 :
902
글자수 :
289,531

작성
24.06.10 18:20
조회
430
추천
13
글자
11쪽

로드반 일가의 방문(5)

DUMMY

“룸으로 부탁하네.”


아스탄의 요청에 직원은 살짝 놀라면서 서둘러 밀폐된 룸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상류층이 식사를 할 수 있게끔 꾸며둔 공간이다.

그란트는 식당을 둘러보며 나쁘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인테리어가 꽤 괜찮은 식당이군.”


“예, 귀족 분들께서 방문하실 때를 대비해 준비해둔 식당입니다. 물론, 아직 부족하긴 합니다만...”


“부족하긴...이 정도면 훌륭하지. 음식의 맛이 궁금해지는군.”


테이블에 대령된 음식의 데코레이션과 향기는 침샘을 자극시켰다.

엘리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식기를 집었다.


‘마...맛이 가장 중요해.’


음식을 먹은 그란트 일행은 또 다시 감탄을 터트리고 말았다.


“마...맛있어요.”


“여기서 이런 음식을 먹게 될 줄은...”


엘리아와 에밀리아의 호평에 이어 그란트가 눈을 번쩍이며 아스탄을 바라봤다.


“이 음식을 만든 주방장은...”


“알바리드에서 유명 식당의 주방장이었습니다. 입에 맞으신 모양이라 정말로 다행이네요.”


“허어...”


대도시 유명 식당의 주방장을 고용했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수로?

그란트는 작게 헛웃음을 흘리며 다시 음식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훌륭하다. 이 정도의 음식이라면 매일이라도 먹을 수 있겠어.’


로드반 저택의 주방장은 어째서 이런 음식을 만들지 못했던 걸까?

물론, 그의 음식도 맛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돌아가면 당장 해고하고 새로운 주방장을 구해야겠군.’


그란트는 마음을 굳히며 음료를 들이켰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다음 지역으로 안내를 받았다.

건설 중인 지역까지 모두 둘러본 그란트는 머릿속으로 계산을 시작했다.


‘1년 예산은...적어도 1천억 위드 이상이 될 것이다.’


로드반 가문이 사용하는 1년 예산보다 몇 배나 높은 금액이다.

후원자의 정체가 또 다시 궁금해졌지만, 아스탄은 밝힐 의사가 전혀 없어보였다.

저택으로 돌아온 그란트 일행은 저녁을 먹은 다음 지친 얼굴로 침실로 들어갔다.


풀썩


“후우, 대련을 하고 온종일 걸었더니 피곤하군.”


이토록 육체를 움직였던 게 언제였을까?

그란트는 금일 아스탄이 보여준 모습들을 떠올렸다.

배후에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마을을 이렇게까지 발전시킨 것은 아스탄의 노력일 것이다.


‘마을의 발전을 다른 누군가에게 모두 맡겨두었다면 그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을 리가 없어.’


거기다 다가구주택이란 건물은 정말로 신박하게 다가왔다.


‘휴란에 건설해보는 것도 고민해봐야겠군.’


15평 규모에 월세가 2~3만 위드 정도면 나름 훌륭한 편이리라.

문제는 인테리어다.

라빈 마을의 다가구주택에는 가구를 비롯해 마도구까지 비치해두었다.

마도구는 소모품이다.

오랫동안 사용하면 언젠가는 고장이 날 것이다.


‘첫 입주자에게 마도구까지 제공해준다는 것은...엄청난 특혜다.’


욕실과 주방에서 물을 쏟아내는 마도구와 온도를 조절해주는 마도구.

그리고 빛을 내는 등불과 ME박스가 제공된다.

대신, 해당 마도구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은 금지되며, 3년간 무조건 라빈 마을에서 거주해야한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어찌됐든 파격적인 특혜임은 틀림없다.


‘많은 것을 배워가는구나.’


특히, 엘리아가 얻은 깨달음은 정말로 큰 이득이었다.


‘로드반 가문이 귀족파로 오해를 받는다 하더라도...우호적인 관계는 지속적으로 유지를 해야겠어.’


그란트는 씨익 웃으며 눈을 감았다.

날이 밝자마자 그란트 일행은 휴란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했다.

조식을 먹고 아스탄의 배웅을 받게 된 그란트 일행.


“잘 머물렀다가 가네. 그리고...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어.”


“아닙니다.”


“페이슨 가문이 장래 황제파 또는 귀족파에 소속된다 하더라도...우리 로드반 가문은 페이슨 가문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싶네.”


“저 역시 그리 된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거든 언제든지 연락하게. 제프리가 자네를 많이 걱정하고 있어서 말이야.”


그란트의 발언에 제프리가 작게 헛기침을 했다.

아스탄의 생활이 걱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라빈 마을에 도착한 제프리는 그 걱정을 싹! 날려버렸다.

라빈 마을의 발전을 보아라.

저택의 시종들과 재무관인 세바스 역시 근무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정말로...눈에 띄게 달라지셨다.’


과거와 다르게 눈동자에선 자신감과 당당함이 느껴졌다.

거기다 비공개 대련에선 그란트와 덱스턴을 쓰러트리기까지 했다 하니...

더 이상 무엇을 걱정하랴.

제프리는 전 페이슨 백작부부를 떠올리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두 분께서도...편히 눈을 감으실 수 있겠어.’


제프리는 아스탄을 향해 작게 목례를 한 다음 마차에 올라탔다.


“그럼, 다음에 또 보도록 하지.”


“예,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다...다음에도 대련 부탁드릴게요!”


엘리아의 외침에 아스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페이슨 가문에도 로드반 가문이라는 든든한 우호가문이 생겼다.

휴란의 건물을 저렴하게 임대해준 로드반 가문.

내년 초 페이슨 가문은 휴란으로 진출하게 된다.


‘카오스 조직을 통해 관리를 진행해야겠어.’


카오스 조직이 움직인다면 경쟁상단의 방해는 가벼이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스탄은 고개를 돌려 저택으로 들어갔다.

서둘러 남은 업무를 처리하고, 4~5성급 마수사냥을 재개해야한다.


‘황룡대회에선 B등급 이상의 마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끔 규제하고 있다고 했었던가?’


알파의 반지, 휴스의 반지, 사란의 목걸이는 모두 C등급 보조용 마도구로 분류되어있다.

그러나 이 마도구들은 주로 신분을 감추는 범죄자들이 이용한다.


‘일단, 최대한 은밀하게 착용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두자.’


카오스 조직은 아스탄의 지시를 받고 국외의 마탑에 세 마도구의 개조를 의뢰했다.

상당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말이다.

탈모약 개발을 위해 투입되었던 자금이 사라진 덕분일까?

돈을 쓰는 데 큰 부담이 없어졌다.

현재 서부지방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수익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록하는 중이라고 한다.

고작 C등급 마도구의 형태를 개조하는 데 무슨 큰 부담이 되겠는가.

그렇게 제국의 남부, 동부, 서부 및 중부 일대가 카오스 조직에 굴복함과 동시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며 678년의 첫 날이 찾아왔다.


“다들 얼른 시작하자고!”


라빈 마을의 하루는 정말로 바쁘게 돌아갔다.

지금쯤 수도에선 새해를 기념하는 파티가 개최되고 있으리라.

아스탄은 해당 파티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바쁜 시기에 신년파티는 무슨...’


황제의 탄신파티와 다르게 신년파티는 필수 참가가 아니다.

그러나 황실이 주최하는 파티이기에 고위귀족들 대부분이 출석하고, 그 뒤를 따라 하급귀족들 역시 참석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급귀족들에게 있어 황실이 주최하는 파티란, 고위귀족에게 아부를 떠는 곳이나 다름없었다.

페이슨 가문 역시 고위귀족들로부터 콩고물을 받아먹어야하는 처지로 몰락했지만...

카오스 조직이 배후에 존재함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경비대는...이걸로 1백 명이 된 건가?”


“예, 그렇습니다. 현재는 3인 1조로 마을을 순회하며 소동을 통제하고 있으며...”


세바스의 보고에 아스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면...슬슬 움직여야겠어.”


“...또, 마을을 떠나실 생각이십니까?”


“어쩌겠어. 도시개발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후원금이 필요한데.”


세바스는 작게 한숨을 흘렸다.


“부디...무사히만 돌아와 주십시오.”


“그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스탄은 하루를 보낸 다음 곧바로 마을을 벗어나 알바리드로 출발했다.


‘남부지방에 서식하는 4~5성급 마수들은 모조리 토벌한다.’


아스탄이 카오스 알바리드 지부로부터 마수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은 시각.

황태자인 라이어드와 그의 약혼녀인 세실리아는 신년파티에 참석해 귀족들로부터 아부란 아부를 모두 듣고 있었다.

새하얀 바탕에 황금빛 자수가 박힌 예복차림의 라이어드.

마찬가지로 새하얀 드레스와 푸른색 액세서리로 치장한 세실리아.

두 사람은 수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정말로 아름다우세요!”


“황태자 전하께서 상급 익스퍼터의 경지에 올라서셨다고 들었습니다.”


“허허허, 이번 황룡대회의 우승자는 이미 결정되었군요!”


“포센 공녀께서도 3서클 마법을 익히고 있다고 들었어요!”


“두 분의 재능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거예요!”


“황태자 전하시라면 장래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서실 수도 있다고...!”


“포센 공녀님도 미래에는 4서클의 대마법사가 되어...!”


귀족들의 아부에 라이어드와 세실리아의 어깨가 높이 치솟았다.

자신들의 아름다움은 제국제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거기다 재능과 두뇌까지...!

누가 감히 자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는가.


“호호호, 과찬이세요.”


세실리아는 내숭을 떨면서 겸손을 보였다.

그녀가 고위귀족가문의 영애들을 상대하던 그 때.

하급귀족가문의 영애들이 ‘페이슨’이란 가문명을 언급했다.


“아참, 그러고 보니 페이슨 가문의 무능아에 대해 들으셨나요?”


“가문을 몰락시키고 지금은 작은 마을을 관리하면서 살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 마을의 주민이 80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푸흐흐...그 페이슨 가문이 그렇게 몰락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가주의 나이가 올해에 13살이 된다고 했었죠?”


“어린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검술과 마법에도 재능이 없다던데...”


“페이슨의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네요.”


영애들의 이야기에 세실리아는 픽 웃음을 흘렸다.

그래, ‘페이슨’은 사라지게 된다.

역사 속으로 말이다.

사람들은 곧 페이슨의 이름을 잊어버리겠지.


‘서둘러 그 벌레를 제거했으면 좋겠는데...운도 좋아.’


슬럼가에서 벌어진 항쟁만 아니었다면 아스탄은 순식간에 처분되었을 것이다.

페이슨 가문의 영지는 황실에 귀속될 테고.

그래봐야 코딱지만 한 영토지만.

몰락한 페이슨 가문은 어떻게든 고위가문에 빌붙어 자금을 빌려야하는 상황이다.

신년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걸 보면...


‘그 정도 생각도 할 수 없다는 건가? 아니면 올 수 없는 걸지도...’


호위도 없는데 어떻게 수도까지 올라올 수 있을까.

세실리아는 생긋 웃으며 귀족영애들과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



678년, 제국의 신년파티가 마무리되었다.

아스탄은 수개월간 남부지방의 4~5성급 마수를 토벌하며 경험치를 획득했다.

시체를 회수하던 카오스 조직원들은 아스탄의 괴물 같은 능력에 점점 익숙해져갔다.

그는 질리언, 카르마, 파칸, 아무스를 쓰러트린 존재다.

4~5성급 마수를 쓰러트리는 게 대수이겠는가.


‘뭐, 대수는 맞으려나?’


5성급 마수와 마주했던 조직원들은 당시의 공포를 떠올렸다.

놈들이 뿜어내던 기운은 온몸을 옥죄는 듯 했다.

움직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살벌한 기운.

기절하지 않은 게 용할 지경이다.


“회수작업 마쳤습니다!”


“그래, 그러면 다들 돌아가자고!”


회수작업을 맡게 된 조직원들은 특별수당을 받아 유흥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내면서 4~5성급 마수를 토벌한 아스탄은 알바리드에 복귀하자마자 별장에 들러 휴식을 취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2024.06.05.) 24.06.05 38 0 -
공지 연재주기 공지(2024.06.25) 24.05.11 584 0 -
57 황룡대회(2) NEW 12시간 전 101 8 11쪽
56 황룡대회(1) +2 24.06.24 232 7 11쪽
55 황성(3) +2 24.06.23 275 11 11쪽
54 황성(2) 24.06.22 297 8 11쪽
53 황성(1) +2 24.06.21 309 9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305 9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347 9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371 9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391 8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370 9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381 11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392 11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426 11 11쪽
»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431 13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444 11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442 13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443 13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490 15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467 12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458 15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458 15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479 14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06 17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492 12 12쪽
33 수도의 어둠(2) 24.05.30 511 15 11쪽
32 수도의 어둠(1) +1 24.05.29 544 14 11쪽
31 질리언(4) 24.05.28 530 14 11쪽
30 질리언(3) 24.05.27 537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