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소설 속 마법 포식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헌후
작품등록일 :
2023.01.26 19:26
최근연재일 :
2024.04.15 16:46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8,836
추천수 :
564
글자수 :
219,792

작성
24.04.08 13:18
조회
10
추천
2
글자
13쪽

EP6. 구두장이

DUMMY

요즘 아해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 머나먼 태곳적에는 BB탄 총을 사람한테 쏴 맞히는 놀이가 꽤 유행했다. 어찌나 극성이었는가 하면 그 시절에는 놀이터 모래를 한 움큼 쥐어 들면 절반이 BB탄이었다.


그런데 그놈의 장난감 총알은 허접한 생김새와 달리 가공하리만치 끔찍한 살상력을 보유한다.


사격에 별 조예가 없는 꼬맹이들이 대충 쏴 재껴도 하늘에서 새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고, 내공이 심원한 고수가 다루면 일격에 경혈을 제압해서 전신 마비를 일으킬 지경이었단 말이다.


나는 어지간한 사람들보다는 그 무시무시한 위력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사람과 비슷한 과녁을 선호하던 애새끼들이 연습대상으로 호로새끼를 간택한 건 필연이었으니까.


과연 그놈들은 절세고수가 되었을까. 갑자기 그런 의문이 떠오르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었다.


-탁.


혼자 방에 돌아온 순간이었다. 흉측한 총성이 귓가를 스치기 무섭게 가슴팍 언저리에 뭐가 날아와서 툭 맞고 떨어졌다.


그리고, 기억하던 만큼 끔찍한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새하얀 플라스틱 구체가 데굴데굴 굴러가는 꼬라지를 잠깐 쳐다보다가, 나는 곧 내 천억 가지 트라우마 중 하나가 치료됐단 사실을 깨달았다. BB탄과의 재회는 딱히 최악은 아니었다.


애초에 저딴 걸 어디서 구했는지는 의문이지만.


“뭔데.”


대답 대신 플라스틱 쪼가리가 탁하고 날아와서 툭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아직도 성이 덜 풀린 모양인지. 재차 장전하는 이미르의 손에서 장난감 총을 압수하자, 잔뜩 심통 난 어조로 이런 소리가 튀어나왔다.


“왜 내 연락 무시해요?”

“아니, 그런 적 없는데? 연락을 했어? 무슨 일로?”


하늘이든 어디든 아무 데나 대고 맹세할 수 있었다.


비록 내가 아까 스팸인 듯한 문자를 몇 통 무시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을 저기 잘 보이게 침대 위에 던져놓고 나가긴 했지만-, 결단코 저 계집애가 보낸 연락을 무시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정말로 연락을 무시당했더라도 면전에 대고 따지지는 않는 게 우리 사회의 약속이다. 그런 것까지 말해줘야 하나 고민하던 차, 이미르는 의외로 순순하게 물러섰다.


“···아, 그래요?”

“그렇고말고.”

“그럼 됐어요.”


그러고서는 그냥 휙 하고 나가버렸다.


저 기행에는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줄 알았건만 나도 아직 멀었던 모양이지. 딱 그런 수준의 감상을 남기고, 나는 저 계집애가 대저 무슨 연락을 남겼길래 오늘따라 유난을 떨었는지 확인했다.


거기에는 단 한 장의 사진만이 도착해있었다. 대단히 망측한 수영복을 걸친 빨간 머리 계집애가 어설프게 포즈를 취한 흉악한 사진.


바로 삭제했다.



크루즈에서의 첫날은 이런 식으로 끝을 맞이했다.



*



“하사장님, 여기가 우리 방이에요.”

“그렇구나?”


이 순간, 나는 이 자연스러운 회화에서 무언가 위화감을 감지했다. 직관을 넘어 본능에 각인된 수준의 위화감이었다. 이미르는 이어서 아신에게도 말을 건넸다.


“네. 그리고 상-,”


말하다가, 나를 한번 힐끗 보고는 다시 말했다.


“너는 저쪽.”

“어-, 어.”


이미르가 아신에게 건넨 건 다른 방의 카드키였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자리 잡은 위화감이 떠나가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그걸로도 모자라 이제는 불길함으로까지 진화한 건 어째서일까.


그 이유는 저 사악한 계집애의 다음 발언으로 밝혀졌다.


“뭐해? 안 가?”


대단히 천연스럽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나도 모르게 동조해서는 ‘그러게, 저 녀석 안 가고 뭐 하지?’ 싶어질 만큼 자연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내용이 저번과 똑같아서야 어림 반푼어치도 없었다.


내가 아신을 대신해 말을 받았다.


“어, 그래. 미안하다. 가야지.”

“에?”


‘에’는 무슨 얼어 죽을 ‘에’.


“어째서···?”


이미르의 미간에 짙은 의문이 피어났다.


그러니까 저 계집애는 진짜로 나한테 ‘어째서’냐고 묻고 있었던 셈이다. 애초에 뭐가 어째서냐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건 간에 아무튼 당장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등골이 싸늘해졌다. 나는 잽싸게 등을 돌리며 선언했다.


“그럼 나중에 보자.”

“어째서···!”


공허한 외침이 들렸지만, 귀를 닫고 머리를 비웠다. 발소리가 울리지 않는 걸 보면 쫓아오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좋아. 이러면 됐겠지. 이러면 된 거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러니까, 음.”


이제는 별 힘든 기색도 없이 내 트렁크를 끌고 쫓아오는 아신이 낸 소리였다. 주둥이를 벌리는 본새가 어딘가 굉장히 겸연쩍었는데, 사람들은 보통 ‘이거 물어봐도 되나?’ 싶은 말을 꺼내기 직전에 저런 표정을 지었다.


──그래,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다음에 아신은 이렇게 말했다. 저 계집애는 대체 뭐냐고. 그래서 나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 아마도 그랬다.


“선생님, 쟤는 대체-···, 뭐예요?”

“글쎄.”


그러자 녀석은 눈썹을 기묘하게 구부리더니, 그 이상 캐묻지 않았다. 나는 저편 모서리에서 이쪽을 지켜보는 하얀 머리 승무원을 힐끔 쳐다보고, 우리 방으로 향했다.



*



-우웅, 하고. 안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이런 시간에 나한테 연락이 오다니 응당 스팸이어야 할 테였지만, 당연하게도 그보다 더 악질적인 문자가 도착해있었다. 빨간 머리 계집애가 시커먼 비키니 차림으로 거울 앞에서 찍은 사진.


애석하게도 그 흉물 옆에는 ‘읽음’ 표시가 찍혀버린 뒤였다. 그렇긴 한데, 대관절 이런 걸 보여준들 나더러 뭘 어쩌라는 뜻일까. 여기에 보여 마땅할 반응부터가 난해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하여 역시 이럴 때 의지할 만한 건 선조들의 지혜와 일반상식뿐일지니,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대단히 곤혹스러운 짓을 하면 대꾸하길 포기해버리고 만다.


그러한 통념에 따르자면 나 또한 이 망측한 사진에 무시로 일관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반박이 순식간에 떠오르긴 했지만, 단숨에 묵살하고 스마트폰의 전원도 아예 꺼버렸다. 그러고서는 안마의자에서 일어나려니, 유들유들하게 풀어진 아신이 입을 열었다.


“어, 나가시게요···?”

“좀 걷다 오려고.”

“저도 따라갈까요?”


몸 하나 까딱 안 하는 주제에 ‘저도 따라갈까요?’ 이러고 있다.


“됐어 인마. 어차피 금방 올 거야.”

“그럼 다녀오세요······.”

“오냐.”


나는 그렇게 혼자 방에서 나와 복도를 걸었다.


선두 쪽에 위치한 우리 객실 근처는 한적한 편이었지만, 일반 객실 쪽은 승선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분주하게 짐을 풀고 휴양지 차림으로 웃고 떠드는 와중이었다.


그 얼굴들을 기억하며 조금 더 걷다 보니 쇼핑몰 비스무리한 분위기의 거리가 나타났다.


거기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무료인 척 나눠주지만 사실 승선료에 포함된 음식들을 받아들거나, 면세점에서 유행 지난 명품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카지노에서도 마지막으로 받은 내 손 패는 17이었고, 히트를 불렀더니 버스트 당해서 건 돈을 모조리 잃어버리고 말았다.


여전히 그랬다.


여전히.


하지만 완전히는 아니다.


제아무리 정밀한 시계라도 날마다 조금씩의 오차는 발생한다.


며칠간 같은 꿈을 꾼 듯싶더라도 실상은 내용이 변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 정도의 오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리고 몇 번째인가의 오늘은 내가 혼자 나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오류를 어느 정도 무게로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는 내가 아닌 그의 소관이었다.


“그 반지.”


식당에서, 대뜸 내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꺼낸 말이었다. 멀리서나마 한 번은 본 얼굴이라 딱히 놀라지는 않고 그쪽을 쳐다봤다.


천서진이 이어 말했다.


“미르하고 많이 친하신가 봅니다?”


초면에 건네는 인사말치고 퍽 신선했지만, 나도 이제는 저 종족의 화법에 나름 익숙해진 터였다. 새삼스럽게 구는 대신 내 오른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로 시선을 옮겼다.


옥염, 붉은 저택의 상징. 이 유서 깊은 물건도 꽤 오래 끼고 다녔닌 터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아니, 홍혜아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알아보기는 했겠지. 그 여자는 원래도 그랬으니까.


“예, 아마. 그런 모양입니다.”

“···아하.”


기생오라비 같은 낯짝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아무래도 내 대답의 모호성을 일종의 과시로 해석한 모양인데, 저 혼자 망상하는 꼬라지를 보고 있자니 지병인 현기증이 저절로 도졌다.


나는 그러한 어지러움을 전부 담아 말했다.


“그래서, 문제라도 있습니까?”

“암요, 문제야 많죠. 저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알면 재미는 있는.”

“가령 그 계집애가 친구로 사귀었다는 게 어떤 놈일까 하는?”

“뭐, 비슷합니다.”


부정은 안 하는군.


하지만 딱히 더 이어갈 가치가 있는 화제도 아닌 터다.


나는 조금이나마 우수한 사회성의 소유자로서 이 불모한 대화를 더 이어가는 대신, 잘라둔 고기 조각을 입에 욱여넣어 테이블에 정적을 만들어냈다.


그걸 다 삼키고 난 뒤에 천서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떻게, 입에는 맞습니까?”

“영수증을 보면 좋은 건 알겠습니다만.”

“영수증. 영수증이라.”


그가 낮게 헛웃음을 뱉고는 말을 맺었다.


“거기 적힌 건 고작해야 다른 누군가의 평가지요.”


그리고 나는, 그랬다. 차마 저런 소리를 듣고 나서도 웃지 않을 만큼 유머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제 말이 그리도 우스웠나 봅니다?”

“뭐, 비슷합니다.”


아무렴 그렇고말고. 그야 여기서 내가 ‘비싸니 고급이겠지만 나한테는 별로였다’ 하는 식으로 지껄이든 ‘고급이라 그런지 좋다’고 지껄이든 바보 병신이 되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조잡한 말장난이었다. 오직 자기가 무슨 말을 지껄였는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만이 저 정도의 말장난에 속는다. 내 명함에 찍힌 1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면 조금 더 유쾌해지는 농담이기도 했다.


그가 되물었다.


“어떤 면에서요?”

“그게, 이제부터 교수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해서.”

“제가 뭘 가르치려고 했기에?”

“글쎄요. 제 주제라도 가르치시려던 게 아닐까 싶은데.”

“유감이지만.”


이 대목에서 천서진은 제 앞에 놓인 물잔을 한 모금 들이켰다.


“제가 어울리지도 않게 교수 행세를 하려 들었다 친들 그것만은 아닙니다. 즐거운 식사 자리에 어울리는 조금 더 편안한 이야기라면 모를까.”


즐거운 식사 자리라. 단어 선택부터 유쾌하기 짝이 없었지만, 여기서 웃음을 참지 못하면 마법사들의 기준으로도 실례일 수 있었다. 나는 잠자코 흥미롭다는 표정만 지어 보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니까···, 요컨대 평가입니다.”


“평가라는 건 잣대를 요구합니다. 무수한 개인의 잣대가 모여 기준을 세우고 가치를 정하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 평가는 어느 시점부터인가 거꾸로 개인들의 잣대를 지배합니다.”


“마치 영수증에 적히는 숫자처럼.”


“가치나 급이라는 단어들이 바로 그런 형식에 뿌리를 둡니다. 요즘 들어 그 글자들은 육류에도 붙고, 오직 문외한들만이 위아래가 없다고 지껄이는 예술에도, 당연히 사람에게도 붙지요.”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천서진은 여기까지만 말했다.


말마따나 일반적이고,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재미도 없으며, 식사 자리에서 꺼내기에는 한 세기도 더 늦은 진부한 담론을. 하지만 정말로 저 내용이 전부였다면 애초에 꺼내지도 않았으리라.


나는 저 입에 마저 담기지 않은 뒷내용을 알았다.


-가치는 사람의 손으로 창조된 인식이지만, 거기에 지배당하는 것은 결코 그르지는 않다. 그것이 우리 종의 양태이므로.


-그런데 그것을 만들어낸 우리 스스로에게도 가치를 매길 수 있다면 응당 우리가 인식한 개념에도 급을 매길 수 있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개념을 구현할 따름인 마법 또한 우열을 가릴 수 있으리라.


하지만 마법은 개념의 고정이다. 마법사가 내린 정의로 저변을 수렴시킨다. 모든 마법이 수렴점에 이를 가능성을 내포하건만, 그럼에도 그 사이에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글쎄.


내 이성은 그럴싸하다고 대답했지만, 내 주둥아리는 천서진에게 동의하는 대신 접시에서 마지막 고기 조각을 씹어 넘기고 있었다.


비싸고 기름진, 그래서 내 입에는 전혀 맞지 않았지만, 비싸서 남길 수는 없는. 내가 그런 접시를 전부 비우고 포크를 내려놓자, 천서진은 피곤한 목소리로 그저 이렇게만 말했다.


“밤이 늦었습니다. 식사 마치셨으면 이만 돌아가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마법 포식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EP6. 구두장이 24.04.15 10 1 9쪽
» EP6. 구두장이 24.04.08 11 2 13쪽
42 EP6. 구두장이 24.03.21 19 2 9쪽
41 EP6. 구두장이 24.02.16 23 4 9쪽
40 EP6. 구두장이 +1 24.02.11 31 5 9쪽
39 EP6. 구두장이 24.02.06 42 7 14쪽
38 EP6. 구두장이 +2 24.02.04 46 9 9쪽
37 EP6. 구두장이 24.01.27 45 7 9쪽
36 EP5. 어차피 이 세상은 24.01.20 55 10 11쪽
35 EP5. 어차피 이 세상은 +5 24.01.16 77 13 9쪽
34 EP5. 어차피 이 세상은 +1 24.01.15 66 10 11쪽
33 EP4. Libra +3 24.01.13 85 12 12쪽
32 EP4. Libra +2 24.01.10 110 13 12쪽
31 EP4. Libra +1 24.01.08 94 12 11쪽
30 EP4. Libra 24.01.06 85 12 11쪽
29 EP4. Libra 24.01.02 90 10 13쪽
28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30 98 13 9쪽
27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28 96 8 10쪽
26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26 99 8 11쪽
25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21 91 11 10쪽
24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3.12.20 100 8 10쪽
23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 23.12.16 109 9 11쪽
22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 23.12.11 133 13 14쪽
21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3.12.08 123 11 12쪽
20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 23.11.30 127 11 10쪽
19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1.25 134 10 10쪽
18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1.21 144 12 11쪽
17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11.20 151 12 8쪽
16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6.30 183 12 13쪽
15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6.09 200 8 9쪽
14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5.25 195 14 10쪽
13 EP2. 하얀 말, 검은 말 23.05.12 206 14 9쪽
12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5.05 221 16 12쪽
11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5.02 226 18 10쪽
10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4.27 249 19 10쪽
9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4.25 244 15 9쪽
8 EP2. 하얀 말, 검은 말 +3 23.04.20 266 16 12쪽
7 EP2. 하얀 말, 검은 말 +4 23.04.19 281 15 18쪽
6 EP2. 하얀 말, 검은 말 23.04.18 337 20 14쪽
5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4.17 371 19 10쪽
4 EP2. 하얀 말, 검은 말 23.04.14 429 25 11쪽
3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4.13 606 23 15쪽
2 EP1. 은사 +6 23.04.12 1,020 29 19쪽
1 EP1. 은사 +2 23.04.12 1,500 4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