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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마법 포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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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후
작품등록일 :
2023.01.26 19:26
최근연재일 :
2024.04.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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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9,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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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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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EP2. 하얀 말, 검은 말

DUMMY

그런 이야기가 있다.

봉안당鳳安堂의 자손은 가장 오래된 피를 잇는다는.


그 말의 기원은 옛날, 다시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


호랑이가 담배를 배우기도 전, 용과 거인이 이 땅의 주인이던 시절. 신화의 탄생과 종말이 일상이던 시간, 그 격류 속에서 사람은 그저 잔뼈가 많아 발라먹기 곤란한 짐승이었다.


비할 데 없이 천하고 천해 한심한 태생이요, 멍청하고 허약해 시종으로도 써먹을 도리가 없던 이족보행 가축.


개중 가장 영리한 현자도 가장 아둔한 용의 요술에 농락당했으며, 가장 용맹한 장수도 가장 어린 거인의 손가락 하나를 당하지 못하였다. 작디작은 손가락이 별을 헤아릴 적 용의 불길은 하늘을 사르고, 연약한 두 다리가 땅바닥에 버르적거릴 적 거인의 발걸음은 지축을 울렸다.


필경─, 개미와 인간의 간극보다 그들과 사람 사이의 간극이 넓었다.


하나 태생이 그런 것을 어찌하리오.


자유의 역사가 부재해 압제란 단어조차 없었다.


누려본 적 없는 것은 갈망하지도 못하는 법이다.


사람은 홀로 태어나, 노예로 자라고, 가축으로 도축되었다. 오직 이것이 한 종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말이었으며, 비신화적 존재들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진실이었다.


······그러했었다.


범인들의 시대에는 초인이 필요하지 않다.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대라면, 비범한 사람은 언제나 그 존립을 무너트리는 주역인 까닭에. 하나 그것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가축의 시대에 나타난 비범인은 필요했기에 비로소 초인이었다.


역발산, 힘은 거인을 거꾸러트리고.

총명예지, 용들에게서 요술을 훔쳤으며.

기개세, 가축들을 그러모아 인간이란 이름을 선물했다.


단 한 사람이 피워올린 불꽃에 기천 년 굴종의 신화가 사위었다.


타들어 간 신화의 잿더미 위에서 인간의 역사가 효시를 올렸다.


그 활대를 잡은 이 최초의 인간이요, 모든 전장에서 가장 앞에 서고, 누구보다 많은 피를 흘린 명실상부 역사의 주역이라.


그를 부르기로 사람들은 경의를 담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용을 잡아먹던 새의 이름에서 따와, 아시 혹은 봉황이라고.



‘······그랬었지. 그랬던 것도 같은데.’


그 위대했다는 핏줄도 다시 수천 년 흐르니 이 모양이었다.


이제는 아는 사람도 얼마 남지 않은, 구전설화 속 조상님 이야기를 되새긴 아신은 난생처음 와보는 고급스러운 호텔의 커다란 유리문을 넘어서며 적잖이 황당함을 느끼고 있었다.


도어맨이 문을 잡아주며 90도로 허리를 숙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까지? 아신은 얼떨결에 마주 허리를 숙인 다음, 간신히 들어선 로비에서 천장에 매달린 배 한 척 크기의 샹들리에를 보며 입가를 쓰게 비틀었다.


‘도대체···.’


평생 연이 없을 것만 같던 장소. 아신은 자신을 이런 곳으로 불러낸 문자 한 통을 꺼내 보며 떨떠름하게 턱을 긁었다.


-「여기로.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다시 열어봐도 똑같았다. 거기 담긴 내용은 굉장히 간결해서 아나그램으로 풀어볼 여지도 없었다. 첨부된 위치로, 지금 당장 와줄 것. 하지만 거기에 담긴 의미는 조금도 간결하지 않았다.


차라리 급한 척이라도 했다면 이런 고민도 할 일이 없었겠지.


학부에서는 말석인 까닭에 아무도 가까이 지내주지 않아 친한 사람은 없었지만, 아신은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도움을 구할 때 모르는 척할 수 있는 종류의 인간이 아니었으니까.


핏줄의 위대함에 묻히지 않도록, 이라는 자격지심 이전에 스스로 품은 정의관이 그걸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냥 간단하게 ‘도와달라’는 메시지 하나였다면 아신도 아무런 고민이 없었을 일이다.


······그랬을 텐데.


웬 디저트 세트를 배경으로 브이를 그린 사진 따위를 보내가면서 사람을 오라 가라 한다면, 그건 또 이야기가 다르다.


심지어 그 장소의 카테고리가 숙박업소에 해당하는 호텔이라면 또다시 이야기가 다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너무 나갔지.”


아신은 외설스러울뻔했던 망상을 털어내고 카펫 위를 걸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아신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아, 네가 아신이구나. 반갑다.”


라운지 소파에 앉아 아신을 맞이한 건 어딘가 상당히 피곤해 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마치 우울증 걸린 변호사처럼, 온갖 인간쓰레기들 감싸주느라 초임 시절 외쳤던 정의를 다 팔아먹은 듯한.


그래, 그 남자는 그랬다. 그런데 이미르는?


······머릿속에 생겨난 갈고리가 뇌를 낚아채 간 기분이었다.


자신을 부른 이미르는 이 장소의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 지금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아신이 이게 황당함을 느껴야 할 상황이란 걸 깨닫기도 전에 그 남자가 다시금 말을 붙여왔다.


“말은 많이 들었고. 앉아서 얘기할까?”

“음, 네.”


아신은 인사도 까먹은 채 그가 권한 자리에 앉았고.

잠시 뒤, 분노로 눈깔이 돌아간다.



*



머릿속 재판정에서 할 말은 준비되어있었다. 존경하는 판사님, 이 피고가 말 한마디에 긍지를 팔아넘긴 건 이 세상을 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요는 이거다. 횡령이라는 극악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와 대단히 유사하다. 벌금과 투옥 기간을 감안해도, 얻어지는 경제적 이득 자체가 월등히 커다란 것이다···!


내가 판사였다면 이딴 변명을 들은 순간 법봉으로 피고의 머리통을 박살냈겠지.


그런데 적어도 재판정에서 법봉 맞고 죽은 범죄자는 없는 모양이니, 나는 우리네 헌법뿐만이 아니라 판사님들의 고매한 인격에도 또한 무량한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하여간.


이건 다른 누구도 아닌 이미르의 약속으로 주선된 자리다.


‘저위계 나부랭이’인 내가 감히 위신 높은 마탑의 학부생과 만나면서도 높으신 분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도록, 자잘한 리스크가 배제된 자리라는 말이지.


물론 이미르 그 소시오패스가 나한테 왜 이런─, 반쯤 무상에 가까운 호의를 베풀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였다. 하지만 그건 더 고민해봤자 답이 나올 문제도 아니지. 일단 묻어두고 넘어가자.


내 입에 분홍색 과자 쪼가리를 집어넣고 홀랑 가버린 이미르의 빈자리를 보며 아주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잠깐 사이에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한 자기 혐오와 입안에서 바스러진 과자 껍데기, 그 사이로 스며든 느끼한 크림을 찻물로 씻어 넘긴 다음. 마지막으로 희미하게 올라왔던 장미향과 립글로스 냄새마저 머릿속에서 털어냈다.


그리고 말했다.


방금까지 이미르가 있던 자리에 앉은, 검은 머리의 보석안.

이 세계의 주인공에게.


“괜히 빙빙 돌아갈 것 없이 용건부터 말하면, 너한테도 좋은 얘기야. 전도유망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딜레마를 정통으로 겪는 중인 후배에게 개인적으로 작은 도움을 주고 싶어서 부른 거니까.”

“그 말씀은.”

“요컨대 후원하겠다는 거지. 네가 졸업할 때까지 들 학비 외에도 연구비, 품위유지비 기타 등등 이것저것까지 전부.”

“······정말로요?”


그러고서는 놀란 눈으로 다시 한번.


“저한테요?”

“그럼, 너지. 아신.”


이 시점의 아신은 금전적인 도움이 절실할 터였다. 죽은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마탑에 다니고는 있지만, 다음 학기 학비조차 충당하지 못할 판이라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던 시기였으니까.


그런데 그 고충을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가 해결해준다고 한다면?


십중팔구는 덥석 받아들이고, 남은 한둘 나처럼 삐딱한 인간들은 의심부터 하고 본다.


그리고 아신은 십중팔구 바깥의 열한 번째였다. 이 멋진 주인공은 역시나 내가 알던 아신답게, 잠깐 내 제안을 곱씹더니만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거절할게요.”

“왜? 너는 손해 볼 것도 없는데.”

“그게, 제가 마탑에 다니고는 있는데, 음. 말씀을 어디서 들으셨는는 모르겠지만 교수님들 평가도 나쁘거든요? 전도유망은커녕 평가 때도 장래가 별로 기대되지 않는단 말만 잔뜩 듣고요.”


이러쿵저러쿵. 내가 자신한테 투자하는 건 내 장래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 괜한 낭비 관두시라는 오지랖이 그 뒤로도 몇 마디쯤 이어졌다.


“아마 저희 집안 내력을 보고 제안해주신 것 같은데, 역사만 길다뿐이지 당장은 내실이 하나도 없거든요. 게다가 애초에, 집안이 제대로 돌아갔어도 이어받을 제가 이 모양 이 꼴이라서요.”


솔직한 감상을 늘어놓자면 사양하는 방식이 조금 과할 정도였지만, 이 주인공은 겸양이 미덕일지언정 과하면 독이란 걸 알기엔 어린 나이였다. 떡국을 더 먹어도 몇 그릇은 더 먹은 만큼, 나는 너그럽게 들어주다가 그 여차여차가 거의 끝나갈 즈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실은 말이다. 내가 선대인께 큰 은혜를 입었거든.”

“──,”


드라마틱한 효과음이나 연출은 없었다. 아신, 아마도 이 세계에서 정의롭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주인공은─, 단 한마디에 정신줄이 끊겨선 예의고 나발이고 집어치운 채 내 멱살을 틀었다.


“당신.”


급발진 풀악셀을 밟은 아신이 사납게 지껄였다.


“당신, 뭐야.”


낯선 사람의 호의에 낯을 가리던 게 언제였냐는 듯 차게 식은 눈이 분노로 번들거렸다.


눈. 그래, 바로 저 눈깔이 문제지. 저 눈깔이야말로 이 친구를 매사에 진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주범이었다. 나는 산산이 부서져 금색으로 반짝이는 그 눈깔을 똑바로 보며 되물었다.


“‘내’가 뭐냐니. 그렇게는 안 보였는데 철학자 하나 납셨구만?”

“헛소리, 집어치우고. 말해. 당신 뭐야.”

“집어치우고 자시고."


잠깐 휴지를 두고 말했다.


"그 눈에는 보이지 않나?”


녀석이 표정을 와락 구겼다.


“그 말종이 그런 것까지 알려줬나?”

“암, 알려주셨지. 그 밖에도 이것저것.”


까득, 갈린 어금니가 오래 쌓인 독을 갈아 짓씹었다.


“······그래, 그 말대로야. 보이지. 보여서 묻는 거야. 당신이 뭐냐고.”


이르기로 봉황의 눈은 삼라만상의 진위를 꿰뚫어 봤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피가 옅어진 지금, 그 눈 역시 상당한 열화를 거친 뒤였다.


아신의 눈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저 황금색 동공은 반쪽짜리 통찰만이 깃든 마안이다. 아신은 저 눈으로 오직 거짓밖에 가려내지 못한다.


심지어 그 숙련도조차 낮은 지금은 눈앞에서 대놓고 기만을 해도 알아보지 못한다. 아신에게는 지금 내가 ‘거짓이 아닌 말’을 지껄인 것으로 보이겠지.


즉, 아신은 지금 나를 자기네 가문 사람들 다 쳐죽이고 어디서 객사한 아버지와 한패라고 의심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바로 그 의심을 유도했다.


마음에 빚을 지우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모조리 사실이라고 믿도록 밑밥을 깔아두었다. 단박에 낚여서 펄떡거리는 아신에게는 적잖이 애석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야 ‘내가 아신의 아버지에게 은혜를 입었다.’는 문장은 문면을 따졌을 때 완벽하게 사실이었지만, 당연하게도 나는 아신의 생물학적 아버지 따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본 적조차 없었으니까.


일견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둘은 아주 약간만 삐딱한 시각으로 쳐다보면 충분히 양립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아신을 창조한, 그리고 이 세계에는 없을 아버지에게 재미라는 커다란 은혜를 입었으니까.


······물론 이건, 어처구니없이 우스꽝스러운 말장난이었다. 동시에 애새끼 하나 속여먹겠다고 가족까지 들먹이는 품위 없는 짓거리였다.


하지만 내가 아신에게 호의를 건네는 정당성을 설명하려면 그 이상 가는 변명이 없었다. 아신이 엇나가지 않도록 바로잡을 역할을 맡으려면, 다소 마음에 울리는 접근법을 취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금 머릿속 재판정에서 왈왈하고 당당하게 짖었다.


그 개소리를 응용해, 저 성질머리 더러운 질문에 답할 말까지 만들어 짜냈다.


‘내가 무엇인가.’


거기에 답해줄 내 진실은 바로 이 말이다.


“이 세상이 멸망해도 네가 올바르게 나아가도록 도울 사람.”


그리고 이 세상이 멸망하지 않도록 노력할 사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80 노스텔스
    작성일
    23.04.20 15:40
    No. 1

    주인공은 다 생각이있었구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맛감별사
    작성일
    23.04.20 15:53
    No. 2
  • 작성자
    Lv.33 ijason05
    작성일
    24.02.04 19:01
    No. 3

    털어내는 립글로스 냄새라던가 하는 묘사는 주인공에게 배격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닌 텍스트인가요? 마침 아신이란 인물이 나오긴 했는데 신경쓰이지는 않아서 독자로서 그 의식이 간극에서 방황하는 것 같아요. (응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독자로서 작가와의 공동의 목적을 잊지 않고 있는 독자에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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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2. 하얀 말, 검은 말 +3 23.04.20 267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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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4.13 606 2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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