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소설 속 마법 포식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헌후
작품등록일 :
2023.01.26 19:26
최근연재일 :
2024.04.15 16:46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8,829
추천수 :
564
글자수 :
219,792

작성
23.12.08 09:00
조회
122
추천
11
글자
12쪽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DUMMY

비언어적인 것들은 때때로 말보다 많은 정보를 시사한다.


가볍게 차 한잔 내미는 제스처조차 그것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찻집이냐 크렘린궁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리키며, ‘어머니는 잘 계시니?’란 대사는 경우에 따라 천 가지 뜻을 가지기 마련이지.


개중에서도 표정은─, 표정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위치를 점한다.


방금 내 귀의 기능 이상을 의심케 한 이미르는 분명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지만, 무표정 역시 표정이었다. 적절한 시기에만 사용한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리만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그리고 아마 지금은, 그놈이 등장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였다.


암컷 냄새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니 미르야?”


애달피 외쳐본들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미르는 먼저 신발을 벗은 다음 가지런히 모아서 정리했다. 동시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내 구두(아깝지만 별수 없이 새로 장만했다)까지 제 단화 옆에 정리해줬는데, 그 비 부르주아적이면서도 섬세한 몸가짐에는 아무런 감정도 묻어나지 않았다.


마치 한 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60억 전 인류가 생업에 종사하는 광경을 본다면 꼭 이렇겠지.


주어진 상황만 놓고 보면 당장 무슨 일이든 벌어져야 할 것 같은데, 눈앞에서는 응당 벌어져야 할 ‘무슨 일’에 해당하지 않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었다.


괴리감.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괴리감이 나를 집어삼키고 위액으로 녹이던 와중이었다. 어느새 식탁 옆에 다가온 이미르가 다소곳이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정확히 10초 동안.


나는 참된 부조리극 독자로서 이미르가 거기서 봤을 재앙의 씨앗을, 그 모습을 굳이 상상하지 않기로 했다. 단지 이미르는 그 아래 있을 무언가를 지긋이 쳐다보다가 허리를 펴고 똑바로 섰다. 그러고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내 맞은편 의자를 빼서는 앉았다.


그다음 말했다.


“식사는 벌써 하셨나 보네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미르는 저 심연의 나락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단지 ‘식사’에 악센트를 줬을 뿐인 일상적인 대화로 말문을 열었다.


“어어, 그렇지?”


이 와중에 ‘어어, 그렇지?’라니. 사람이 한계에 몰리면 평소보다 몇 배나 되는 능력을 발휘한다던데, 한계선 바깥까지 밀려나면 사고기능이 완벽하게 정지하는 모양이었다.


“기껏 연락처도 드렸더니 연락 한번 안 하시고.”

“······용건도 없는데 연락하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 싶어서.”

“저희 사이에요?”


그게 도대체 무슨 사인데.


하지만 이미르는 내 내적 비명에 대답해주는 대신 다음 종말을 제시하고 있었다. 저 앙큼한 계집애는 사선을 아래쪽 45도 각도로 내리깔며, 몹시 침울하게, 무려 다음과 같이 웅얼거린 것이다.


“섭섭하네.”


저 깔끔한 수사학의 활용을 봐라. 이미르는 뭐가 어떻게 왜 구체적으로 섭섭한지 밝히지 않았다. 그저 내 안에 한 줌 뿌려진, 어째서인지 존재하는 죄책감의 토양 위에 상상력의 씨앗을 뿌렸다.


의도적이었다.

저 모든 대사와 행동거지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이미르는 자리에 앉은 다음부터 식탁 아래 숨은 녀석을 더 언급하지 않았다. 분명히 10초씩이나 녀석의 존재를 과시하듯 확인했지만, 일부러 그다음에 전혀 관련 없는 화제를 골라서 던졌다.


그리하여 심리적 우위에 선 다음에는, 그 우위를 기반으로 마치 내게 ‘본인에게 연락할 의무’가 있었던 것처럼 말을 꾸며내는 것이다!


정말이지 얄팍한 수작질이군. 하도 얄팍해서 반대편에 손을 대면 손금까지 비칠 정도인데, 그럼에도 지극히 효과적이라 나는 그 모든 술수를 꿰뚫어 본 다음에도 어떠한 불가항력적인 압력에 의해 이렇게 말하지 않고는 배길 도리가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미안.”


이건 사실상의 항복선언이었고, 역사는 승자의 것인즉.


이 시점에서 범속한 승자들은 두 가지 방법에서 하나를 택해 패자를 유린했다. ‘미안하다고?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혹은 ‘미안한 걸 알면서도 그랬어?’


물론 나는 지난 삶의 배움으로 두 가지 경우에 모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이번 상대는 그저 버거운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다.


“미안하실 것까진 없죠. 나 혼자서 섭섭한 거니까?”

“아니야, 내가 신경을,”


‘신경을 더 써야 했는데.’ 대충 그런 발음이었을 내 말은 열심히 준비한 보람도 없이 공중분해 되었다. 저 사악한 계집애가 세상 온화한 말투로 이렇게 지껄인 까닭에.


“그런데 하사장님은 소아성애자셨나 봐요.”


깔끔한 어퍼가 가드를 뚫고 기습적으로 턱에 꽂혔고, 그 결과 나는 아주 잠시 기절했다. 아마도 그랬을 거다.


그러나 그리하여 나는 결국 신의 부재를 증명해냈다. 만약 저 드높은 하늘 어딘가에 신이 있다면, 저 계집애의 주둥아리에서 저딴 소리가 튀어나오기 전에 혼쭐을 내줬을 테니까.


따라서 신은 죽었다. 이 세상의 도덕이란 도덕도 모조리 죽어버렸다. 나는 정의일랑 한 톨도 남지 않은 세상의 실태를 깨우치고 비탄에 빠지는 대신, 지끈거리는 머리통을 붙잡고 말문을 열었다.


죽어버린 세상에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세상에는.”


언젠가 내 스승이 말하길 상대가 미친 소리를 하면 그보다 살짝 더 미친 소리로 돌려주라셨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로는 이성이 판을 짜고 네 목을 조르려 들면 아예 판을 엎으라셨지.


──고로 작금, 나는 두 어른의 가르침을 전적으로 따랐다.


“세상에는, 어떤 특별한 종류의 사랑이 있다고도 하지.”

“······?”


아무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겠지.


내 상상을 증명하듯 이미르의 무표정이 깨지고 대신 희미한 물음표가 떠올랐다. 하지만 무시했다. 그러고서는, 최대한 진중하게 들리도록 목소리를 깔고 지껄였다.


“그런데 어린아이에 대한 사랑은, 사실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니야.”


그러자 나를 보는 눈깔 두 개, 아니 식탁 밑에 있을 것까지 합해서 총 세 개가 구더기를 향하는 것으로 변했다. 그냥 구더기도 아니고 음식물 쓰레기 잔해 속에 꿈틀거리는 구더기를 보는 눈깔이었다.


하지만 너희는 아직 날 얕보고 있다. 내 변론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 나는 숨을 가다듬고, 웅변조를 통해 그저 한 마리 추악한 구더기가 된 심정으로 목놓아 외쳤다.


“그건 세상 어디에나 널려있고, 이를테면 저 거룩한 성경에도 적혀있지. 거기서는 어린아이를 통해 천국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익히라고 하는데, 이건 바로 어린아이를 사랑하라는 뜻이겠지.”


에로스를, 필리아를, 아가페를.


각각이 이름은 다르지만 셋 모두 사랑의 이름임을. 어미가 아이를 탄생시키는 위대한 본성이며, 낳아서 기르는 원동력이오, 말하자면 사랑은 인간 이전에 생물 본연의 욕구임을!


“왜, 길가를 걷는 아이들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지. 그 해맑은 미소와 천진난만한 웃음소리, 때 묻기 전의 고결한 영혼들을 보면 행복해지니까. 만약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정신병자가 아닐까?”


이제야 사태가 명확하게 파악됐는지, 내 발치에서 뭔가가 파닥거리며 도망치는 기색이 느껴졌다. 이미르의 어깨가 딱딱하게 굳는다. 그래, 바로 이거였다. 나는 바로 이 그림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럼에도 그저 그런 어린아이들을 사랑한다는 게 죄라면. 이 세상에서는 고작 그 작은 사랑이 용서받지 못할 죄라면.”


사랑의 욕구를 가졌다는 비정한 사실! 단지 그 사랑이 조금 덜 보편적인 방향을 향했다는 사실만을 이유로 들어 지탄받는다면, 단지 그런 사실만을 이유로 그 모든 손가락질이 정당화된다면!


영광스러운 팔라스 아테나이의 시민들이여, 묻노니.


“──그건, 과연 옳게 된 세상일까?”


여기까지.


이미르는 여기까지 내 연설을 경청한 다음 무얼 어쨌냐 하면, 낮게 한숨을 쉬더니 내 약 봉투를 찾아다가 조심스레 건넸다. 당장 이 구제할 길 없는 해충을 태워 죽이고자 불길을 일으키는 대신.


“······.”


아마 자기가 나한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줘버린 바람에 발작이라도 일어난 줄 아는 모양이었지만, 정정해줄 필요도 없거니와 이왕 받은 김에 약도 먹었겠다. 이제나마 따지자면 틀린 진단은 아니었다.


“괜찮으세요?”


시의적절한 질문이었다. 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전혀 괜찮지 않아 보였을 테니까. 당연히 그랬겠지. 개소리를 억지로 짜내는 것도 일이었다. 그러니까 좀 괜찮냐는 말에는 이렇게 답해야 했다.


“어, 이제 좀.”


거기까지만 하려다가, 한 어절을 더했다. 아까와는 다른 용법으로.


“미안하다.”


하지만 연락을 안 했다고, 집에 고작 며칠 틀어박혀 있었다고 직접 쳐들어오기까지 할 줄이야. 그럴 줄은 몰랐다. 내 누추한 상상력으로는 도출할 수 없는 결괏값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미르는 그걸 실행에 옮겼고, 식탁 밑에 쪼그려 숨은 요정을 목격해 버렸지.


대충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이미르가 반쯤 농담으로 말문을 연 건 일종의 호의 표시였다. 깊게 추궁하진 않을 테니 필요한 만큼은 알려달라는. 나한테는 응당 그 호의에 응할 의무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아까 어디까지 얘기하다 말았더라?”

“하사장님이 소아성애를 열렬히 숭배하던 데까지요.”

“이상성욕은 참 흥미로운 담론이지. 계속할까?”

“아니요?”


즉답이었다.


“······ ······.”

“······양극성 장애 1형을 앓는 환자가 하루에 백오십 번쯤 짓는다는 표정은 왜 또 짓고 계세요?”

“아니야. 그냥, 응. 너 때문에 슬퍼서.”

“······그건 좀 흥미롭네요. 더 슬프게 하면 울릴 수도 있나.”


마지막 말은 무서워서 못 들은 걸로 쳤다. 분명히 아무 말도 못 들었을 텐데 왠지 모르게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하여간.


“더 슬프게 하면 울릴 수도 있나?”


그리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눈동자를 반짝거려도, 도돌이표를 몇 번을 찍어도 못 들은 건 못 들은 거다.


“하여간.”

“울려버릴까···?”


깨질 듯한 두통이 몰려오는 가운데, 나는 어렵사리 다음 대사를 꺼냈다. 그러자 이미르도 이상한 소리를 관두고 자세를 고쳐앉았다.


“이 밑에 있는 끔찍한 녀석 말인데.”


짧은 시간 동안 정신력과 존엄 기타 등등을 잔뜩 희생해서나마 나는 녀석의 존재를 설명할, 나름 그럴싸한 말들을 지어낼 수 있었다.


토대는 ‘익명의 의뢰인이 애 하나 찾아달래서 찾아줬는데, 찾고 보니 애가 요정이더라! 나도 깜짝 놀랐는데 이게 참 처치 곤란이야!’라는 허접하기 짝이 없는 논조였다.


하지만 이미르는 그 정도 대답으로도 납득하겠지. 내가 알던 이미르도, 내가 아는 이미르도 그런 인물이었으니까. 이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야기를 듣고는 쓴웃음이나 한번 짓고 말 거다.


그거면 됐다.

그리 확신하고 주워섬기려던 때였다.


꾸욱, 하고. 약한 압력이 느껴졌다. 여전히 식탁 밑에 쪼그려 앉은 녀석이 내 바지 밑단을 잡아당긴 것이다. 거기서 녀석은 작게 도리질을 치고 있었다.


요정의 눈은 미래를 본다. 사람들은 그리하여 거기서 흘러나온 짠물에서도 효험이 있으리라 믿는다. 결정론적인 이유에서 사람들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첫 번째 단락이 내 뇌리를 사로잡았다.


고민은 짧았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키고─, 단숨에 뱉었다.


“──사실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여기는 내가 읽은 소설 속이거든? 그런데 그 소설에 이 녀석을 납치한 악당들이 있었어. 다 큰 어른들이 고작 눈물 한 방울 얻겠답시고 어린애 데려다가 가둬놓고 고문이나 하고 있었다더라고. 그게 참 꼴불견이라 싹 다 혼내준 다음 일단 구해오긴 했는데, 앞으로 이 녀석을 어쩌면 좋을까 고민이 깊단다. 그러던 차에 네가 온 거지. 도대체 나는 이 녀석을 어쩌면 좋을까 미르야?”



그러자 이미르는 한동안 멀뚱히 나를 쳐다보다가 내 약 봉투를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성분표라도 찾는 것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마법 포식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EP6. 구두장이 24.04.15 10 1 9쪽
43 EP6. 구두장이 24.04.08 10 2 13쪽
42 EP6. 구두장이 24.03.21 19 2 9쪽
41 EP6. 구두장이 24.02.16 23 4 9쪽
40 EP6. 구두장이 +1 24.02.11 31 5 9쪽
39 EP6. 구두장이 24.02.06 42 7 14쪽
38 EP6. 구두장이 +2 24.02.04 46 9 9쪽
37 EP6. 구두장이 24.01.27 45 7 9쪽
36 EP5. 어차피 이 세상은 24.01.20 55 10 11쪽
35 EP5. 어차피 이 세상은 +5 24.01.16 77 13 9쪽
34 EP5. 어차피 이 세상은 +1 24.01.15 65 10 11쪽
33 EP4. Libra +3 24.01.13 84 12 12쪽
32 EP4. Libra +2 24.01.10 110 13 12쪽
31 EP4. Libra +1 24.01.08 94 12 11쪽
30 EP4. Libra 24.01.06 85 12 11쪽
29 EP4. Libra 24.01.02 90 10 13쪽
28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30 98 13 9쪽
27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28 96 8 10쪽
26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26 99 8 11쪽
25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2.21 91 11 10쪽
24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3.12.20 100 8 10쪽
23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 23.12.16 108 9 11쪽
22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 23.12.11 133 13 14쪽
»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3.12.08 123 11 12쪽
20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2 23.11.30 127 11 10쪽
19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1.25 134 10 10쪽
18 EP3. 먼저 아는, 미리 아는 +1 23.11.21 144 12 11쪽
17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11.20 151 12 8쪽
16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6.30 182 12 13쪽
15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6.09 199 8 9쪽
14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5.25 195 14 10쪽
13 EP2. 하얀 말, 검은 말 23.05.12 206 14 9쪽
12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5.05 221 16 12쪽
11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5.02 226 18 10쪽
10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4.27 249 19 10쪽
9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4.25 244 15 9쪽
8 EP2. 하얀 말, 검은 말 +3 23.04.20 266 16 12쪽
7 EP2. 하얀 말, 검은 말 +4 23.04.19 281 15 18쪽
6 EP2. 하얀 말, 검은 말 23.04.18 336 20 14쪽
5 EP2. 하얀 말, 검은 말 +1 23.04.17 371 19 10쪽
4 EP2. 하얀 말, 검은 말 23.04.14 429 25 11쪽
3 EP2. 하얀 말, 검은 말 +2 23.04.13 606 23 15쪽
2 EP1. 은사 +6 23.04.12 1,020 29 19쪽
1 EP1. 은사 +2 23.04.12 1,500 4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