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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결혼 후 愛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12.05.02 22:52
최근연재일 :
2012.05.02 22:52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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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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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0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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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7.지퍼가 필요해

DUMMY

37.지퍼가 필요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았었다. 신랑의 힘이라면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지 않았냐고. 그 질문에 준은 여자라서 그랬다고 답했다. 한 때는 그래도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아무 것도 입지 않아서 차마 때릴 수는 없었다고. 적어도 준은 신사도를 발휘하여 그녀에게 최소한의 대우는 해준 것이다. 허나 돌아오는 것은 예의 콧방귀였다. 예의 차린 것을 아는 여자라면 그리 행동하지 않을 거라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고마워요. 덕분에 충분한 증거를 모았어요. 이걸로 끝을 볼 작정이에요.”

라는 뜻 모를 말만 해댔고, 준이 무슨 말을 하는 거냐며 물어도 혜리는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태명은 꼬물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매일 매일 일기를 썼다. 남편도 시부모님도 큰댁도 딸을 언급했다. 여자아이를 원하는 것이다. 대대로 손이 귀한 가문인 걸로도 모자라 유난히 아들만 낳은 것이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큰 댁 대엽에겐 동생이 둘이나 더 있다. 한 명은 미국으로 유학 가 있고 다른 한명은 군에 가 있다. 얼마 전 마지막 휴가를 다녀간 막내는 다음 달이면 해병대를 제대한다. 둘째는 큰 형 결혼하던 4월에 잠깐 다녀갔다. 내년 초에 완전히 들어올 예정이란다.

대엽에 비해 동생이 하나도 없는 준은 두 사촌동생을 귀여워해줬으나, 그 둘은 누나가 아니라며 준의 가슴에 못 박는 소리만 했었다. 준은 그 때마다 벼른 게 있다. 꼭 딸을 낳아서 지금의 여자형제가 없는 서러움을 탈출하리라!!

의학 기술이 갈수록 발달하는 2011년 11월 4일 금요일인 현재, 태아의 성별은 4개월만 지나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아직 다음 달을 지나야 하지만 딸일 가능성은 높다. 뒤늦게 준이 꾼 꿈에서 그가 아버지한테서 사파이어반지를 선물로 받았단다. 그 꿈이 태몽임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준은 소원성취를 할 수 있겠다며 환호성까지 질러가면서 좋아했다.

대연고의 축제인 대연제는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이다. 남천초의 축제는 그보다 딱 일 주일 빠른 10일부터 12일까지, 똑같이 목금토이다. 그렇게 날짜가 잡힌 뒤 준은 혜리에게 남천초 해준 것처럼 해달라고 말했다가 보기 좋게 퇴짜 맞았다.

“지금은 움직임을 제일 적게 해야 할 때에요! 뭘 모르네요.”

그와 동시에 흥! 콧방귀를 껴주는 혜리였고 준은 아이가 태어나도 엄마 닮아 콧방귀만 풍풍 껴대는 건 아닐까 새삼 걱정이 늘어졌다. 그래도 와달라는 신랑의 완곡한 부탁을 며칠 동안 튕기다가, 결국에는 거절하지 못 하고 응한 혜리는 학교로 쫓아오기에 이른 것이다. 남천초에서 해봤던 것을 토대로 이번에는 A4용지와 연필 등 거의 설계하는 식으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그녀다.

“뭘 그렇게 적고 있어?”

“몇 층에 어떤 교실이 있는 지 다시 한 번 적어보는 중이에요. 몇 번 와본 적이 있어서 대충은 알지만, 그래도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어서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요.”

“점심시간입니다, 나가시죠. 가현 씨도 오기로 했어요. 돈가스 먹으러 가요. 먹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제수씨?”

“…….”

며칠 전 새로 파마해서 꼬불꼬불 웨이브 잔뜩 들어간 머리카락 높이 올려 묶고, 포니테일처럼 치렁치렁 늘어트린 그녀는 머리카락과 함께 샥 돌아선다. 나란히 서 있는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던 그녀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온다.

“어떻게 된 게 비밀이라는 걸 몰라요?”

‘아무리 절친 이라지만 말 안 해도 될 것 까지 다 말하고 있잖아요! 달력에 적었던 것만큼이나, 사람이 너무 공개적이에요! 혹시 우리 섹스한 것도 말하는 거 아닌가 몰라? 조만간 남편의 입에 지퍼를 좀 달아야겠어. 입이 못지않게 가벼워. 비밀이라는 걸 몰라. 어휴. 수다가 좀 심한 건 알았지만 저렇게까지 비밀이 없는 줄은 몰랐어! 나보고 어머님이랑 결혼하냐 가현 씨랑 결혼했냐 하지만, 정작 신랑 자기는 윤 쌤이랑 결혼한 것처럼 보인다는 걸, 대체 왜 몰라?’

짜증스레 내뱉고 마음으로 투덜댄 그녀는 터벅터벅 복도 끝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구두를 신을 수 없으므로 운동화를 신게 된 혜리는 신발에 걸맞게 옷도 캐주얼이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가 입었던 옷과 비슷한 옷차림을 유지하게 된 신부의 옷에, 준은 다시금 설레임을 느낀다.

‘오랜만에 몸매 드러나는 스니커즌 입은 거 보니까 예쁘다! 발찌 저렇게 나와 있는 거 보니 기분 왜 이렇게 찢어지지? 으헤헤헤헤헤헤!’

“어디 가?”

“점심시간이라면서요. 가현 씨도 왔다면서요? 그럼 빨리 가야겠네요.”

혹시나 뱃속 2세에게 영향이라도 갈까 살살 걸으면서도 경보로 가는 건 잊지 않는다. 먼저 쌩하니 가는 신부의 뒤를, 준은 오늘도 쫓아다니느라 바쁘다.

대연고등학교 근처의 돈가스 식당으로 가는 동안 가현과 혜리는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꽃을 피워댔다. 화제에 오른 건 혜리 뱃속에서 성장 중인 태명 꼬물이, 허니문베이비다. 10월 24일에 보고 오늘 처음 보는 거라 서로 할 얘기가 많은 두 여인네다.

“축하해요, 혜리 씨! 그럼 그 날도 그래서 율무차를 마셨던 거구나! 카페인이 태아한테 안 좋다는 건 익히 다 아는 거니까. 경사가 났겠어요! 특히 딸이 귀한 집이라면 딸 하나에도 어른들이 모두 꼴깍 넘어가는 거 아닐까요? 너무 예뻐서!”

“그럴 거 같아요. 그래서 전 오히려 걱정이에요. 아이 엄마는 저인데 정작 제가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 못 할 거 같아서요.”

“후후. 그러지는 않을 거 같아요. 어른들이 아이 많이 나으라고 할 거 같아요. 워낙에 손이 귀했다면. 특히 딸.”

“저도 낳을 수 있는 데까지는 낳고 싶은데, 요즘 교육만 해도 들어가는 돈이 워낙에 많아서 그것도 걱정이 되요.”

“무슨 걱정이에요, 신랑네 집안이 워낙에 빵빵한데. 나라면 걱정 없이 잘 낳겠다. 뒤는 가문에게 맡기고요,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럼 저도 그래볼까요?”

“어머, 정말?”

“아시다시피 저도 외톨이잖아요. 외로운 건 정말이지 이젠 너무 싫어요.”

순식간에 분위기가 확 가라앉는 그녀, 혜리야말로 지금의 행복이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힘들었던 만큼 외로웠던 만큼, 재현이 떠나가던 그 절망 어린 순간만큼, 아팠던 것만큼 행복한 거라고. 지금 자신이 누리는 행복은 당연한 거라고. 잠시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혜리의 손을 꼭 잡아주는 가현, 빙그레 웃는다.

“그렇게 될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최 쌤을 만난 것일 테고. 그러려고 이곳 부산을 왔을 테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두런두런 수다 떠느라 바쁜 여인 둘을 또 한 번 보기 좋게 빼앗기고 만, 준과 지훈은 저 뒤에 따라가면서 힘없이 웃는다.

“하아. 내 저럴 줄 알았어, 저럴 줄 알았어.”

“혹시 어릴 때 잃어버린 쌍둥이, 뭐 그런 거 아냐? 아니, 몸속에 자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저렇게나 찰싹 찰싹 달라붙나? 강 경장님한테 여쭤볼까? 알아봐 달라고 하면 시간이 좀 걸려도 알아 오실 거 같은데.”

“가현 씨는 부산 토박이야, 우리처럼. 다른 지역에서 건너온 사람이 아니야.”

“자매나 형제에 대해서 들은 거 없어, 지훈아?”

“위로 오빠 하나 있고 대전은 가본 적도 없대. 안 그래도 워터파크에서 그렇게나 붙어 다니던 게 신기하고 의문스러워서, 떠보듯이 물어봤는데 그런 답이 돌아오더라. 그러니 쌍둥이 아니고, 몸에 꿀이랑 자석을 보관하고 있는 게 분명해! 정말 분명해. 제수씨 입덧은 어때?”

“잘 모르겠는데 아직 하는 것 같지는 않아. 그나저나 우리 신부 가슴이 좀 커지는 거 같다? 내 착각인가?”

……별 얘기 다 하는 거 봐라. 이러니 혜리가 지퍼를 채워야 한다는 걱정을 하지! 그러나 저러나 이렇게 얘기하면서 갈 정도로 여유가 있을까? 지금 점심시간인데? 이미 한 2, 30분은 가는 길에 흘려버리는 것 같은 기분은 착각일지도.

“착각 아니야. 여자들 임신하면 자동적으로 가슴이 커진대. 우리 두 누나 보니까 그렇더라. 애기한테 줄 밥 때문에 그런 거잖아.”

“넌 사내 녀석이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두 누나가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잖아. 산후조리를 친정해서 해서 나도 웬만한 건 두 누나한테 배워서 빠삭하다고 할 수 있지. 에헴! 너보다 나을 걸? 애기 안아봤어? 안 안아봤지? 그럼 말을 마. 나중에 형님한테 좀 가르쳐 달래라?”

“어쭈! 생일도 나보다 반년이나 늦은 주제에?”

“생일 빠르다고 다 형님 되는 거 아니다? 나처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도 훨씬 중요한 법이야, 인마. 앞으로는, 형님이라고 불러라? 매애애애롱!”

“야, 인마! 너 말 다했어? 거기 안 서? 도망만 가면 다야? 거기 안 서? 얌마, 윤지훈!”

“서란다고 서는 멍청이가 어디 있냐? 그리고 내가 널 하루 이틀 알아, 인마? 나 잡아봐아아라!”

“어쭈! 잡히면 어찌 되는지 알지!”

매롱을 끝으로 저 멀리 잽싸게 도망가 버리는 지훈 뒤를 준도 급히 쫓는다. 지훈이 체육교사라고는 하지만 준 역시 운동을 못지않게 한 몸이다. 두 남자는 쫓고 쫓기는 걸 시작함과 동시에 어느 순간 수다 떨던 두 여인을 뒤로 했고, 차례로 돈가스식당으로 쌩 들어간다.

점심으로 돈가스 맛있게 먹고 난 뒤 자신의 일을 다 끝내지 못 한 혜리도, 대연고로 돌아와 애들이 만든 작품을 어디에 어떻게 전시할지 머리를 굴려본다. 남천초에서 써먹은 방법은 대연고에서 재탕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머리가 서서히 아프다.

이런 저런 고민과 궁리로 아픈 와중에 문득 며칠 전 녹음한 기록물이 생각난다. 손전화를 꺼내든 그녀는 음성녹음으로 들어가 녹음된 파일을 연다. 그 안에는 준이 양호실에 들어가던 순간부터 자신이 준을 빼올 때 눌렀던 부분까지, 지연이 준과 강제적으로 몸을 섞기 위해 했던 행동들을 암시하는 대사가 몽땅 다 들어있다. 아주 적나라하게 말이다.

아마 이 정도라면 교감은 물론 교장까지도 뒤로 넘어지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지연의 집안이라는 것이다. 대대로 교사 집안인 하 선생네다. 혜리 자신이 정확하게 조사한 건 아니지만 그녀의 아버지나 한 발 더 가서 할아버지까지, 이곳 대연고에 몸담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피해자가 되는 쪽은 하 선생이 아닌 자신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교장실과 교감실까지 함부로 들락거릴 입장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침착하게 머리를 식히고 궁리하던 혜리가 손가락을 튕긴다.

‘OK! 그리 하면 되겠어.’

깔끔하게 정리된 <하지연 선생 전근 작전>은 천천히 추진해보기로 하고. 일단은 대연고 축제부터 도와주기로 한다.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 서두를 건 없으므로 대충 설계만 잡은 뒤, 손전화를 꺼내서 어디론가 전화하는 혜리.

“오 선배? 저 혜리에요.”

“응,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네, 잘 있어요. 선배, 그동안 못 나눈 회포도 풀 겸 부탁할 것도 말할 겸,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시간이 언제쯤 되요?”

“내일 우리 비번이야.”

“그래요? 그럼 강 경장님이랑 같이 나와 주세요. 시간이랑 장소는 선배가 정해도 되요.”

“술 필요한 거 아니면 카페베네에서 내일 오전 10시까지, 어때.”

“좋아요.”

약속을 잡은 뒤 화면 자동으로 꺼지도록 내버려 두듯 바지 주머니에 손전화를 밀어 넣은 혜리, 슬쩍 웃으며 생각한다. 원래 술 잘하는 편도 아니거니와 지금은 더 더욱 못 마셔요. 태아한테 알코올이 얼마나 안 좋은데.

5시 무렵.

오늘의 마지막 수업까지 끝내고 일단 교무실로 돌아온 준은 책상 위에 책과 회초리를 내려놓고 손전화를 꺼내든다.

“응, 나 오늘 애들 야자 봐줘야 해서 학교에 있어야 해. 설계 적당히 끝내고 먼저 들어가. 같이 못 가서 미안하다, 신부.”

“알았어요. 저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가현 씨랑 저녁 먹어야지!”

“엇!……이런. 끊겼네.”

진짜 꿀단지나 자석이 아니면 이럴 수가 없다. 혹시 나 오늘 학교에 남기를 기다린 것일까? 언제나처럼 먼저 전화를 끊는 혜리의 마지막 말에 기가 차는 준은, 자리에 털썩 앉으며 넥타이를 조금 끌어내린다. 수업이 없어서 교무실에서 작품 전시에 대해 생각 중이던 지훈이 준을 돌아본다.

“왜 그래?”

“내가 같이 못 들어간다고 하니까, 가현 씨 불러서 저녁 먹겠다고 신이 났어, 지금!”

“쿠쿡! 그럴 수도 있지. 얼마 만에 보는 건데 오죽 반갑겠어? 우리처럼 늘 붙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아, 그냥 들리는 소문인데, 준아, 혹시 며칠 전에 당직 설 때 김주형 쌤이랑 같이 선 거 아니었어?”

“응. 김 쌤으로 알고 있었는데 하 선생이 남아 있더라고?”

“하지연이?”

교직원 중에 하 씨는 교장의 친손자인 하지연 선생이 전부다. 지훈의 질문을 받은 준은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그는 잠시 교무실을 돌아본다. 아직 아무도 없다.

“응. 깜짝 놀랐어! 배란일이라서 아기를 키워야 한다나 어쩐다나 미친 소리나 늘어놓고. 제정신이 아니야. 저러면서 수업은 멀쩡히 잘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야.”

“할아버지가 이 학교 교장인데 당연하지. 나쁜 소문이라도 흘러 봐, 큰일 나게? 어쩔 수 없이 공사 구별 확실해야 할 걸? 그러니 지 몸 지가 간수해야 할 건데?”

“그러니까 말이야. 지훈아, 너 이 얘기 흘러나가면 안 되는 거 알지?”

“너야말로 입조심해.”

“난 당연히 조심하지.”

혜리가 얼른 지퍼를 구해서 준의 입에 달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카페베네로 향하는 혜리. 그녀와 만날 약속이 되어 있는 강 경장 해석과 오 순경 지인은 10시가 되기 10분 전에 카페베네에 도착한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10시에 딱 맞춰서 도착한 혜리는 강 경장과 오 순경이 이미 와 있는 걸 본 뒤 싱긋 웃으며 두 사람이 앉아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강 경장님과 오 선배, 반가워요.”

“오랜만입니다, 혜리 씨.”

“정말 오랜만이야!”

자리에서 일어난 오 순경과 반가운 포옹을 나누는 혜리. 서로 그간의 쌓인 얘기를 하면서 다시 2세에 대해 언급하던 혜리는 물을 마시며 짜증을 조금 삼킨다.

‘같은 말 계속 하니까 이젠 슬슬 입이 아파. 후우. 임신 얘기는 이 두 사람이 마지막이기를 비는 수밖에!’

주문한 음료수가 나오고 해석이 본론으로 들어간다.

“부탁할 게 있다면서? 그 얘기부터 하는 게 어때요.”

“대연고등학교 있잖아요. 혹시 교장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까요?”

“대연고? 대연고는 15년 전부터 하일식 교장이 맡아서 하고 있지, 아마?”

“하일식 교장이라고요?”

되묻는 혜리의 눈이 커져 있다. 오 순경의 입에서 곧장 원하던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하필 하 씨일 게 뭐람! 그럼 설마?

“그 교장 선생님의 손자가 바로?”

“하지연 선생 말하는 거야? 무남독녀는 아니고, 아래 위의 오빠와 여동생이 다른 학교에 있는 걸로 알고 있어.”

빙고! 혹시 하던 생각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한편으로는 어처구니가 없다. 교장이 친할아버지인데 학교 안에서 그러고 다닌단 말인가? 남은 방법은 정면승부! 그것뿐이다. 파일을 갖고서 협박해서 다른 학교로 쫓아내는 것이다. 어차피 형제가 다른 학교 교단에 서고 있다면 그쪽으로 가는 것도 전혀 이상한 상황은 아닐 터. 허나 교육청의 방침 상 남매가 전부 한 학교에 있지 못 하는 규율이 있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참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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