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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결혼 후 愛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설理雪
작품등록일 :
2012.05.02 22:52
최근연재일 :
2012.05.02 22:52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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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8,861

작성
12.03.3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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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4.허니문베이비

DUMMY

34.허니문베이비


체.중.증.가! 무려 3kg. 어쩐지 요즘 살이 붙는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렇게나 통통히 살이 오를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갤러리 일로 바빠서 소화가 빨리 되어, 야식을 만들어서 먹고 잔 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듯하다. 그렇게 심각한 티가 나는 건 아니지만 그녀에게는 체중이 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이다.

살 빼야겠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함부로 몸을 굴렸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변화가 이것만이 다가 아닌 탓이다.

체중계에서 내려선 그녀, 혜리는 화장대에 올려 있던 것을 다시 확인해보았다. 두 달 이상 조용하다. 일단은 쌍둥이 엄마인 의진 씨한테 조언을 구해볼까? 김 쌤 가현 씨는 윤 쌤 지훈 씨랑 데이트 할 시간을 가져야 할 테고, 어머님은 갤러리 일로 인해 정신이 없으시다. 손전화를 들어서 화면을 켠 뒤 의진 씨의 연락처를 찾아서 녹색의 수화기 모양을 손끝으로 매만진다.

“의진 씨? 저에요, 혹시 오늘 시간 괜찮아요? 좀 만나서 물어볼 게 있어요.”


그로부터 1시간 뒤의 부산 동래구 사직동 카페베네. 먼저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단발머리의 의진은 상대인 혜리가 건네주는 것부터 일단 받아 봤다.

“달력이네요? 이게 왜요, 언니?”

“자세히 봐요.”

“……7월이 마지막이네요? 아랫배에 묵직하거나 식사직후가 아닌 경우 달릴 때 뻐근했던 적은 없고요?”

“없어요, 전혀. 그리고 체중도 늘었어요. 3kg이나. 야식을 많이 먹어서 그럴 거예요.”

“자궁 문제로 병원에 간 적은 없다는 거죠? 체중도 늘었다? 얼마 만에 늘었다는 건데요?”

“3개월 정도에요.”

혜리의 답변에서 답을 얻은 의진은 받았던 것을 돌려주며 말했다.

“그럼 100프로에요. 임신. 축하드려요! 자세한 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봐야 하겠지만요. 산부인과는 되도록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병원을 다니도록 해요. 처음부터 병원을 잘 골라서 가야 저처럼 고생을 안 해요. 저는 처음에 병원을 잘 못 갔었어요. 임신도 늦게 알았고요.”

“근데 말이 안 돼요. 배란일이었기는 해도 신랑이 콘돔 분명히 했었어요. 사정이 질 내에서 일어났을 리 없어요.”

“콘돔이라고 모든 사정을 다 막아주지는 못 해요. 격렬하면 격렬할수록 콘돔은 쉽게 찢어져요. 콘돔이 그리 강력한 보호막이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이게 똑똑하고 뚜렷하게 증명을 해보이고 있잖아요. 또 하나, 자궁 문제로 병원에 간 적도 없다면서요. 체중도 늘었고.”

이리저리 헤매던 혜리의 눈동자가 다시 의진을 바라봤다.

“의진 씨 말은 그러니까, 확실하다는 거죠? 임신.”

“그렇게 믿어지지 않으면 약국 가면 임신시험기 있어요. 그거라도 한 번 보고 가요. 두 줄이면 임신이니까 잘 보는 게 좋아요.”

“알았어요. 같이 가 줄래요?”

“불안하면 같이 가줄게요!”

의진의 확답을 들은 혜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의진도 일어났다. 둘은 손을 꾹 잡고서 카페베네를 나왔다.

약국에 들러서 임신시험기를 사서 화장실에서 시험에 들어가는 혜리. 옆에서 가르쳐주는 의진. 산화하면서 뜨는 반응은 정확히 빨간 색의 두 줄이다. 임신이다. 아이, 가진 거다. 황당했다. 혼란스러웠다. 남편도 자신도 아이 일찍 갖고 싶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신혼 기분 더 즐기고 싶다고 했었는데. 만약 그 날의 관계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착상을 한 게 맞는다면 적어도 2개월은 넘었을 거다.

이제 남은 건 병원에서 확실히 하는 것뿐이다.

……아예 피임을 하던가 해야지. 일이 이리 되고 보니 콘돔도 믿을 수가 없다.

의진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다시 한 번 축하해요! 표정이 왜 그래요? 아이, 반갑지 않구나.”

“연애 기간도 짧고 결혼도 일찍 해서 신랑도 저도 아이는 늦게 갖고 싶었어요. 최대한으로 연애 기분이랑 신혼 기분 느끼고 싶어서요. 신랑도 13개월 도 닦는 것을 원하는 눈치가 아니었고요. 그래서 콘돔 착용했어요. 그랬는데도 아이가 생겼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기분 많이 상해도 생명은 소중한 거잖아요. 그렇다고 낙태할 건 아니죠? 낙태만큼 못 할 짓도 없잖아요. 저도 처음에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몰라요. 아주 오래 전에 불임 판정을 받았었기 때문에 임신 못 하는 걸 알면서도 신랑한테 제 몸 맡겼어요. 콘돔 안 했고 배란일이었지요. 그 당시 신랑한테 첫사랑이던 여자가 다시 나타나 들러붙으면서 저를 괴롭혔거든요. 속상해서 사촌 언니네 집이 있는 양산에서 임신을 알았어요. 신랑과의 첫 번째 관계에서 아이가 생겨버리더라고요. 쌍둥이로.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몰라요. 혼란스럽기도 했고. 그 때 제가 느꼈던 기분을 혜리 언니가 지금 그대로 느끼고 있는 거예요.”

“…….”

“신랑은 첫사랑이었던 그 여자와 이미 몸을 섞은 후였고 그 여자는 자신의 꿈을 위해 아이를 저버렸어요. 하지만 언니는 아니잖아요. 저랑 많이 달라요. 상대 앞에서 당당해지세요. 여유 있게 굴어도 된다는 거예요. 혜리 언니의 연적인 그 사람은 최 쌤이랑 몸 섞은 적도 없잖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처음이었던 거라고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쁜 감정 가지면 큰일 나요. 그래도 저처럼 혼전임신은 아니잖아요! 저는 결혼하고 다음 날 쌍둥이 낳았단 말이에요. 얼마나 부끄러운 줄 알아요?”

“푸훗!”

임신시험기를 손에 든 혜리는 저도 모르게 실소를 터트렸다.

“정말이에요?”

“그렇다니까요? 적어도 언니는 결혼하고 아이 가진 거잖아요. 일단 아이 낳기 전까지 신혼 기분 만끽하세요! 그래야 아이도 건강할 테니까요.”

“만약 신랑이 작정하고 덤벼오면 어떻게 해요?”

“병원에서 확인한 거예요. 5개월 이후로는 성관계 가볍게 하는 것도 괜찮대요. 하지만 그럴수록 사랑이 빨리 식을 지도 몰라요. 그건 주의하세요, 언니. 참. 병원 가야지요.”

“네. 그래도 병원은 어머님이나 신랑이랑 가고 싶어요.”

“알았어요. 그렇게 해요.”

의진은 혜리의 생각을 지지해주었다.

남천1동의 집으로 돌아온 혜리는 책상 서랍에 임신시험기를 잘 넣어두었다.

한 때 신혼이냐 2세냐 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기다리느라 목이 빠질 어느 연적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10개월 후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라도 나쁜 생각은 안 하기로 했다. 엄마의 감정 변화는 아이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니 말이다. 어차피 가질 아이다. 허니문베이비인 거다. 다른 부부들은 시도해도 쉽지 않은 허니문베이비가 콘돔의 힘을 뚫고 생긴 것이다. 차라리 잘 됐다 생각하자.

‘자, 그럼. 내일이 일요일이니 모레쯤 병원 가야겠지?’


다음 날 이른 아침. 샤워 후 손톱이 너무 길었다는 것을 본 준은 손톱 깎아야겠다는 생각에 손톱 깎기를 찾기 위해 책상 서랍을 이리저리 뒤집었다. 이리저리 뒤집던 그의 시선이 흰색의 긴 막대에 가 닿았다.

‘이게 뭐지? 처음 보던 물건인데 이게 왜 여기에 있지? 뭐하는 물건이야, 이건?’

그것을 주운 그는 아무리 그것을 이리저리 둘러봐도 정체를 모르겠다. 적당히 긴 흰색 막대 작은 공간 안에 빨간 줄이 두 개가 그어져 있다. 자기 것이 아니니 혜리 물건인 건 알겠지만 차마 혜리를 깨울 수 없던 준은 1층으로 내려갔다. 가사도우미를 깨우려고 가는데 안방 문이 열렸다. 미등을 통해 보니 어머니다.

“준아, 이 새벽에 도우미 아줌마는 왜? 어머, 네가 임신시험기는 왜 갖고 있어?”

“어머니, 이게, 임신시험기라고요?”

“응. 임신 여부를 보는 거야. 한 줄이면 음성, 임신이 아닌 거고 두 줄이면 양성, 임신이야. 어머, 이거 두 줄 아냐! 그럼 임신한 거네.”

“임신이라고요?”

되물은 준은 어머니에게 잠시 드렸던 시험기를 다시 봤다. 빨간 색의 줄은 여전히 선명히 두 개다.

‘혜리가, 아이를 가졌다고? 아니, 콘돔 제대로 착용했는데 어느 틈에?’

믿어지지가 않았다. 가뜩이나 연애기간 짧고 결혼도 빨리 해서 아이는 최대한 늦게 가지려 섹스도 최대한 자제하고 할 때는 콘돔을 제대로 착용했었다. 그런데 임신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이지 신기한 일이다. 마지막 섹스는 신혼여행 마지막 날인데 그럼 설마 그 날?

“아이 늦게 갖는다며, 어떻게 된 거야? 콘돔 안 꼈어? 배란일 알았어?"

“제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월경주기를 통해 배란일을 알고 있어서 콘돔 착용했어요. 신혼을 실컷 즐기고 싶어서 콘돔 제대로 꼈었고 마지막 섹스 날짜는 신혼여행 끝나는 날이에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신기해요. 어떻게 임신이 됐지?”

두 번 생각하고 세 번 생각해도 신기하다. 어쨌든 가져야 할 아이이니 잘됐기도 한데 잠깐만! 설마 이대로 도 닦아야 하는 건가? 에구, 큰일이구나. 덤으로 꿀맛 같은 신혼도, 이제 더는 없다. Byebye인 셈이다.

방으로 돌아온 준은 침대에 올라가자마자 혜리를 끌어안았다.

“축하해! 그리고 고마워. 아이 태어나도 아이랑 신부랑 똑같이 사랑할게.”

부인의 볼에 짧은 키스를 남겨준 준은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일어난 혜리가 침대에서 벗어나려는 걸 느낀 준이, 침대에 걸터앉아서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고 배에 가만히 자신의 뺨을 대었다. 눈을 지그시 감은 그는 신부의 배를 통해 전해지는 체온을 고스란히 감상하며 입을 열었다.

“콘돔. 믿을 물건이 아니다, 그치.”

“!”

“미안해. 배란일을 알고도 하자고 했어. 내 책임이야. 하지만 혼전임신은 아닌 건 확실하지? 허니문베이비인 거 확실하지? 갑작스럽지만 덕분에 더 고마워. 뜻하지 않게 임신이 됐지만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자. 신혼 물 건너갔지만 뭐 어때. 안 살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 안에 우리의 2세가 고이 잠자고 있겠지? 기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내일 산부인과 가서 확실히 얼마나 컸는지 보고 싶어요. 같이 가줄 거예요?”

“물론 가야지! 학교 마치고 바로 날아올게. 같이 가자. 가서 진료 받고 저녁 먹고 들어오자?”

“네.”

어느새 고개 들고 신부 얼굴 올려다보던 준은 그 자세를 한동안 유지했다. 이렇게 안고 있는 것도 느낌이 새롭다. 굉장히 새롭다. 이 안에 자신과 혜리의 2세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더하다.

“오늘 뭐 할……!”

꾸르르르르르륵. 배에 딱 붙은 귀를 통해 적나라하고 확실하게 다 들어버렸다. 그녀의 뱃속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을. 결혼 3개월 가까이 된 지금까지 방귀도 트림도 안 텄는데 이 무슨 망신이람?

“어이구! 자기 뱃속에 무슨 천둥 치나? 배 많이 고프구나. 얼른 가서 밥 먹자!”

“…….”

목부터 귀까지 얼굴 전체가 붉어진 혜리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 붉힌 그대로다. 신부의 얼굴을 즐겁게 감상하던 준은 참지 못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하하! 얼굴 정말 빨갛다!”

“몰라요, 이거 놔요오오오!”

“안 놓을 건데? 지금 이 느낌 너무 좋단 말이야.”

“전 안 좋아요!”

“난 좋아.”

헤벌쭉 웃은 준은 신부 허리를 감은 손으로 허리를 톡톡 두드렸다.

“신부.”

“왜요.”

“아이바보 안 될 거지? 엄마들은 아이 낳으면 다 남편보다는 아이를 먼저 챙기더라고?”

“그건 엄마들은 다 그래요. 신랑보다는 아이를 먼저 생각해요. 엄마는 당연한 거예요.”

“저 봐, 저 봐. 또 나 질투하게 만들지.”

“쿡! 신랑이나 나나 똑같은 거 알아요? 이래서 우리는 천생연분인가 봐요. 나 배고파요, 얼른 내려가요.”

“그래. 나도 배고프니 내려가자.”

혜리를 풀어준 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방을 나섰다.


작가의말

아휴.
독자분들 눈치가 100단인 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쉽게 쓰는 건지.
헷갈리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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