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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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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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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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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신대륙의 수준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아. 이 새끼들 때린 대 또 때려가지고.”


그날 저녁. 녀석들은 난동을 부린 죄로 저녁을 주지 않고 감옥에 쳐 넣었다. 내일 또 난동을 부릴 시 단체로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하며 말이다. 하지만 사람을 구하기 힘든 상태에서 함부로 노예들을 죽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과감하게 행동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일은 계속 해야되니 심각하게 부상도 입힐 수 없었겠지.


정말 다행인 건 본보기를 보인다고 카툰을 죽이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일이 그렇게 흘러 같으면 숨어있는 치안청 병사들이 급습할 수밖에 없었을 테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호크미온도 마주 끄덕였다.


한명을 제거하였기 때문에 여유부릴 수 있는 시간은 사라졌다. 분명 녀석들도 이상한 점을 알아차릴 것이고 만약 자체적으로 감독관의 인원을 파악한다면 불을 보듯 난리가 날 것이다. 그래도 마나구속 장치는 기능을 멈추었다. 몸 안에 감도는 기운의 충족감을 느끼며 운기조식을 통해 한번 순환을 시키고 마지막 계획을 위해 눈을 떴다. 어느 덧 늦은 밤이었다.


“지금 시작하려고?”

“예. 지금이 적기입니다.”

“흠, 이번 임무는 전적으로 자네가 다 하게 되었군.”

“대신 보수도 많이 챙겨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야 당연하지.”


말을 마치고 감각을 퍼트렸다. 이 시설에 상주하는 감독관 녀석들은 몇 명이 있는지, 그리고 대기하고 있는 녀석들은 몇이 더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역시, 평소 안보이던 녀석들이 나타난 것을 보면 비상시에만 운용하는 부대가 따로 있었어.’


다시 감각에 집중하였고 그들의 거리와 숫자, 그리고 수준이 얼핏 느껴졌다. 다시 기운을 갈무리 하고 복도에서 당직을 맡고 있는 녀석을 불렀다.


“저기요.”

“뭐, 이 새꺄.”

“아... 저기요.”

“야 이 새끼야 빨리 안자!?”

“아니 이리로 와보세요. 지금 사람 한명이 숨을 안 쉬어요.”

“뭐라고? 아나 이 씨발 진짜 귀찮게 하네. 정말.”


만사가 귀찮은 듯이 털레털레 다가오는 감독관은 창살너머로 쓰러져 있는 호크미온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자고 있는 것인지 숨을 쉬지 않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옆에서 호들갑 떨며 흔들어 데는 노예들을 보면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였다.


“언제부터 이랬어!?”

“방금 전에 알았습니다.”

“아 이씨.”


긁적긁적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인지 머리를 거칠게 긁어대며 창살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얼굴, 바로 그때였다.


“컥.”


감히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어느새 손가락이 튀어나가 녀석의 혈을 제압하였다. 목석처럼 뻣뻣해진 그가 두려움 가득한 눈동자를 굴리며 리안을 바라봤다.


히히.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에 꼬질꼬질한 소년의 살기어린 미소가 비춰졌다.


“이건 실례.”


주도면밀하게 아혈까지 제압하여 목소리 또한 내지르지 못하게 하였고 허리춤에 걸려있는 열쇠 또한 빼내어 문을 열었다.


철겅.


“성공했군.”


쓰러져 있던 호크미온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눈을 뜨며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방안에 있던 사람들 또한 짙은 미소를 흘리며 동공을 흔들고 있는 감독관을 마주봤다. 녀석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오는 것이 상당히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하하하. 작전 성공이군.”

“아직 방심하기에는 일러요. 우선 이 녀석을 다시 책상에 앉혀주시고 그 동안 전 나가서 정보를 수집하고 오겠습니다. 그러는 동안 열쇠로 다른 사람들을 모두 풀어주세요.”

“신호를 하면 나가지.”

“예. 밖에 기척으로 봐선 녀석들이 돌아다니며 순찰을 돌고 있으니 제가 신호를 주기 전까지는 기다리세요. 신호를 주면 제가 작업하는 곳 옆에 있는 풀숲으로 달리세요. 그곳에 본대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좋아.”

“그럼. 전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그래. 나중에 보자.”


리안은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고 나갔다. 최대한 들키지 않게 보법과 경공을 운용하며 마나석이 대량으로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창고형식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는데 노예들이 살고있는 건물에서 가장 떨어진 곳이었다. 들키지 않게 뒤쪽에 나 있는 절벽의 사면을 깃털처럼 밟아가며 마나석 창고로 이동하였다. 10성에 다다른 무영신(武影迅)의 공경으로 인해 마치 무중력상태의 공간을 뛰듯이 거닐며 나아갔다.


‘많이도 모왔군.’


창고의 문을 몰래 열어 내부로 침투하자 작은 동산처럼 쌓여있는 마나석 더미가 보였다. 곳곳엔 저울과 자루, 수례가 여러대 있었고 등급을 선별하는 작업장인지 긴 테이블도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일부 노예들이 앉아서 마나석의 크기와 무게를 측정하여 선별하는 작업을 하는 곳으로 보였다.


‘음? 누군가 오고 있네.’


심장박동수를 멈춰 마치 죽은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귀식대법이 아닌 그와 비슷한 효능을 발휘하게끔 최대한 기척을 지우며 어둠으로 동화되었다. 그리고 감각만을 개방한 채 다가오는 불청객을 주시하였다.


“아하하하. 파르트 백작! 내일 마나석 일부를 모르레온 접경지 부분으로 옮길 예정이요.”


불청객은 누군가가 수정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잠시 후 수정구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훌륭하오. 공작전하께서도 어서 일을 마무리하라는 당부가 계셨소이다. 요즘 하이젠 녀석들의 낌새가 심상치 않다는 정보가 있으니 말이요.]

“그렇습니까? 흠. 알겠습니다. 유사시 그도 이곳에 있으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아무튼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만간 뵙도록 하지요.”

“[알겠소. 그럼 수고하시오.]”

“빈첸의 영광을 위하여!”

“[빈첸의 영광을 위하여!]”


녀석이 들고 있는 통신수정구에서 빛이 사라졌다.


‘빈첸? 빈첸 놈들이 우리나라에 와서까지 자원을 훔쳐가고 있었다니.’


시골에서 나고 자랐어도 옆나라가 어딘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빈첸이라는 나라는 하이젠과 국력이 비슷하다보니 섣불리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그들의 나라는 땅이 대부분 척박하고 자원도 풍부한 편이 아니라서 항상 문제거리를 만들어냈다.


그쪽 정규군이 아닌 대부분 살기 힘든 국경주변의 빈첸인들이 산적이나 도적이 되어 수시로 하이젠 땅을 넘어와 약탈을 해가는 통에 서부방면의 국경지대에서는 소규모 무력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도적들도 아닌 그쪽의 귀족으로 보이는 자들이 직접 하이젠 내부 깊숙이 들어와 자원을 약탈해가니 없던 애국심이 생겨나 분노감에 휩싸였다.


‘여기서 정리해야겠어.’


이곳 총 책임자로 보이는 녀석에게 기척을 숨기며 슬며시 다가갔다. 녀석은 역시 평범함 그 자체였으며 이대로 아무것도 모른 체 없애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잠깐. 여기서 죽이는 것 보단 우선 이 녀석을 납치해서 치안청에 넘기는 게 더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그게 더 괜찮은 방법 같았다. 우선 타국이여도 귀족은 귀족, 이 녀석이 말하는 접경지에 물량의 일부가 보내진다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이 녀석을 여기서 죽이는 게 아니라 미끼로 사용하면 그 전에 보내졌던 마나석들도 되찾고 공급선을 확보할 수도 있고 말이야. 또한 그곳 기지를 일망타진 하거나 공식적인 문제로 거론되게 하여 국익을 남길 수도 있겠군. 좋아.


‘내가 생각했지만 정말 좋은 생각인 걸?’


그리고 이런 기회를 제공한 나에게도 공이 주어지지 않을까? 권력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말단 귀족이라도 된다면 살아가는데 있어 삶은 더 윤택해지겠지.


‘와. 진짜 나 똑똑한 것 같은데?’


그때였다. 녀석은 이미 창고 밖을 나가기 직전이었으며 그에게 몰래 다가가 점혈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밖에서 일어났다.


“놈들이 탈출했다!!!”


댕댕댕! 댕댕댕! 댕댕댕!


조잡한 망루에서는 경종이 울리고 숙소에 있던 감독관들이 튀어 나왔다. 실력도 제법인 녀석들이 더러 포진되어 있었으며 그 느낌이 멀리서도 확연히 느껴졌다.


‘안되겠다. 우선 이 녀석을.’


“헉.”


갑작스런 기습이었다. 순식간에 기척이 다가오더니 옆을 스쳐지나갔다. 다행히 옆으로 허리를 비틀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머리가 땅에 떨어질 뻔하였다. 지금은 무기도 없었고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공격해왔다.


‘방심했어. 젠장.’


지금 시라스는 없지만 검법에 못지않게 권법, 각법 등등의 무투술도 단련해 왔었다. 지금 상대는 여태까지 본적없는 느낌을 주는 강자다. 비등한 느낌일까. 정확히 결론을 지을 수 없었다. 이럴 땐 들이박고 본다.


“라우펠로스 경!! 아니 저 녀석이 왜 여기에!!”

“헤시몬 백작, 방금 위험했던 건 알고 있지? 잊으면 안돼. 우선 여기는 내가 맡을 테니까 밖에 노예들이나 정리해줘.”

“아, 알겠소.”


당황한 총책임자인 헤시몬 백작이라는 녀석은 라우펠로스를 믿고 허겁지겁 밖으로 튀어 나갔다. 백작이 방금 전 수정구에서 ‘그’ 라고 언급했던 사람이 바로 이 녀석인가. 어두워 정확한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비슷한 또래로 보인다. 이런 녀석은 처음이다. 스승님과 떨어지고 나서 이렇게 긴장되게 만든 놈은 이 녀석 한명 뿐이었다.


꿀꺽.


‘하하. 역시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아. 날 이렇게까지 긴장하게 한 놈은 얘가 최초네.’


한편 백작이 나가자 본격적으로 훑어보는 라우펠로스.


“헤에? 나이가 나랑 비슷해 보이는데 너 누구야?”


‘이 녀석 긴장감이라고는 안보여. 날 무시할 만큼 자신 있다는 건가?’


우선 말을 아꼈다. 녀석은 그만큼 심장을 간질간질 거릴 만큼의 실력자, 수련이 끝나고 세상 밖으로 나온 후 이런 감정은 처음 느끼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녀석은 계속 방심해 주면 되었다.


“벙어리인가? 아니면 말이 없는 녀석인가? 좋아. 우선 가볍게 가 볼까? 무기가 없으니 나도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게. 그게 비슷하고 좋잖아. 안 그래?”

꺼내든 검을 허리춤에 다시 집어넣는다. 키는 비슷했다. 창고 내부가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으나 백작이 열고 간 문틈으로 인해 달빛이 들어왔다. 그 빛으로나마 녀석의 외관을 잠시 보고 있었는데 녀석은 그러거나 말거나 서서히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걸어왔을 무렵 멈춰 섰다. 문틈으로 비추는 달빛이 그의 눈가 밑에서 멈췄다. 의도하여 걸음을 멈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절묘하게 입가만 비춰지고 있다. 녀석은 확실히 웃고 있었다.


팡!


순식간이다. 요염하기까지 한 미소를 보이던 녀석이 한순간에 파고 들었다. 황급히 팔을 교차하여 녀석의 일격을 막아내고 다시 반격하려고 했지만 그 충격이 대단한지 기파가 터지며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충격은 덜 하였으나 녀석의 주먹에 어린 기운이 보통이 아닌걸 알게 되었고 역시나 팔이 저려왔다.


‘후...제법인데.’


우선 방어에 치중하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이 미치는 순간 녀석은 또다시 접근하였다. 한발 한발에 깊은 살의를 실어서 연타를 휘몰아친다. 녀석의 주먹질이 가드위에 폭풍우처럼 쏟아져 내리고 역시 충돌하며 생기는 기파가 파생된다.


파파파파파파파팍!!!


첫 공격으로부터 밀려나 구석벽면에 위치한 리안에게 무지막지한 연타가 쏟아졌다. 그 충격이 중첩되어 창고의 한쪽 벽면이 터져나가며 둘이 밖으로 튀어나갔다. 물론 무너진 틈새로 리안이 물러섰고 녀석은 그런 리안을 쫒아가 숨쉴틈 없는 공격을 퍼붓는 형태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리안도 쏟아지는 주먹들을 다 막고만 있지는 않았다. 복부를 파고드는 녀석의 주먹을 팔꿈치로 빗겨치거나 튕겨내면서 막아냈다.


“오호!!! 재미있어! 재미있다고!!”


녀석은 괴성을 질러대며 더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에 질세라 리안도 점점 더 가속하여 녀석의 공격을 차근차근 방어하였다. 그러다 녀석이 흐릿하게 시야에서 사라진다. 무자비하게 공격하던 녀석이 갑자기 좌측에서 나타났다.


‘여기!’


다가오는 주먹이 리안의 눈동자에 비춰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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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19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8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4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79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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