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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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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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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9,536

작성
21.10.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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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아침이 밝았다. 오늘의 햇살은 쨍쨍하고 기온도 따뜻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순풍은 적당히 쾌적함을 선사하며 기분 좋은 흙내음은 마음을 평안히...


“야 임마! 뭘 그리 태평하게 서 있어! 어서 일안해?”


잠시 상념을 거두고 전혀 긴장감 없던 얼굴을 다시 찡그리며 오늘도 곡갱이를 내리쳤다. 이제 이틀째다.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었고 의외의 수확을 얻어서 그런지 이곳이 나쁘게 생각되지 않았다.


‘아니. 잠깐, 내가 목적을 잃어버리면 안되잖아.’


잠시 딴대로 새어버렸지만 다시 목적을 상기해본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편안 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녀석들이 보관한 마나석부터 찾아야 하는데 말이야. 일단 저녁까지 기다려 볼까.’


어제는 검에 대한 고찰을 하느라 잠시 망각했다. 하지만 이제 탈선되었던 목적으로부터 다시 돌아왔으니 임무에 집중해야지. 그런데 정확한 정보나 활동을 위해선 일단 저녁에 행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기다려야 했다.


‘이것부터 어떻게 좀 해야 되는데.’


발목에 채어있는 마나제어구속 장치를 바라봤다. 우선 이 녀석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이 장치부터 무용지물로 만들어야 하는데 기운을 사용할 수 없으니 순수한 근력에 의존하게 된다. 물론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강하지만 그 외 강자들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순서가 장치를 고장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제로 장치를 제거하였다가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모르기에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제시와 셀리아씨가 우리의 위치를 빨리 알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따앙! 따앙!


그저 둘을 기다리며 반복적으로 곡갱이를 내려 칠 뿐이었다. 그때 흙속에서 푸르스름한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음? 이건 뭐지?’


손으로 대충 흙을 휘젓자 푸른색으로 빛나는 돌맹이가 흙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하. 이게 마나석이라는 거군. 흠. 마나석을 찾으면 휴식을 부여하는데 아직 쉬고 싶지 않아. 나중을 위해서 우선 숨기자.’

마나석을 슬쩍 숨겨서 바지주머니에 넣었다. 나중에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한편 제시와 셀리아는 치안청의 병사들과 함께 위치추적이 되는 장소로 다가가고 있었다. 먼저 셀리아와 제시가 앞장을 서고 병사들은 후미에서 이동하는 중이였다. 그런 그녀들을 뒤에서 바짝 따라가는 병사들은 일반인보다 약간의 체력과 힘이 좋을 뿐이지 제대로 된 실력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헉. 헉헉.”


그러기 때문에 많은 병사들이 빠른 행군으로 힘들어하였다. 하지만 제시와 셀리아는 그들이 안중에도 없다는 듯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저 일행들이 걱정 되어 그들의 느린 속도가 오히려 답답함으로 밀려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병사들이 너무 힘들어 하는데 천천히 가시오. 이러다 적들이라도 마주치면 싸워보지도 못하고 당할 것 같소.”


말을 타고 이동하는 치안청 소속의 기사가 힘들어하는 병사들을 위해 셀리아에게 말을 건네왔다. 뒤를 보니 행렬이 많이 흐트러져있고 다들 힘든 기색이 역역해보였다.


‘숫자만 많지. 정말 도움이 안되네. 하지만 거의 다 왔으니 조금 천천히 가도 상관없겠지.’


“그러죠.”


기사의 청은 받아들여지고 셀리아는 조금 천천히 이동하였다.


* * *


걱정스런 셀리아의 마음과 다르게 나머지 호크미온의 용병들은 곡갱이를 열심히 휘두르며 나름의 수련에 몰두하고 있었다.


“아하하하하!! 진작 이렇게 수련을 해볼걸 그랬군. 완전 새롭다 새로워.”

“좋군.”


카툰은 그렇다 치더라도 좀처럼 조용하던 브레이든도 생각보다 좋은 것인지 입가에 미소가 그러져 있다. 순수하게 육체만을 사용하며 검을 휘두르니 이제껏 보지 못하고 느껴보지 못한 자신들의 단점과 새로운 길을 터득한 모양이었다. 리안도 나름 이런 수련에 빠져들며 여유롭게 곡갱이를 휘둘렀다. 체중을 조절하며, 혹은 중심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실험하며 내리쳤다.


반면 처음에 발견한 마나석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나오는 게 없었다. 제법 많이 파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역시 좋은 광산은 아닌 듯 그다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허리를 피고 땀을 닦을 때 무언가가 눈가를 자극했다.


‘음?’


여기서 약간 떨어진 언덕으로부터 반짝이는 빛이 눈을 자극하였고 자세히 보니 기다리던 그녀들이 신호를 보내온 것이었다. 햇빛을 반사하여 눈을 자극한 것이었다.


‘셀리아씨 오셨군요.’


기운을 사용할 수 없으니 기척을 느끼는 범위도 확연히 줄었지만 어찌 되었든 그녀들이 도착한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하여 주변에 관리하는 녀석들이 눈치챗을까 걱정되어 살펴보니 모르는 눈치들이었다.


‘아직 섣부르게 움직이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결과적으로 아직 알아낸 정보가 없으니.’


셀리아와 제시가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았으면 했다. 지금 여기서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인다면 결국 배후는 알아낼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저들과 접선을 하여 이곳의 내용을 전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선 호크미온과의 대화도 필요했다.


‘우선 저녁까지 기다리자. 그런데 내 뜻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렇지 셀리아씨라면 마법사시니 누구보다 마나에 민감할 터.’


주머니에 들어있는 마나석을 은근슬쩍 꺼내들었다. 관리하는 놈들은 힘들어서 지친 사람들에게 간 사이였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옆에 있는 풀숲으로 던졌다. 다행히 다른 녀석들이 눈치체지 못했다. 멀리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옆으로 던진 리안을 보고있던 제시와 셀리아는 이내 사라져있었다. 그 모습을 본 리안도 뜻이 잘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곡갱이질을 계속했다.


어느새 밤이 되었다.


“자자! 오늘은 여기까지다. 연장들 반납하고 다들 숙소로 이동해라.”


숙소라고 해봤자. 대충 만든 엉성한 건물에 감옥 같은 곳이었다. 한 방에는 5명에서 10명이 들어가 잠들 정도는 되었으나 그 외에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다. 하긴 노예들에게 잠잘 곳이라도 만들어줬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나마 호크미온과 같은 실이 되었으니 이점 또한 불행 중 다행이 아닐까. 카툰과 브레이든은 옆방에 배정되었다. 카툰의 목소리야 워낙 독보적으로 우렁차며 걸걸하니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또한 코골이 소리도 유명하였다.


“오늘 제시와 셀리아씨를 봤어요.”

“잘 찾아왔군.”

“아까 마나석을 하나 발견했는데 제가 일하는 곳 옆에 숲풀로 던졌거든요. 제발 제 뜻을 알았으면 좋겠네요.”

“어리석지 않은 친구들이니 다 알겠지. 오늘부터 움직여야 하는데 마나구속 장치가 일반적인 힘으로는 쉽게 풀리지 않더군. 알아내야 할 정보들을 얻어야 임무를 종료하는데 말이야.”

“제가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우선 내일 이렇게 해보죠.”


리안과 호크미온의 두 눈에 이채가 흘렀다.


다음 날 이었다. 이곳에 온지도 벌써 삼일이 흐르고 있었다. 열심히 곡갱이를 휘두르며 점심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내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오늘 이게 마지막 감자였으면 좋겠네.’


다행히 관리하는 놈들이 밥은 먹여가며 노예를 부리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으나 문제는 찐감자뿐이었다는 사실. 이에 카툰은 불평이 엄청나게 많았으며 따지고 들다가 괜히 한 대 얻어맞고야 말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먹을 만하네.’


찐감자를 입에 넣고 씹어 먹다가 갑자기 배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아이고. 배야!!!”


큰소리로 배를 부여잡으며 쓰러지자 관리하는 녀석들이 다가갔다. 온지 며칠 안됬지만 곡갱이질을 잘하기 때문에 눈여겨본 노예였다.


“뭐가 문제냐!”


관리 녀석이 닦달하였다.


“잠시 용변 좀 보겠습니다. 배가 아픈 것 보니 감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지만 배가 너무 아픕니다.”

“에이 더러운 놈. 빨리 가서 해결하고 와.”

“가, 감사합니다.”


일어서며 호크미온과 눈을 마주쳤다. 호크미온도 알았다는 듯이 눈을 빛냈다. 작전개시였다.


“이봐, 브리너 저 새끼 따라가 봐.”

“알겠습니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낮은 서열의 감독관이 리안을 따라나섰다. 혹시 모를 도주를 막기 위함 이였다. 적당한 숲풀에 온 리안은 감독관과 조금 떨어져 바지를 내리며 용변을 봤다. 그때.


“이거 놓으라고 이 새끼야! 감자도 더럽게 맛대가리 없는 걸 주면서 말이야.”

“뭣들해! 이 새끼 빨리 조져.”

“무일푼으로 일을 시켰으면 맛있는 거라도 줘야 될 거 아니야!!”


감독관 여러명이 다가오자 곡갱이를 위협적으로 휘둘르며 견제하는 카툰.


“오면 찍어 버린다. 개대가리 새끼들아.”

“이 새끼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군.”


카툰이 감자가 맛없다는 이유로 난동을 부리자 일대가 혼란스러워 졌다. 감독관들이 몽둥이를 들고 쫒아가 카툰을 제압하고 두들기자 평소 속에 불만이 있던 다른 노예들의 얼굴이 흉측하게 변하였다. 카툰이 대표로 반발하니 다른 사람들도 속에서 용기가 샘솟는 모양이었다. 또한 같이 임무에 투입된 치안청의 요원들도 선동꾼으로 변하며 더 부추겼다.


“맞소! 언제까지 우리를 혹사시킬 것이요.”

“당장!! 우리들을 풀어줘라!!”

“에이 이 씨부랄 놈들아!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먹던 감자들을 감독관들에게 집어 던지며 성난 사람들이 들고 일어섰다. 카툰도 그에 힘입어 몽둥이를 맞으면서도 더 악착같이 달라들며 그들의 다리를 부여잡고 넘어트렸다. 마나가 구속되었어도 등치에서 나오는 순수한 근력이 워낙 강한 카툰이라서 쉽게 감독관들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댕댕댕!!


“녀석들이 난동을 부린다. 어서 제압해!!”


망루의 종이 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일단의 감독관들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나 사람들을 두들겨 패고 거칠게 넘어트렸다. 한편.


“야 이 새끼야 빨리 싸!”


작업장에 문제가 터지자 서열이 낮은 감독관이 안절부절 못한다. 리안은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앉아 있었지만 말이다.


“이 새끼가!!”


몽둥이를 들고 다가서는 감독관. 그리고 쭈그리고 앉아있는 리안. 바로 그때였다.


휘릭! 푹!


“큭.”


가래끄는 소리와 함께 감독관이 목에 화살이 관통당한 채로 옆으로 쓰러졌다.


“리안! 우리 왔어!”

“휴. 다행히 제 뜻을 알아차려 주셨군요.”

“응. 마나석을 이곳에 던져서 우린 이곳에 계속 있었지.”

“예. 다행입니다. 셀리아씨 혹시 이 마나구속장치, 기능만 정지 시켜줄 수 있나요?”

“기능만? 그럼 발목에 이건 계속 달고 있겠다는 말이지?”

“네. 아직 알아낸 정보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능만 없애달라고 부탁드린 겁니다. 외견상 장치는 유지되어야 하니.”

“알겠어. 어떤 뜻인지. 그럼 지금 기능만 없애줄게.”

“고마워요. 그리고 이 시체를 부탁드립니다.”


리안의 입가에 진득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본격적으로 활동할 차례가 다가온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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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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