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58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22 18:00
조회
31
추천
0
글자
12쪽

재판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그란지노 자작님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했던 것 중에 몇 개 제외된 것이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말입니까?”


피고측에서는 마리오체 후작의 사람이 변호를 나섰다. 그는 리안도 잘 알고 있는 후작의 집사였다. 중후한 인상과 프로페셔널한 일처리가 일품인 그의 이름은 위돌트.


“전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아이솔 군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바입니다.”

“아이솔은 피고와 이야기를 맞출 수 있습!!”


탕탕!!


“허락한다!”


집행관이 막으려 하였지만 포르돈 백작의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자 관중들이 있던 곳에서 한명이 걸어 나왔다. 그는 아이솔 이었다.


“저는 제롬 검투사양성소에서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솔이라고 합니다. 이 일은 모두 저를 비롯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야기는 약 1년 전으로 거슬러...”


아이솔은 모리간과 얽히기 전 깡패들과의 악연부터 시작하여 우연찮게 루시와 리안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점부터 시작하여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눈물없이 듣지 못한 그의 사연에 곳곳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속출하였다. 루시와 리안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간 그곳에서 제롬과 만나게 되었고 그의 밑에서 일을 시작하였다는 점과 그가 모든 채무를 대신 변상해주었다는 점, 그리고 한동안 잠잠하더니 갑자기 나타나 여동생을 납치 및 협박하여 돈을 갈취하려고 했던 것과 다시 나타난 리안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 등을 소상하게 이야기 하였다.


특히 여동생이 납치 되었다는 부분에서는 평민들이 모두 분노하는 등 재판장이 순식간에 어수선하게 변하였고 흉흉한 기세를 뿌리는 평민들의 분노에 귀족들은 식은땀을 흘리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 말이 사실인가!! 모리간!!!”


귀족에게도 사회적 입장이라는 것이 있다. 이렇게 대놓고 패악을 저지르다니 같은 귀족으로써 매우 부끄러웠고 전반부의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된 그란지노 자작은 자신의 아들에게 아이솔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캐물었다.


“그, 그게...”


평소 귀하게 자란 에이진의 입장에서는 평민이 귀족을 폭행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대역죄라고 생각하여 나머지 사소한? 이야기들을 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귀족이 평민을 조금 놀린다고 하여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인가? 귀족이 평민을 협박하는 건 다른 귀족들이 다들 하지 않나.


“어서 말하라!! 증인 말이 사실인가?!!”

“그, 그게 저, 저기. 그건 그냥. 자, 장난.”

“똑바로 대답하지 못하겠는가!!”

“히익!!”


짝!


옆에서 깜짝놀란 그란지노 자작이 모리간의 뺨을 후려갈겼다. 어쩜 이리도 못났단 말인가.


장내는 순간 어수선해지고 말았다. 이런 혐의가 있었다면 애초에 공개재판을 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평민들도 귀족들에게 함부로 못한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쓰레기 같은 행태를 낫낫히 듣게 되니 감정이 이입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분노한 평민들이 그란지노 자작가의 두 부자를 두고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듣지 않아도 욕임을 알 수 있었다.


“제가 한 말씀 드리지요.”


잠자코 가만히 있던 마리오체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주변은 다시 조용해지기 시작하였다.


“허락하겠소.”

“이번 사건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얼마나 귀족들의 행포가 극심하였는지 잘 알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 또한 후작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으나 절대로 우리 하이젠의 백성들과 하이젠시아의 왕도민들을 하찮게 여기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려스러웠던 점들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었지요. 아직 철이 들지 않은 모리간과 같은 귀족의 자제들이 사회에 악을 끼치고 있었지 않습니까?”


후작의 안타까운 표정을 하며 절절하게 외쳐댔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처분도 없겠지요. 왜냐! 귀족이니까.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어째서 재판이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재판에 반드시 죄인이 있어야하며 죄인은 죄값을 치루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재판이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앞으로 귀족들은 백성들의 지탄과 원망을 듣게 될 것이며, 나아가 왕국이 소란스러워 질 우려 또한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자랑스런 우리의 왕국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백성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 정의의 신이신 테네스 님이 이번 일을 과연 묵과 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재판장님의 현명한 선택이 하이젠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짝짝짝짝!!

와!!!!!


“마리오체!! 마리오체!! 마리오체!!”


이 흐름을 살려 쐐기를 박기 위해 마리오체 후작은 호소력을 짙게 발휘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울려버렸다. 그런 감동적인 발언에 왕도민들이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보냈다. 누가 들어도 리안의 일은 분명 옳은 일이었다. 정의로웠으나 지금은 그런 정의로움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우리들이 나서서 구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마음이 모두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자신이 저런 상황에 처했다면 분명 억울하였겠지.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번 재판의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포르돈 백작의 입에 고정되었다.


“이번 재판은 리안의 무죄로 판결하겠으며 그란지노 자작가는 세습작위를 박탈할 것이다. 이는 국왕폐하로부터 재판관으로 임명된 나 이노바 포르돈 백작의 판결임을 공표한다.”


탕탕탕!!!


“아, 아니되오!! 어찌!! 평민 따위에게 그런!! 히익!!”


그란지노는 아무리 그래도 세습작위를 박탈한다는 판결에 본인도 모르게 평민 따위라는 발언을 내뱉고야 말았다. 지금 분위기가 어떤 분위기 인데 분노한 왕도민 앞에서 주워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해버리다니.


“닥쳐라! 에이진!!! 자작은 죄인을 두둔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죄, 죄인...”


포르돈 백작의 서슬퍼런 눈빛에 그란지노 자작은 황급히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귀족파의 귀족들은 그런 그란지노 자작을 보며.


‘제길 저 멍청한 작자가 중요한 이야기들을 모두 빼놓다니...’

‘망했군.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조금 더 자세히 조사를 했어야 했나.’

‘공작전하께서 이 일을 아시게 되면...’


귀족파의 귀족들이 모두 저마다의 궁리를 하게 되었다.


“와!!! 리안!!”


왕도민 사이에 있던 제롬과 아이솔의 여동생인 아이린, 그리고 루시가 리안의 무죄에 모두 환호하였다. 하비에르 후작과 미엘 또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재판은 이렇게 되리란 걸 모두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저 아이는 이미 이렇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소. 우리가 딱히 해준 게 없지요. 더군다나 바보같은 공개재판을 하게 된 공작의 악수가 크게 발휘되었소.”

“하하하하. 누구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실수를 하다니, 통쾌하구려.”

“그나저나 미엘 양과 우리 리안 군이 같이 신대륙으로 넘어간다고 들었소만.”

“그렇소. 우리 딸아이도 넘어가게 되는데 후작께서 에이전트가 되어 주실 수 있겠소?”

“리안과 미엘양이라...아주 좋은 생각이십니다.”

“하하하하, 역시 마리오체 후작. 통이 큰 사내인 것을 알고 있었소만 우리가 더욱 빨리 친해질 것을 내심 후회하고 있소.”

“저를 그렇게 높이 평가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 아니오. 그럼 오늘 밤에 함께 식사를 하며 그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소만...”

“자세한 이야기라...하하하... 알겠습니다.”


둘은 악수를 하며 자리를 떴다. 추후 리안은 마력구속팔지를 벗었고 제롬의 양성소 식구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 *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신대륙으로 떠나는 당일이 되었다. 예정된 날보다 한참 지나 다소 지연되었으나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잠시 재판으로 인해 소란스러웠던 하이젠시아의 광장은 흉흉한 기색이 감돌았던 그때가 무색하리만치 다시 평온한 곳으로 되돌아갔다. 그 일이 있고난 이후에 들려온 소식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리안과 관련된 내용으로 그란지노 자작가는 앞으로 왕도에 머물 수 없다는 국왕의 칙서가 있었다고 하였다. 이때까지 명분이 없어 귀족파의 힘이 커지는 것을 두고 보기만 했는데 마침 좋은 명분이 생겼기에 가능한 결단이었다. 이 소식은 미엘로부터 들을 수 있어서 확실한 내용이었다.


“그럼 앞으로 그란지노 자작가는 몰락의 길을 걷겠군요. 아가씨.”


티그리스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판테라 가문의 원흉인 공작의 힘이 조금이라도 깎였다는 것은 국왕파의 힘이 조금 더 우세해 졌다는 말과 다름없었기에 좋은 소식임이 분명하였다. 국왕파는 모두가 알다시피 로렌 하비에르 후작이 이끌고 있었고 판테라 가문도 여기에 몸담고 있었다.


“그놈들 지금쯤 후회하고 있겠지?”


파르도스도 기뻐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리안도 일이 잘 풀리게 된 것 같아서 기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섣부른 행동이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두 분의 후작이 나서니 위기를 모면한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왕파의 입장에서 볼 때도 더욱 좋은 결과로 만들어졌다.


“이제 우리도 슬슬 출발할 때가 왔어.”

“필요한 물자는 모두 마리오체 후작님께서 지원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마리오체 후작각하는 역시 통이 크셔.”


파르도스의 말대로 마리오체 후작은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였다. 그게 이틀 전 일이었다.


[이틀 전]


하비에르 후작은 약속대로 마리오체 후작을 저택으로 초대하여 성대한 식사를 함께 하였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요리사가 엄선된 재료로 만들어낸 음식은 가히 미식가라고 알려진 마리오체 후작의 입맛을 만족시켰고 하비에르 후작이 애지중지하던 최고급 와인을 꺼내어 분위기를 살렸다. 그 식탁엔 두 명의 후작과 미엘 그리고 리안이 자리하였다.


“하하하, 역시 후작은 사내중의 사내요, 통이 크시구려.”

“그렇게 높이 사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군요. 하하하.”


재판이 있고 나서 하비에르 후작과 마리오체 후작은 더욱 긴밀한 사이가 되었다. 당연히 공통의 적인 공작을 두게 되었으니 힘을 합칠 수밖에 없었다. 그 구심점은 리안, 그렇게 서로 리안이라는 좋은 명분으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곳 서로의 관심분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었다.


마리오체 후작은 당연히 상인의 기질이 높았기에 오래전부터 신대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하비에르 후작 또한 국왕파의 중심으로서 신대륙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모든 나라들은 신대륙에서 얻게 될 각종 정보와 자원, 그리고 신기술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국력을 높이기 위한 성장 동력원으로 삶고 있었다. 신대륙을 공략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예산은 인재발굴과 최신정보취합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고 그렇게 신대륙에 나간 인재들은 여러 정보와 기술들을 습득하거나 가지고 돌아와 하이젠을 부강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아스토리아의 모든 나라들은 검증된 실력자들을 파견하여 더욱 깊은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정책을 집중하던 시기였다.


하비에르 후작 또한 신대륙으로 가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기에 딸들이 그를 대신하여 신대륙으로 떠나고자 하였다. 그곳에서 공을 세우면 가문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국력의 향상에 이바지함은 물론 개인이 얻는 것도 엄청난 것이니 후작의 입장에서도 적극 권하고 싶었다.


장녀인 하엘은 신대륙으로 떠난지 2년이 되었고 차녀인 미엘은 이제 신대륙으로 떠나게 되었다. 어쩌다 리안이라는 자신이 보기에도 범상치 않는 실력과 재능을 겸비한 녀석이 미엘과 함께 한다고 하니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고, 그 녀석이 마리오체 후작을 등에 업고 있기도 하였기에 더더욱 좋았다.


‘앞으로가 기대 될 녀석이지.’


후작의 흡족한 눈빛이 마리오체 후작의 옆에 자리한 리안에게 고정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수라의 이름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수정 21.09.17 300 0 -
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 재판 21.12.22 32 0 12쪽
100 재판 21.12.21 38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5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4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1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