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53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2.14 18:00
조회
43
추천
0
글자
12쪽

일상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잠시간 적막감이 흘렀다. 방해꾼이 나타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인지 이 사태를 일으킨 주동자는 인상을 더욱 찌푸리며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설명해 보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에 행동대장 격인 깡패두목이 남자에게 조심히 다가가 귓속말로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랬단 말이지.”


조용하면서도 간략한 설명이었지만 귀가 밝은 리안은 깡패두목이 남자에게 어떤 설명을 했는지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지난번 저희들을 방해한 녀석인데 저 놈이 알고 보니 검투사였고 검은 사신이라고 불리는 녀석이었습니다.


깡패의 말을 듣고 남자가 험악하게 찡그렸던 인상을 조금 느슨하게 풀어보였다. 고작 검투사일 뿐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완전히 멍청한 놈은 아닌 모양인지 오히려 회유를 하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리안은 그의 말을 다 들어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무시하기에 이른다.


“아이솔, 그만 가자.”

“어, 어...”


당연히 아이솔의 동생도 챙겨 가려고 했다. 그런데.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다니. 역시 비천한 놈이라서 그런가 머리가 아둔하군. 검투사면 귀족을 무시해도 되는 모양이지? 아무리 검은 사신인지 뭔지 해도 엄연히 법이 있거늘.”

“저기요 귀족님.”


이런 녀석들에게까지 힘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그가 어떤 귀족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뒤에는 하이젠에서 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그런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거대한 권력은 가진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을 넌지시 꺼내는 것만으로도 저런 송사리들은 알아서 떨어져 나가게 되어 있었다.


“제가 귀족님의 성함을 잘 모르는데 혹시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아니 정말 귀족이 맞으십니까? 이런 깡패들이랑 어울리는 걸 보니 혹시 사기꾼 아닌가?”

“사기꾼이라...잘 들어라. 시건방진 놈, 난 그란지노 자작가의 장남인 모리간 그란지노다. 감히 평민 따위가 나에게 모욕을 주다니 귀족을 모욕한 죄로 모가지가 떨어져 나가도 할 말이 없겠지?”

“풋.”


정말 실소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 자작가를 내세우며 이리 거들먹거리다니. 물론 일반적인 평민이 보자면 자지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러니 아이솔이 저렇게 넋이 나가있지 안않은가? 하지만 최근에 워낙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하다보니 감각이 둔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자작가를 고작 자작 따위라는 마음이 먼저 드는 걸 보니 말이다.

“에휴.”


이런 녀석은 정말 따끔하게 혼을 내주어야 하는데 마음만 먹는다면 반병신으로 만들어도 상관없어 보였다. 이런 떨거지보다 에이전트인 나를 더욱 아낄 것이 분명할 후작이었기에 말이다.


“아 처음 들었습니다. 워낙에 영향력이 없는 분이신가 보죠?”

“이, 이 새끼가 감히 내 앞에서 나를 조롱해? 이 자식을 죽여버려라!!”


모욕감에 부들부들 떨던 모리간이 발악하며 깡패들을 다그쳤지만 한번 크게 혼났던 깡패들은 감히 리안을 공격할 수 없어 그저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을 빨리 잠식시켜 주는 말이 리안의 입에서 흘러 나왔고 모두가 듣게 된 이상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모리간이라고 했지? 똑똑히 기억해 둘게. 내 이름은 리안, 너도 똑똑히 기억해 둬라. 난 네놈 말대로 평민이니 감히 귀족에게 손을 대기가 껄끄러워, 하지만 내 뒤에 있는 분이 너와 네놈 가문을 가만히 둘까?”

“뭐, 뭐라고? 감히 이 새끼가 이 새끼가 지금!”


반말을 하니 부들부들 거리는 모리간.


“잘 들어라. 난 마리오체 후작님의 에이전트다.”


털썩.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대머리 녀석은 다리에 힘이 풀린 모양인지 다시 한번 쓰러지고야 말았다. 그만큼 리안의 입에서 나온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권력과 힘을 가지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현실 감각이 떨어질 만큼 너무나도 높은 사람들을 거론해서였을까.


“하, 하하하하. 저 미친놈이 뭐라는 거냐. 하하하하.”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 오랜만에 배가 찢어질 만큼 웃었네. 어처구나가 없구나. 그럼 내 뒤엔 왕자 전하가 계신다.”

“에휴...”


정말 믿지 않는 모리간을 보며 한숨을 나직하게 쉬어낸 리안은 말로 해서는 안됨을 느끼곤 그에게 서서히 걸어갔다.


“평민이 귀족에게 손을 대면 어떻게 되는.”

“몰라. 이 쓰레기 자식아.”


퍽! 우당탕


진심으로 때리면 정말로 즉사할 수 있기에 적당한 힘을 실어내어 후려쳤다. 그 결과 그는 한쪽 구석으로 나가떨어졌고 그 주위에 있던 가구들과 집기류들이 떨어지며 부서졌다.


“모, 모리간님!!!”


깡패들은 모리간을 짊어지고 그 자리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누구 마음대로 나가는 거지?”


싸늘한 리안의 눈빛을 보고는 우뚝 멈출 수밖에 없었다. 지금 6명의 깡패는 살면서 이런 엄청난 살기는 받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 만큼 기운의 속박에 신체를 구속당하고 말았다.


“오리간인지 모질이인지 아무튼 그 얼간이가 깨어난다면 내가 조만간 다시 보자고 전해.”

“아, 알겠습니다.”


후다닥


답을 듣고 살기를 거두기 무섭게 그들은 쏜살같이 이곳을 벗어났다.


“몸은 어때? 괜찮아?”


한쪽에선 루시가 아이솔과 아이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다행히 둘 다 다친 곳은 없어보였다.


* * *


그 날이 있고 며칠이 지났을까. 리안은 양성소의 식구들과 즐겁고 평온한 나날들을 보냈고 루시와도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이제 가는구나.’


그렇다. 비록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도 루시는 리안에게 속마음을 말하지 못했다. 그가 신대륙에 가는 이상 뒤에서 붙잡고 있을 수 없기에 아쉬움을 달래며 그를 놓아주었다. 그래서 친구로 남기로 하였다. 그가 언젠가 신대륙에서의 일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날 자신을 꼭 찾아와 달라는 말을 남기며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였다.


“잘 지냈어?”


오래간만에 보는 미엘은 생기가 넘쳐보였다. 피부는 조금 더 탄력적으로 변한 것 같았고 표정도 조금 더 풍부해진 것 같았다. 그녀가 이렇게 변한 이유는 잠시 후 알게 되었지만/


후우우웅! 파아앙!


역시 그 이유란 검술의 발전이었을까. 역시 검가의 사람다웠다.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보검을 저번보다 더욱 잘 다루게 된 느낌이었다. 저 보검의 이름이 뭐라고 하였더라?


‘본디오 빌라도라고 했었던가?’


아무튼 누군가의 이름 같은 그 녀석을 휘두르는 그녀의 모습은 성녀 혹은 천사같은 느낌이 들 만큼 고귀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섭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 공포감은 실력에서 오는 게 아닌 저 검에서 발산하는 어떠한 기운 때문일 것이다. 사람을 위축되게 만드는 그런 힘이라고 할까.


‘그리고 저 움직임.’


그녀와 간단하게 대련을 하며 알 수 있었다. 요 며칠 수련을 하며 깨달은 무언가가 있었나보다.


“사실 리안, 너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음..확실히 직선적인 움직임이 더욱 다채로워 지셨네요.”


확실히 그녀의 움직음은 보법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가미 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군데군데 보였다. 그 결과 이렇게 다채로움이라는 성질이 그의 몸놀림 혹은 검술에서 언뜻 보이고 있었다.


‘혈전보를 흉내 내려고 하는군.’


그녀는 소위 말해 신속기를 검술속에 녹아들게 끔 하려고 했다. 물론 정상적인 신속기를 사용 할 수 없어서 그 움직임이 다소 어색해보이지만 재능이라는 것이 무시하지 못하는 모양인지 제한적인 부분에서 만큼은 확실히 모방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더.”

“좋습니다.”


그렇게 미엘은 자신보다 수준이 높은 리안을 상대로 모든 걸 쏟고 있을 때.


“하하하하. 사랑스러운 나의 딸아.”


그때 멀리서 들려오는 호탕한 웃음소리.


“오셨네요. 하비에르 후작님께서.”

“그러게. 그만 할까?”

“뭐,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후작님 앞에서 제가 너무 초라해 지니.”


-끼이이잉


그렇게 넓은 실내 연무장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장대한 기골을 가진 남자가 들어왔다. 역시나 호방한 그의 성격답게 그 둘의 대결 한가운데로 당당하게 걸어오는 후작.


“멈출 것 없다. 아니지 아니지. 어떠냐? 이렇게 된 것 둘이 내게 공격해 보는 것이?”

“그, 그렇지만.”

“좋습니다. 아버님.”

“아, 아기씨?”


솔직히 리안은 아직 후작이 껄끄러웠다. 그의 작위도 작위이지만 한번 시작되면 정말 죽음 직전까지 내모는 그의 손속이 두려.


‘자, 잠깐. 두려워? 내가?’


잊고 있었다. 손속으로 말하자만 그 보다 스승이 더했으면 더했다.


“오호! 무언가 눈빛이 달라졌군.”


우두둑.


가볍게 목을 푸는 그의 행동에도 다른 사람 같았으면 기겁을 하겠지만 지금 리안의 눈은 투쟁심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들끓어 오르는 기운이 몸속을 내달린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이쪽도 강해진다.


“와라. 적당히 하다간 반 죽을줄 알거라. 그저 최선을 다해 발악해 보는 게 나쁘진 않겠지.”

“좋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이 사악하게 그려졌고 그 둘보다 한발 앞선 미엘의 검이 먼저 시작을 알려왔다. 어찌보면 기습일 수도 있지만 지금 미엘과 리안 앞에 있는 남자 앞에서 논할 단어는 아니었다.


콰아아아앙!!


“아가씨!”


티잉!


“리안!!!”


콰아앙!


둘은 서로 번갈아가며 후작의 검을 쳐냈다. 일검 일격이 가히 태산을 가를 만큼 가공할 위력을 담고 있는 후작의 검을 리안이 전심전력을 다해 쳐내면 그 틈을 타 쏜살같이 달려온 미엘이 찔러 들어가고 후작이 황급히 미엘의 검을 쳐내면 다시 리안의 검이 후작을 노리고 들어가는 연계의 연속이었다.


팅! 콰라라라라랑!!!


하지만 인간이라는 종의 한계를 벗어던진 초인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그저 둘의 호흡을 유심히 보며 입가에 미소를 그릴뿐, 그러나 아무리 초인인 후작이라고 하여도 둘의 진심이 담긴 전력을 오랫동안 감상만 하며 적당히 할 수가 없었다.


“나도 진심으로 가 볼까!”


드디어 후작의 진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리안과 미엘, 둘은 후작의 입에서 저 말이 나오길 만을 바라고 있었다. 미엘은 아버지에게, 리안은 하이젠의 제 1기사인 후작에게 인정을 받은 샘이었다.


“가자! 리안!”

“네!!”


덩달아 흥겨워진 대결, 미엘과 리안은 서로 좌우로 갈라지며 후작에게 쏜살같이 쏘아졌다. 미엘도 전력을 다한 움직임이었고 리안도 역시 전력을 다한 움직임이었다. 둘이 지나간 다리고 붉은색과 검은색의 긴 호선이 그려지며 철옹성처럼 버티고 서있는 후작에게 부딪쳤다. 그 충돌의 여파로 인해 반경 3m 정도가 원형으로 주저앉았지만 셋은 이미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잠시 후 다른 한쪽에서 다시 나타난 셋.


콰아앙!!!!


기운이 서로 부딪치며 깨져나간 파편에 흩날림이 일어나고 그 속에서 스파크가 터져 나가며 진공상태의 공기가 뒤이어 터져 나간다. 그 한수 한수 그리고 일격 일검들이 비산하는 공간에서 잠시 후 한명의 인형이 튕겨져 저만치 날아가 버렸다.


“허. 허헉.”


미엘이 후작의 검력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진 것이었다.

쾅쾅!! 탕탕! 터터터터터터터텅!!


반면 접전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미엘이 사라진 만큼 리안에게 집중된 엄청난 공격세례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헤일속에 난파된 쪽배마냥 위태롭던 리안은 쓰러질 듯 하면서도 용케도 버티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수라의 이름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수정 21.09.17 300 0 -
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20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 일상 21.12.14 44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9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5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6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80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3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9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