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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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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41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1.24 18:00
조회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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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숙련평가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쌍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3호는 분명 티그리스의 아래가 아니었다. 회전력까지 가미된 앞발후리기를 왼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 막아낸 후 오른손에 들고 있던 또 다른 검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물 흐르듯 매우 자연스러웠고 원활했기 때문이었다.


‘아차!’


설마 막아내리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그는 조금 밀려났지만 왼손에 들려있던 검만으로 막아냈고 뒤이어 공격까지 하였다. 여실히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표정을 보이며 뒤로 황급히 물러나려는 티그리스를 쫓는 검은 그의 목을 노리고 휘둘려졌지만.


휘이익! 팅!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로 목적을 이룰 수 없었다. 바로 에스피노가 근거리에서 3호를 노리고 쏘아 보낸 화살이었다. 어쩔 수 없이 3호는 화살부터 처낼 수밖에 없었고 티그리스를 끝낼 수 있었던 기회를 방해한 녀석에게 분노를 느끼며 다른 동료들을 부르짖기 시작하였다.


“4호, 5호!! 너희들은 저 녀석을 맡아!”

“알았다!”

“그러지.”


미엘에게 다가가려던 4호와 5호는 3호의 말에 방향을 바꿔 에스피노에게 달려갔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에스피노가 도와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이번엔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큰 기술을 사용하였다. 마침 녀석도 한눈을 판 사이였다.


판테라 검술기(劍術氣)

찢어물기.


기술 명 그대로 검에 씌워진 오러의 형상은 역시나 맹수의 어금니와 같이 날카로운 톱날이 일어나 있었다. 기민한 움직임을 이용한 빠른 공격을 자랑하는 3호의 방어력으로는 최선을 다한 티그리스의 검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콰앙!


2호가 3호의 앞을 막아섰고 티그리스의 일격을 받아냈다. 뒤로 고랑을 만들며 밀려났지만 반대로 티그리스 또한 밀려났다.


“훗. 손이 얼얼한걸 보니 제법이군.”


2호는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거대한 대검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자였다.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을 내포하고 있었고 은은한 투기가 몸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투기를 두르고 있군.’


투기를 가지고 있는 자는 본래의 힘보다 더 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이 점점 꼬여감을 느끼고 있는 그때 어디선가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작가의 차녀와 한판 붙고 싶군. 상대해 주겠나?”


약간 뒤에서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있는 자가 있었다. 오른쪽 팔에는 숫자 1이 새겨져 있는 걸 봐서는 이들을 이끄는 자라고 생각되었다.


“감히 네놈이!!!”


티그리스가 그답지 않게 거칠게 토해내며 덤벼들었다. 하지만.


타앙!!


“네놈의 상대는 우리다. 뭐 얼마나 버틸 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후후후.”


2호와 3호가 막아서는 바람에 목적을 이룰 순 없었다. 그때 뒤에서 가는 미성이 들려왔다.


“좋아. 원한다면 해주지.”


미엘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의 전신엔 이미 막대한 기운이 흘러넘치고 있는 걸 보니 제대로 하려는 모양이었다.


“아가씨, 리안과 파르도스가 올 때까지 저희가 막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 그리고 너희들이 당하는 꼴을 보기 싫거든.”


분명 티그리스와 에스피노는 강했다. 남다른 신체능력을 그리고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그들은 또래에서도 웬만한 적수를 찾기 힘들만큼 강자에 속했다. 오죽하면 미엘의 아버지인 로렌 하비에르가 이들을 제자로 거뒀겠는가. 하지만 정체불명의 이들은 더 강했다. 단지 그뿐이다.


“내가 저 녀석을 없애고 올 동안 버티고 있어줘.”

“크윽...알겠습니다.”

“예.”


에스피노와 티그리스는 녀석들과 함께 옆으로 사라졌다. 미엘의 대결에 방해되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고 그들을 상대하고 있는 2호부터 5호의 녀석들도 자신들의 대장의 대결에 방해되지 않게 떨어졌다.


“자, 그럼 대충 정리된 듯한데. 그럼 시학해볼까.”

새앵.


그의 등 뒤에서 검이 출수되었다. 손잡이부터 검날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 된 요상한 검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새어나오는 예기는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하지만 미엘의 검은 그보다 더 뛰어난 검이었다.


스르릉.


“오호.”


그 검을 바라보는 1호의 눈에 탐욕이 깃 들었다. 정말 대단한 검이다. 이제껏 살면서 저런 검은 듣지도 보지도 못할 만큼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검이었다. 그리고 뇌리의 저편에 있던 기억 속에서 번뜩 생각난 게 있었다. 저 검이 어떤 검인지를.


“하하하하. 하이젠 이전의 왕가에 전해지던 검이 아닌가? 초대 국왕을 도와 반란을 일으킨 하비에르 가문이 그 검을 받게 된 것이로군.”

“...”


미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침묵을 인정의 뜻으로 받아들인 1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릿하게 토해냈다.


“한번 맞춰볼까? 아마... 신을 죽인 검이라고 하지?”


씨익.


“마검 - 본디오 빌라도.”


그에 맞춰 그녀의 몸에서 광폭한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파앙!


거친 발돋움에 땅이 거죽처럼 튀어 오르고 그 추진력을 에너지로 삼아 1호의 지척에 도달한 그녀. 곧 무시무시한 검력이 폭사되었다.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돌격검


선두에서 가공할 돌격으로 적진을 분쇄시키는 대장군의 검. 모두가 뒤를 따르게 하는 그런 검이었다.


쿠아아아아앙!!!


“으윽!!!”


황급히 검을 들어 막아낸 1호는 수십 미터를 밀렸지만 용케도 버텨내고야 말았다. 하지만 미엘의 검은 멈추지 않고 다음 공격을 이어나갔다.


쾅쾅!!


용맹무쌍하게 검을 휘두르는 그녀의 검은 숫한 전쟁터를 전전하며 쌓아올린 하비에르 가문의 정수가 짖게 묻어 있었다. 그녀의 가문은 대대로 검가로써 뛰어난 기사 혹은 검사들을 무수히 배출해 내었고 가문의 사람들은 대부분 전쟁터에서 장군으로 활약할 만큼 대단한 검술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미엘 또한 당당한 하비에르 가문의 일원이었다.


캉캉! 탕! 쿠르르르르릉!! 우르릉


하지만 1호 또한 대단한 인물이었다. 미엘의 검엔 웅혼한 거력이 담겨있다고 한다면 1호의 검엔 차가운 한기가 서려있는 듯 그 무엇이든 베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움이 가득했다.


“받아라.”


에카르 검술기(劍術氣)

표적찌르기


유연한 몸놀림으로 미엘의 검을 피해낸 1호는 지면을 한번 딛고 회전하여 뒤를 점하였다. 그리고 순간의 찌르기가 등을 노리고 들어갔다. 하지만.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군세검


앞으로 튀어나감과 동시에 뒤로돌아 검을 휘둘렀고 곧이어 웅혼한 충격파가 1호를 강타했다.


“크아아악.”


하지만 가까스로 치명타는 피해낸 그가 쓰러지는 와중에도 한쪽 팔로 땅을 짚고 튕겨 올라갔다.


“이! 미친년이!”


에카르 검술기(劍術氣)

침묵의 참수


신형이 흔들리고 어느 순간에 미엘의 옆에 와 있는 그가 검을 번개같이 휘둘렀다.


‘헛.’


미엘은 다급히 검을 들어 막아내는데 성공하였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공격에 자세가 무너지고 말았다. 두 눈에 들어오는 두 번째 공격.


에카르 검술기(劍術氣)

살의의 반짝임


난도질할 기세로 휘몰아치는 그의 검은 왠지 모르게 조용하기만 하지만 그 곳에서 만들어지는 반짝임은 분명 죽음을 내포하고 있었다. 하지만 위급한 순간에도 긴급 탈출용 초식이 있었으니.


하비에르 검술기(劍術氣)

진퇴검


마치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며 뒤로 물러서는 기술인데 넘어지면서 사용하다 보니 검이 땅을 치게 되었고 바퀴처럼 회전하여 더 빠르게 뒤로 물러날 수 있었다. 날카로운 바퀴에 헤집어진 지면은 그 여파로 길게 파여 있었지만 말이다.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1호는 물러서는 미엘을 쫓아 내달렸다. 그의 검엔 더욱 짖은 오러가 감겨 있었다. 이번에야 말로 끝을 보려는 심정이었을까. 하지만 미엘도 같은 생각이었다. 검의 진정한 힘을 개방하여 아직 사용하지 못한 기술을 사용해 본다. 분명 후유증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우선 살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비격 – 일섬영(一殲影)


미엘의 앞까지 따라가 막 검을 내리치려던 1호의 검을 막아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리안이었다. 그리고.


“아가씨에게 꺼져. 침침한 새끼야.”


판테라 검술기(劍術氣)

찢어물기


콰아앙!


“크허헉!”

마지막을 파르도스가 장식하였다.

1호는 맹수에게 흉악하게 찢겨진 채 피보라와 함께 비산하였다.


* * *


한편, 에스피노와 티그리스는 위기의 순간을 간신히 넘겨내고 있었다. 태풍 한가운데에서 날고 있는 작은 새처럼 위태롭기만 한 그들은 얼마 안 있으면 바닥나는 마나를 아껴쓰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내고 있었다.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건 동일하였으니.


‘파르도스와 리안이 빨리 와야 한다.’

‘분명 아가씨와 싸우면 그 여파가 느껴 질 거야.’


그들이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가 바로 둘에게 건 희망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역시나 적중하였다,


“형!!!”


쾅!!


분노한 기색이 역력한 동생이 도우러 온 것이다. 그리고.


휘리리릭! 팍!


멀리서 날아든 화살.


“에스피노!!”


리안의 신속기라면 에스피노에게 먼저 도달하여 도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으악!! 내 손!”


화살이 정확히 3호의 손등을 꿰뚫었다. 그렇게 왼쪽 손에 들려진 검을 놓친 그가 이를 악물고 화살을 뽑아냈다.


“녀석들이 당했나!!”

“너부터 걱정해라. 개자식아.”


파르도스의 거친 욕설과 함께 맹수의 어금니가 눈앞에 다가왔다.


쾅!


황급히 막아냈지만 지금의 그림은 좋지 않았다. 티그리스를 예상보다 빠르게 죽이지 못해서 미끼로 나간 녀석들이 돌아온 것이었다. 아무래도 도주를 해야 된다고 판단이 들었다.


“2호 여기서 빠져...”


털썩.


2호는 금발머리의 사내에게 방금 막 목이 잘려 나갔다. 그것도 아주 손쉽게 말이다. 예의주시는 하고 있었지만 저렇게 강한 녀석이었다니. 암담함이 엄습하였다.


“어딜 그렇게 봐!”


퍽!


곧 그도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 *


“휴우 제때 와주었구나.”


털썩.


에스피노와 티그리스가 쓰러지듯 그 자리에 드러누웠다. 피로가 상당한지 눈을 감고 숨을 쉬는 둘을 보며 호법을 서야겠다고 생각한 리안은 다시 주위를 살폈고 파르도스는 티그리스의 왼쪽 팔에서 흐르는 피를 자신의 옷을 찢어 조심스럽게 감싸기 시작하였다.


“바보같이 당하고 있어.”

“조용해. 지금 쉬고 있는 거 안보여.”


그래도 둘은 형제여서 그런지 티격태격 하면서도 좋아 보인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이반이 떠올랐다.


‘살아있었다면.’


그때였다.


“서글퍼 보이는군.”

“아, 에스피노님.”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예...”

“너도 좀 쉬어. 나도 좀 쉴게.”

조금 백치미가 느껴지는 에스피노 이지만 결코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의외로 매력이라고 할까. 그래도 은근히 눈치도 빠르고 속도 깊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다. 그렇게 있는 동안 미엘이 다가왔다.


“자. 가져왔어.”


정말 섬뜩했다. 청순미 넘치는 얼굴로 무언가를 내밀었는데 그게 오크의 가죽이었다. 손바닥크기 만큼 가죽을 반듯하게 베어왔다. 그 가죽의 한 장 한 장 마다 목패의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이걸 떠 오신 거에요?”

“응. 표식을 얻자고 죽일 순 없잖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무시무시한 여자였다. 분명 죽는 것보단 낳겠지만 가죽을 떠오다니. 할 말이 없었다.


위잉.


그래도 평가는 통과해야 되니 가죽에 새겨진 표식에 목패를 가져가 댔고 마침내 목패에서 작은 빛이 반짝이더니 푸른색으로 변하였다.


‘좋았어.’


“그럼, 가죽은 다시 돌려주고 올까?”


순수한 얼굴로 입을 여는 미엘, 그리고 그녀의 검에서 느껴지는 섬뜩함.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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